본문 바로가기

추천 검색어

실시간 인기 검색어

한 권의 책

최성일 지음
연암서가

2014년 01월 06일 출간

종이책 : 2011년 10월 25일 출간

(개의 리뷰)
( 0% 의 구매자)
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48MB)
ECN 0102-2018-000-002623748
쪽수 384쪽
듣기(TTS) 가능
TTS 란?
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술입니다.
  • 전자책의 편집 상태에 따라 본문의 흐름과 다르게 텍스트를​ 읽을 수 있습니다.
  • 전자책 화면에 표기된 주석 등을 모두 읽어 줍니다.
  • 이미지 형태로 제작된 전자책 (예 : ZIP 파일)은 TTS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 '교보 ebook' 앱을 최신 버전으로 설치해야 이용 가능합니다. (Android v3.0.26, iOS v3.0.09,PC v1.2 버전 이상)
소득공제
소장
정가 : 10,500원

쿠폰적용가 9,450

10% 할인 | 5%P 적립

이 상품은 배송되지 않는 디지털 상품이며,
교보eBook앱이나 웹뷰어에서 바로 이용가능합니다.

카드&결제 혜택

  • 5만원 이상 구매 시 추가 2,000P
  • 3만원 이상 구매 시, 등급별 2~4% 추가 최대 416P
  •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추가 최대 300원

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인문주의자 최성일이 죽기 직전까지 책에 대해 쓴 글을 모은 유작집
인문주의자 최성일이 읽은 책과 세상『한 권의 책』. 마흔 다섯의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난 ‘읽기 위해 쓰고, 쓰기 위해 읽었다’고 자신의 삶을 규정했던 독립비평가 최성일의 서평모음집으로, 저자가 생전에 여러 매체에 발표했던 글들을 풍성하고도 다채롭게 담아냈다. 한 권의 책을 평할 뿐만 아니라 그 책과 관련된 다른 책들이나 출판 동향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아 그의 방대한 독서량과 해박한 지식을 만나볼 수 있으며, 따라서 한 번에 여러 권의 책을 살펴볼 수 있다. 동서고금의 사상과 지성과 문화의 숲을 여행하는 이 책은 어떤 책을 살지, 무슨 책부터 읽을지 등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충실하게 안내한다.
손을 씻고서야 책을 만져야 하는 게 저자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던 사람, 밑줄을 그어도 자를 대듯 금을 긋던 사람, 책을 너무나 좋아했고 책에 담긴 진실의 세계를 지나치도록 믿었던 사람인 저자는 거짓을 혐오했던 독립적인 비평가였다. 이 책은 그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책에 대해 쓴 글들을 모은 유작집으로, 우리의 시야를 넓히고 삶 속에 담긴 아름다운 것들을 좀 더 새롭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인도한다.
머리말을 대신하여

| Part 1 |

1. 사서 고생한 기록과 선각자들과 만남
후쿠오카 켄세이의 『즐거운 불편』
2. 학교도서관을 다시 살리자
김종성의 『학교도서관 길찾기』
3. 세계화, 이제 좀 ‘고마’ 해라!
월든 벨로의 『탈세계화―새로운 세계를 위하여』와 폴 킹스노스의 『세계화와 싸운다』
4. 그대에게…카프카로부터
프란츠 카프카 『카프카의 편지』와 『행복한 불행한 이에게 』
5. 게이샤를 동반한 일제의 조선 침탈
임종국의 『밤의 일제 침략사』
6. 직분을 망각한 비규범적 책읽기
김보일의 『나는 상식이 불편하다 』
7.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복잡한 심경
이남석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시민불복종』
8. 수학적 무지의 자각, 그리고 개안
모리스 클라인의 『수학, 문명을 지배하다』
9. 근본주의는 모두 나쁘다. 그것도 아주
아자르 나피시의『테헤란에서 롤리타를 읽다』
10. 콘크리트 더미에서 자연친화적으로 살기
이현숙의 『콘크리트 아파트에서 건강하게 사는 49가지 방법』
11. 인간관계 복원을 위한 화내기
신숙옥의『화내는 법』
12. 아주 재미있는 서평집
최성각의 『나는 오늘도 책을 읽었다』
13. 다소 아쉬운 ‘궁극의 상상력’
요네하라 마리의 『발명 마니아』
14. 울고 웃는 인생의 축소판, 병원 365일
박경철의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15. 정보기관은 처음부터 아예 만들지 말아야
존 르카레의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
16. 오늘도 살아 숨쉬는 ‘소크라테스로부터 자유로운’ 애지자들의 삶의 지혜
탈레스 외『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단편 선집』
17. 공정한 시각 돋보이는 ‘미완의 대작’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2―돌아온 악몽』
18. 그곳에선 뭐든지 겉보기와는 다르다
에이단 체임버스의 『노 맨스 랜드』
19. 모순과 역설로 가득한 천재 피아노 연주자의 삶
피터 F. 오스왈드의 『글렌 굴드, 피아니즘의 황홀경』
20. 흥미진진한 경제사상의 흐름
로버트 L. 하일브로너의 『세속의 철학자들』
21. 내가 그에게 공감하는 까닭
정혜신의 『삼색공감―사람, 관계, 세상에 관한 단상들』
22. 한 꺼풀 벗은 버지니아의 생애
나이젤 니콜슨의 『버지니아 울프―시대를 앞서 간 불온한 매력』
23. “적어도 나는 장애 때문에 항상 불행하지는 않다”
야마다 키쿠코의 『살아있다, 나는 행복하다 』
24. 환경운동은 이제 ‘보여 주는 운동’이 아니라 생활 속으로 ‘스며드는 운동’이라야 한다
장성익의 『대한민국을 멈춰라』
25. 파르시팔 신화의 심리학적 해석
로버트 A. 존슨의 『He―신화로 읽는 남성성』
26. 최후의 혁명가를 다룬 결정판 다큐멘터리
존 리 앤더슨의 『체 게바라, 혁명적 인간』
27. 이거 정말이야? 거짓말이지!
로렌 슬레이터의 『나는 왜 거짓말을 하는가?』 외

| Part 2 |

1. 건축은 조형예술이고 디자인이다
이건섭의 『20세기 건축의 모험』
2. 미국 미술시장의 요지경
리처드 폴스키의 『앤디 워홀 손안에 넣기 』
3. 옛 책과 함께 살다
이겸노의 『통문관 책방비화』
4. 뛰어난 작가의 심오한 독서론
헤르만 헤세의 『헤르만 헤세의 독서의 기술』
5. ‘어른이야말로 그림책을’
야나기다 구니오의 『마음이 흐린 날엔 그림책을 펴세요』
6. 안성맞춤 교양지리서
노웅희ㆍ박병석 『교실밖 지리여행』
7. 동양 ‘최초의’ 철학자들
강신주의 『생각하고 토론하는 중국 철학 이야기 1』
8. ‘생태주의로 가는 디딤돌’ 일본판 생태ㆍ환경용어집
오제키 슈지 외 『환경사상 키워드』
9. 무인도 생존기의 원형 근대 계몽이성의 상징
다니엘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
10. ‘서글프게 아름다운’ 이야기
타리크 알리의 『석류나무 그늘 아래 』
11. 꿈과 희망 찾아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안도현 외 『연어』
12. 고급스런 자전거타기 안내서
니와 다카시 나카무라 히로시의 『자전거학교』
13. 우리 시대의 아사달과 아사녀
노천희의 『내 님, 불멸의 남자 현승효』
14. 야구는 혼자서 하는 게 아냐
아사노 아쓰코의 『배터리』
15. 고전음악의 세계로 통하는 문
이헌석의 『열려라, 클래식』
16. 염전의 문화사 혹은 염전의 모든 것
유종인의 『염전, 소금이 일어나는 물거울』
17. 정치적인, 아주 정치적인 울프
버지니아 울프의 『3기니 』
18. 나는 ‘꼼당’의 당원이고 싶다
우석훈의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
19. 셜록 홈스만큼 흥미로운 코난 도일의 삶
마틴 부스의 『코난 도일』
20. 눈에 익은, 생각보다 오래된
폴커 알부스 외 『20세기 디자인 아이콘 83』

필리핀의 사회학자 월든 벨로의『탈세계화』는 “현재의 글로벌 경제 통치체제의 기원과 발전, 그리고 그에 대한 대안들을 다루고 있”지만, 이에 더하여 우리가 신문과 방송을 통해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나라밖 사정의 실상과 그것의 진정한 의미를 알려 주기도 한다. 이를테면 미국이 이라크를 침략한 주된 목적은 자유민주주의적 기제를 조종해 아랍의 통합을 파괴할 다원적인 경쟁을 유발하는 것이고, 워싱턴 당국이 ‘기후변화에 관한 교토의정서’에 서명하지 않기로 결정한 밑바탕에는 근본주의적 맹목성보다는 노골적인 경제적 현실정치 논리가 개입돼 있다는 지적이 그렇다. 세계화를 “자본·생산·시장의 전지구적 통합을 가속화하는 것으로, 기업 수익성 논리에 의해 추동되는 과정”으로 보는 월든 벨로는 세계화의 전위대 노릇을 하는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그리고 세계무역기구(WTO)를 강하게 비판한다. 벨로가 이 경제기구들을 비판하는 핵심은 강대국의 입김에 따라 의사결정이 좌우되는 비민주성에 있다. 벨로는 세계화의 대안으로 탈세계화를 제안하는데 그것은 국제경제에서 발을 빼자는 뜻이 아니다. “수출을 위한 생산을 강조하는 데서 벗어나 지역시장을 위한 생산이 되도록 경제의 방향을 재설정하자”는 얘기다. 또한 “탈세계화는 시장논리 및 비용 효율성 추구를 안전·평등·사회연대라는 가치에 의식적으로 종속시키는 접근방식”이다. -28~29쪽

헌책방에 한번 등장한 책은 꼭 다시 나타나듯이 절판된 책도 서점에 거듭 선을 뵈게 마련이다. 물론 절판도서의 재출간 여부는 책을 구하려는 독자의 열의에 달려 있다. 내게는 친일 문제 연구가 임종국 선생의 『밤의 일제 침략사』가 바로 그런 책이다. 이번에 같은 출판사 이름으로 20년 만에 다시 나온 이 책을 그간 백방으로 찾았으나 허사였다. 어언 십 수 년 만에 새 책으로 실물을 대하는 감회는 남다르다. 비록 오탈자가 적잖은 신판의 모양새가 약간 무색하기는 하나 선생의 필생의 작업이 요즘 시국과도 얽혀 있기에 더욱 그렇다. 이 책의 미덕은 무엇보다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는 것이다. 민족지를 자임하는 신문에 대한 선생의 간명한 언급은 명쾌하기 짝이 없다. “〈동아일보〉는 친일귀족 박영효, 〈조선일보〉는 친일단체 대정친목회, 〈시사신문〉은 직업적 친일분자 민원식에게 허락하는 사이비 문화정치였다.” 태생적 한계란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다. 이 책은 한참 뒤늦은 친일 진상규명을 둘러싼 논란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치권은 조사대상자 선정을 놓고 말장난 그만 하고 책에 인용된 의열단이 암살 대상으로 꼽은 7악의 일부를 참고하는 게 어떨까. “매국노, 친일파, 밀정, 반민족적 토호열신土豪劣紳.” 여기에다 ‘직업적 친일분자’ ‘황군 장교’ ‘일제 앞잡이’ 들을 보태면 ‘지위’와 ‘행위’를 너끈히 포괄한다. -35쪽

『수학, 문명을 지배하다』는 수학을 매개로 짚어본 서양 철학사고, 과학사며, 문화사다. 또한 수학사다. 6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을 제한된 지면에 간추리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다만, 읽으면서 감탄사를 연발했다는 독후감을 밝히고 싶다. 책은 수학에 대한 나의 무지를 일깨우는 것만으로는 모자랐는지 종내는 사물의 이치마저 깨우쳐 주었다. 고백하자면 나는 직각삼각형에서 이웃하는 변의 길이의 비율 중 하나인 사인sine의 정의와 원리, 그것의 응용을 이제야 분명히 이해한다. 그러니 더 말해 뭐하랴마는 초한수 개념은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무한집합에서는 양의 정수와 짝수의 개수가 같다니. 수학의 합리적 ‘마술’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44쪽

독서가로서 최성각은 까다롭다. “범람하는 잡서에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 바보짓은 없을 것이다. 아예 책을 읽지 말거나, 읽으려면 좋은 책, 진실이 담긴 ‘뜨거운 책’을 읽어야 할 것이다.” 그의 독서지론으로 봐도 무방하다. 독서의 영향력에 대해선 꽤 회의적이다. “필자는 솔직히 말해 한 권의 책이 사회를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적잖이 의문이다.” 물론 “혁명가와 실천가의 삶이 널리 읽히는 세상은 그래도 희망이 있다.” 소설가 최성각은 문학에도 엄밀한 잣대를 들이댄다. “이런 작품이 바로 ‘문학’이다. 솔직히 말해서 이런 작품을 접하고 나면, 지금 발표되고 있는 우리 소설들을 읽기가 힘이 들어진다. 문학인이라 자처하는 이들은 문학에 대해 심각하게 오해하고 있고, 한 줌도 안 되는 문학권력 주변의 패거리주의에 빠져 세월 몰라라 음풍농월하고 있다. 가히 역겹다.” 진짜 문학인 이런 작품은 이보 안드리치의 『드리나강의 다리』다. 이어지는 문구가 짠하다. “1986년 겨울에 나는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소설 부문에 응모했는데, 다행히 당선이 되어 쌀을 살 수 있게 되었다.” -56~57쪽

평생을 책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살다 간 인문주의자 최성일

“이 책에는 최성일이 생전에 여러 매체에 발표했던 서평들이 풍성하고도 다채롭게 담겨 있다. 독자 여러분은 우리나라는 물론 동서와 고금을 가로지르며 아름드리 펼쳐지는 사상과 지성과 문화의 숲을, 그가 안내하는 책이라는 오솔길을 따라 거닐면서 한껏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그가 보여 주는 예리한 혜안과 웅숭깊은 통찰에 힘입어 진정한 ‘책읽기’란 무엇인가를 알 수 있는 한편으로, 인간과 세상을 보는 안목이 한결 높아지는 경험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장성익(전 〈녹색평론〉 주간/저술가)

인문주의자 최성일이 읽은 책과 세상

최성일은 입장과 관점이 분명한 사람이었고, 그것을 글에서도 솔직하게 드러내는 사람이었다. 잘 쓴 서평이라고들 하는 글도 막상 읽어 보면 칭찬과 비판 사이에서 어정쩡한 ‘균형’을 취하려고 애쓰는 경우나, 평자의 논지가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고 모호하게 얼버무려진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이에 견주어 그의 서평은 호불호가 명확했다.
그가 순도 높은 감식안으로 쳐 놓은 촘촘한 비평의 그물망을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는 책은 아주 드물었다. 속속들이 비주류이자 아웃사이더였기에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무엇에도 길들여지지 않고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가 없었던 그는, 바로 그 때문에 세속의 현실에서는 손실이나 어려움을 어느 정도 감내할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바로 그 덕분에 자신의 글과 나아가서는 자신의 삶에 대해서까지 당당할 수 있었고 또한 진솔할 수 있었다.
드맑은 비평정신의 원동력이 책에 대한 가없는 사랑과 열정이라는 건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는 어떤 책이라도 결코 허투루 대하지 않았고, 많은 사람들이 가볍게 보아 넘기는 자잘한 사항들까지도 늘 꼼꼼하게 확인하는 버릇을 가지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는 책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남한테 책을 선물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한마디로 그는 늘 ‘책과 연애하는 사람’이었다.
한편으로 그는 믿음직스러운 책 길라잡이이기도 했다. 그는 한 권의 책을 평하는 글에서도 종종 그 책과 관련된 다른 책들이나 출판 동향에 대한 얘기를 풍성하게 풀어 놓곤 했다. 그의 방대한 독서량과 해박한 지식을 보여 주는 대목이거니와, 독자 입장에선 별도의 수고 없이 여러 책들을 한꺼번에 살펴보는 행운을 얻게 되는 셈이다. 어떤 책을 살지, 무슨 책부터 읽을지 등을 고민할 때 이보다 더 요긴한 가이드라인이 어디 있겠는가. 아울러 이는, 한 권의 책을 제대로 논하기 위해서는 관련된 여러 책들을 동시에 섭렵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기도 한다.
이 『한 권의 책』에는 최성일이 생전에 여러 매체에 발표했던 서평들이 풍성하고도 다채롭게 담겨 있다. 독자 여러분은 우리나라는 물론 동서와 고금을 가로지르며 아름드리 펼쳐지는 사상과 지성과 문화의 숲을, 그가 안내하는 책이라는 오솔길을 따라 거닐면서 한껏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그가 보여 주는 예리한 혜안과 웅숭깊은 통찰에 힘입어 진정한 ‘책읽기’란 무엇인가를 알 수 있는 한편으로, 인간과 세상을 보는 안목이 한결 높아지는 경험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추천사
“읽기 위해 쓰고, 쓰기 위해 읽었다”고 자신의 삶을 규정했던 최성일은 이제 우리 곁에 없다. 지겹게도 비 오래 내리던 지난 초여름에 그는 마흔다섯의 좋은 나이로 우리 곁을 떠났다. 손을 씻고서야 책을 만져야 하는 게 저자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던 사람, 밑줄을 그어도 자를 대듯 금을 긋던 사람, 책을 너무나 좋아했고 책에 담긴 진실의 세계를 지나치도록 믿었던 사람, 그러나 그랬기에 딱 그만큼 거짓을 혐오했던 독립적인 비평가 최성일은 이제 우리 곁에 없다. 그러나 그는 책 속에 살아 있는 정신들과 같이 살며 스스로 한 정신이 되기를 소망하고 실천했기에 어찌 보면 그는 오늘도 우리와 함께 살아 있다. 책이라는 형태의 서물書物은 육체를 담고 있는 게 아니라 정신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책에 대해 쓴 글들이 한 출판사의 우정의 힘으로 이 마지막 유작집에 담겼다. 냉정하면서도 올곧은 이 책으로 인해 우리 시야는 조금 더 넓어지고, 우리 누추한 삶 속에 담긴 아름다운 것들을 조금 더 새롭게 들여다보게 되겠지만, 쓸쓸하다. 더 일했어야 할 귀한 사람은 사라지고, 그가 남긴 마지막 책이 “읽을 만하다”고, 한 마디 하는 일이.
-최성각(작가/풀꽃평화연구소장)

〈책 속으로 추가〉
시골의사가 들려준 생생한 삶의 기억은 그간 유행한 마음을 ‘뎁혀’ 준 이야기들을 ‘의사’ 휴먼 스토리로 만들어 버린다. 여기에는 그의 뛰어난 글 솜씨가 한몫 단단히 했음은 분명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의사로서의 자격지심을 토로하는 대목의 울림도 만만치 않다. “의사란 그러한 감정들(희로애락)에 적당히 느슨해지다가도 가끔은 다시 팽팽하게 조이고 당겨야 하는데 사실 나는 그것에 실패한 사람이다.” 무릇 자신을 돌아보거나 자신이 하는 일에 일말의 회의도 없이, 밀어붙이기만 하는 사람을 믿긴 어렵다. 그렇다고 속편의 집필을 머뭇하고 주저하는 것까지 이해 받긴 곤란하다. 그건 애독자들에 대한 저자의 도리가 아니다. -65~66쪽

어느 한 편으로 기울거나 치우친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비평의 전제가 되는 “불신의 자발적 정지”와 비평 대상과의 거리 두기도 마찬가지다. 아주 호의적이거나 너무 박정해도 곤란하다. 평전 작업 또한 균형 잡힌 비평의 원칙과 따로 놀지 않는다. 물론 전기 작가가 손쓸 여지가 좁은 붓다 같은 인물의 전기 서술에서까지 엄격한 균형감을 바라는 것은 무리다. 바람직한 비평의 원칙은 우리와 동시대 사람의 평전을 쓸 때 특히 유념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피터 오스왈드와 『프란츠 파농』을 지은 알리스 셰르키는 닮았다. 정신과 의사로 직업이 같은 두 전기 작가는 서술 대상의 삶을 곁에서 지켜보았다. 그렇다고 아주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다. 오스왈드의 경우, 일정한 거리감은 글렌 굴드의 ‘공식적인 인간상’과 ‘개인적인 자아’ 사이의 긴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오스왈드가 굴드와 의사 대 환자의 관계를 맺지 않아 정말 다행스럽다. -79쪽

하일브로너는 시대를 이끈 경제학 이론과 그 이론을 창안한 경제학자의 생애를 절묘하게 버무려 경제사상의 흐름을 펼쳐 보인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그의 글 솜씨다. 하일브로너는 갤브레이스와 더불어 “경제학 자체보다는 쓰는 쪽에 더 재능이 있었다”고 평가될 정도다. 그렇다고 이 책의 내용이 가벼운 건 결코 아니다. 옮긴이의 표현을 빌면 “이 책은 대부분의 독자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는 무겁다.” 이 책의 핵심 주제는 경제학의 핵심에 다름 아니다. 그것은 바로 “사회 역사의 질서와 의미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는 또한 역사를 창조한 사상을 찾아 나서는 여정이기도 하다. 최종판 서문에서 하일브로너는 경제학자들의 사상을 단순 나열하진 않았다고 확신한다. 고민 끝에 그가 발견한 책을 지탱하는 졸가리는 경제학자들의 서로 다른 ‘비전’이다. 예컨대 애덤 스미스의 그것은 “완전한 자유의 체제”다. -82~83쪽

나이젤 니콜슨의 버지니아 전기 『버지니아 울프―시대를 앞서 간 불온한 매력』은 우리에게 그녀와 그녀의 삶을 한 꺼풀 벗겨 보인다. 이 책은 신화에 가려진 버지니아의 동시대성을 드러낸다. 버지니아를 제인 오스틴이나 샬럿 브론테와 한 시대를 산 사람으로 오인하기 쉬우나 그녀는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끝물을 탄 20세기 작가다.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았다면 버지니아는 나하고 같은 공기를 들이마셨을 법도 하다. 버지니아의 남편 레너드 울프는 내가 세 살 되던 해에 세상을 떴다. 나이젤은 버지니아 전기 작가로 적임이다. 그의 어머니 비타 새크빌-웨스트와 버지니아는 서로 사랑했다. 나이젤은 버지니아와의 만남을 소중하게 기억하지만 아쉬움도 따른다. 그는 버지니아에게 받은 편지를 제대로 건사하지 못한 어린 나이젤을 탓한다.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호가스 출판사의 첫 출간도서를 잃어버리고선 자신의 멍청함을 꾸짖는다. 버지니아와 그녀 주변인물에 대한 나이젤의 생생한 묘사는 소설을 방불한다. 간추린 작품 설명은 수준 높은 문학비평에 필적한다. 또 나이젤이 인용한 버지니아의 일기만큼 ‘의식의 흐름’ 기법을 간명하게 표현하긴 어려우리라. “우리는 언제나 끊임없이 이미지와 생각들이 겹치는 것을 경험한다. 그리고 현대 소설은 이런 경험을 매끈하게 다시 정리해 주는 대신, 우리의 정신적 혼란을 그대로 드러내야 한다.” 일기와 편지는 버지니아의 문학에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요소다. “그녀에게 일기는 그물 침대처럼 명상을 위한 것이었고, 편지들은 침대처럼 문학적 연습과 그 뒷이야기를 위한 것이었다.” -88~89쪽

표지의 화가 얼굴이 어딘지 눈에 익은 리처드 폴스키의 『앤디 워홀 손안에 넣기』는 올해 읽은 책 중 제일 재미나다. 이 책은 팝아트를 대표하는 화가 앤디 워홀의 작품을 찾는 지은이의 여정인 동시에 미술계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미술작품 중개인과 미술품 수집가, 그리고 현대미술 작가들이 빚어내는 미국 미술시장의 풍경이 자못 흥미롭다. 폴스키는 자신과 같은 일을 하는 미술품 중개인을 부각시키는데 이런 접근은 미술품거래가 놀라우리만치 주식거래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다. 폴스키는 미술계를 “겉모습에 관한 것”으로 본다. 또한 “미술계에서 앞일을 예측한다는 건 힘든 일”이다. 이러한 미술계의 특성 때문인지 미술품 중개인 중에는 괴짜가 많다. 폴스키는 그보다 연배가 높은 특

작가정보

저자(글) 최성일

저자 최성일은 1967년 인천 부평에서 태어나 인하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나왔다. 〈출판저널〉 기자로 출판계에 입문하여 한때 〈도서신문〉 기자로도 일했으며, 여러 지면에 출판 시평과 북 리뷰를 기고하였다. 2011년 7월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났다. 지은 책으로는 『어느 인문주의자의 과학책 읽기』(연암서가, 2011), 『책으로 만나는 사상가들』(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2011), 『전집 디자인』(공저, 북노마드, 2011), 『테마가 있는 책읽기』(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2004), 『미국 메모랜덤』(살림, 2003), 『책으로 만나는 사상가들』(책동무논장, 2002), 『베스트셀러 죽이기』(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2001) 등이 있다.

이 상품의 총서

Klover리뷰 (0)

Klover리뷰 안내
Klover(Kyobo-lover)는 교보를 애용해 주시는 고객님들이 남겨주신 평점과 감상을 바탕으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교보문고의 리뷰 서비스입니다.
1. 리워드 안내
구매 후 90일 이내에 평점 작성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 오디오북, 동영상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됩니다.
  •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은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2. 운영 원칙 안내
Klover리뷰를 통한 리뷰를 작성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유로운 의사 표현의 공간인 만큼 타인에 대한 배려를 부탁합니다. 일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불편을 끼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래에 해당하는 Klover 리뷰는 별도의 통보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도서나 타인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리뷰
  • 도서와 무관한 내용의 리뷰
  • 인신공격이나 욕설, 비속어, 혐오 발언이 개재된 리뷰
  • 의성어나 의태어 등 내용의 의미가 없는 리뷰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문장수집

문장수집 안내
문장수집은 고객님들이 직접 선정한 책의 좋은 문장을 보여 주는 교보문고의 새로운 서비스 입니다. 교보eBook 앱에서 도서 열람 후 문장 하이라이트 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마음을 두드린 문장들을 기록하고 좋은 글귀들은 ‘좋아요’ 하여 모아보세요. 도서 문장과 무관한 내용 등록 시 별도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리워드 안내
  • 구매 후 90일 이내에 문장 수집 등록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문장수집 등록 시 제공됩니다.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sam 이용권 구매 상품/오디오북·동영상 상품/주문취소/환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구매 후 문장수집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교보eBook 첫 방문을 환영 합니다!

    신규가입 혜택 지급이 완료 되었습니다.

    바로 사용 가능한 교보e캐시 1,000원 (유효기간 7일)
    지금 바로 교보eBook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보세요!

    교보e캐시 1,000원
    TOP
    신간 알림 안내
    한 권의 책 웹툰 신간 알림이 신청되었습니다.
    신간 알림 안내
    한 권의 책 웹툰 신간 알림이 취소되었습니다.
    리뷰작성
    •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최초1회)
    • 리워드 제외 상품 : 마이 > 라이브러리 > Klover리뷰 > 리워드 안내 참고
    감성 태그

    가장 와 닿는 하나의 키워드를 선택해주세요.

    사진 첨부(선택) 0 / 5

    총 5MB 이하로 jpg,jpeg,png 파일만 업로드 가능합니다.

    신고/차단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신고 내용은 이용약관 및 정책에 의해 처리됩니다.

    허위 신고일 경우, 신고자의 서비스 활동이 제한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어 신중하게 신고해주세요.


    이 글을 작성한 작성자의 모든 글은 블라인드 처리 됩니다.

    문장수집 작성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eBook 문장수집은 웹에서 직접 타이핑 가능하나, 모바일 앱에서 도서를 열람하여 문장을 드래그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P.
    한 권의 책
    저자 모두보기
    저자(글)
    낭독자 모두보기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이용권입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이용권입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프리미엄 이용권입니다.
    선물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결제완료
    e캐시 원 결제 계속 하시겠습니까?
    교보 e캐시 간편 결제
    sam 열람권 선물하기
    • 보유 권수 / 선물할 권수
      0권 / 1
    • 받는사람 이름
      받는사람 휴대전화
    • 구매한 이용권의 대한 잔여권수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 열람권은 1인당 1권씩 선물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이 ‘미등록’ 상태일 경우에만 ‘열람권 선물내역’화면에서 선물취소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의 등록유효기간은 14일 입니다.
      (상대방이 기한내에 등록하지 않을 경우 소멸됩니다.)
    • 무제한 이용권일 경우 열람권 선물이 불가합니다.
    이 상품의 총서 전체보기
    네이버 책을 통해서 교보eBook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교보e캐시 1,000원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네이버 책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
    구글북액션을 통해서 교보eBook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교보e캐시 1,000원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구글북액션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