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천 검색어

실시간 인기 검색어

전쟁의 슬픔

바오 닌 지음 | 하재홍 옮김
아시아

2015년 05월 07일 출간

국내도서 : 2012년 05월 10일 출간

(개의 리뷰)
( 0% 의 구매자)
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6.15MB)
ISBN 9791156621560
지원기기 교보eBook App, PC e서재, 리더기, 웹뷰어
교보eBook App 듣기(TTS) 가능
TTS 란?
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술입니다.
  • 전자책의 편집 상태에 따라 본문의 흐름과 다르게 텍스트를​ 읽을 수 있습니다.
  • 이미지 형태로 제작된 전자책 (예 : ZIP 파일)은 TTS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소득공제
소장
정가 : 8,750원

쿠폰적용가 7,880

10% 할인 | 5%P 적립

이 상품은 배송되지 않는 디지털 상품이며,
교보eBook앱이나 웹뷰어에서 바로 이용가능합니다.

카드&결제 혜택

  • 5만원 이상 구매 시 추가 2,000P
  • 3만원 이상 구매 시, 등급별 2~4% 추가 최대 416P
  •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추가 최대 200원

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비극적인 전쟁의 역사, 그리고 애달픈 첫사랑!
베트남 작가 바오 닌의 대표작 『전쟁의 슬픔』. 전쟁과 사랑 이야기를 그려낸 이 소설은 베트남 문학 최초로 16개국 언어로 출간되었으며, 2011년 베트남에서 읽히고 있는 모든 책을 대상으로 한 ‘가장 좋은 책 상’을 수상했다. 전쟁에 대한 미화나 과장 없이, 전쟁이 어린 연인들의 청춘과 사랑을 어떻게 미궁에 빠뜨렸는지를 냉정하면서도 격정적으로 풀어냈다. 전쟁 이후 첫 건기, 전사자 유해발굴단의 일원으로 부대원들이 전멸당한 전선으로 이동하는 끼엔. 그는 살아남은 열 명의 전사 중 한 명이다. 패배가 낳은 혼령과 귀신을 마주하자 끼엔의 마음 속에는 수많은 전투와 전투에 희생된 전우들, 그리고 전쟁이 갈라놓은 첫사랑 프엉이 찾아드는데….
작가의 말: 나의 스승 낌 런의 가르침
전쟁의 슬픔
발문: 바오 닌과『전쟁의슬픔』
옮긴이의 말: 의심과 비난, 환영과 찬사
작가 연보

이곳에서는 해 질 녘 나무들이 바람결에 내는 신음 소리가 마치 귀신의 노랫소리와도 같았다. 그리고 숲의 어느 구석도 다른 어떤 구석과 같지 않고, 그 어느 밤도 여느 밤과 같지 않아서 누구도 이곳에 익숙해질 수 없었다. 방금 지나간 전쟁에 대한 가장 원시적이고도 야만적인 전설들, 온몸을 부들부들 떨게 하는 허구적인 이야기들도 이 지역 사람들이 지어낸 것이 아니라 아마도 산이 낳고 숲이 낳았을 것이다. _18쪽

전쟁이 끝나고 나서 지금까지 나는 날이면 날마다 밤이면 밤마다 이 기억에서 저 기억 속으로 떠다녀야 했다. 벌써 몇 년째인가?
멀쩡한 정신으로도 나는 사람들로 가득한 길 한가운데서 문득 길을 잃고 꿈속을 헤매기도 한다. 그런 날이 결코 적지 않다. 길가에 뒤섞인 악취가 갑자기 썩은 냄새로 변하고, 나는 1972년 섣달 끝 무렵의 어느 날로 돌아가 피비린내 나는 육박전 끝에 시신들이 즐비했던‘고기탕’언덕을 지나고 있다.
보도에서 풍겨 오는 죽음의 냄새가 너무 지독해 나는 지나가는 사람들 앞에서 마치 실성한 사람처럼 황급히 팔을 올려 코를 틀어막는다. 어느 날 밤에는 천장 선풍기가 돌아가는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 깨어나기도 했다. 그 소리가 등골이 오싹한 무장 헬리콥터의 굉음처럼 들려왔던 것이다. _66쪽

그는 프엉을 잊으려 갖은 노력을 다 했다. 다만 한심한 것은 어찌해도 그녀를 잊을 수 없다는 것이었고, 더욱 가련한 것은 여전히 마음속으로 그녀를 갈망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는 이 모든 것이 곧 지나갈 것이며, 그의 나이 또래면 사랑마저도, 가슴속 슬픔마저도 세상에 영원히 머무르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자신의 번민이나 고통이 얼마나 보잘것없고 무의미한 것인지, 공허한 인생 속으로 흩어지는 한 줄기 연기와 같다는 것을 또한 잘 알았다. _94쪽

항 꼬 역에서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이 깊었다. 거리는 매우 조용했다. 그는 마당으로 들어섰다. 집 안은 컴컴했다. 아마도 모두 잠든 듯했다. 그런데 웬일인지 그날 밤 계단으로 올라가는 현관문의 빗장이 걸려 있지 않았다. 마치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반쯤 열려 있었다. 역시 그를 기다리는 사람은 없었다, 아무도… 없다는 걸 끼엔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어찌 알았을까! 계단을 올라서는데, 누군가 숨죽이며 자기를 기다리고 있는 듯한 느낌에 갑작스레 가슴이 조여 왔다. 누르스름한 불빛 아래 복도가 흐릿하게 빛났다. 그와 아버지가 함께 살았던 집의 문은 옛날의 밤색 그대로였다. 아버지의 이름이 새겨진 작은 동판도 원래 자리에 붙어 있었다. 눈앞이 흐려지면서 두 손이 점점 떨려 와 끼엔은 몸을 제대로 가누고 서 있을 수가 없었다. 기쁨의 눈물이 뜨겁게 차올라 흘러내렸다. _107쪽

아마도 당대의 작가들 중에 끼엔처럼 무수한 죽음을 목격하고 수많은 시체를 본 사람도 드물 것이다. 그러다 보니 그의 작품에는 송장이 넘쳐 났다. 수제 폭탄에 무너진 지하 참호에는 몸에 긁힌 자국 하나 없는 나이 어린 미군병사들이 굴비 두름처럼 옹기종기 모여 앉아 서로 머리를 어깨에 기대고는 긴 세월을 잠들어 있었다. 커 랭 밀림의 가장자리 낮은 풀숲 곳곳에는 뜨거운 태양 아래 호랑이무늬 복장의 낙하병들이 퉁퉁 부풀어 오른 채로 파리 떼와 구더기, 자신의 살이 썩는 냄새를 태연히 견디며 누워 있었다. 또한 끼엔의 소설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B52 폭격기가 밤새 공중을 빙빙 돌고 난 다음 날 새벽 사 터이 강변 코끼리풀 들판으로 팔다리가 투두둑 떨어져 내리는 광경을 떠올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사흘간의 혈전 후 시체들로 지붕을 인것 같은‘고기탕’언덕을 직접 눈으로 볼 수도 있다. 지뢰를 밟은 병사가 마치 날개라도 단 듯 나뭇가지 위로 튕겨져 오르는 모습을 보고는 섬칫 몸을 떨기도 했을 것이다.‘끼엔의’죽음은 다양했고, 매우 풍부한 형태와 색채를 띠었으며, 산 사람보다 더 생동감이 있었다. 그는 이제 땅속에 살지 않고, 꿈속에서 소리 높여 삶과 죽음에 대해, 죽음의 순간에 대해, 심지어는 죽음 이후의삶에대해우리에게들려주는병사와도같았다. _116~117쪽

전쟁에 관한 모든 소설을 뛰어넘는 전쟁소설,
그리고 전쟁보다 아픈 사랑 이야기…

전쟁과 첫사랑, 가장 비극적인 충돌의 역사가 그려진다!
베트남전쟁 종전 37주년.
베트남에서 「전쟁의 슬픔」을 뛰어 넘는 소설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발행 연도과 관계없이 2011년에 가장 좋은 책으로 꼽힌 명불허전,
베트남이 낳은 세계적인 작가 바오 닌의 대표작 「전쟁의 슬픔」

해외 언론 서평 및 추천사
고전이라는 말이 흔히 남용되지만, 이 작품을 제대로 설명할 말이 그것 말고는 없다.
《뉴 스테이츠맨 앤 소사이어티》

금세기의 위대한 전쟁소설『서부전선이상없다』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그러나『서부전선이상 없다』와는 달리 이 소설에는 전쟁 이상의 것이 담겨 있다. 이 책은 글을 쓴다는 것, 잃어버린 젊음, 그리고 아름답고도 애달픈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인디펜던트》

작가 바오 닌과 더불어 베트남은 비로소 전쟁의 악령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르몽드》

전쟁소설이자 사랑의 이야기인 이 소설은 전쟁을 정당화하는 정치가들의 이데올로기적 수사의 허구성을 폭로한다.
《뉴욕뉴스데이》

『전쟁의슬픔』은 베트남전쟁에 관한 모든 미국 소설을 뛰어넘는다.
《뉴요커》

전쟁의 현실은 인성을 비인간화하는 광기어린 공격성이자 살해와 방자한 잔인성을 향한 부자연스러운 갈증을 창조하는 일이다. 베트남전의 고통은 서양에서 여러 차례 이야기되었다. 이 작품이 나올 때까지 몇몇 선전용 영화를 제외하면 북베트남은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이코노미스트》

‘전쟁만이 아는 슬픔’을 잔인할 정도로 솔직하게 그려냈다. 기나긴 전쟁 기간 내내 끝없이 불안하고 불편한 잠을 자는 한 인간의 영혼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_김남일 소설가

작가 바오 닌은 전쟁에 대한 어떤 미화나 과장도 용납하지 않는다. 그는 다만 안타깝고, 끔찍하고, 잔인하며 아주 가끔 따듯했던 전쟁이 어린 연인들의 청춘과 사랑을 어떻게 미궁에 빠뜨렸는지를 냉정하면서도 격정적으로 진술하고 있다.
_방현석 소설가

작가의 말에서
내게 전쟁은 인생에서 접한 가장 커다란 비극이었습니다. 전쟁은 내게 결코 바래지 않는 고통과 슬픔을 안겨 주었습니다. 나날이 더욱더 분명하게 깨닫게 되는 끈질긴 고통 중 한 가지는 이런 것입니다. 나와 전쟁터에서 적으로 만났던 이들이 본래는 서로를 존중하고 애정을 나누고 친구로 사귈 수 있는 존재들이건만 서로를 죽이려 들었다는 사실입니다. 베트남, 한국, 미국의 수십만 젊은이들이 아무런 원한 관계도 없이 서로를 죽이면서 흐르는 핏물로 강물을 만들었습니다. 어찌 이렇게 잔인하고 야만적이고 부조리한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_6쪽

베트남의 대작가이자 나의 스승인 낌 런은 내게 이런 가르침을 주었습니다.“자네처럼 전쟁을 겪은 작가는 말이야, 전쟁 속에서 사람이 사람에게 저지른 잔인한 폭력과 끔찍한 적개심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되네. 물론 전쟁에 대해서 글을 쓸 때는 반드시 적개심으로부터 멀리 벗어나야 해. 왜냐하면 전쟁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은 곧 사랑과 인도적인 성품과 관용에 대해 쓰는 것이고, 전쟁에 관한 글은 곧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니까 말이야.”_8쪽

작품의 줄거리
전쟁 이후 첫 건기, 주인공 끼엔은 전사자 유해발군단의 일원으로 부대원들이 전멸당한 전선으로 이동 중이다. 살아남은 단 열 명의 전사 중 한 명인 끼엔은 그 지역이 익숙하다. 그 패배가 낳은 수많은 혼령과 귀신을 마주하자 끼엔의 마음속으로 바로 작년까지 이어졌던 수많은 전투와 전투에 희생된 전우들, 그리고 전쟁이 갈라놓은 첫사랑 프엉이 찾아온다….
끼엔은 열일곱 살 나이에 이 전쟁에 뛰어들게 된다. 조국의 독립과 통일을 위해서라면 끼엔처럼 전쟁에 나서지 않은 젊은이가 없었다. 그러나 그에게 막 피어나기 시작한 첫사랑은 어쩌란 말인가…
전쟁은 일상을 파괴하고 대지를 할퀴며 인간의 영혼을 상처를 입혔다. 끼엔에게는 그의 첫사랑 프엉만이 마음속에 유일한 실체다. 처절한 전쟁은 아군과 적군, 군인과 민간인, 남자와 여자, 어른과 아이 구분 없이 너무나 많은 목숨을 앗아가고, 끼엔의 영혼은 전쟁 속에서 메말라 간다. 그리고 믿기지 않는 종전.
지옥보다 끔찍한 전장을 경험한 끼엔에게 종전은 전쟁보다 실감나지 않는 현실이다. 그리고 더욱 믿기지 않는 첫사랑 프엉과의 재회!
하지만 전쟁은 프엉과의 추억을 앗아갔을 뿐만 아니라 그녀를 변화시키고, 그에게도 그녀에게도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방황하는 끼엔이 할 수 있는 것은 글을 쓰는 일! 끼엔은 자신이 기적처럼 살아남은 전장에서의 죽음을 쓰기 시작한다…

옮긴이의 말에서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 살벌한 전쟁터, 조금 전까지 밥을 같이 먹던 전우가 총에 맞아 죽고, 어젯밤에 어머니와 애인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리던 친구가 방금 포탄에 맞아 형체도 없이 사라지는 현장에서 역지사지는 절대로 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대로 놔두고 가면 아군의 인명 피해가 계속 발생할 게 분명하기에 마을 주민들에게 무시무시한 보복을 가하는 것 역시 당연한 전략입니다.
그럼에도 바오 닌은 전쟁이 몰고 온 당연한 살육, 희생자들을 영웅시하고 신격화하는 시절 동안 무명무실 무감하게 사라져 간 모든 것들에 진심으로 위로를 건네고자 합니다. 1994년『전쟁의 슬픔』판금 조치 당시의 심정을 물으니 바오 닌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관심 없었다. 그건 그들의 일이니까.’개런티 옵션을 포기하고 할리우드와 결별을 선언할 때도‘관심 없다. 이젠 너희들의 일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바오 닌의 시선이 머문 곳에서 평화를 꿈꿀 수 있기를 바랍니다. _341~342쪽

발문│방현석(소설가), 바오 닌과 『전쟁의 슬픔』에서
바오 닌은 끼엔이 프엉과 함께 성장했던 하노이의 공동 주택을 떠나 전쟁터로 갔다가 돌아오는 여정을 따라 서사를 펼쳐 나간다. 그러나 이 어린 연인이 걸어야 했던 아픈 사랑의 여정은 이 소설 속에서 실낱처럼 가늘고 희미하다. 더구나 이 여린 사랑의 서사는 자주 피에 잠기고 화약 연기에 덮여 밀림 속에서 길을 잃어버리곤 한다.
사랑은 짧고 전쟁은 길었다.
이 소설의 모든 페이지는 전장의 피비린내로 가득하다. 그러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난 독자를 아프게 만드는 것은 그 피비린내가 아니다. 이 소설은 어떤 이념도 집단도 증오하지 않는다. 옹호하지도 않는다. 광포한 살육의 나날을 견디는 힘은 이념도 집단도 아니다. 더없이 거칠고 한없이 허망한 전쟁도 끝내 무너뜨리지 못한 것은 애틋하고 간절한 사랑이다.
그래서 이 소설은 사랑과, 사랑할 나이에 전쟁을 해야만 했던 끼엔의 전쟁 비망록이다. 사랑과 이별하고 전쟁을 하며 보낸 10년은 사랑이 아니었던가.
바람처럼 흩어져 버린 10년, 그러나‘한평생보다도 긴’10년이『전쟁의 슬픔』이다. 프엉을 오해하여, 울며불며 자신을 찾아다닌 그녀를 뒤로하고 끼엔은 홀로 전쟁터로 걸어 들어갔다. 그 전쟁터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가. 이 소설은 바로 그 전쟁터의 끔찍한 맨 얼굴을 우리에게 보여 준다.
작가 바오 닌은 전쟁에 대한 어떤 미화도 용납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엄살을 떨며 과장하지도 않는다. 그는 다만 안타깝고 끔찍하고 잔인하며, 아주 가끔 따듯했던 전쟁이 어린 연인의 청춘과 사랑을 어떻게 미궁에 빠뜨렸는지를 냉정하면서도 격정적으로 진술하고 있다.
누군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누군가 쓰러져야 한다. 그것이 전쟁이라고 바오 닌은 말한다.
베트남전쟁이 인류에게 남긴 유산은 많을 것이다. 그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하나가 바오 닌과 그의 소설『전쟁의 슬픔』이다. 이 유산은 베트남전쟁이 남긴 유산 중에서 인류에게 가장 오래 남을 것이다.

<책속으로 추가>

프엉과 끼엔의 인생에서는 그때가 가장 빛나는 시기였다. 그때는 소년기와 결별하는 시기였고, 어찌 되었든 그들은 행복하고, 평온하고, 맑고 순수한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그 시간들은 단숨에 지나갔고 운명의 시간이 다가왔다. 군 수송 열차에 몸을 실을 시간이 다가왔던 것이다. _174쪽

끼엔은 처음에 뻐근한 통증 같은 것이 느껴졌고, 마침내 온몸이 떨리며 소름이 돋고 갈비뼈가 내려앉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이내 긴장이 풀리면서 강렬한 욕구가 전신을 휘감았다. 그녀의 몸은 부드럽고 향기로웠으며 타는 듯이 뜨거웠다. 애틋하면서도 맹목적이며 광기에 가득 찬 프엉의 몸이 그의 몸을 꿀꺽 삼켜 버릴 것 같았다. 그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천둥이 치는 듯한, 고통보다 더한 상태, 마치 가슴 깊은 곳에서 갑자기 비명 소리가 터져나오는 것 같았다. 그것은 첫 키스는 아니었지만 호숫가에서 처음으로 깨달은 절절함이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불현듯 차갑고 단호한 의지가 끼엔을 흔들어 깨웠다.‘이러면안돼, 이럴수없어….’끼엔은 혼신의 힘을 다해 자신을 추스르면서 프엉을 꽉 누르고 있던 손을 풀고는 몸을 일으켜 세웠다. 허망해진 프엉은 미동도 없이 누워 있었다. 아찔했던 감각들이 사그라지면서 두려움과 부끄러움이 자리 잡았다. 그녀가 옆으로 돌아누워 재빨리 블라우스 단추를 채워 가슴을 가리고는 살며시 일어나 앉았다. _178쪽

글을 써야 한다! 잊기 위해 쓰고 기억하기 위해 써야 한다. 의지하고 구원받기 위해, 견디기 위해, 믿음을 간직하기 위해, 살기 위해 글을 써야 한다. 매일같이 거리를 지나다니는 낯선 무리가 우연히 서로의 인생에 증인이 되듯이 친한 사람들에 대해 글을 써야 할 필요가 있다. 삶과 영혼 속에서 서로 다른 세상과 상반된 것들에 대해 써야 하고, 태어나 자

작가정보

저자(글) 바오 닌

저자 바오 닌 Bao Ninh은 1952년 1월 18일 베트남 중부 응에 안 성 지엔 쩌우 현 출생. 본명은 호앙 어우 프엉. 그의 필명은 선조들의 고향인 꾸앙 빈 성 꾸앙 닌 현 바오 닌 사에서 따왔다. 1969년 쭈 반 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열일곱 살에 베트남인민군대에 자원입대했다. 3개월간 사격 등 군사훈련을 받고 인민군 이등병으로 10사단에 배치, 바로 B3전선에 투입되었다. 첫 전투에서 소대원 대부분이 전사하는 바람에 5개월 만에 하사로 진급한 그는 소대 지휘관으로 전쟁이 끝날 때까지, 6년 동안 최전선에서 싸웠다. 베트남전쟁의 마지막 작전이었던 사이공진공작전에 참여한 그는 소대원들과 함께 떤 선 국제공항 점령 전투에 투입되었다. 1975년 4월 30일, 남베트남 공수 부대와의 치열한 최후 교전 끝에 떤 선 국제공항을 장악했을 때 살아남은 소대원은 그를 포함하여 단 두 명이었다. 이 전투와 함께 길고도 길었던 베트남전쟁은 끝났고, 그는 전사자 유해발굴단에 참여하여 8개월간 베트남 산하에 버려진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전우들의 시신을 수습한 다음 전역했다. 하노이로 돌아와 불법적인‘식량 밀거래’를 하는 전역병들과 몰려다니며 황폐한 생활을 하던 그는 응우옌 주 문학학교에 입학하면서 글쓰기를 시작했다. 바오 닌의 첫 장편인『전쟁의 슬픔』은 출간되자마자 베트남 문학계와 독자들로부터 뜨거운 환영과 찬사를 받았고 베트남 문학 최초로 16개국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전쟁의슬픔』은 1991년 베트남 작가 협회 최고 작품상, 1995년 런던《인디펜던트》 번역 문학상, 1997년 덴마크 ALOA 외국 문학상, 2011년 일본《일본경제신문》아시아 문학상을 수상했다. 2011년 베트남교육연구원 ‘좋은 책 선정위원회’는 발행 연도와 관계없이 2011년 현재 베트남에서 읽히고 있는 모든 책을 대상으로 하는‘가장 좋은 책 상’의 수상작으로『전쟁의 슬픔』을 선정했다.

역자 하재홍은 경원대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호찌민 국립 인문사회과학대학 베트남 문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서울대 교육종합연구원 객원연구원, 하노이대 한국어과 강사를 했다. 석사 논문으로「베트남 전쟁 주제의 한국 문학과 베트남 문학의 사실성 비교」, 박사 논문으로「베트남전쟁 주제의 미국과 베트남의 대표적 소설 비교」를 썼다. 문화 교양서『유네스코와 함께 떠나는 다문화 속담여행』과 어학 교재『엄마 아빠와 함께 배우는 베트남어』를 공저했다. 옮긴 책으로 응웬옥뜨의 중편소설『끝없는 벌판』(2007), 반 레의 장편소설『그대 아직 살아있다면』(2002) 등이 있다.

이 상품의 총서

Klover리뷰 (0)

Klover리뷰 안내
Klover(Kyobo-lover)는 교보를 애용해 주시는 고객님들이 남겨주신 평점과 감상을 바탕으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교보문고의 리뷰 서비스입니다.
1. 리워드 안내
구매 후 90일 이내에 평점 작성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 오디오북, 동영상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됩니다. (5,000원 이상 상품으로 변경 예정,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은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2. 운영 원칙 안내
Klover리뷰를 통한 리뷰를 작성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유로운 의사 표현의 공간인 만큼 타인에 대한 배려를 부탁합니다. 일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불편을 끼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래에 해당하는 Klover 리뷰는 별도의 통보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도서나 타인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리뷰
  • 도서와 무관한 내용의 리뷰
  • 인신공격이나 욕설, 비속어, 혐오 발언이 개재된 리뷰
  • 의성어나 의태어 등 내용의 의미가 없는 리뷰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문장수집

문장수집 안내
문장수집은 고객님들이 직접 선정한 책의 좋은 문장을 보여 주는 교보문고의 새로운 서비스 입니다. 교보eBook 앱에서 도서 열람 후 문장 하이라이트 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마음을 두드린 문장들을 기록하고 좋은 글귀들은 ‘좋아요’ 하여 모아보세요. 도서 문장과 무관한 내용 등록 시 별도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리워드 안내
  • 구매 후 90일 이내에 문장 수집 등록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문장수집 등록 시 제공됩니다. (5,000원 이상 eBook으로 변경 예정,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 / 오디오북·동영상 상품/주문취소/환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구매 후 문장수집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교보eBook 첫 방문을 환영 합니다!

    신규가입 혜택 지급이 완료 되었습니다.

    바로 사용 가능한 교보e캐시 1,000원 (유효기간 7일)
    지금 바로 교보eBook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보세요!

    교보e캐시 1,000원
    TOP
    신간 알림 안내
    전쟁의 슬픔 웹툰 신간 알림이 신청되었습니다.
    신간 알림 안내
    전쟁의 슬픔 웹툰 신간 알림이 취소되었습니다.
    리뷰작성
    •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최초1회)
    • 리워드 제외 상품 : 마이 > 라이브러리 > Klover리뷰 > 리워드 안내 참고
    • 콘텐츠 다운로드 또는 바로보기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
    감성 태그

    가장 와 닿는 하나의 키워드를 선택해주세요.

    사진 첨부(선택) 0 / 5

    총 5MB 이하로 jpg,jpeg,png 파일만 업로드 가능합니다.

    신고/차단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신고 내용은 이용약관 및 정책에 의해 처리됩니다.

    허위 신고일 경우, 신고자의 서비스 활동이 제한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어 신중하게 신고해주세요.


    이 글을 작성한 작성자의 모든 글은 블라인드 처리 됩니다.

    문장수집 작성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eBook 문장수집은 웹에서 직접 타이핑 가능하나, 모바일 앱에서 도서를 열람하여 문장을 드래그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P.
    전쟁의 슬픔
    저자 모두보기
    저자(글)
    낭독자 모두보기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이용권입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이용권입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프리미엄 이용권입니다.
    선물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결제완료
    e캐시 원 결제 계속 하시겠습니까?
    교보 e캐시 간편 결제
    sam 열람권 선물하기
    • 보유 권수 / 선물할 권수
      0권 / 1
    • 받는사람 이름
      받는사람 휴대전화
    • 구매한 이용권의 대한 잔여권수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 열람권은 1인당 1권씩 선물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이 ‘미등록’ 상태일 경우에만 ‘열람권 선물내역’화면에서 선물취소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의 등록유효기간은 14일 입니다.
      (상대방이 기한내에 등록하지 않을 경우 소멸됩니다.)
    • 무제한 이용권일 경우 열람권 선물이 불가합니다.
    이 상품의 총서 전체보기
    네이버 책을 통해서 교보eBook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교보e캐시 1,000원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네이버 책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
    구글바이액션을 통해서 교보eBook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교보e캐시 1,000원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구글바이액션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