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밖으로 탈출하라: 정도전
2010년 09월 14일 출간
국내도서 : 2010년 08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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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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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정도전이 존경한 정몽주…30
3장 고려의 줄타기 외교…46
4장 정도전의 귀양…62
5장 함주로 이성계를 찾아간 정도전…77
6장 요동정벌과 위화도 회군…97
7장 이성계의 역성혁명과 고려의 운명…110
8장 조선의 건국…127
9장 왕자의 난과 정도전의 최후…155
정도전의 아버지 정운경은 진사 시험에 합격한 후에 우연이라는 선비의 첩의 딸과 혼인했다. 우연은 고려 개국공신 연안 차씨 집안의 사위였다.
“정운경이 비록 진사 시험에 합격했지만 우씨 집안 사위가 되다니, 정말 운이 좋은 젊은이야.”
“고려 땅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우씨 집안이 아닌가. 우씨 집안과 정운경은 비교가 안 되는 명문가인데, 그 집의 사위가 되었으니 앞으로 출세 길이 활짝 열린 것이나 진배없지.”
“무슨 소리야. 정윤경은 이미 초시에 합격한 성균관 학생이 아닌가. 그렇게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이니까 우씨 집안에서 탐을 냈겠지.”
“그렇지. 정윤경이 비록 명문가 출신은 아니지만, 귀족 가문과 혼사를 맺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
(‘공민왕의 배원정책과 원나라의 운명’ 중에서)
귀양길에 오르게 된 정도전의 심정은 매우 복잡했다.
“망해 가는 북원의 힘을 믿고 날로 커져가는 명나라의 힘을 누르려 하다니, 이인임이 고려를 또다시 수렁 속으로 처박고 있구나.”
정도전이 귀양을 떠나던 날, 조정의 관원들이 동문 밖에까지 나와 전송을 했다. 그때 염흥방이 배상도를 보내 말을 전하게 했다.
“내가 이미 시중 이인임에게 말해서 노여움을 다스려놨으니 아직 떠나지 말고 며칠만 지체하시오.”
그러나 여러 사람들과 송별식을 하던 정도전은 화를 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나 정도전의 주장이나 시중(이인임)의 주장이나 모두 자기 생각을 고집한 것이며 나라를 위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 임금의 명령으로 귀양을 가는 것인데 어찌하여 그런 말로 귀양을 정지시킨단 말이오?”
그때가 정도전의 나이 서른여덟 살로 우왕 1년(1375년)의 일이었다.(‘정도전의 귀양’ 중에서)
“천하의 정도전이 목숨을 구걸하다니! 천하를 호령하던 정도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구나. 비록 한 때 혁명 동지였으나 지금 나는 공은 살려주고 싶은 마음이 추호도 없다. 우린 이미 조선이 건국된 뒤에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지 7년이 지나지 않았는가. 공은 그동안 끊임없이 나를 죽이려했던 자인데 어찌 살려둘 수 있겠는가?”
이방원은 차갑게 말했다.
“네가 조선의 봉화백이 되었는데도 부족하더냐? 어떻게 악하기가 이 지경에까지 이를 수 있느냐?”
이방원의 그 말과 함께 정도전의 목이 순식간에 날아갔다. (‘왕자의 난과 정도전의 최후’중에서)
역사와 인물의 비밀을 찾아 떠나는 통쾌한 모험!
성장기 어린이부터 청소년까지 역사는 떼려야 뗄 수가 없는 공부이다. 다른 나라 역사보다 우리나라 역사를 더 알아야 한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역사를 이끌고 가는 것은 인물이다. 역사를 이로운 길로 이끈 인물이건 나쁜 길로 이끈 인물이건 역사에서 인물이란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한 인물로 인해 역사의 흐름이 바뀌는 경우도 많고, 역사로 인해 한 인물이 탄생하는 경우도 많다. 그만큼 역사를 제대로 알려면 그 시대의 중요한 인물을 알아야 하고, 인물을 통해 역사를 읽을 수 있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인물 이야기는 이야기 속에 그 사람 삶의 모습이 진솔하게 담겨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고뇌와 절망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도 모두 함께 담겨 있어야 한다. 또 그 사람의 행동은 당시 사회 상황에서 규정되기 때문에 당시의 상황 속에서 그 인물을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역사를 바꾼 인물·인물을 키운 역사’는 어린이는 물론이고 청소년, 그리고 일반인들까지 부담 없이 읽고 폭넓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엮는 것을 최우선 방향으로 잡았다.
인물 이야기는 백과사전이 아니다. 한 사람을 역사 속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제대로 쓰인 인물 이야기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서 하늘이 내린 인물이나 신적인 존재로 그려진 그런 인물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제대로 쓰인 인물 이야기가 필요할 때다.
또한 역사는 결코 지난날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는 물론이고 미래에도 언제든지 새롭게 발견되고 새롭게 해석될 가능성이 많다. 특히 우리의 역사는 오랜 세월 동안 왜곡되고 사라진 부분이 많은 만큼
연구할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다. 또한 우리 역사의 국통을 아는 것은 단순히 과거를 아는 것이 아니다. 우리 민족이 섬겨 왔던 조물주의 창조 섭리, 인간이 어떻게 태어나고 어떻게 봄·여름·가을·겨울을 살아왔느냐 하는 삶의 과정과 역사의 깊은 섭리를 아는 것이다.
그러자면 여러 가지 학설과 주장을 두루 듣고 연구해서 진실에 가까운 역사를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한 인물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무엇보다 그 시대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해야 하고, 역사를 이해하려면 그 시대를 움직인 인물을 제대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방원은 정몽주를 제거하는 등 조선 건국에 일등공신이었고, 그 권력 또한 막강했다. 그런 탓에 이방원은 사대부들의 견제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성계는 정도전을 비롯한 신진 사대부의 뜻을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신 명단에서 이방원의 이름을 빼기도 했다. 또한 조선을 건국하는 데에 누구 보다 많은 노력을 했던 이방원을 놔두고 막내아들을 세자로 책봉하면서까지 신진 사대부의 뜻을 존중했다. 그러나 그것이 화근이 되어 제1차 왕자의 난이 벌어지고, 이방원은 정도전 등을 일거에 참살하였으며, 세자를 비롯한 배다른 두 동생을 모두 죽이고 난 후 권력을 잡았다. 제1차 왕자의 난 발생 원인은 이방원 개인의 불만이 원인이기도 했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이방원과 정도전의 정치적 이상에서 벌어진 사건이기도 했다. 정도전은 왕권과 신권의 조화를 꾀하는 이상적인 왕도정치를 표방했지만 이방원은 강력한 왕권에 바탕을 둔 왕조국가를 지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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