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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투쟁

조선의 왕, 그 고독한 정치투쟁의 권력자
함규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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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1월 26일 출간

종이책 : 2007년 12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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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pdf (7.29MB)
ECN 0102-2020-900-000318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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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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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왕 4인의 정치투쟁을 조명하다

〈왕의 투쟁〉은 권력의 정점에서 사투를 벌인 조선 왕들의 정치투쟁사를 살펴보는 책이다. 500년에 걸친 조선 왕들의 투쟁사를 세종, 연산군, 광해군, 정조라는 네 왕을 통해 보여준다. 성군이라 불리는 왕부터 폭군의 대명사로 유명한 왕까지, 조선 왕들의 투쟁사를 대표하는 네 왕의 생애를 추적하고 그들만의 특징적인 권력 사용법과 그 명암을 알아본다.

1부에서는 세종, 연산군, 광해군, 정조의 생애를 간략하게 서술하였다. 그들에 대해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나 잘못 알려진 부분도 함께 다루고 있다. 2부에서는 네 왕들을 신권의 도전과 왕권의 응전, 리더로서의 왕과 관리자로서의 왕의 행동이라는 몇 가지 주제를 통해 비교하였다. 네 왕의 특색과 공통점, 차이점을 살펴본다.

특히, 이 책은 왕들을 객관적 지표로 비교한다. 왕들의 생애는 물론, 그들에 대한 몇 가지 주제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그들의 투쟁사와 리더십 전반을 살펴보고, 네 왕을 집중적으로 다룸으로써 조선의 왕들에 대한 일반적인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를 통해 왕의 투쟁이 단지 사적인 다툼이 아니라 국가와 민생의 앞날을 결정하는 다툼이었다는 것을 강조한다.
프롤로그: 조선의 왕, 그 고독한 쟁투의 자리

1부 사왕별곡四王別曲: 성군에서 폭군까지, 지난한 정치 투쟁의 드라마
- 세종, 권력의 위임과 프로젝트형 업무관리로 대업을 완성하다
세종, 조선이라는 집을 짓다 | 호랑이와 곰 | 아들은 책을 읽고, 아버지는 죽인다 |
소중화小中華를 향하여 | 한글을 만든 진짜 이유 | 훈민정음과 백성, 그 먼 거리 |
성군의 진면목 | 제1차 전국민 여론조사 | 세종 대외 정책의 빛과 그림자 |
‘양녕’이란 골칫거리 | 세종의 강경책 | 노인 세종 vs 신료집단 | 전설이 되다

- 연산군, 절대권력을 행사하다 측근에게마저 버림받다
연산군, 창을 깨고 벽을 부수다 | 순조로운 출발 | 언론과의 전쟁 |
이미 연산도 알았던 폐비 윤씨 | 불임시대 | 양들의 침묵 | 태풍의 눈 | 충격과 공포 |
폐비 윤씨를 위한 복수? | 디오니소스 찬가 | 황토에 묻힌 길손

- 광해군, 안전을 최우선하다 나락에 떨어지다
광해군, 주춧돌을 바꿔 끼우려 애쓰다 | ‘광해임시정부’ | 광해임시정부, ‘시즌2’ |
커져가는 틈 | 어머니를 폐하고 동생을 죽이다 | 심판하는 자, 그리고 그를 심판하는 자리 |
누가 중립을 말했는가 | 불신과 환멸

- 정조, 개혁군주는 어떻게 전제군주가 되어 개혁에 실패하나
정조, 기울어진 집을 다시 세우려 하다 | 사도세자 죽음의 비밀 |
위정척사衛正斥邪와 우현좌척右賢左戚 | 이열치열以熱治熱과 만천명월萬川明月 |
‘조용한 아침’을 넘어 | 정正이란 무엇인가 | 24년 동안의 고독 | 화성의 꿈

2부 왕 VS 왕: 그 권력의 다양한 변주
조선의 왕이 마땅히 해야 할 네 가지 노릇
신하와의 경연 - 매일 해야 할 토론과 공부의 장
제왕의 취미생활 - 왕은 취미와 오락을 멀리 해야 한다는데…
왕의 여자 - 가까이도 멀리도 해서는 안 될 비빈과 외척
왕과 언론 - 관대한 비판 수용과 극형도 마다않는 탄압
왕의 인사권 행사 - 위임관리형에서 회전문 인사까지
왕의 형벌권 행사 - 관대함과 잔학함을 넘나드는 형사처벌
서책 간행 - 유교적 권력행사의 절정
시대와 호흡하는 왕의 평가

에필로그: 조선 왕의 투쟁사는 ‘갈등적 파트너십’의 귀한 소산

참고문헌

성군 세종, 신하들과 맞짱 뜨다
세종에게 충격을 준 것은 중전 심씨가 세종 28년(1446)에 승하한 일이었다. 세종과 소헌왕후 심씨는 조선조에서 첫째갈 만큼 금슬 좋은 부부였다. 태종의 중전 가문 숙청 때에도 세종이 끝내 지켜준 소헌왕후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세종의 수라 음식을 몸소 맛보아 독이 없는지를 검사할 만큼 절절한 부부애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 지칠 대로 지친 세종, 아니 이제 51세가 된 인간 이도(李?)에게 유일한 안식처는 종교였다.
내불당을 둘러싼 임금과 신하의 대립은 갈수록 험악해져 갔다. 처음에는 “전하와 같은 성군께서도 이처럼 고집하시는 일이 있으실 줄 몰랐습니다.” “나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등으로 점잖았던 군신간의 논쟁도 이렇게 바뀌어갔다.
“옛부터 국가의 치란 흥망(治亂興亡)은 신하의 간언을 따르느냐, 물리치느냐에 따라 정해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두렵지 않으십니까? 아비도 임금도 모르는 짐승의 도를 부르짖고 계시니, 세상에 착하지 못한 것이 이보다 더 큰 것이 있습니까?”
“착한 임금이라면야 너희의 말을 따르겠지만, 나는 나쁜 임금이니 내 마음대로 하겠다.”
세종 시대에 들어서 일찍이 생각도 못했던 악담이 매일 같이 군신간에 오고 갔다.
- 「세종의 강경책」70~71쪽

연산군 엽기 어록
* “그게 과연 약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못 들어주겠으니 너희가 마셔라.” -대간의 말은 약과 같으며 좋은 약은 입에 쓴 법이라고 하자.
* “상소문 쓰느라 종이가 다 없어져도 들어주지 않을 것이다.” -반대 상소가 거듭 들어오자.
* “정말 끝도 없이 말하는구나. 나는 말하는 데 끝이 있으니 대답을 못하겠다.” -역시 반대 상소가 줄을 잇자.
* “내가 아껴 쓰면 도둑이 도둑질을 그만두느냐?” -도둑이 많아진 이유는 기근 때문이며, 왕이 물자를 아껴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말에.
* “그러면 물만 마시는 사람으로 뽑을까?” -새로 임용한 감사가 술을 많이 마시므로 적당치 않다는 대간의 말에.
* “나더러 사냥하러 중국까지 가란 말이냐?” -사냥할 만한 산에는 대개 선왕들의 능이 있는데, 능 주변에서 하면 불경하다는 말을 듣고.
* “너는 눈으로 먹느냐?” -눈병을 이유로 경연에는 나가지 않으면서 연회에는 빠짐없이 참석해서 밤새 술을 마시는 것에 대해 질문을 받고.
* “그 말이나 이 말이나 다 똑같은 말이다. 여기 술과 고기나 먹어라. 그리고 빨리 돌아가라.” -대간이 지난번 상소의 말을 왕이 곡해했다고 변명하자.
- 「언론과의 전쟁」94쪽

언론 따위 조지면 된다!
연산군은 그 골치 아픈 언론을 어떻게 요리하면 좋은지 방법을 깨달았을 것이다. 조지면 된다! 다만 그냥 조지면 탄압이라고 하니까 역적이라는 굴레를 씌워서 조져야 한다. 이번 기회에 연산군은 똑똑히 보았다. 그토록 시끄럽게 굴던 언관들이 역적의 당이라는 말에 꼼짝도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끌려 나가는 것을. 전에는 내시 한 사람도 자기네 뜻에 따라서만 처벌하라고 을러대더니, 역모를 내세우니까 홍문관이고 승정원이고 입을 다문 채 자기들에게까지 불똥이 튈까 벌벌 떠는 것을. 연산군은 평소에는 귀가 아프게 울어대다가 도살의 순간에는 돌처럼 굳어 버리는 양들의 침묵을 경험한 것이었다.
- 「양들의 침묵」108쪽

업무 마비를 불러온 대신들의 ‘사표 쓰기 경쟁’
어째서 ‘제2기 광해임시정부’의 개혁은 미진했으며, 또 도중에 실종되고 말았는가. 우선 이 기간 중에 영의정 이하 대신들이 보여준 ‘사표 쓰기 경쟁’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광해군 즉위 후 재위5년, 계축옥사가 일어나기 전까지 이원익은 83회, 이덕형은 70회, 이항복은 64회나 사직 상소를 올렸다.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반드시 사직했던 셈이다. (…) 정승들이 이러니 아랫 직급에서도 무슨 유행인양 툭하면 사직서를 던지는 상황이었다. 오죽했으면 광해군이 “조신(朝臣)이 사직하고 집에 물러가 있는 것이 마치 서로 경쟁하는 것처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을까. 사직상소가 실제로 수리되는 일은 많지 않았지만, 중요한 국가 사무를 논의할 시간에 집에 앉아서 사직 상소를 써서 올리고, 왕은 그걸 읽고 허락하지 않는다는 비답을 내리고 하는 일이 허구한날 되풀이되었으니, 업무의 능률이 오를 리 없었다.
- 「광해임시정부, ‘시즌 2’」 163~164쪽

‘친국 마니아’ 광해군
임금이 죄인을 추국하는 현장에 나와 직접 죄인을 국문하는 친국(親鞫)은 피와 살이 튀고 비명 소리가 난무하는 자리였으며, 경연처럼 난방이나 냉방이 잘 된 방안에 편히 앉아서 차나 술을 즐기는 환경도 아니었으므로 신체적이나 심적으로 어지간한 기력이 있어야 행할 수 있었다. (…) 그런데 광해군은 무려 210회나 친국을 했다.

조선의 왕, 권력의 정점에서 고독한 사투를 벌이다
‘임금은 모든 인류의 주인입니다’ 라는 헌사를 들었던 연산군은 10년 뒤 그 말을 했던 신하들에 의해 폐위된다. 기대도 않던 왕좌에 앉게 된 세종은 눈앞에서 아무 죄 없는 장인이 죽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차기 왕세자로 일찍부터 손꼽혔던 정조는 아버지의 죽음을 목도하고 잔뜩 자세를 낮추어가며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친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상징하는 ‘왕’이라는 자리. 만인지상에 있으며 마음대로 절대권력을 휘두르는 전제군주제의 왕이라는 자리가 개인에게 갖는 매력은 상당하다. 모든 것을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전제군주제’라니 그 얼마나 황홀한 이야기인가. 그러나 조선의 왕좌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처럼 절대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 그 자리에 올라가기까지도 투쟁이지만, 그 자리에 어렵사리 올라서서도 고독한 사투를 벌여야만 했다. 매일처럼 이어지는 신하와의 신경전, 가까이 있지만 백퍼센트 믿을 수 없는 비빈들, 비빈과 함께 언제 왕위를 위협할지 모르는 외척 세력을 견제하는 동안, 조선의 왕들은 조금씩 권력의 고독한 본질을 깨달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미 발을 들인 이상, 죽을 때까지 싸워야만 한다는 사실도.
『왕의 투쟁』은 500년이라는 긴 시간을 거치는 동안 조선의 왕들의 투쟁사를 세종, 연산군, 광해군, 정조라는 네 왕을 통해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성군이라 불리는 왕부터 폭군의 대명사로 유명한 왕까지, 조선을 대표할 수 있는 네 왕의 생애를 추적하고, 각 왕들의 비교를 통해 그들의 특징적인 권력 사용법과 그 명암까지 알아보자.

〈자세한 소개〉
세종, 권력위임과 프로젝트형 업무관리로 신하를 사로잡다
세종처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왕은 없을 것이다. 가장 큰 과업으로 여겨지는 한글창제를 비롯해서 과학발전과 문치주의 확립, 그리고 새 나라에 대한 국가 홍보까지, 세종은 그의 생애 동안 내내 ‘조선’이라는 집을 제대로 짓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그러나 아무리 능력이 탁월하다 하더라도 개인이 처리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신하들에게 ‘넌 이거 하고 넌 저거 하고…’ 하는 식으로 말했다가는 일이 제대로 진행 되지 않을 수도 있고, 경험 많고 나이도 지긋한 매서운 신료들에게 점잖은 말로 호되게 ‘깨질’ 수도 있다. 세종은 어떻게 이 난관을 뛰어넘을 수 있었을까?
걸핏하면 별것도 아닌 일로 ‘이는 천부당만부당’하다며 엇나가는 관료들을 다스리고 대업을 완성하기 위해 세종이 취한 방법은 행정업무 위임과 혁신업무 추진이었다. 그는 위임할 수 있는 행정업무는 곁에서 오래 보아 신임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황희 등의 재상에게 위임하고, 위임으로 생긴 여유를 ‘혁신 업무’에 투자했다. 그는 혁신 업무의 실무자를 선발할 때도 능력만 보고 발탁하는 ‘파격’을 보였는데, 그가 아니었다면 기생 아들인 장영실, 까칠한 성품의 김문, 그저 그런 관료였던 박연이 그렇게 대성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세종의 문화대국 프로젝트는 그렇게 빛을 보았다.
그러나 성군 세종에게도 ‘취약한’ 부분이 있었다. 저자는 세종의 소극적인 외교정책에 아쉬움을 나타낸다. 어린 시절부터 책만 들이팠기 때문일까? 그는 외교정책에 있어서는 안전주의와 사대주의를 유지하는 소극적 모습을 보인다. 2차 대마도 정벌로 대마도를 조선 영토로 편입할 수 있었음에도 세종은 왜구의 침입을 걱정하며 형식적 종주권 인정에 만족한다. 북방개척에서는 파저강 토벌이라는 대규모 정벌 후 진을 설치하고 관리하려는 의지 없이 곧바로 회군한 것이 미련으로 남는다. 물론 세종의 다른 업적에 비하면 작은 오점으로밖에 보이지 않지만 말이다.
외교부분을 빼고는 어떤 지도자보다 뛰어난 리더십과 정치력을 보인 세종이지만 말년에는 그도 점차 지쳐갔다. 형인 양녕은 대놓고 난동을 부리며 세종을 힘들게 했고, 조선에서 둘도 없는 절절한 부부애를 보여주던 소헌왕후까지 승하하고 만다. 세종은 그 상실감을 불교로 달래려 했지만 신료들은 억불숭유를 들먹이며 세종의 내불당 건설을 반대한다. 결국 대립은 갈수록 험악해져 “착한 임금이라면야 너희 말을 따르겠지만, 나는 나쁜 임금이니 내 마음대로 하겠다!”, “전하와 같은 성군께서도 이처럼 고집하시는 일이 있으실 줄 몰랐습니다” 라는 악담까지 나온다. 신하들이 임금의 이 ‘이상한 모습’에 못 참고 연대 총파업을 하자 세종 또한 단식투쟁에 ‘가출’까지 불사했고 그 줄다리기 끝에 결국 내불당이 세워졌다. 그러나 이미 상처뿐인 영광이었다.
말년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세종 시대를 전설의 시대로 부르는 것에 추호의 흔들림이 없다. 세종은 조선의 정점이었고 그 이후로 다시는 세종을 능가하는 왕이 없었다는 것이다. 천재로 소문난 정조마저도 세종을 뛰어넘지는 못했다. ‘대왕’이라는 호칭이 더없이 어울리는 세종. 복수의 피바람이 불지 않고도 왕권이 확보될 수 있다는 것을, 권력의 위임으로도 왕권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조선사의 귀중한 예이다.

연산군, 언론 따위 조지면 된다?
연산군은 폭군의 대명사다. 똑같이 폐위당한 왕이지만 광해군은 현대에 와서 재평가가 되고 있는 반면 연산군은 그런 기미도 없다. 과거나 현재나 똑같이 폭군이요, 절대권력에 취해 이리저리 칼부림을 한 난폭자로 평가될 뿐이다. 그런데 연산군은 왜 그렇게 폭정을 했던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생모인 폐비 윤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피 묻은 금삼’을 보고 피가 솟구쳐 사화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물론 ‘피 묻은 금삼’ 이야기가 허구이며, 그 이전부터 연산군이 생모의 폐비 사건을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일은 연산의 가슴에 남아 폭정의 이유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뿐이었을까.
저자는 조심스레 성종대에 확대된 언론권력과 연산군 호전적인 기질의 합작으로 빚어진 언론전쟁이 그 이유 중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한다. 처음에는 연산군도 열심히 일하려는 모습을 보인 ‘모범 청년’이었다. 그러나 ‘깜도 안 되는’ 문제, 예를 들어 왕의 유모에게 선물을 줘도 되냐 안 되냐 등으로 시간과 정력을 허비하고, 왕의 언행에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언론의 모습에 연산군은 차츰 반감이 생겼고 급기야는 언론과 밀고당기는 줄다리기를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시기 서로 ‘버릇을 들이겠다’며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맞선 왕과 언론의 전쟁은 ‘엽기 어록’까지 낳는다. 새로 임용한 감사가 술을 많이 마시므로 적당치 않다고 딴지를 거는 언론에게 “그럼 물만 마시는 사람으로 뽑을까?”라고 말하거나 눈병이 나서 경연은 안 한다고 했으면서 왜 연회는 하냐는 질문에는 “너는 눈으로 먹느냐?”라고 대답했던 게 그것이다.
왕의 행동 하나하나에 트집을 잡는 언론과 정치적 미숙함으로 인해 오기만을 부리며 직설적으로 대응했던 연산군의 관계는 결국 파국으로 치닫고 만다. 계기는 무오사화였다. 우연히 발견된 김일손의 ‘볼손한’ 사초 때문에 벌어진 무오사화의 불똥은 어쩌다보니 언론3사에까지 튀게 되었고 결국 언관들이 ‘역모죄’의 이름을 쓰고 굴비 두름처럼 엮여 사형되거나 유배되었다. 연산군이 작정하고 한 일은 아니었지만 이 일은 연산에게 교훈을 주었다. 언론 따위는 조지면 된다는 것이다. 시끄럽던 언론들이 역적이라는 이름표를 붙여 조지니 조용해지고 벌벌 떨기까지 하는 것 아닌가. 연산은 무오사화라는 양들의 침묵을 통해 폭군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그 이후 조정은 한동안 피바람에 휩싸이게 된다.
무차별하게 형벌을 남용하고 잔인하게 신하들을 다스리던 연산군의 절대권력은 결국 중종반정으로 끝이 났다. 그는 아마도 왕권을 극도로 제약하고 시시콜콜한 논쟁만 거듭하던 신료들, 그리고 위선의 가면을 쓰도록 강요했던 체제의 모순을 뜯어고치고 싶었던 것이리라. 그러나 그의 개혁은 너무나 미숙하고 조급하게 대안 없는 도발만 거듭했다. 그것은 그의 방향성 없던 개혁과 공포정치의 한계였다.

광해군은 왜 피와 살이 튀고 비명이 난무하는 친국에 열을 올렸나
광해군은 과거와 현재의 평이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왕이다. 조선조 내내 폭군으로 찍혀 연산군과 함께 반면교사로 활용되던 그가 현대에 들어서는 국난을 극복한 실용주의 외교의 달인으로 재탄생했다. 어떻게 이런 극단적인 평이 가능할까. 저자는 광해군을 이해하려면 겉으로 드러난 그의 들쑥날쑥한 실적보다는 그의 인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가 단 한마디로 압축한 그의 인성은 ‘안전제일주의’. 광해군은 안전에 대한 집착으로 재위기간 내내 신료와 친인척 모두를 의심했으며 자신의 위협이 될 만한 인물을 제거하는 데 온 힘을 쏟게 된다.
시작은 눈부셨다. 임진왜란을 맞아 피신한 선조 대신 조선에 남아 몸을 사리지 않고 활동하여 온 나라의 신뢰와 지지를 받았다. 저자는 이를 상해임시정부에 맞먹는 ‘광해임시정부’라 비유하며 성공적인 그의 분조활동을 설명한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이로 인해 선조의 눈 밖에 난다. 신하들 역시 ‘현재’ 왕위를 지키고 있는 선조의 편에 섰기에 광해군의 입지는 더욱 좁아져만 갔다. 선조의 갑작스런 죽음과 함께 물려받은 광해군의 왕위는 처음부터 외로운 싸움이 될 수밖에 없었다.
임진왜란으로 무너져 내린 국가재건을 위해 대동법, 호패법, 양전 사업 등의 개혁조치를 단행한 광해군이지만 그의 개혁은 불완전했으며 그나마도 재위 5년, 즉 계축옥사 이전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왜 광해군의 개혁은 도중에 실종되고 만 것일까? 저자는 대신들의 ‘사표 쓰기 경쟁

작가정보

저자(글) 함규진

함규진
저자의 맨 처음 전공은 법학이었다. 그러나 대학에 입학해서 교수님께 “학문을 시작하는 입장에서 기초적인 교양과 지식을 쌓으려면 어떤 책부터 읽으면 좋을까요?”하는 질문을 드리자 “법대에 들어왔으면 사법고시에 필요한 책만 봐라. 그것 말고는 볼 책이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그 후로 왠지 법학 공부에 정이 붙지 않았던 저자는 대학도 학과도 바꾸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새로이 성균관대학교에 입학한 뒤로는 대학을 다시 바꾸지 않았으나 전공은 자꾸 바꾸었다. 처음엔 행정학과로 입학했으나, 대학원은 정외과로 갔다. 정외과에서도 정치사상을 택했고, 다시 그 중에서도 동양 및 한국정치사상에 중점을 두기 시작해서 결국 박사학위까지 받고 현재 성균관대학교 국가경영전략연구소 연구원으로 있다.
‘밥학과’라 불리는 법학과를 버리고 점점 돈이 안 되는 학과로 발을 들이게 된 ‘바보’라고 농을 치는 저자이지만 그 기간 동안 ‘역사와 그 속의 인간’이라는 한 우물을 파온 그의 저력은 그러한 겸손한 표현이 무색하도록 말과 글에 면면히 드러난다. 언제나 바뀌는 사람들, 그리고 사람들을 바꾸고 마침내는 그 사람들에 의해 바뀌어 버리는 힘인 사상과 역사의 도도한 흐름에 매혹된 그는, 앞으로도 계속 사상, 역사, 그리고 사람이라는 주제를 탐구하고 분석하는 ‘바보짓’을 할 것이다. 그리고 이따금 그 결과물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 나갈 것이다.

지은 책에 『다시 쓰는 간신열전』, 『역사법정』, 『세상을 움직인 명문vs명문』이 있고, 논문에는 「예의 정치적 의미」, 「유교문화와 자본주의적 경제발전」, 「정약용 정치사상의 재조명」등이 있다. 『히틀러는 왜 세계정복에 실패했는가』, 『록펠러 가의 사람들』, 『마키아벨리』, 『팔레스타인』등의 번역서도 다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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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의 왕, 그 고독한 정치투쟁의 권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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