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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나이가 좋다

이기옥 지음
푸르메

2012년 11월 07일 출간

종이책 : 2011년 09월 0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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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0.85MB)
ECN 0111-2019-000-000406459
쪽수 2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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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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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진 얼굴에 가려진 노인의 꿈!
살아온 흔적의 글 보따리를 풀어놓은 이기옥의 산문집『나는 내 나이가 좋다』. 너무 책에 빠져든다고 아버지께 금서령을 받았던 철부지 갈래머리 소녀가 어느덧 80 고개를 훌쩍 넘어 90을 바라보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나날이 정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노년의 일상을 이야기한다. 나이든 노인들의 일상에서 건져 올린 단상들과 저자의 오랜 취미인 조각보 뭇기와 수채화 그리기, 글쓰기가 주는 즐거움을 이야기하고, 쫓기듯이 바쁘게 살아온 생활을 후회하기도 하고, 고향과 어머니와 옛집을 추억하기도 한다. 자신의 추억과 소회 등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노인들은 꿈을 잃지 않고, 노년에 문턱에 선 사람들은 원했던 꿈을 위해 한발 내디뎌보라고 말하며, 노년의 삶이 결코 어둡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전해주고 있다.
저자는 삶의 나이테만큼 쌓아올린 것들이 그리 쓰임새가 없는 것은 아닐 것이라 믿으며, 지레 외모에 눌려 약해진 건강에 기진해서 우울하게 주저앉을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공동주택의 화단에 화초를 가꾸고 옥상에 채마밭을 일구기도 하고, 오래된 취미와 함께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생활하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는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즐기고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아름다운 노년에 대해 준비하고 설계할 수 있는 희망과 용기를 전해준다.
프롤로그

1장 아름다운 노인들
아름답게 늙는 지혜
어느 맑은 햇살 밑에서
옛날의 금잔디
영정사진
아주 특별한 명찰
우울한 아침
밤에 걸려온 전화
장수의 비결
가는 세월
나날이 정리하는 마음으로
오래된 친구들
나에게 돈이란?
참, 눈이 밝으시네요
황홀한 사람들
사후의 세계를 생각하다

2장 행복한 항아리
그림을 그리고 나서
사랑의 전도사
바늘과 실
행복한 항아리
다시 여자로 태어난다면
김장은 하세요?
빈방에 앉아
그림을 벗 삼다

3장 작은 씨앗 하나의 행복
작은 씨앗 하나의 행복
자연의 소리가 그리울 때
꽃을 심으며
우연의 즐거움
무수골에서
내가 꿈꾸는 마을
나의 친구 텔레비전
일 년에 두 번 피는 우리 집 꽃
꼬리가 길면 잡힙니다
느리게, 천천히 느리게
추억의 새벽 캐럴

4장 달을 보며 세월을 세다
달을 보며 세월을 세다
추억으로 남은 빈 길
창경궁에서
편지함을 들여다보다
만천보통학교의 추억
누루지의 여름 방학
대청마루의 추억
옛집을 찾아서

5장 행복의 조건
나라야마 부시코
<황구도> 이야기
결혼하고 싶으세요?
르완다 종족 학살
행복의 조건
접시꽃 당신

6장 뒤에 남을 사람들
어버이날
뒤에 남을 사람들
어머니 팩 해드릴게요
이름 석 자
지금 연세가 얼마나 되셨습니까?
전화요금 고지서를 보다가

에필로그

무엇보다도 늦게 시작한 그림공부는 단순히 재미를 넘어선다. 그림을 통해 얻는 기쁨과 노력은 잦아들려는 나를 힘차게 일어서게 만드는 큰 힘이 될 뿐만 아니라, 그림에 대한 열정과 도전 정신, 그림을 사이에 둔 연령을 가리지 않는 교류는 자칫 칩거하기 쉬운 노년의 생활반경을 넓혀준다. -p.12

노인이 경계해야 할 또 다른 중요한 점은 사람들 하는 일이 미덥지가 않아서 한마디하고 싶을 때가 있어도 많이 망설이고 생각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 다음 말을 할 때는 음성의 톤을 낮추고 이야기하는 버릇도 길러야 한다고 나 자신에게 항상 타이른다. 물론 제일 좋은 방법은 아무 말도 안 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생각이다. -p.13

가다가다 거울에 비치는 나를 보면 말려든 눈언저리와 입가에 깊이 팬 주름, 다리의 통증을 참는 미간의 주름 등에서, 육체적인 고통이 얼마나 세차게 휩쓸고 지나가는지 쉽게 찾아볼 수가 있다. 그러나 나의 여생을 아름답게 갈무리하기 위해서 나는 오늘도 씩씩하게 인내하며 긍정적인 마음을 놓치지 않으려 애를 쓴다. -p.14

젊었을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 사물의 이치가 보이고 사람의 마음이 보이고 바람소리에도 참새의 지저귐에도 함께 할 수 있는 감성은 전보다 더한데, 육체의 노쇠에서 오는 추함은 점점 더 나를 슬프게 하고 무력하게 만든다. -p.17

세 번씩이나 다시 마련해야 했던 내 영정사진. 젊은 사람들은 그런 사진 마련할 때 기분이 어떨까 하고 생각하기 쉽겠지만 나이든 우리들은 감성이 무디어졌는지 아니면 죽음에 대한 생각을 늘 끼고 살아서 그런지 그저 무덤덤하기만 하다. 굳이 속내를 묻는 이가 있다면 내 죽음이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앞서서, 내가 준비할 수 있는 것은 내 힘으로 해결해놓아야 한다는 생각에 오히려 이런 일들이 홀가분하게 느껴진다는 말이 옳을지도 모르겠다. -p.26

나는 목에다 걸고 다닐 특별한 명찰을 만들기로 했다. 조그마한 메모 용지를 꺼내서 나이 성명 주소 그리고 유고시 연락할 아들과 딸의 핸드폰 번호와 집 번호를 적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내게는 남매밖에 없어서 작은 메모지 한 장이면 연락처를 다 적을 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 뒷장에는 나를 서울의대 부속병원으로 옮길 것과 병원의 알레르기 내과에 연락할 것을 부탁했다. 또 절대로 인위적으로 생명을 연장하는 시술을 단호히 거부하며 자연사를 원한다는 말도 적어놓았다. -p.28

철없는 젊은이를 너그럽게 이해하고 보듬으며 작은 것 하나에서도 생명의 외경을 느끼고 겸손하게 자연을 바라보며, 어려움을 이겨내는 의지를 목숨이 다할 때까지 잃지 않는 굳건한 자세. 그것은 결코 자연적으로 생기는 것은 아닐 것 같다. 몸이 아프면 아픈 대로 마음이 외로우면 또 외로운 대로 그것을 극복하는 의지가 있다면 우리는 저 성성한 솔잎을 이고 몇 백 년을 늙어가는 노송의 위엄처럼 그런 노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우울하게 주저앉아 몸이 아프다고 비관하고 혼자 먹는 밥상이 왠지 지겹다고 투정하는 그런 감정에 침몰하지 말자. -p.34
정말 장수의 비결은 어떤 것이고 또 장수가 축복만일 수가 있을까? 아직 이루고 싶은 꿈이 있고, 청소를 하든 빨래를 하든 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고, 받는 사랑보다는 주는 사랑을, 주위에서 일어나는 자잘한 일들에게서 기쁨을, 따뜻한 마음과 미소를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뒤따른다면 70이든 80이든 살 만하지 않을까. 장수의 비결이 어디 있겠는가? 30이든 50이든 80이든 90이든 모든 나이의 삶은 다 아름답고 귀한 삶이기에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긍정적인 생각이 바람직한 삶이 아니겠는가? -p.44

나는 지금 이 순간의 나를 더없이 사랑한다. 내 마음속에 아직은 추억을 즐길 여유가 있고, 수능시험의 걱정도 자식들의 취직에서도 한 발 비껴선 노인만의 한가한 여유가 있다. 많은 욕심들을 다 내려놓은 홀가분한 마음이 주는 평화. -p.47

사랑하는 사람들을 더 볼 수 없다는 것, 늘 만지던 주변의 물건들을 놓아둔 채 전혀 낯선 곳으로 떠나야 한다는 것, 눈부신 햇살을 받으며 봄을 기다리고 봄에 심어놓은 예쁜 꽃들이 피어날 여름도 노인들에게는 기약할 수 없는 일들일 수 있다는 것. 떠오르는 태양도 한 낮의 반달도 보지 못한다는 것. 노인이라고 전혀 생소한 곳으로 홀로 가는 여행이 왜 슬프지 않고 두렵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나는 매일 그날이 끝날인 것처럼 이별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하루의 감사와 하루의 사랑 나누기를 점검하며 잠자리에 들어야 하지요. 그래서 사소한 것 하나라도 깔끔하게 매듭을 지어야 하지요. -p.51

꿈이 있어 아름다운 88세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

일본의 여류작가 소노 아야코의 『아름답게 늙는 지혜(원제, 계로록戒老錄)』를 번역 소개한 이래 KBS 라디오의 노인프로그램과 여성지 <라벨르>에 칼럼을 연재해온 이기옥의 신작산문집 『나는 내 나이가 좋다』가 도서출판 푸르메에서 출간되었다. 자칫 무기력하고 암울하다고 생각하기 쉬운 노년의 일상을 오래된 취미와 함께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생활하고 있는 저자의 글을 통해 요즘 같은 장수의 시대에 바람직하고 아름다운 노년에 대한 준비와 설계의 본보기로 삼을 만한 책이다.

총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1장에서는 나이든 노인들이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것들에 대한 단상을 정리했다. 10년 전만 해도 십수 명이 모이던 여고 동창 모임에 이제는 달랑 네 명이 모여 나눈 대화, 노년이 길어지면서 세 번씩이나 준비해야 했던 영정사진, 혼자 지내다 홀연히 떠날 때를 대비해 만든 나이 성명 주소 유고시 연락처를 적은 아주 특별한 명찰, 노인에게 돈의 의미, 오래된 친구인 눈 코 손 발 다리 등에 대한 감사, 노인이 경계해야 할 점, 사후 세계에 대한 명상까지 묵직한 주제들이 담담하고 솔직하게 그려져 있다.
2장에서는 ‘노인의 꿈’을 주제로 한 글들을 모았다. 저자의 오래된 취미인 조각보 뭇기와 수채화 그리기 글쓰기가 주는 즐거움과 기쁨 외에도 예전처럼 솜씨나게 김장을 해서 주변 친지들과 나누고 싶은 소망이나 이사 올 때 가져온 항아리에 담은 가족에 대한 사랑 그리고 다시 여자로 태어난다면 어떤 모습이 될까 상상해보는 마음들이 따뜻하고 정겹다.
3장에서는 공동주택의 화단에 화초를 가꾸고 옥상에 채마밭을 일구는 ‘노인의 일상’을 주제로 한 글들을 모았다. 전에는 바보상자라고 무시했던 텔레비전이 어느새 좋은 친구가 되어 있고 늘 바쁘게 쫓기듯이 살아온 생활을 후회하며 수능시험의 걱정도 자식들의 취직에서도 한 발 비껴선 노인만의 한가한 여유를 즐기며 살 것을 다짐하는 글들이다.
4장에는 고향과 어머니와 옛집 등에 대한 소중한 추억 이야기가 5장에는 영화와 연극을 본 소감과 르완다 종족 학살 다큐멘터리를 보고 난 소회 등이 유려하게 담겨있다.

책을 좋아하던 갈래머리 소녀, 90을 바라보다

1924년 황해도 봉산에서 태어나 숙명여대 전수과를 졸업한, 올해 88세인 저자는 언제부터 취미가 되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바늘과 실을 정다운 동무 삼아 바느질을 해왔다. 바늘에 실이 잘 꿰지지 않아서 눈을 비비고 미간에 주름을 모으면서도 손에서 바늘을 놓지 못하는 저자는 십자수와 퀼트를 거쳐 지금은 조각보 뭇는 작업을 30년 동안 해오고 있다. 그냥 무료하게 흘려보낼 수도 있었던 시간들이 바늘과 실 덕분에 예쁜 보자기로, 혹은 상보로 혹은 은은한 세모시 방장으로 남았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바늘 한 땀에 삶을, 또 한 땀에 세상을 뜰 마지막 날을 생각하며 저자는 바늘과 실에게 인사를 보낸다.

“고마워, 친구야. 너희들이 벗해주어서 나는 외롭지 않았고 바늘을 움직이며 과거와 미래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었거든.” ―본문에서

부친이 우리나라 최초의 주식회사 형태의 출판사인 <한성도서주식회사>의 공동설립자이셨던 만큼 늘 책이 넘치던 아버지의 서재에서 책을 보며 소설의 세계에 빠져 지냈다. 이런 딸을 우려해 아버지께서 금서령을 내렸을 만큼 책을 좋아해 글쓰는 일 역시 자연스러운 취미가 되었다. 세 어머니에게서 낳은 11남매 중의 장남에게로 시집와 고된 시집살이 틈틈이 메모 형식의 글을 쓰다가 남 몰래 써온 소설도 여러 편이 있다. 이미 두 권의 에세이집과 한 권의 번역서를 세상에 소개한 바 있다.
1994년부터 수채화를 그리기 시작해 요즘도 그림을 그리러 화구를 들고 야외로 나가다 보니 늘 자연을 가까이할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오늘 나는 내 발로 걸어서 장을 보러 가고 산책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하다. 아직 간을 맞출 수 있어 사랑하는 자식들에게 음식을 만들어줄 수 있어 행복하고, 맛있다고 먹어주는 효자 자식들이 있어 행복하다. 오늘 나는 눈이 보여 그림을 그릴 수 있고 바느질을 할 수 있으니 이 또한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본문에서

저자는 지금까지 누구 못지않게 열심히 그리고 바쁘게 살아왔지만, 이제는 더욱 천천히 여유있는 마음으로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즐기고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는 모든 면에서 조금 여유로워진 지금의 나이를 더욱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동안 그려온 수십 점의 수채화는 몇 년 전 아름다운 가게에 모두 기증했지만, 언젠가는 서랍 속에 숨겨둔 소설들을 모아 소설집을 내고, 작업해온 조각보들의 전시회를 갖고픈 소망이 있다.
나이든 노인들에게는 꿈을 잃지 말라는 희망의 선물로, 노년의 문턱에 선 분들에게는 이제부터 원했던 꿈을 위해 한발 내디뎌 보라는 격려의 마음으로, 더 젊은 세대들에게는 노년의 삶이 결코 어둡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은 소통의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책속으로 추가]
추억을 따라가다 보니까 두 다리에 얼마나 많은 신세를 졌는지, 얼마나 무거운 짐을 지우며 오늘까지 살아왔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러고도 다리가 아프다고 푸념한다면 그건 너무 염치가 없는 일이겠구나, 하는 생각에 나는 자리에 다시 앉아서 무릎을 만지고 발바닥을 두드리며 미안함을 달래본다. 고마운 것은 비단 다리뿐이 아니다. 오래도록 나를 지켜준 눈과 귀, 그리고 내 몸의 모든 장기들과 지금은 볼품없는 손……. 그동안 당연한 것처럼 잊고 살았던 내 몸의 모든 기관에게 고마운 인사를 잊고 살았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고마워. 그동안 너무 많이 수고했어.” 내 오랜 친구들, 내 몸의 모든 장기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해본다. -p.58

‘그래, 다시 용기를 내서 그림도 그리고 산책도 하고 그리고 남은 시간들을 의미있게 활용하도록 하자. 얼굴에 주름이 하나 가득하면 어때. 걸음걸이가 좀 기우뚱거리면 또 어때. 내 마음속에 예쁜 마음과 따뜻한 사랑을 간직할 수만 있다면 그것은 아직도 살아도 된다는 삶의 의미가 되는 것 아니겠는가.’ 낙심하고 주저앉으면 안 되지. 저것 봐. 저기 보이는 나이든 소나무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그만의 그윽한 향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고 있지 않는가. 모든 것에 존재의 의미는 다 있을 것이다. 부디 용기를 잃지 말자. 그리고 마음 가득 사랑을 채워나가야겠다. -p.81

배가 고파서 허기진 배를 끌어안은 기억이 없고 추위에 떨며 새우잠을 자본 일도 없다. 자식이 속 태우게 한 일도, 비바람에 떤 기억도 나지 않는다. 이 다음 세상에서는 스쳐 지나가는 작은 일들에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일상에서 작은 행복들을 마음에 주워 담을 줄 아는 여인으로 태어날 수 는 없을까? 그리고 내가 세상을 떠난 날, 따뜻하게 살다가 갔다는 분에 넘친 찬사를 한마디 듣고 싶다면 그것은 지나친 욕심일까? -p.98
“잘 자라주렴. 네 생각을 열심히 할게. 그리고 아무리 힘이 들어도 너를 목마르고 외롭게 버려두지는 않을 거야.”
이제는 제 할 일을 다한 가지, 깨, 토마토 줄기들을 가위로 잘게 자르며 그것들에게도 말을 걸었다.
“수고했다. 너도 나도 할 일을 다 하면 가야 하니까 가위질하는 나를 보고 슬퍼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너도 나도 그저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새로 자라날 뒤에 남은 것들에게 가진 것을 모두 되돌려주는 거니까.” -p.119

혼자 사는 노인은 작은 풀잎 하나 가지고도 벗 삼을 수 있고 정을 나눌 수 있어 더 마음이 풍성하다. 젊었을 때에는 무심코 지나쳐버리던 작은 것들에게 말을 걸고 정을 주며 뒤돌아보는 노년, 작은 것에서도 감사와 행복을 찾는 노년……. 이 모든 것이 누릴 수 있는 축복 아니겠는가? 생물학적으로는 신체가 노쇠해지지만 그 노쇠 속에 이런 귀한 정서가 깃들고 그런 감정들은 조금 더 승화해서 결국 노인만이 가질 수 있는 깊은 측은지심과 관조의 경지에 도달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p.119

아무리 좋은 친구도 너무 자주 만나는 것보다는 조금은 띄엄띄엄 만나야 더 반갑다. 거실의 화초도 들여다보며 말을 걸어보고, 음악도 들으며 책장도 들춰 보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나의 또 다른 친구들과도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 나는 텔레비전의 전원을 끄고 내 친구 텔레비전에게 잠시 쉬었다고 다시 만나자고 인사를 보낸다. 텔레비전 친구여. 너 재미있고 다 좋은데 너하고 놀다 보면 머릿속이 하얗게 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 때가 있어. 마치 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도둑 맞은 것 같은 그런 느낌. -p.143

명륜동 집을 떠나는 것은 내게는 큰 용기가 필요했다. 지은 지 40년 가까운 집이라서 여기저기 손을 보아야 할 곳이 많았지만 그 집에는 지을 때의 역사가 있고 애들이 자랄 때의 추억이 있는 가슴 저리도록 정다운 집이었는데……. 그런 생각을 하면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하지만 ‘어차피 삶의 짐도 내려놓고 가야 하는데 그까짓 집이 대수냐’며 애써 쓸쓸한 마음을 접어두곤 한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이사 온 이 집 전망이 좋고 향이 좋아 마음을 밝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나간 세월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묻어두고 이 집에서 남은 생의 새 역사를 즐거운 마음으로 써 나가야지. -p.165

<나라야마 부시코>의 주인공인 오린의 얼굴을 떠올리며 나는 혼자말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오린, 나는 당신 마음을 알 것 같아요. 나도 어미니까. 아까 운전기사의 말처럼 노인은 별 볼일이 없지요. 정든 집을 떠나 죽음의 산으로 가야 하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조차 아들을

작가정보

저자(글) 이기옥

저자 이기옥은 1924년 황해도 봉산에서 태어났다. 사리원여고를 졸업하고 숙명여대 전수과를 수료했다. 1991년부터 KBS라디오의 노인프로그램 <언제나 청춘>에서 ‘이기옥 5분 칼럼’을 수년간 방송하는 한편, 월간 여성지 <라벨르>에서도 5년간 칼럼을 연재했다. 지은 책으로 산문집 『노년을 아름답게』『혼자는 왜 혼잡니까』가 있고, 옮긴 책으로는 소노 아야코의 『아름답게 늙는 지혜』가 있다. 전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였던 고 강석영 박사와의 사이에 1남 1녀를 두었고, 전 서울시 부시장을 거쳐 현재 서울역사박물관장으로 재직중인 강홍빈 관장의 모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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