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천 검색어

실시간 인기 검색어

지금 이곳에서 행복하기

강분석 지음
푸르메

2012년 10월 25일 출간

종이책 : 2010년 05월 31일 출간

(개의 리뷰)
( 0% 의 구매자)
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7.05MB)
쪽수 319쪽
지원기기 교보eBook App, PC e서재, 리더기, 웹뷰어
교보eBook App 듣기(TTS) 가능
TTS 란?
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술입니다.
  • 전자책의 편집 상태에 따라 본문의 흐름과 다르게 텍스트를​ 읽을 수 있습니다.
  • 전자책 화면에 표기된 주석 등을 모두 읽어 줍니다.
  • 이미지 형태로 제작된 전자책 (예 : ZIP 파일)은 TTS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 '교보 ebook' 앱을 최신 버전으로 설치해야 이용 가능합니다. (Android v3. 0.26, iOS v3.0.09,PC v1.2 버전 이상)

소득공제
소장
정가 : 7,680원

쿠폰적용가 6,920

10% 할인 | 5%P 적립

이 상품은 배송되지 않는 디지털 상품이며,
교보eBook앱이나 웹뷰어에서 바로 이용가능합니다.

카드&결제 혜택

  • 5만원 이상 구매 시 추가 2,000P
  • 3만원 이상 구매 시, 등급별 2~4% 추가 최대 416P
  •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추가 최대 300원

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지금 이곳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이야기!
귀농 13년차 '앙성댁' 강분석의 봉화 산골 이야기『지금 이곳에서 행복하기』. 2006년 출간된 귀농에세이 <씨앗은 힘이 세다>에 이어, 이번 산문집에서는 농사 이야기, 음식 이야기, 다양한 나라에서 온 우퍼 친구들과의 만남, 히말라야 산행 이야기 등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을 통해 진정한 행복을 일깨워준다. 삶과 행복에 대한 거창한 철학이 아니라, 소박하고 단출하게 살아가는 이야기 속에서 행복하기 위해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자연과 더불어 농사를 짓고 사는 매일의 삶에서 느끼는 '지금 이대로'의 행복이 바로 진정한 행복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에는 유기농 농장에서 자발적으로 일하는 '우프(WWOOF)'를 운영하는 저자의 봉화 산골집을 찾은 젊은 우퍼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앙성댁의 건강밥상」이라는 칼럼을 3년째 연재하고 있는 저자가 손수 재배한 유기농 작물과 그것으로 만든 음식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도 함께 들려준다. 특히 히말라야를 오르며 느낀 삶의 경이로움과 신비를 차분한 목소리로 전하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통해 존재의 근원을 돌아보며, 최선을 다하는 '지금 이곳'의 삶이 진정한 행복임을 노래한다.
프롤로그 나는 영원한 아마추어

농사_ 즐거운 시시포스
산골짜기 벼 베던 날
남회룡에 하나밖에 없는 논에 모를 심다
기다림을 가르쳐준 호두
슬픔이여 안녕
상처 난 복숭아
복숭아 농사짓는 아낙의 기도
꽃 심는 즐거움
또 한 해를 보내며
즐거운 시시포스
된장 마사지
돌아보기

사람_ 세월은 살같이 흐르고
철없는 남편
초보 파이팅!
어머니, 당신이 그립습니다
세월은 살같이 흐르고
곰 같은 큰 손
아저씨께 차려드린 마지막 아침상
흑대문집 할아버지와 할머니
벌교 꼬막과 소화, 그리고 정옥 언니
명절이면 더 커지는 시어머니의 빈자리
뒷골목 비지째개집에서 옛 친구를 만나다
만주 할머니의 부엌
냄새 나는 감동

우퍼_ 일도 돕고 문화도 배우고 마음도 나누고
우퍼 ?, 콩알들이 그대에게 힘을 줄 거야
우퍼들은 무얼 먹지?
코니의 산골 생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호박죽
유진, 어버이의 나라에서 사과나무를 심다
최상의 재료와 최고의 정성
베트남 청년 뚜안과 태국 처녀 마야
기적을 믿다
데니스가 가르쳐준 역지사지
자리나와 만두 이야기

음식_ 추억이라는 양념
산골 밥상의 구원 투수
내 맘대로 팥죽
달콤하고 그윽한 돌배 향에 취하다
천상배필, 호박잎과 강된장
귀한 손님맞이, 쇠고기국
도토리묵과 뜻밖의 초대
우리 집 겨울 식탁 일등공신
빼빼로데이와 농업인의 날, 그리고 가래떡
진짜 김치 부침개
장독대 주변을 어슬렁거리다
못난이 팥으로 부리는 호사
연두색 콩잎과의 즐거운 씨름
있을 때 잘해
김밥은 역시 꽁지가 맛있더라

삶_ 냉이 캐는 아낙처럼 봄은 오더이다
우리 집 양배추 김치의 역사
냉이 캐는 아낙처럼 봄은 오더이다
쑥개떡과 고수레
식사하셨어요?
어머니의 꽃밭
시어머니와 모자란 며느리
정월 대보름에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다
삼천리강산에 우리나라 술
군고구마와 노랑 병아리 아플리케
바라보기
새해 첫날, 앞산에서 일출을 뒷산에서 일몰을 보다
어머니의 어록
출세했네
좌충우돌 김장 담그기
개투 이야기
공짜는 없다

히말라야_ 삶은 살아야 할 신비인 것을
나는 왜 산에 가는가?
꿈은 이루어진다
히말라야 닮은 산골에서 셰르파 흉내를 내다
뚱바에 취하고 히말라야 별에 취하고
대한민국 농부 푸모리 원정대
삶은 살아야 할 신비
나를 내려놓다
오늘도 즐겁게

며칠 전에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내가 농사 걱정을 하니 그이가 그랬다. “앙성댁은 ‘아마추어’잖아요.” 아마추어니까 농사를 잘 짓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뜻이었다. 농사지은 세월이 벌써 13년이니 나도 이제 프로라고 항변하다가 문득 말을 바꾸었다. “그러네요. 저는 영원한 ‘아마추어’이지요.” 내가 그랬던 것은 아마추어 하면 떠오르는 순수함과 열정 때문이었다. 내 말이 맞다는 듯 그이가 고개를 깊이 끄덕였다. ―p.8

여름의 끝자락에 결정타가 날아왔다. 비바람이었다. 하루걸러 비가 내려 일찍 심은 기장이 쓰러질까 조바심을 치던 때였다. 밤새 사납게 불던 바람이 다음날 낮까지 이어지던 날, 거실에 누워 비바람에 넘어가는 기장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았다. 허리는 아프고 기장은 쓰러지는데, 창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리는 비처럼 내 뺨 위에도 눈물 한 줄기가 흘렀다. ―p.52

“이 나무는 성한 게 한 알도 없어.” 남편 말대로 그 나무에는 온전한 복숭아가 한 알도 없었다. 상처 나고 병든 열매들이 크기는 왜 그리 크고 단내는 또 왜 그리 나는지. 슬픔과 짜증이 가슴을 치며 올라오는데 느닷없이 원효대사가 추었다는 무애춤이 생각났다. 내 비록 세상 이치는 모르지만, 세상사 어디에도 걸림 없는 자유인의 흉내를 내보는 거야 괜찮겠지. 어떻게 추는 줄도 모르는 무애춤을 춘다며, 나는 양팔을 펼치고 나무 주위를 크게 한 바퀴 돌았다. 그러고 있는 내가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났다. 아무튼 눈물 바람은 면한 셈이었다. 그날 남편도 허허 웃었던가? ―p.54

어느 때부터인가 농사를 짓는다는 말을 하기가 어려웠다. 나는 그저 조금 도와주는 것일 뿐. 농사는 사람하고는 비교할 수 없이 큰 존재의 근원을 돌아보게 만든다. 그래서 비록 잠깐씩이지만, 낮고 순한 마음을 갖게 되는 것 같다. 농사에는 또 묘한 힘이 있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막막함을 떨쳐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그 힘을 나는 자연의 위로라고 부른다. 만약 사람에게 그렇게 채이고 밟혔다면 그만 고꾸라지고 말았을 것이다.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하는 일이니, 그때그때 최선을 다할 뿐이다. ―p.62

이렇게 농사지으며 사는 것이 싫지 않다. 아니, 참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몸이 곤해도 해가 뜨면 저절로 눈이 떠지는 것이 즐겁다. 돈은 없지만,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들이 사방에 있으니 마음이 넉넉하다. 오래도록, 죽을 때까지 농사짓고 살 수 있으면 좋겠다. 꼭 필요한 일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좋아하고 또 할 만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p.63

벌건 얼굴로 코니는 자꾸 쓰러지는 콩대와 씨름을 하고 있었다. 요령을 다시 알려주고 내가 물었다. “쉬운 일이 없지?” 기다렸다는 듯이 코니가 대답했다. “정말이에요. 농사는 쉬운 게 없어요. 그런데도 사람들은 시장에만 가면 쉽게 다 사잖아요.” “그래, 콩 뒤에 숨어 있는 이야기를 모르니까. 하긴 나도 전에는 하나도 몰랐단다.” “이제는 콩이 예전하고 다르게 보일 것 같아요.” ―p.132

지금 행복할 것인가 아니면, 나중에 행복할 것인가

움켜쥐었던 것들을 놓아버리고
오늘도 깃털처럼 가볍게 사는 앙성댁 강분석의 봉화 산골 이야기

농사짓고 자연과 소통하는 삶을 더없이 사랑하는 귀농 13년차 농사꾼 ‘앙성댁’ 강분석의 산문집 『지금 이곳에서 행복하기』가 도서출판 푸르메에서 출간되었다. 2006년 출간된 첫 책 『씨앗은 힘이 세다』(푸르메)가 막연하게 귀농을 꿈꾸는 귀농 후배들에게 들려주는 애정 어린 조언 같은 귀농에세이였다면, 이번 책은 농사, 사람, 우퍼, 음식, 히말라야 산행 등 다양한 면면에서 바라본 저자의 삶의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 안의 진정한 행복을 깨우는 책이다.
이미 13년차 농사꾼이지만, 농사일에 관한 한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서의 ‘아마추어’를 자처하는 저자는 자연과 더불어 농사짓고 사는 매일의 삶 속에서 느끼는 ‘지금 이대로’의 행복,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삶과 행복에 대한 거창한 철학적 담론이 아닌 그저 소박하고 단출한 삶의 이야기 속에서, 진정 행복하기를 소원하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너무나 선연하게 환기시켜주고 있다. 저자인 앙성댁의 삶이 그렇듯 움켜쥐었던 것들을 하나둘 놓아버리고 깃털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살아가라는 다독임과도 같은 책이다.

농사에는 ‘묘한 힘’이 있다
―순수함과 열정으로 다만, 최선을 다하는 삶

“여름의 끝자락에 결정타가 날아왔다. 비바람이었다. 하루 걸러 비가 내려 일찍 심은 기장이 쓰러질까 조바심을 치던 때였다. 밤새 사납게 불던 바람이 다음날 낮까지 이어지던 날, 거실에 누워 비바람에 넘어가는 기장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았다. 허리는 아프고 기장은 쓰러지는데, 창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리는 비처럼 내 뺨 위에도 눈물 한 줄기가 흘렀다.”
―본문에서

저자가 남편과 함께 서울을 떠난 것은 지난 1997년의 일이다. 충북 앙성에 터를 잡고 유기농 복숭아 농사를 시작했지만, 준비 없이 뛰어든 농사는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렇게 10년 세월이 흐르고, 새로이 경북 봉화 산골로 자리를 옮긴 지도 벌써 3년째다. 수수와 기장을 비롯한 여덟 가지 곡물 농사를 짓고, 산골에 하나밖에 없다는 다랑논을 만들어 벼농사도 지어보지만 삶은 여전히 호락호락하지 않다.

“나도 40년 넘게 살던 서울을 떠나와서 10년 넘게 농사를 짓고 있지만, 지금도 내가 진짜 농부인지는 잘 모르겠어. 농사를 지으며 사는 것에 아무런 후회가 없지만, 아니 참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도시 사람들 속에서도 그렇고 시골 사람들 속에서도 그렇고 가끔 낯설고 외로워. 그게 나의 한계이면서 또 출발점 같기도 해.” ―본문에서

하지만 농사에는 묘한 힘이 있어 바닥이 보이지 않는 막막함을 떨쳐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그 힘을 저자는 ‘자연의 위로’라 부른다. 40년 넘게 살던 서울을 떠나와 10년 넘게 농사를 짓고 있지만, 도시 사람들 속에서도 시골 사람들 속에서도 가끔 낯설고 외롭다는 저자는 그래도 오래도록 농사지으며 사는 삶을 희망한다. 거대한 존재의 근원을 돌아보며 낮고 순한 마음으로 다만, 최선을 다하는 지금의 삶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우퍼WWOOFER들과의 특별한 만남과
우리네 인생을 담은 음식 이야기

이 책 『지금 이곳에서 행복하기』에는 우프(WWOOF, Willing Workers On Organic Farms, 유기농 농장에서 자발적으로 일하는 것)를 운영하는 저자의 봉화 산골집을 찾은 젊은 우퍼(우프 여행자)들의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다. 태국, 일본, 베트남, 프랑스, 호주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이들은 바쁜 농사철 귀한 일손이 되어주는 한편 서로의 문화를 나누고, 속 깊은 이야기를 주고받는 특별한 친구이기도 하다. 파란 눈의 우퍼들은 농사일이 서툴러도 함께 땀 흘려 벼를 베고, 고추를 따고, 사과나무도 심는다.
우퍼들 중에서도 사진작가 데니스의 사연이 특히 인상적이다. 어릴 적 프랑스로 입양된 데니스는 몇 년간의 수소문 끝에 자신을 낳아준 한국의 어머니를 만나게 되었다. 저자는 언어가 달라 의사소통이 어려운 모자를 위해 전화 통화를 거들기도 하고, 제주도에서 치러진 데니스의 전통혼례에 참석해 진행을 돕기도 한다. 저자와 우퍼들과의 짧지만 진솔한 만남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잠시 스쳐 지나거나 혹은 관계를 맺게 되는 수많은 이들과의 ‘만남’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하게 한다.
한편「한국농어민신문」에 ‘앙성댁의 건강밥상’이라는 칼럼을 3년째 연재하고 있는 저자는 손수 재배하는 유기농 작물과 그것으로 만든 음식 속에 담겨 있는 갖가지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비탈 밭에 엎드려 고구마 모종을 심던 날에는 어릴 적 아궁이 불에 익힌 군고구마와 어머니가 사다주신 새 바지에 얽힌 쓰라리면서도 달착지근했던 기억을 떠올리고, 떫고 차진 도토리묵 앞에서는 평소 눈인사만 하고 지내던 직장 동료가 뜻밖에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도토리묵을 내놓고서 굴곡 많은 가정사를 들려주던 일을 추억한다. 이렇듯 유년의 한 장면이나 옛 사람과의 잊지 못할 만남을 불러오는 음식에는 다름 아닌 우리네 인생이 담겨 있다.

삶은 풀어야 할 과제가 아니라 살아야 할 신비
―히말라야, 나를 부르는 곳으로의 회귀

“내게 산행과 농사, 그리고 산과 밭은 서로 동의어이다. 시골에 내려와서 제일 많이 받은 질문이 왜 귀농했느냐는 것이었다. 그냥 내려왔다는 내 말에 사람들은 한결같이 고개를 저었다. 40년 넘게 살았던 서울을 어느 날 갑자기 그냥 떠나왔다는 말이 믿기지 않는다는 거였다. 귀농 13년 차, 나는 이제 이렇게 대답한다. ‘귀농이란 말 그대로, 돌아온 거지요.’ 그래도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에게 나는 덧붙인다. ‘나를 부르는 곳으로요.’”
―본문에서

저자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히말라야’다. ‘나는 왜 산에 가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곤 하는 저자는 그곳에 가면 ‘돌아왔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한다. 나를 부르는 곳으로의 회귀, 그것은 이 책 『지금 이곳에서 행복하기』에서 저자가 밝히고 있는 ‘귀농’의 의미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게다가 저자가 살고 있는 봉화 산골은 유난한 겨울 추위를 비롯한 많은 것들이 히말라야와 닮아 있다.
저자는 자신들의 키보다 더 높은 짐을 지고 가파른 산을 오르면서도 행복한 얼굴로 노래를 흥얼거리던 히말라야 사람들에게서 삶의 경이로움을 느꼈다. 내일은 없고 오직 오늘뿐인 것처럼 ‘지금 이곳에서’ 사는 것을 즐기는 모습들이었다. 수천 미터가 넘는 봉우리도 산이라 부르지 않고 언덕이라 부르며 가볍게 올랐다 웃으며 내려오는 것이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이다. ‘삶은 풀어야 할 과제가 아니라 살아야 할 신비’라는 사실을 히말라야에서 다시금 깨달은 저자는 차분한 목소리로 우리에게 그 삶의 신비를 전하고 있다.

<책속으로 추가>
“나도 40년 넘게 살던 서울을 떠나와서 10년 넘게 농사를 짓고 있지만, 지금도 내가 진짜 농부인지는 잘 모르겠어. 농사를 지으며 사는 것에 아무런 후회가 없지만, 아니 참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도시 사람들 속에서도 그렇고 시골 사람들 속에서도 그렇고 가끔 낯설고 외로워. 그게 나의 한계이면서 또 출발점 같기도 해.” ―p.151

산자락에는 연초록 기운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고, 분홍색 스웨터를 입은 젊은 아낙은 냉이를 캐고, 밭둑에 선 어린 여자애가 유모차에 탄 젖먹이 동생을 달래고 있는. 그날 이후 내게 봄은 꼭 그 모습으로 기억되었다. 그것은 돌아가고픈 고향의 모습이기도 했다. 참 이상한 일이다. 그 전에 이미 40번도 넘게 봄을 맞이했건만, 그 봄날들의 기억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그날 젖먹이 동생을 달래던 다솜이가 어느새 여학생이 되었다. 오늘처럼 바람 칼칼하고 햇살 좋은 날, 하나로 묶은 긴 머리를 찰랑대며 학교에 가는 다솜이를 붙잡고 문득 묻고 싶어진다. “다솜아! 그 봄날, 너도 기억나니? 분홍색 스웨터를 입은 엄
마가 냉이를 캐던 날, 너는 밭둑에 서서 유모차에 타고 있는 찬이를 달랬잖니?” ―p.222

차 안에 늘어져 있는 개투 옆에 나는 눕다시피 하여 녀석의 목에 팔을 둘러 감싸 안았다. 개가 두 발로 서서 안길 때면 녀석의 목에 팔을 둘러 안아줘야 한다는 글을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다. 개들은 주인이 그렇게 안아준 순간을 기억하며 살아가고 죽을 때도 그 순간을 기억하며 죽어간다고 한다. 일어서지 못하는 개투의 목을 안고 나는 울음을 터뜨렸다. ―p.275

달라이 라마의 글에서 “인생의 목적은 행복을 찾는 것”이라는 구절을 처음 읽은 때가 시골에 막 내려와서였다. 충격이었다. 남모르게, 그것도 죄의식을 느끼며, 떠올렸던 행복을 그렇게 드러내 놓고 찾는 것이 인생이라니. 그런데, 행복은 찾는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지금 이대로 그냥 행복한 것, 그게 행복인 것 같다. ―p.279

내게 산행과 농사, 그리고 산과 밭은 서로 동의어이다. 시골에 내려와서 제일 많이 받은 질문이 왜 귀농했느냐는 것이었다. 그냥 내려왔다는 내 말에 사람들은 한결같이 고개를 저었다. 40년 넘게 살았던 서울을 어느 날 갑자기 그냥 떠나왔다는 말이 믿기지 않는다는 거였다. 귀농 13년 차, 나는 이제 이렇게 대답한다. “귀농이란 말 그대로, 돌아온 거지요.” 그래도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에게 나는 덧붙인다. “나를 부르는 곳으로요.”
―p.287

셰르파들은 경이로웠다. 5천 미터가 넘는 고지에서 얼음을 깬 물에 맨손을 담그고 설거지를 하면서 그이들은 휘파람을 불

작가정보

저자(글) 강분석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광고회사 등에서 20년 가까이 홍보 일을 했다. 서른에 동갑내기 남편과 결혼하여 마흔이 되면 농부가 되겠다고 노래를 부르던 남편을 따라 마흔셋 되던 해 충북 충주시 앙성면 아랫밤골에 자리를 잡았다. 첫 두 해 농사는 죽을 쑤었다. 셋째 해부터 산골짜기 작은 다랑논과 과수원에서 농약 안 치고 벼와 복숭아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그해 여름 인터넷 사이트 ‘앙성닷컴www.angsung.com’을 열었다. 2007년 11월, 경북 봉화 산골짜기로 옮겨 앉아 곡식 농사를 짓고 있다. 인근에 하나밖에 없다는 논을 만들고 앞밭에는 사과나무를 심었다. 2002년부터 2년 가까이 「한겨레신문」에 ‘앙성댁의 귀농일기’를 매주 연재했다. 2007년 여름부터는 「한국농어민신문」에 ‘앙성댁의 건강밥상’을 격주로 연재하고 있다. 펴낸 책으로는 산문집 『씨앗은 힘이 세다』가 있고,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마음의 철학』과 『에픽테토스와의 대화』를 비롯한 몇 권의 번역서를 냈다.

이 상품의 총서

Klover리뷰 (0)

Klover리뷰 안내
Klover(Kyobo-lover)는 교보를 애용해 주시는 고객님들이 남겨주신 평점과 감상을 바탕으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교보문고의 리뷰 서비스입니다.
1. 리워드 안내
구매 후 90일 이내에 평점 작성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 오디오북, 동영상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됩니다.
  •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은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2. 운영 원칙 안내
Klover리뷰를 통한 리뷰를 작성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유로운 의사 표현의 공간인 만큼 타인에 대한 배려를 부탁합니다. 일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불편을 끼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래에 해당하는 Klover 리뷰는 별도의 통보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도서나 타인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리뷰
  • 도서와 무관한 내용의 리뷰
  • 인신공격이나 욕설, 비속어, 혐오 발언이 개재된 리뷰
  • 의성어나 의태어 등 내용의 의미가 없는 리뷰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문장수집

문장수집 안내
문장수집은 고객님들이 직접 선정한 책의 좋은 문장을 보여 주는 교보문고의 새로운 서비스 입니다. 교보eBook 앱에서 도서 열람 후 문장 하이라이트 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마음을 두드린 문장들을 기록하고 좋은 글귀들은 ‘좋아요’ 하여 모아보세요. 도서 문장과 무관한 내용 등록 시 별도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리워드 안내
  • 구매 후 90일 이내에 문장 수집 등록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문장수집 등록 시 제공됩니다.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sam 이용권 구매 상품/오디오북·동영상 상품/주문취소/환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구매 후 문장수집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교보eBook 첫 방문을 환영 합니다!

    신규가입 혜택 지급이 완료 되었습니다.

    바로 사용 가능한 교보e캐시 1,000원 (유효기간 7일)
    지금 바로 교보eBook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보세요!

    교보e캐시 1,000원
    TOP
    신간 알림 안내
    지금 이곳에서 행복하기 웹툰 신간 알림이 신청되었습니다.
    신간 알림 안내
    지금 이곳에서 행복하기 웹툰 신간 알림이 취소되었습니다.
    리뷰작성
    •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최초1회)
    • 리워드 제외 상품 : 마이 > 라이브러리 > Klover리뷰 > 리워드 안내 참고
    • 콘텐츠 다운로드 또는 바로보기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
    감성 태그

    가장 와 닿는 하나의 키워드를 선택해주세요.

    사진 첨부(선택) 0 / 5

    총 5MB 이하로 jpg,jpeg,png 파일만 업로드 가능합니다.

    신고/차단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신고 내용은 이용약관 및 정책에 의해 처리됩니다.

    허위 신고일 경우, 신고자의 서비스 활동이 제한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어 신중하게 신고해주세요.


    이 글을 작성한 작성자의 모든 글은 블라인드 처리 됩니다.

    문장수집 작성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eBook 문장수집은 웹에서 직접 타이핑 가능하나, 모바일 앱에서 도서를 열람하여 문장을 드래그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P.
    지금 이곳에서 행복하기
    저자 모두보기
    저자(글)
    낭독자 모두보기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이용권입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이용권입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프리미엄 이용권입니다.
    선물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결제완료
    e캐시 원 결제 계속 하시겠습니까?
    교보 e캐시 간편 결제
    sam 열람권 선물하기
    • 보유 권수 / 선물할 권수
      0권 / 1
    • 받는사람 이름
      받는사람 휴대전화
    • 구매한 이용권의 대한 잔여권수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 열람권은 1인당 1권씩 선물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이 ‘미등록’ 상태일 경우에만 ‘열람권 선물내역’화면에서 선물취소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의 등록유효기간은 14일 입니다.
      (상대방이 기한내에 등록하지 않을 경우 소멸됩니다.)
    • 무제한 이용권일 경우 열람권 선물이 불가합니다.
    이 상품의 총서 전체보기
    네이버 책을 통해서 교보eBook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교보e캐시 1,000원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네이버 책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
    구글북액션을 통해서 교보eBook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교보e캐시 1,000원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구글북액션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