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융의 심리 유형
2015년 07월 29일 출간
국내도서 : 2014년 12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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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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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1장 고대 그리스 로마와 중세 시대의 사상에 나타난 심리 유형 문제
1.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심리학:
그노시스주의자와 테르툴리아누스, 오리게네스
2. 고대 교회의 신학 논쟁
3. 화체설 문제
4. 유명론과 실재론
a. 고대의 보편 문제
b. 스콜라 철학의 보편 문제
c. 아벨라르의 중재 노력
5. 루터와 츠빙글리의 성찬식 논쟁
2장 아폴론 유형과 디오니소스 유형
3장 인간의 성격에 나타난 유형 문제
1. 유형에 대한 조던의 일반적 설명
2. 유형에 대한 조던의 구체적 설명과 그에 대한 비판
a. 내향적인 여자
b. 외향적인 여자
c. 외향적인 남자
d. 내향적인 남자
4장 정신병리학의 유형 문제
5장 미학의 유형 문제
6장 현대 철학의 유형 문제
1. 윌리엄 제임스의 유형
2. 제임스의 유형에 나타나는 상반된 짝들
a. 합리주의 vs 경험주의
b. 주지주의 vs 감각주의
c. 관념주의 vs 물질주의
d. 낙관주의 vs 비관주의
e. 종교성 vs 비종교성
f. 비결정론 vs 결정론
g. 일원주의 vs 다원주의
h. 독단주의 vs 회의주의
3. 제임스의 유형론에 대한 전반적 비판
7장 전기에 나타난 유형 문제
8장 유형에 대한 일반적 설명
1. 서론
2. 외향적 유형
a. 의식의 일반적 태도
b. 무의식의 태도
c. 외향적 태도에 나타나는 기본적 심리 기능들의 특성
사고/ 외향적 사고 유형/ 감정/ 외향적 감정 유형/ 외향적인 이성적 유형들에 대한 요약/ 감각/ 외향적 감각 유형/ 직관/외향적 직관 유형/ 외향적인 비이성적 유형에 대한 요약
3. 내향적 유형
a. 의식의 일반적 태도
b. 무의식의 태도
c. 내향적 태도에 나타나는 기본적 심리 기능들의 특성
사고/ 내향적 사고 유형/ 감정/ 내향적 감정 유형/ 내향적인 이성적 유형들에 대한 요약/ 감각/ 내향적 감각 유형/ 직관/ 내향적 직관 유형/ 내향적인 비이성적 유형들에 대한 요약/
d. 주요 기능과 보조 기능
칼 구스타프 융 연보
인명 찾기
“나의 경험에 따르면, 개인들은 크게 내향성과 외향성으로 구분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기본적인 심리 기능에 따라서도 구분된다. 왜냐하면 외적 상황이나 내적 성향이 내향성이나 외향성 중 어느 하나를 두드러지게 하는 원인이듯이, 외적 상황과 내적 성향은 또한 개인의 내면에서 한 가지 결정적인 기본 기능의 우월을 낳기 때문이다. 나는 오랜 세월 동안의 경험을 통해서 기본적인 심리 기능들, 말하자면 다른 기능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기능들이 사고와 감정, 감각, 직관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만약에 이 기능들 중 어느 하나가 습관적으로 우세하게 된다면, 결과적으로 그에 상응하는 유형이 나타난다. 따라서 나는 사고 유형과 감정 유형, 감각 유형, 직관 유형으로 나눈다.”
“관찰자가 대상을 충분히 알아야 한다는 기본적인 조건이 심리학만큼 절실히 요구되는 분야는 없다. 심리학에서 관찰자는 자신이 관찰하는 대상을 주관적으로도 볼 수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객관적으로도 볼 수 있어야 한다. 관찰자가 객관적으로만 보아야 한다는 요구사항은 논외로 해야 한다. 왜냐하면 객관적인 관찰이 사실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관찰자가 지나치게 주관적으로 보지만 않는다면, 우리는 그 선에서 만족해야 한다. 주관적인 관찰과 해석이 객관적인 사실들과 조화를 이룬다면 그 사실 자체가 곧 그 해석이 옳다는 점을 입증한다. 그러나 여기에도 제한이 있다. 그 해석은 일반적으로 유효한 것이 아니라 당시 고려되고 있는 그 대상에 한해서만 유효하다는 사실이다.”
“어떤 사람은 이 분야에 재능이 있고, 다른 사람은 저 분야에 재능이 있다. 아니면 어린 시절의 환경에 대한 적응이 그 환경과 부모의 성격에 따라서 상대적으로 자제와 숙고를 더 많이 요구하거나 아니면 공감과 참여를 더 많이 요구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선호된 어떤 태도가 자동적으로 형성되면서 자연히 서로 다른 유형이 생겨난다. 상대적으로 안정된 존재로서 모든 사람이 기본적인 심리적 기능들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에, 각자가 완벽한 적응을 위해서는 그 기능들을 골고루 활용해야 한다. 왜냐하면 다양한 형태의 심리적 적응이 존재하는 나름의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단 하나의 심리만 존재한다거나 단 하나의 근본적인 심리적 원리만 있을 뿐이라는 식의 단정은 무자비한 횡포이고 동시에 보통 사람의 사이비 과학적 편향이다. 사람들은 언제나 사람과 사람의 심리에 대해 오직 하나의 심리밖에 없는 것처럼 말한다.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현실’에 대해서도 언제나 단 하나의 현실밖에 없는 것처럼 말한다. 절대로 그렇지 않다. 현실은 오직 한 인간의 영혼 안에서 돌아가고 있는 모습 그대로일 뿐이다. 어떤 사람이 영혼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현실이 아닌 것이다. 그 사람이 주장하는 현실에서는 편파적인 일반화가 곧잘 벌어진다. 설령 일반화가 과학적 정신에 의해 이뤄진다 하더라도, 과학도 결코 삶의 총체가 아니며 실제로 보면 많은 심리적 태도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과학이란 것도 인간 사고의 많은 형태들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개화된 사람의 본능을 자유로이 풀어놓는다면 어떻게 될까? 문화를 믿는 사람이라면 순수한 아름다움이 흘러나올 것이라고 상상한다. 이 같은 오해는 심리학적 지식이 부족한 탓이다. 문명화된 사람의 내면에 축적되어 있는 본능적인 힘은 대단히 파괴적이며 또 부정적인 본능을 어느 정도 삶을 통해 소화시키는 원시인의 본능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따라서 과거에 있었던 어떠한 전쟁도 그 공포의 면에 있어서 문명화된 국가들의 전쟁을 따라잡지 못한다.”
“생물학적으로 고려한다면, 주체와 객체의 관계는 언제나 적응의 관계이다. 왜냐하면 주체와 객체의 모든 관계가 상호 영향을 통해서 상대편을 변화시키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적응은 이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각 유형이 대상을 대하는 태도는 적응의 과정이다.
자연에는 기본적으로 2가지 유형의 적응이 있으며, 각 적응 유형은 살아 있는 유기체의 지속적인 생존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한 가지 적응 유형은 높은 번식력과 개체의 약한 방어력과 단명으로 이뤄져 있다. 다른 한 가지 적응 유형은 개인에게 자기 보존의 수단을 많이 부여하는 한편으로 번식력을 낮추는 것이다. 내가 볼 때, 이 같은 생물학적 차이는 단순히 2가지 심리적 적응 방식과 비슷할 뿐만 아니라 심리적 적응 방식의 바탕을 이루는 것 같다. 여기서 나는 이런 식으로 대략적으로 암시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외향적 유형의 특별한 본성이 그 사람으로 하여금 온갖 방법으로 자신을 소비하고 선전하도록 충동질한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다. 반면에 내향적인 사람
심리 유형을 알면 내가 보이고,
타인들이 보이고,
세상의 이치가 보인다.
『칼 융의 심리 유형』은 칼 융이 1921년에 발표한 『Psychologische Typen』을 융의 친구이자 번역자였던 영국의 분석 심리학자 H. G. 베인스(Helton Godwin Baynes: 1882-1943)가 영어로 옮긴 『Psychological types』를 번역한 책이다.
칼 융은 기본적으로 세상을 대하는 태도를 바탕으로 크게 내향성과 외향성으로 구분한다. 이를 다시 심리적 기능에 따라서 지각 기능인 감각과 직관, 판단 기능인 사고와 감정으로 나눈다. 따라서 칼 융의 심리 유형은 8가지가 된다. 외향적 감각과 내향적 감각, 외향적 직관과 내향적 직관, 외향적 사고와 내향적 사고, 외향적 감각과 내향적 감각 등이다.
그렇다고 사람이 외향성이나 내향성 어느 한 가지 태도만을 갖고 있거나 감각, 직관, 사고, 감각 기능 중 어느 하나만을 이용한다는 뜻은 아니다. 어느 한 가지 기능 쪽으로 기울어 있다는 뜻일 뿐이다. 지배적인 기능 외의 다른 기능들은 열등한 모습을 보인다.
칼 융이 심리 유형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은 자신의 연구 성과를 대중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뜻을 품고서였다. 또 프로이트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연구했던 자신이 왜 프로이트의 이론에 동의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는지, 또 당대의 유명한 정신분석가였던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알프레드 아들러의 이론이 왜 서로 다른가 하는 문제도 융이 심리 유형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칼 융은 프로이트와 아들러의 이론적 차이는 프로이트의 이론이 외향적 관점을 갖고 있는 반면에 아들러의 이론은 내향적 관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내향적인 유형과 외향적 유형은 상대 유형에 대해 서로 얕보고 비난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칼 융에 따르면 이런 유형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자아 심리학이랄 수 있는 아들러의 심리학과 본능의 심리학이랄 수 있는 프로이트의 심리학 사이의 화해는 불가능해진다.
심리 유형의 이런 대립적인 요소를 파악하기 위해 칼 융은 고대 그리스 로마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역사를 들춘다.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그노시스주의와 교회의 신학 논쟁, 유명론과 실재론, 중세의 루터와 츠빙글리 사이에 벌어진 성찬식 논쟁을 비롯해 일찍부터 유형의 존재에 눈을 떴던 인물들의 정신세계를 두루 소개하고 있다.
심리 유형 문제에 주목한 사람은 칼 융이 처음이 아니다. 성격에 관한 묘사를 통해 감정 유형을 나누려고 처음 시도했던 존 조던이 있었고, 니체와 베르그송 윌리엄 제임스 등도 심리 유형의 존재를 잘 알고 있었다.
실용주의로 유명한 윌리엄 제임스는 이런 글을 남겼다.
“철학의 역사는 상당 부분이 인간의 기질이 서로 충돌한 역사이다. …… 전문적인 철학자가 어떤 기질을 갖고 있든, 그 철학자는 사색할 때 자신의 기질을 버리려고 노력한다. 그럼에도 그의 기질은 보다 객관적인 그의 전제들보다 훨씬 더 강력한 편향을 그에게 안겨준다. 철학자의 기질은 철학자로 하여금 보다 감상적인 우주관 또는 보다 냉철한 우주관을 갖도록 하면서 그를 위해 이런저런 증거를 제시한다. 그렇듯 철학자의 기질도 이 사실 혹은 저 원칙이 철학자의 우주관에 미치는 영형과 똑같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철학자는 자신의 기질을 신뢰한다. 자신의 기질에 적합한 우주를 바라면서, 그는 그런 우주를 의미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믿으려 한다. 그는 자기와 반대되는 기질의 소유자들에 대해 세상의 본질과 어울리지 않는 존재라고 느낀다. 그러면서 마음속으로 그런 사람들은 무능하고 철학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정작 그런 사람들의 논증 능력이 철학자 본인보다 훨씬 더 뛰어날 수 있는데도 말이다.
그럼에도 토론회장에 나서면, 이 철학자도 자신의 기질을 바탕으로 해서는 어떠한 권위도 더 주장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의 철학적 논의의 장에 위선이 생겨나게 된다. 전제들 중에서 가장 강력한 전제인 철학자의 기질에 대해 언급하는 예가 절대로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심리 유형 중에서 특별히 우수한 것은 없다는 점이다. 칼 융은 책 속에서 이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한다. 우리 사회가 외향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어서 외향적 유형이 우수한 것처럼 비치지만, 사회 분위기가 그런 식으로 나아가서는 결코 안 된다는 것이 칼 융의 지론이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깊이를 모르고 겉만 추구하게 된 것이 이런 분위기 때문일 수도 있다. 칼 융의 뜻은 다음 글에 잘 압축되어 있다.
“오스트리아 정신분석학자 오토 그로스는 외향적 유형으로부터 ‘문명화의 재능’을, 내향적 유형으로부터 ‘문화적 재능’을 끌어낸다. 그리고 문명화의 재능과 ‘실용적 성취’를, 문화적 재능과 ‘추상적 발명’을 동일시한다. 마지嗤렝막그로스는 의식이 얕고 보다 광범위했던 이전 시대와 달리 우리 시대에는 수축되고 치열한 의식을 특별히 필요로 한다는 확신을 표현한다.
그로스가 이런 글을 쓴 것은 1902년이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 여기서 의견을 개진한다면, 우리에겐 분명히 문명과 문화가 동시에 필요하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이 중 한쪽을 창조하려면 반드시 반대쪽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현대의 인류는 두 가지 측면 모두에서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보다 신중하게 말하면, 문명이 지나치게 많은 곳에는 문화가 지나치게 적다. 인류가 지속적으로 진보를 이룰 수 있을 것인지 지금으로서는 상당히 의문스럽다.”
『칼 융의 심리 유형』을 읽으면, 누구나 먼저 자기 자신을 알게 되고 이어 타인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세상사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전개될 것이다
작가정보
역자 정명진은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한 뒤 중앙일보 기자로 사회부, 국제부, LA 중앙일보, 문화부 등을 거치며 20년간 근무했다. 현재는 출판기획자와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부채, 그 첫 5000년](데이비드 그레이버), [당신의 고정관념을 깨뜨릴 심리실험 45가지](더글라스 무크), [상식의 역사](소피아 로젠펠드), [타임: 사진으로 보는 ‘타임’의 역사와 격동의 현대사](노베르토 앤젤레티), [팀워크 심리학](대니얼 래비), [성격의 재발견](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 [성공의 새로운 심리학](캐롤 드웩), [자유와 존엄을 찾아서](B. F. 스키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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