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의 기적
2014년 12월 19일 출간
국내도서 : 2014년 06월 0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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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CN 01112019000000415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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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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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한국 전쟁이 한창 때이던 함경남도 홍원. 하다 인민학교 5학년인 15살 소년 현정희의 가족은 공산당의 핍박을 받으며 살고 있다. 일제 강점기 때 농민 투쟁을 이끌었던 할아버지와 독립 운동가였던 아버지 때문이다. 이들은 조선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에서는 반동이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남으로 피신했던 병구 삼촌이 군인이 되어 한 무리의 학도병을 이끌고 나타났는데….
2. 학도병이 되어 - 42
3. 통일을 눈앞에 두고 - 60
4. 눈보라, 눈보라 - 81
5. 고향의 호롱불 - 106
6. 눈물의 크리스마스 - 146
“그래도 너희 마을에서 죽어서 좋다.”
말구가 조용히 말했다. 눈빛이 빛나고 있었다. 역시 말구는 정규 군인 못지않은 학도병이었다. 정희도 마음을 정리했다. 여기서 싸우다가 죽는 것이다. 지난 일들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식구들의 모습이 번개처럼, 아니 천둥처럼 빠르게 떠올랐다.
“더 가까이 오면 쏴라.”
말구가 깊게 심호흡을 하며 말했다.
마침내 인민군들이 정희와 말구가 숨어 있는 얕은 계곡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타앙! 말구의 소총이 불을 뿜었다. 철거덕! 다시 정희의 소총도 불을 뿜었다. 인민군들의 따발총도 불을 뿜었다. 그런데 분명 정희와 말구가 단 한 번 총을 쏘았을 뿐인데 인민군 서너 명이 순식간에 쓰러졌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연이어 총소리가 들렸다. 팡팡팡! 따르르르, 탕탕! 누가 누구의 총소리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또 다시 인민군들이 쓰러졌다. 그러자 몇 명의 인민군이 마을로 달아나고 있었다.
“휴우.”
정희와 말구가 비로소 총소리가 났던 계곡 위쪽을 바라보자 조용히 손을 흔드는 사람들이 있었다. 무려 스무 명이 넘는 국군들이었다. 피란민들을 안내하고 자신들은 미처 본대를 따라잡지 못한 낙오병들이었다.
그들이 다가왔다.
“학도병들이냐?”
“제3사단…….”
“흐흐흐, 제3사단 소년병들이란 말이지?”
군인들은 그 순간에도 웃고 있었다. 군복도 군모도 없이 M1 소총 하나만 들고 인민군과 총격전을 벌인 아이들이 대견스러웠던 것이다.
혹시 장진호 전투를 아십니까?
한국 전쟁 중 가장 치열했던 전투의 하나로 흥남 철수의 시발점이 되었던.
그러면 학도병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셨는지요?
그들 군번 없는 용사들이 한국 전쟁에서 수없이 많이 스러져갔다는 것도.
1950년 겨울, 미 해병 제1사단은 함경남도 개마고원 장진호 부근에서 중공군 제9병단에 포위된다. 미군 역사상 가장 고전한 이 전투에서 미 해병 제1사단은 궤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고, 맥아더 사령부는 흥남 철수 명령을 내린다. 군 병력 10만, 민간인 10만 명이 남으로 탈출한 흥남 철수는 기적이라 불렸으며, 전사(戰史)는 ‘작전명 크리스마스 카고’로 기록한다.
1. 줄거리
1950년 한국 전쟁이 한창 때이던 함경남도 홍원. 하다 인민학교 5학년인 15살 소년 현정희의 가족은 공산당의 핍박을 받으며 살고 있다. 일제 강점기 때 농민 투쟁을 이끌었던 할아버지와 독립 운동가였던 아버지 때문이다. 이들은 조선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에서는 반동이었던 것이다. 그럴수록 정희는 살기 위해 사람들 앞에서 김일성 장군의 노래를 누구보다 목이 터져라 불렀다.
그러던 어느 날, 남으로 피신했던 병구 삼촌이 군인이 되어 한 무리의 학도병을 이끌고 나타났다. 포항 전투에서 살아남은 소년병들이었다. 미군의 인천 상륙으로 북진 통일이 눈앞에 이루어질 것 같은 상황이었다. 이제 정희도 학도병이 되어 전쟁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국군 제3사단 소속 학도병이 된 정희는 청진 쪽으로 북진을 하고, 삼촌은 이들과 헤어져 중북부인 개마고원 장진호 쪽으로 가게 되었다. 정희는 학도병 무리에서 말구와 상호라는 소년들을 만나고 조금은 가벼운 마음이 되었다. 원산이 고향인 말구는 가족 모두가 공산당에 희생을 당했고, 전북 고창이 고향인 상호는 말구를 따라 여기까지 왔다. 정희는 성진에서 처음으로 인민군과 전투를 치르고, 인민군을 격퇴한 부대는 계속 북상하여 청진을 눈앞에 두고 상호가 죽는다. 청진 입성도 잠시, 이내 흥남으로 퇴각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중공군 개입으로 전세가 역전된 것이다. 장진호 전투에서 큰 타격을 입은 맥아더 사령부는 함흥을 거쳐 흥남에서 남쪽으로 철수하는 작전을 세웠다. 한 겨울의 눈보라 속을 뚫고 퇴각하는 군인들과 이들을 따르는 피란민들의 행렬이 줄을 이었다. 그들은 추위와 죽음의 공포 속에서 오직 흥남으로 발걸음을 묵묵히 내딛을 뿐이었다. 과연 정희와 말구, 이 두 소년은 무사히 흥남까지 갈 수 있을까? 또 흥남에서는 남으로 가는 배를 탈 수는 있을까?
2. 죽음은 두렵지 않다, 그러나
<크리스마스의 기적>은 전쟁의 처참함, 죽음의 공포, 생명 존중, 사랑만큼 깊은 우정을 그리고 있다.
처음 학도병들을 따라 나선 주인공 정희의 눈에는 전쟁이 주는 모든 풍경이 생경하다. 하지만 북진을 하면서 점차 전쟁의 참상을 목격하게 되고, 한바탕 벌어진 전투를 통해 죽음의 공포 속에서 생명 존중과 우정, 전우애 등을 차츰 배우기 시작한다. 특히 단짝이 된 말구를 통해 전쟁의 허상을 볼 수 있게 되면서, 전쟁은 힘없는 민간인들의 희생을 강요한다는 것을 깨우친다.
후퇴 도중 본대와 낙오되어 말구의 생사마저 알 수 없게 된 정희는, 자신은 쉽게 죽지 않겠지만 늘 죽음과 함께 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러다 고향 집 호롱불을 발견하고 가족을 만나면서 다시 희망의 끈을 붙잡는다. 낯익은 개울과 산이 온전히 자신의 것이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산다는 것은 이런 것이지 않을까? 내가 믿고 있고,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위해 산다면 무엇도 두렵지 않다는 것을.
3.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기적은 일상처럼 일어난다
전쟁은 열다섯 살 소년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는 큰 사건이다. 하지만 소년들은 묵묵히 주어진 길을 가고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한다. 오직 살아남기 위해. 이념의 푯대 끝에서 무참히 쓰러져가는 민중들의 삶을 직시하면서.
고향 집에서 가족을 만난 기쁨도 잠시, 다시 정희는 삼촌을 따라 흥남으로 향한다. 하지만 가는 도중 두고 온 가족들 생각에 정희는 다시 고향 집으로 발길을 돌리고, 거기서 그토록 만나고 싶어 했던 말구와 재회한다. 기쁨도 잠시 인민군들이 들이닥치고, 둘은 똥통에 숨어서 이들을 따돌린다. 이 소란 중에 동네 할머니가 희생을 당하는 것을 목격하면서도 둘은 끝까지 살아남아 도망쳐 흥남항에 이른다.
가끔 삶은 이렇듯 급박하게 몸속에서 요동치며, 희생을 통해 다른 삶이 이루어진다. 평범한 사람들은 이것을 깨닫지 못하고 그저 기적이라고 부를 뿐이다. 기적은 치열한 삶 속에서 일상처럼 다가올 뿐.
4. 한 줄 평
기적은 그렇게 일어났습니다. 죽고 살기를 거듭한 가운데 살아있는 사람에게. 정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는 삶에서 학도병 정희의 삶은 용기를 주었습니다. 죽지 않기 위해 산 것이 아니라 제대로 살기 위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은 삶이 기적을 일으켰습니다.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 주상
작가정보
저자 우봉규는 <황금 사과>로 동양문학상을, <객사>로 월간문학상을, <남태강곡>으로 삼성문학상을, <석정 시의 불교적 해명>으로 해인상을, <갈매기야 훨훨 날아라>로 계몽아동문학상을 받았다. 또한 한국일보사의 광복 50주년 기념작에 <눈꽃>이 당선되었다. 민족 설화와 분단에 관한 순수 희곡 작품에 주력해 왔으며, <바리공주> <서천 꽃밭> <저편 서녘> <통닭집 여자와 곱추 이발사> <종착역> <객사> <행복한 집> 등을 통해 우리나라 희곡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동화 작품으로는 <금이와 메눈취 할머니> <훈이와 장산곶 할아버지> <마지막 겨울> <졸참나무처럼> <눈보라 어머니> <슬픈 도깨비 나사> < 덕수궁 편지> <하늘나라 풀밭으로> <나는 개다> 등이 있다.
그림/만화 이현수
그린이 이현수는 여행을 하며 다양한 것을 배우고 있다. 자기 자신을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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