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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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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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식한 인민군 소년 장교 장진혁은 잘못된 전쟁과 미쳐버린 동료를 떠나 산속을 헤맨다. 극심한 굶주림 끝에 으리으리한 저택에 숨어들게 되고, 그곳에서 아름다운 여자, 최문주와 맞닥뜨리게 된다. 문주는 순수한 소년 병사를 장난감 정도로 치부하지만, 상황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인간에 대한 애정과 연민으로 6ㆍ25를 새롭게 해석한, <비차>의 작가 서누의 두 번째 역사 로맨스 소설 『연우』.
1장 스기모토 저택
2장 가면 유희
3장 작은 전쟁
4장 밀월
5장 길
종장
소년은 전쟁 대신 사랑을 보았다
친일 자본가의 딸이자, 동경 사교계의 꽃, 최문주.
일본에서 돌아온 탕녀가 스스로 다리를 망가뜨리면서까지 얻으려 한 것은 무엇인가.
배반당한 혁명의 고통에 신음하는 인민군 소년 장교, 장진혁.
시인이 되고픈 혁명가는 굶주림에 시달리다 울산 치술령 자락에 있는
어느 저택에 숨어든다.
한국전쟁의 틈바구니에서 식민 시대의 유물인 스기모토 저택에 고립된 두 사람.
물과 기름처럼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운명처럼 치러야만 했던
또 하나의 작은 전쟁.
탕녀와 혁명가, 그들에게 6·25는 무엇이었나!
1950년 6월. 더운 여름의 문턱에서 한국전쟁은 발발했다.
울산의 치술령 자락, 어느 일본인이 식민시대에 남긴 저택 안에 한 여자와 남자가 고립됐다. 여자는 친일 자본가의 딸로 동경 사교계에서 ‘하나[花]’라 칭송받던 남쪽 여인이고, 남자는 지하당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북에서 남파되었다가 낙오한 인민군 소년 장교다.
물과 기름처럼 전혀 다른 두 사람은 식민시대의 유물인 저택 안에 갇힌 채, 또 하나의 작은 전쟁을 치러야 했다.
연우(煙雨)란, 안개같이 보이면서 이슬비보다 가늘게 내리는 비를 일컫는다. 한국전쟁은 이 소설 속에서 안개인지 비인지 모호한 연우(煙雨)처럼 온통 불투명성으로 그 존재를 드러낸다.
미 제국으로부터 민족을 해방시킨다는 명목으로 남파되었던 소년 장교는 단 한 번도 미군과 대적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 내내 동포들과만 총을 겨누고 싸워 온 그는 어느 날 전쟁 속에서도 파괴되지 않는 소소한 일상에 감동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오로지 제 몸의 안위를 위해 그를 이용하려 했던 친일 자본가의 딸은 목숨과도 같은 신념을 소유한 그 인민군 소년과 사랑에 빠진다. 비록 그녀 자신은 그의 신념에 전혀 동조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두 사람이 싸워야할 대상은 한국전쟁 그 자체가 된다.
남북이 한민족이기 때문에 통일돼야 한다는 당위성 주장은 다양한 스펙트럼 안에서 제기된다. 북을 부정하는 입에서도, 북을 긍정하는 입에서도 똑같이 통일은 주장될 수 있다. 하지만 그 둘이 내놓는 방법론은 천양지차를 보일 것이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구호가 갈수록 공허하게만 들리게 되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분노와 상처는 옳고 그름, 합리성의 잣대로는 재단되어질 수 없다. 전쟁과 분단이라는 사건으로부터 성급히 민족통일이라는 거창한 결론을 도출해내기 전에, 그 사이에 존재하는 왜곡된 분노와 상처를 들여다보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소설『연우(煙雨)』는 구한말을 배경으로 했던 대하 역사로맨스 소설『비차(飛車)』(2005. 파란미디어. TV드라마 제작 중)에 이은 작가 서누(徐?)의 두 번째 시대물이다.
작가는 작품후기에 “혁명은 사랑처럼 재창조되어야 한다”는 프랑스 사회학자 앙리 르페브르의 말을 인용하면서, 사랑처럼 재창조되어야 하는 것은 비단 혁명뿐인 것은 아니라고 전한다. 전쟁과 분단을 바라보는 시선, 통일을 바라보는 시선, 그 모두가 사랑처럼 재창조되어야 한다는 의미일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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