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 남은 생의 첫날
2006년 08월 10일 출간
국내도서 : 2006년 07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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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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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러한 죽음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그래서 죽음도 우리의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죽음 앞에서 엄숙하게 홀로 앉아 던지는 마지막 메시지인 유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진실이다. 또한 자신과의 내밀한 대화이며, 가족과 이웃에게 보내는 사랑의 고언이며, 다가올 죽음에 대한 준비이자 궁극적으로 삶의 새로운 출발이다.
이 책이 수록하고 있는 101편의 가상유언장은 종합문예지 '한국문인'에서 특집으로 연재한 글을 모아 엮은 것으로, 생존해 있는 문인은 물론, 작고한 문인의 가상유언장도 담아 우리를 숙연하게 한다. 문인들은 공개적으로 말하기 불편한 사실이 있음에도 상관하지 않고 자신의 가상유언장을 공개함으로써, 유언장을 미리 쓰는 일은 지난 생을 돌아보게 하며, 남은 생을 새롭게 맞이하게 할 소중한 계기가 됨을 일깨우고 있다.
생명의 연장선상에 있을 때 │ 김 우 종
내 임종을 지켜 줄 두 아들에게 │ 김 길 웅
천수가 아니면 안락사와 화장인들 어떠랴 │ 이 수 화
내 아이들에게 │조 명 철
추억은 갖되 흔적은 남기지 말자 │ 조 병 무
아직 내게 숙제로 남겨진 것 │ 안 태 현
아내에게 │ 육 상 구
아들에게 주는 글 │ 정 목 일
사랑하는 아내에게 │ 강 준 형
내가 나에게 남기는 유서 │ 정 건 섭
K 형에게 │ 황 금 찬
오늘서부터 영원을 살자 │ 구 상
내 자식들에게 │ 한 말 숙
정신적 유산을 남기고 싶소 │ 이 철 호
그 누구도 울지들 말아다오 │ 성 춘 복
사랑하는 아들아 그리고 딸아 │ 오 동 춘
공수래하였으니 공수거하련다 │ 장 윤 우
아들아, 하고 싶은 일을 하거라 │ 유 자 효
아무 것도 씌어있지 않을 묘비명 │ 천 금 성
나의 보물인 세 딸에게 │ 강 난 경
하늘은 말없이 운행되나니... │ 김 양 수
마지막 흔적 한 줌 │ 이 은 방
아름다운 만남이 끝날 때 │ 안 명 희
세상 구경 잘 하고 간다 │ 문 효 치
아득함에 길은 멀고, 말은 끝내 허무했다 │ 채 수 영
나의 사랑하는 아들에게 │ 류 근 택
내 사랑하는 아들 길이에게 │ 도 종 환
나의 모든 문학은 유언장 │ 민 용 태
마지막 잔소리 │ 김 시 철
아들에게 │ 유 현 종
나를 위해 손을 흔들어 주는 이들에게 │ 김 이 연
끝으로 드리는 문학이야기 │ 박 태 진
현세가 극락이다 │ 김 용 철
누추한 육신 곧 바로 화장을... │ 유 금 호
사랑하는 아들 명원에게 │ 이 광 복
사랑을 나누어 주어라 │ 박 종 철
경아야, 수주야 │ 이 종 화
나에게 쓰는 편지 │ 이 은 미
이어짐 속에 내가 있으니 │ 서 경 림
사랑하는 아들딸에게 │ 심 영 희
회상의 길목에서 │ 김 신 애
자유정신을 남겨주며 │ 김 옥 배
벤쿠버 정원의 나팔꽃 되어 │ 이 경 만
강가에 나무 하나 심어줘! │ 공 선 옥
세상은 역려요, 사람은 나그네 │ 장 백 일
나의 소설들에게 │ 전 상 국
내 아들 영창에게 │ 배 상 호
영원한 모음, 집시가 되다 │ 조 영 남
내 딸 가을해에게 │ 하 성 란
눈물을 거두고 웃음으로 보내라 │ 신 상 렬
사랑하는 아들에게 │ 김 홍 은
사랑하는 당신에게 │ 김 두 수
아니면 백지 유언장 │ 홍 진 기
내 영혼의 닻을 내릴 '수필산' │ 박 영 수
사랑하는 존경하는 홍 신부님에게 │ 황 창 연
묘비에 새겨진 유언 │ 이 요 섭
주은, 정우 보아라 │ 이 순 자
사랑하는 詩에게 │ 김 광 자
아름다운 사랑을 하고 갔구나 │ 피 천 득
나의 가상 유언장- 무소유 │ 이 형 기
나의가상 유언장 │ 함 혜 련
행복했던 삶을 닫으며 │ 박 명 순
내가 서 이는 이곳에서 │ 현 옥 희
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 이 영 자 ( 카 타 리 나)
귀향을 서두르며 │ 서 원 순
민들레의 영토에 핀... │ 이 해 인
우리 다시 만나서 영원히 행복하리니 │ 하 길 남
사랑하는 나의 아들, 딸들에게 │ 김 종 상
신록이 일렁이는 4월에 │ 허 근 욱
화인처럼 패인 한 풀어 │ 김 영 배
세상 만물은 모두 그칠 때가 있다 │ 오 성 찬
사랑하는 아들, 딸들에게 │ 김 학 래
아내에게 │ 김 수 봉
회신의 길목에서 │ 백 기 출
홀로 가야만 하는 길 │ 성 명 숙
천륜을 저버리지 말라 │ 전 문 수
신앙 속에서 사람을 얻는 삶을 │ 정 주 환
아름다웠던 기억들을 간직한 채 │ 김 옥 석
한 그루의 나무를 푸르게 키우리라 │ 김 종
딸에게 띄우는 편지 │ 김 동 필
사랑하는 나의 딸 현정에게 │ 김 중 위
나무로 환생하여 │ 엄 현 옥
남기는 사람이 되어 주렴 │ 오 경 자
사랑하는 내 자녀들에게 │ 최 정 애
사랑하는 아들, 딸에게 │ 김 경 실
1972년, 그 여름의 약속 │ 사 공 정 숙
여보에게 │ 반 숙 자
사랑하는 동생 성자에게 │ 유 혜 자
사랑하는 딸아, 아들아 │ 최 원 현
신록이 아름다운 5월에 │ 주 영 준
유 언 │ 은 옥 진
평화롭고 넉넉한 세월을 바라며 │ 정 원 모
반지 하나 남기며 │ 류 인 혜
세상
유명인사나 기업인들이 미리 유언장을 써서 변호사에게 맡겨주는 사례는 아주 흔한 일입니다.
기업운영의 승계와 재산분배를 가족과 친지들에게 알리고 남기고픈 말과 자신의 뜻을 정리 기록해 두는 것, 즉 그들은 빈부와 노소를 가리지 않고 죽음이 삶 속에 공존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문학인들과 예술인들의 경우는 거의 전무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료가 턱없이 부족하므로 후배나 제자들, 그리고 문학계의 학자들이 고인의 뜻과 인물사 및 작품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기라성 같은 한국의 원로문인 중 불행하게도 작년에 여러 분이 영면을 하셨지만 유언장이 공개된 일이 없으니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구상 선생님께서 본지 ‘한국문인’에 특집으로 가상 유언장을 실리도록 허락하신 후 작고하시어 각 언론과 방송에 자료를 넘겨주며 후배 문학인으로서 가진 긍지감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종합문예지 ‘한국문인’의 발행인으로서 이러한 점을 답답하게 생각한 나머지 2002년부터 지금까지 한국문단의 원로중진 작가들을 모시어 특집으로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살아있으면서 쓰는 유언이 금기사항이 아닌, 열린 시대에 살면서 열린 마음으로 보내준 가상유언장의 원고가 돌풍처럼 각 일간지와 방송을 뜨겁게 달구며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그것이 많은 제자나 후학들로부터 그분의 작품연구나 인물사에 도움이 될 것은 물론 남기신 귀한 정신과 뜻이 문학사의 기록적 역사로 정립될 것을 확신합니다.
--사단법인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 이철호
4. 책 속으로
그래서 자네에게 미리 말하고 부탁 좀 하네. 내가 여행 중에 사라지든 집에 와서 죽든 그것은 나 스스로 즐거운 마음으로 선택한 것임을 다른 사람에게도 말해 주게. 그리고 구름 속에 숨어 버리듯이 사라져버린 것이 아니라면 나는 먼저 간 아내 곁에 재가 되어 찾아가겠네. 그리고 한 가지만 더. 자네는 나의 유언을 듣고 남에게도 전해야 할 사람이니 나보다 먼저 죽지 않도록 건강에 조심하게.
김우종 '생명의 연장선상에 있을 때‘ 중에서
아비는 평생 원고지 칸만 메우며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눈먼 돈 받아 본 적도 없고 잘 봐 달라며 주는 뇌물 한푼 받아 본 적이 없다. 그렇게 살긴 했어도 깨끗이 살았으니 행복하다. 그리고 세상에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일로 밥 먹고사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니. 마지못해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일을 하지만 미칠 만큼 좋아서 한다고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좋아하는 일로 일용할 양식을 구하며 살아왔으니 다시 태어나도 작가가 되련다.
유현종 ‘아들에게’ 중에서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의 내 나이쯤이 되면 넌 엄마를 네 엄마가 아닌 같은 여자로 봐줄까? 넌 왜 요즘 할머니는 옷이 많은 데도 새옷을 사고 싶어하느냐고 묻지만 엄마는 충분히 이해가 돼. 할머니가 왜 쪼글쪼글하고 검버섯이 앉은 손등을 사람들 앞에 내놓고 싶어하지 않는지도 알아. 엄마는 이제 내 엄마를 나와 똑같은 여자로 보게 되었거든. 이제서야 할머니의 가슴을 수없이 통과했을 바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거든. 그러니 이 나이쯤이 되면 넌 네 엄마를 너와 같은 여자로 봐줄까?
하성란 ‘내 딸 가을해에게’ 중에서
하늘에 별을 쳐다볼 때 내세가 있었으면 해보기도 한다. 신기한 것, 아름다운 것을 볼 때 살아 있다는 사실을 다행으로 생각해 본다. 그리고 훗날 내 글을 읽는 사람이 있어 ‘사랑을 하고 갔구나’ 하고 한숨지어 주기를 바라기도 한다. 나는 염치없는 사람이다.
피천득 ‘아름다운 사랑을 하고 갔구나’ 중에서
절대 권력자의 영토를 향한 욕심이 이렇거늘 다른 것은 일러 무엇 할 것인가. 얻으려는 욕심은 그 종류의 여하를 막론하고 이와 같이 허탕을 할 뿐이다.
그러니 얻으려 하지 말고 도리어 버리면 되는 것이다. 버리는 그것은 다른 말로 하면 무소유라고 한다. 글자 그대로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무소유이다. 나의 가상 유언장에는 이 무소유 한마디 밖에 쓸 것이 없다.
이형기 ‘나의 가상유언장’ 중에서
죽음이란 우리에게 부지불식간에 찾아오는 불청객과 같은 것이다.
죽음이 주는 아픔은 죽음 그 자체라기보다 모든 의미있는 관계구조를 일시에 잃어버리고 해체당하는 의미상실의 고통에 있다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의 아픔, 혼신의 힘을 쏟았던 일로부터 단절되고 쌓아온 모든 생의 업적으로부터 분리되는 아픔이라고 한다. 죽음의 아픔은 근원적 소외가 주는 아픔이고 상실이다.
죽음은 누구나 혼자 맞이해야할 엄숙한 실존적 사건이고, 우리가 갖는 죽음의 두려움은 죽음 이후의 생명현실에 대해서 무지한 상태일만큼 전혀 모른다는 것이며, 한 줌 부끄럼없이 당당하게 살았다고 할만한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 있다고 한다.
우리는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죽음도 우리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기도 한 이유다.
죽음 앞에 엄숙하게 홀로 앉아 던지는 마지막 메시지가 ‘유언’이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진실’을 유언이라고 말들 하는지도 모르겠다.
유언은 ‘자기 자신과의 내밀한 대화이며, 가족과 이웃에 보내는 사랑의 고언이며 다가올 죽음에 대한 준비이자 궁극적으로 삶의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한다.
세기의 연인이었던 오드리 햅번이 숨을 거두기 일년 전 크리스마스 때 아들에게 쓴 편지가 ‘아름다운 유언’으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것은 우리에게 좋은 교훈으로 머물고 있다.
이 책 ‘오늘은 내 남은 생의 첫 날’에 실린 101편의 ‘가상유언장’은 종합문예지 ‘한국문인’에 특집으로 연재된 글편들을 모아 묶은 것이다.
귀중한 원고를 보내신 문인들 중에는 작고하신 원로 문인도 계셔서 우리를 숙연케 하기도 하였다.
공개적으로 거론하기 불편한 사실들에도 개의치 않으시고 기꺼이 옥고들을 보내셔서 이렇게 한곳에 ‘가상유언장’을 묶은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일로 여겨진다.
미리 유언장을 쓰는 일은 과거를 뒤돌아보게 하며 남은 생을 여러모로 새로이 맞이하게 할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다.
연말연시에는 유언장 카드를 보내고 인터넷 등에는 유언장을 보관, 집행하는 곳도 생겨나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또 일본에서는 유언관련 펀드도 성황리에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유언장을 남기는 일이 이제는 긍정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여러 모습들이라 생각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철호

1954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났다. 충북대 사범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충남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동안 《고두미 마을에서》《접시꽃 당신》《당신은 누구십니까》《부드러운 직선》《슬픔의 뿌리》 《흔들리 며 피는 꽃》《해인으로 가는 길》《세 시에서 다섯 시 사이》《사월 바다》등의 시집과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사람은 누구나 꽃이다》《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등의 산문집을 냈다. 신동엽창작상, 정지용문학상, 윤동주상 문학부문대 상, 백석문학상, 공초문학상, 신석정문학상, 용아박 용철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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