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너는
2019년 06월 04일 출간
국내도서 : 2009년 12월 0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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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6210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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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박형숙|17번째 계단과 18번째 계단 사이
김이정|굿 이브닝 식스틴
이경혜|그가 떨어뜨린 것
이성아|엄마는 괜찮을까
김혜진|질문의 시간
부희령|여느 날과 그다지 다르지 않았지만 조금은 다를 뻔 했던 날
임태희|네 얘길 들려줘
이경화|가은이의 선택
바람단편집, 그 다섯 번째 이야기 『그 순간 너는』
‘바람단편집’은 아동청소년 전문출판사인 ‘바람의 아이들’에서 지속적으로 펴내고 있는 단편모음집 시리즈로,『그 순간 너는』은 그 다섯 번째 책이자『깨지기 쉬운, 깨지지 않을』(바람단편집3)에 이은 두 번째 청소년 소설이다. 그런데 “이미 청소년 소설을 낸 적이 있거나 그런 적은 없지만 청소년 소설을 잘 쓸 수 있을 것 같거나 혹은 쓰고 싶어 하는 작가들” 여덟 명이 모여 펴낸 이 작품집에는 아주 색다른 시도가 담겨 있다. 각기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여덟 편의 작품 속에 ‘내게 주파수를 맞춰 봐’라는 라디오 방송이 공통적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
우리는 모두 각자 다른 곳에서 다른 일들을 하고 사는 모르는 사람들
매일 저녁 여덟 시, 1814㎒의 주파수를 타고 흐르는 라디오 방송, ‘내게 주파수를 맞춰 봐’는 디제이 지민과 은파랑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주 청취자는, 이 시간대의 라디오 방송이 대개 그렇듯, 청소년이다. 그 시간에 아이들은 교실이나 독서실에서 목하 시험공부 중이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고, 어딘가에서 간식을 먹고 있는 중이고, 친구들과 어울려 시시껄렁하게 농담을 주고받는 중이다. 해는 져서 어두운데 모두들 어딘가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는 시간. 그들 주위로는 있는 듯 없는 듯 라디오 소리가 들려온다. 수많은 아이들이 똑같이 맞춰놓고 있는 라디오 주파수는 그 아이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하나의 단면이 될 수 있을까? 단편집『그 순간 너는』의 작가들은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눈치빠른 사람이라면 이미 알아챘겠지만, 사실 1814㎒라는 주파수는 없다. 당연하게도 ‘내게 주파수를 맞춰 봐’라는 라디오 방송 역시 없다. 주파수와 프로그램명, 진행자들까지 순전히 가상으로 만들어진 이 방송은 이 작품집의 여덟 작가들이 “평범한 아이들의 평범한 일상”을 이야기하기 위해 나눈 최초의 악수와도 같은 것이다. 그리고 중간고사가 끝난 4월 말, 어딘가에서 자기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고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 여덟 편이 라디오 주파수를 타고 흐른다.
그 순간 너는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었니?
박형숙의「17번째 계단과 18번째 계단 사이」와 부희령의「여느 날과 그다지 다르지 않았지만 조금은 다를 뻔했던 날」. 이성 친구에 대한 기대와 실제, 언제나 어긋나고 마는 외사랑과 짝사랑, 하긴 어른들에게도 도통 어렵기만 한 연애가 아이들에게라고 쉬울 리 없다. 어른이 되기 위한 계단 하나하나 사이에는 얼마나 많은 고비가 기다리고 있는 걸까. 김혜진의「질문의 시간」과 임태희의「네 얘길 들려줘」는 아주 사소한 의견대립, 혹은 아주 조그만 정서적 균열이 만들어내는 난처한 상황을 이야기한다. 친구끼리 솔직하게 묻고 답하는 것이 좋다거나 이따금 진지한 얼굴로 문제를 더듬어 볼 필요가 있다거나 하는 가르침은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온몸을 부딪쳐가며 스스로 터득해가야 할 뿐.
그런가 하면, 김이정의「굿 이브닝 식스틴」과 이성아의「엄마는 괜찮을까」는 다소 문제적인 상황을 그리고 있다. 늦은 저녁 경찰차 뒷자리에 올라탄 여자애들이나 이제 막 패싸움에 끼어들기 위해 교실을 박차고 나가는 남자애. 언제나 그렇듯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아이들 저 너머에 존재한다. 가정불화나 부실한 가계 상황, 장바닥 구경꾼처럼 불필요한 참견을 일삼는 학부모회 같은 것. 이경혜의「그가 떨어뜨린 것」과 이경화의「가은이의 선택」이 처한 문제는 보다 심각하다. 자살 시도와 가정 붕괴, 출구도 없이 캄캄한 어둠 속에 있는 아이들이 의지할 데라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뿐이다. 그리고 라디오를 통해 전해져 오는 멀리 있는 누군가의 간절한 호소, 그 누군가는 바로 옆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 순간 너는』에서 MP3와 라디오는 작가들이 포착해낸 십대들의 상징이자 작품 속 인물들이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자신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거는 건강한 소통방식이다. 시시한 이야기와 비슷비슷한 음악으로 채워진 라디오 방송은 바람처럼 구름처럼 흘러가 버리는 듯하다가도, (「그가 떨어뜨린 것」에서 같은 병실을 쓰는 두 남자아이가 라디오를 통해 내밀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처럼) 어느 순간 놀라운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아마도 십대들의 이야기를 몇 가지 주제로 분류하고 다 아는 척하는 것은 무례한 일일 것이다. 그러니까 어쩌면, 라디오를 듣듯, 잠자코 지켜보면서 이따금 귀담아 들어주는 것만이 우리가 할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 순간, 너는』의 여덟 작가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렇게 『그 순간, 너는』은 한 출판사와 여덟 작가들이 1년 반 동안 나눈 ‘청소년 소설’에 대한 좀더 깊고 진지한 고민의 결과다.
작가정보
산으로 둘러싸인 경상북도에서 태어나 외국처럼 낯설던 제주도와 저녁이면 온 하늘이 홍시처럼 붉어지는 충청도 바닷가를 두루 뛰어다니며 자란 것을 큰 축복으로 생각한다. 서울에 올라온 후, 더 이상 뛰어놀 데가 없어 들어간 마을문고에서 계몽사 소년소녀세계문학전집을 보며 세상에는 아이들만을 위한 책도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그 책들을 읽으며 내가 커서 작가가 될 거란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는데 어느 날 나는 소설을 쓰는 사람이 되었다. 어른들을 위한 소설을 주로 쓰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내 아들이 막 통과한, 청소년들을 위한 소설을 쓰게 돼 무척 뿌듯하다. 소설을 쓰고 나니 이상하게도 그 또래 아이들과 친구가 된 기분이다.
저자(글) 박형숙
1966년 서울 왕십리에서 태어났다. 가슴앓이를 심하게 하면서 사춘기를 보냈다. 등단 13년 만에 창작집『부치지 않은 편지』한 권을 냈으니 타고난 과작이다. 지금도 문장 하나 완성하는 일을 태산처럼 여긴다. 삶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두께가 아니라는, 어느 시인의 시구를 좋아한다. 만일 내가 열일곱 살이 다시 된다면 그럴 수 있다면, 아,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떨린다. 다시 그 나이가 될 수 없기에 그런 마음으로 소설을 썼다. 서울대학교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했고 현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고등학교 때 별명이‘호박씨’였다. 겉으로는 모범생이고, 얌전한데 이상한 사건들을 많이 일으키고, 엉뚱한 짓을 잘 저질렀기 때문이다. 그때는 그 별명이 너무 창피스러웠는데 지금은 그 별명이 참으로 다행스럽다. 내가 지금 글을 쓰는 힘은 내가 호박씨였던 탓이라고 굳게 믿는다. 그 탓에 써 낸 책으로는『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유명이와 무명이』『마지막 박쥐공주 미가야』등이 있다.
저자(글) 이성아, 임태희
저자(글) 임태희
저자 : 이경화
어려서부터 글 쓰는 일이 좋았으나 대학을 졸업하기까지 단 한 번의 문학상도 받은 일이 없었다. 서른이 되기 전까지 데뷔하지 못하면 작가가 아닌 독자로 남으리라는 눈물어린 결심을 하고 스물아홉 살에 문학상에 응모했다. 당선 소식을 듣고 생각해 보니 문학상에 응모한 것도 작품꼴을 완성시킨 것도 처음이었다. 생각만 많고 또한 말만 많았던 것이다.
그간에 한 번도 완성시키지 못하여 응모하지 못한 자의식 과잉의 글들을 모조리 버리고 2004년 겨울, 청소년소설『나의 그녀』를 발표하면서 아동문학에 한 발을 들여놓았다. 이후『나』『장건우한테 미안합니다』『지독한 장난』『진짜가 된 가짜』등의 창작집을 발표했다.
저자 : 이성아
책 만드는 일로 시작해서 글 쓰는 사람이 되었으니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문제는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이 앞서 늘 허둥댄다는 것. 그러다가 말까 봐 걱정이다. 지리산 자락에 터를 잡고 다시 한 번 낙타처럼 일어나 보려고 노력 중이다. 아무래도 너무 일찍 써먹어 버린 게 아닌가 싶은 제목의 소설책『절정』, 자연 속에서 뭔가를 찾아보려고 쓴『까치 전쟁』『작은 풀씨가 꾸는 꿈, 숲』, 이 생에서 다 태우지 못해 다시 태어나야 한다면 인디언처럼 살아보고 싶은 마음에서『아파치 최후의 추장, 제로니모』 평전을 써 냈다.
저자 : 임태희
1978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에서 아동학을 공부했다. 잡다한 직업을 전전하던 시절엔 나 자신의 가치를 의심하며 조바심을 냈는데 그때의 경험들을 밑천으로 글을 쓰고 있으니 인생은 재미있는 것 같다. 청소년소설『옷이 나를 입은 어느 날』『쥐를 잡자』『나는 누구의 아바타일까』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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