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ET

이토야마 아키코 지음 | 송희진 옮김

지식여행 2006년 11월 02일 출간 종이책 : 2006년 06월 3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뒤틀린 듯, 자유로운 듯,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세대의 적나라한 삶이 드러난다

<막다른 골목의 남자>로 제30회 가와바타 야스나리상을, <바다에서 기다린다>로 제134회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일본 작가 이토야마 아키코의 단편 소설집. 취직을 하지 않으며, 교육도 직업훈련도 받지 않는 무직자인 '니트 족'을 포함한, 현대의 새로운 세대가 가진 사고방식을 소재로 한 5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청년실업을 넘어서 구직의욕이 전혀 없는 젊은이들, 그런 니트 족을 잠시 보살피지만 영원한 관계는 꿈꾸지 않는 여자, 아무것도 결단 내리지 못하며 스스로를 믿지 않는 남자, 재미로 변태적인 성에 집착하며 인간의 유한성을 주장하는 젊은이 등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은 직업, 결혼, 출산 등의 '정상'을 거부하는 삶의 방식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인간이라는 유한한 존재가 사랑을 꿈꾸거나 아이를 낳는다는 것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정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고정관념과 강요를 거부하고,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평가를 실제의 삶에 반영시킨다. 작가는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듯한 새로운 세대의 사고방식에서 사람도 사랑도 믿을 수 없는 현대인들의 쓸쓸함을 포착해 냉랭한 듯 깔끔한 문장으로 그려내 보인다.

목차

니트
벨 에포크
2+1
겁쟁이
사랑 따위 필요 없어

책 속으로

「니트」

나는 작가로, 지금은 무직자이면서도 일을 하려 하지 않는 니트족에 오타쿠 블로거인 남자와 도쿄에서 처음 만났다. 남자 일주일에 세 끼만 먹으며 살고 있고, 나는 잘난 척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남자에게 돈을 빌려주고 싶다고 생각한다. 나는 남자에게 만나자고 메일을 보내고, 극구 거절하려는 남자를 설득해 돈을 빌려주려 하며 마음의 갈등을 겪는다.

「벨 에포크」

나와 미치카는 영어회화 학원에서 알게 된 친구 사이다. 미치카는 반 년 전 약혼자 마코토 씨와 사별했다. 미치카는 그 뒤로 보육원에서 계속 일하다가 시골로 가게 되었다. 도쿄 출신인 나는 미치카가 쫓겨 낙향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 안타까워하며 이사를 도우러 간다.
나는 이삿짐을 싸며 미치카의 본가에 대해 묻는다. 미치카는 나에게 비밀의 장소를 알려 준다. 아이처럼 웃고 아쉬워하며 이사를 돕지만 결국 나는 미치카가 뭔가 숨기고 있음을 알게 된다.

「2+1」

나는 예전에 니트가 되어 금전적인 도움을 줬던 남자를 집으로 불러들인다. 당신은 공단에서 일하다 다시 니트가 되었다. 나는 다른 여자 친구와 함께 살고 있는데, 지금은 냉담한 사이여서 말은 하지 않고 쪽지만 주고받는다. 그가 집으로 오기 때문에 나는 그녀에게 메모를 써 힘든 사람이니 상처받을 이야기는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 그녀는 자신에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라는 답장을 보내오고, 니트인 남자와 동거하기 시작한다.

「겁쟁이」

나와 그녀는 원거리 연애를 하고 있다. 나는 초하루에 휴가를 얻었지만 집에는 가지 않을 생각이다. 집에는 쇼코 씨가 있다. 7살 때 엄마가 돌아가신 후로 나를 돌봐 준 엄마의 사촌이다. 애인인 마츠오카 씨는 1년 전에 무허가 택시를 함께 타다가 알게 돼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연인이 되었다.
마츠오카 씨에게 가기 위해 기차에 올라탄 나는 그녀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불안하다. 마츠오카 씨와 쇼코 씨를 번갈아 떠올리며, 나는 그녀에게 고백을 해야 할지, 나 같은 겁쟁이가 과연 고백할 수 있을지 끝없이 고민한다.

「사랑 따위 필요 없어」

내가 대학 강사일 때 학생인 이누이를 처음 만났다. 이누이는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으로 곧 프랑스로 유학을 갔지만 사고를 일으키고 행방이 묘연해졌다. 나는 일과 생활 때문에 그 일을 잊었다.
몇 년 후 다시 만난 이누이는 자신이 사기죄로 형무소에 있다가 가석방으로 출소했다고 말한다. 나를 만나기 위해 이곳에 왔다는 이누이에 대해, 수감 생활 때문에 여자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누이는 나에게 자신이 변태라고 경고하지만 나는 그것을 흘려듣고, 결국 후회하게 된다.

출판사 서평

일은 하고 싶지 않다. 아이도 원하지 않는다.
영원한 사랑도, 우정도, 자기 자신도 믿지 않는다.

새로운 세대의 충격적 사고방식! 『NEET(니트)』


니트족은 구직 의사가 전혀 없고 취업 교육도 받지 않는 젊은 사람들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일본에서 현재 80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10만 이상의 니트족이 존재한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이토야마 아키코의 소설집 『NEET(니트)』는 니트족을 포함, 현대의 새로운 세대가 가진 사고방식을 소재로 삼고 있다.

* 뒤틀린 듯, 자유로운 듯, 그러나 쓸쓸한 듯

청년실업을 넘어서 구직의욕이 전혀 없는 젊은이들, 그런 니트 족을 잠시 보살피지만 영원한 관계는 꿈꾸지 않는 여자, 친한 사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어디로 간다는 말도 해 주지 않고 떠나는 친구, 함께 살고 있는 사람에게 전혀 관심이 없는 동거인, 아무것도 결단 내리지 못하며 스스로를 믿지 않는 남자, 재미로 변태적인 성에 집착하며 인간의 유한성을 주장하는 젊은 남자. 『니트』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직업, 결혼, 출산 등의 ‘정상’을 거부하는 삶의 방식을 가지고 있다. 이런 등장인물들은 보통의 시선에서는 뒤틀리고 잘못된 삶을 사는 듯 보인다.
그러나 이토야마 아키코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젊은이들의 사고와 생활에서는 그것이 정상이다. 그들은 오히려 인간이라는 유한한 존재가 사랑을 꿈꾸거나 아이를 낳는다는 것이 오히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정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고정관념과 강요를 거부하고,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평가를 실제의 삶에 반영시키는 사람들이다. 또한 이들은 ‘젊은이는 도전하는 자, 성장하는 자, 발전하는 자’라는 사고에 도전한다. 그들의 일상은 무기력하고 한편으로 쓸쓸하며, 퇴폐적이기도 하다. 이렇게 고정관념에 억매이지 않는 젊은이들의 앞선 감각이 이토야마 아키코만의 냉랭한 듯 깔끔한 문장 속에 드러난다.

하지만 작가는 이런 ‘앞선’ 사고방식뿐 아니라 공평하게 그들의 외로움을 드러낸다.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듯한 새로운 세대의 사고방식에서는 사람도 사랑도 믿을 수 없는 현대인들의 쓸쓸함이 배어난다.
이토야마 아키코의 단편집 『NEET(니트)』에는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사람들의 사고방식 최전선에 위치한 사고가 담겨 있다. 작가는 ‘정상’에 저항하고, 언젠가 그 자신들이 ‘정상’이 될지도 모르는 ‘비정상’들을 흥미롭게 보여주면서 읽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토야마 아키코

이토야마 아키코(絲山秋子)

1966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와세다 대학 정치경제학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입사하여 2001년까지 영업직에서 근무하였다. 2003년 『잇츠 온리 토크』로 제96회 문학계 신인상을 수상했고 같은 작품으로 제129회 아쿠타가와상 후보작에 올랐다. 2004년 『막다른 골목에 사는 남자』로 가와바타 야스나리상을 수상하며 그 필력을 인정받았다. 그 후 『일곱 번째 장애물』『바다의 신선』 등을 의욕적으로 발표했다. 『바다에서 기다린다』로 제134회 아쿠타가와상을 받았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인작가다.

번역 송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