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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그림 속을 거닐다

그림으로 읽는 세상 근대편
이택광 지음
아트북스

2013년 10월 08일 출간

종이책 : 2007년 01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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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2.85MB)
ISBN 9788961962179
쪽수 2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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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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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함께 떠나는 19세기로의 여행
그림 속에 담긴 또 하나의 세계를 살펴보는『그림으로 읽는 세상』시리즈. 그림은 세상으로 열린 창이자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다. 그림은 쉽게 세상의 진실을 보여주지 않지만, 세상은 그림을 '읽음'으로써 비로소 제 모습을 드러낸다. 이 책은 화가 자신도 미처 깨닫지 못한 채 화폭 속에 그려낸 세상의 모습을 '그림 읽기'를 통해 보여준다.

근대편 〈근대 그림 속을 거닐다〉에서는 인상파와 라파엘전파의 그림을 소개하며, 인문학자의 시선으로 근대를 바라본다. 근대성이라는 공통의 상황과 조건에 각기 다르게 대응했던, 인상파와 라파엘전파라는 두 가지 화풍을 잉태한 사회와 문화의 모습을 그림 읽기를 통해 입체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또한 본문에 나온 화파, 인물, 시대배경 등을 자세히 소개하는 팁을 별도로 마련하였다. 전면 컬러로 인쇄된 도판, 특히 인상파에 비해 국내에 덜 알려져 있는 라파엘전파의 그림들을 풍부한 도판을 통해 감상할 수 있는 재미를 선사한다.
책을 내며

근대로 떠나는 여행의 길목에서
그림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 음악과 그림의 호환 | 이미지는 ‘마음’이 아닌 ‘사회’의 산물 | 모더니즘의 비밀

매음녀가 있는 풍경
마네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 | 성聖과 속俗 사이의 ‘벌거벗은 여인’ | 마네, 비평가들을 당황케 하다 | 비평가들이 화를 낸 진짜 이유
* close-up! | 인상주의

사랑의 프롤레타리아
‘프롤레타리아’라는 말의 연원 | 프랑스판 새마을운동이 남긴 것 | “넝마주이를 그리다니!” | 그림에 각인된 계급성 | 마네가 천착한 ‘근대의 그늘’
* close-up! | 칼 마르크스

코뮌의 자식들, 인상파가 되다
인상파와 코뮌이 만나는 지점 | 인상파 화가들이 파리에서 달아난 이유 | 쿠르베라는 아픈 가시 | 인상파의 좌우합작 | 부르주아의 문화전통에 대한 저항
* close-up! | 파리 코뮌

기차 타고 도착한 근대의 관객
근대를 알리는 기적소리 | 최초의 영화 「기차의 도착 」 | 근대의 관객, 탄생하다 | 신기술이 가져온 ‘인식의 전환’ | 인상파가 꿈꾼 유토피아
* close-up! | 클로드 모네

불가능한 명령, “자연으로 돌아가라”
오필리어를 찾아서 | 밀레이가 오필리어를 그린 까닭 | 러스킨의 예술론 | “그림 하나로 세상의 기원과 종말을 보여라” |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틀렸다
* close-up! | 라파엘전파

그들은 이발소 그림을 싫어했다
그림 속의 윤리적 메시지 | “그림은 노동계급 교육의 최고 수단” | ‘동굴’에서 ‘거리’로 눈을 돌려라
* close-up! | 에두아르 마네

현실을 잊은 그림은 슬프다
포르노그래피의 원리 | ‘못난 것’을 그리는 것은 죄악 | ‘노동’이 아니라 ‘일’이라고 한 까닭 | 그들의 유토피아, 나의 디스토피아
* close-up! | 존 러스킨

도시의 뒷골목으로 뛰어든 인상파
마네는 ‘상품’을 그렸다 | 로세티의 이해하기 힘든 애정행각 | 오스카 와일드, ‘부도덕한 예술’을 실천하다 | 인상파의 세계관은 목적론적 진화주의

무관심의 정치학
근대의 현실을 차갑게 직시한 마네 | 모네식 ‘비판적 리얼리즘’ | 사진기술 발달이 인상파를 돕다 | 순수-참여논쟁의 허구성 | 중간계급의 무표정한 얼굴

그 그림, ‘음란’하다
인상파 중의 급진파, 피사로 | 그 그림, ‘음란’하다 | 미학주의라는 이름의 ‘사기술’ | “유토피아는 없다” | 근대 도시의 풍경이 들려주는 이야기
* close-up! | 카미유 피사로

‘여자’를 열심히 그린 까닭
영감의 원천 고디바 전설 | 수치심이라는 코드 | 섹슈얼리티의 부상 | 인상파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회轉回
* close-up! | 19세기 유럽의 여성

‘여성스러운’ 것, 근대를 내파하다
낭만주의가 여성을 식민화했는가 | 남성중심주의로부터의 도주 | 들라크루아, 근대의 호모 루덴스 | “여성적인 것이 진보적인 것” | 자연관, 근대에 숨겨진 ‘1인치’

후기
참고자료

화가 자신도 미처 깨닫지 못한 채 화폭 속에 그려낸 세상의 진리가
‘그림 읽기’를 통해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림 속에서 소용돌이치는 또 하나의 세계!


그림은 그저 바라보며 즐기기만 하면 되는 ‘아름다운 물건’일까? 그렇지 않다고 이 책의 저자는 단언한다. “그림은 조용히 벽에 걸려 있지만, 그 그림 속에서 우리는 소용돌이치는 세상을 본다.” 즉, 그림은 세상으로 열린 창이자 세상을 비추는 거울인 것이다. 그러나 그림은 그리 녹녹히 세상의 진실을 우리에게 보여주지 않는다. 세상은 그림을 ‘읽음’으로써 비로소 제 모습을 드러낸다. 총 세 권으로 기획된 ‘그림으로 읽는 세상’의 첫 번째 책 『근대 그림 속을 거닐다』는 인상파와 라파엘전파의 그림을 통해 인문학자의 시선으로 근대를 읽는다.


모네와 밀레이를 따라 나서는 근대 탐험
그림을 읽으면 풍경은 사회가 되고 인물은 역사가 된다!

이 책의 주인공 라파엘전파와 인상파의 화가들은 동시대를 살았다. 하지만 방향이 서로 너무나 달랐기에, 이들을 비교해보려는 시도는 이제까지 거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 책에서는 이 두 가지 화풍을 잉태한 사회와 문화의 모습이 그림 읽기를 통해 입체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들은 근대성이라는 공통의 상황과 조건에 각기 다르게 대응했던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그림을 역사와 문화, 사회를 읽어낼 수 있는 풍부한 텍스트로 바라보게 된다.
전면 컬러로 인쇄된 도판과 본문에 나오는 화파, 인물, 시대배경 등을 자세히 소개해주는 팁이 있어 책읽기가 더욱 수월하다. 특히 인상파에 비해 국내에 덜 소개되어 있는 라파엘전파의 그림들을 풍부한 도판(컬러 95점, 흑백 10점)을 통해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문학자이자 대중문화비평가인 지은이의 맛깔스런 글맛은 덤!
근대로의 여행, 그 첫 번째 관문 「올랭피아」
1865년 3월, 파리의 〈살롱〉전에 한 점의 그림이 걸렸다. 벌거벗고 비스듬히 누워있는 여인의 초상은, “살결이 인도산 고무 같다”, “고릴라 같다”, “뼈나 근육이 없는 것처럼 흐물흐물하다”는 등 인신공격성 비난을 받으며 평론가들의 분노를 샀다. 표현 방식에서 당시 〈살롱〉에 흔히 출품되던 그림과 확연히 다르긴 했어도, 벌거벗은 여인을 그렸다는 것 자체는 그리 특이할 게 없었다. 왜 그들은 그렇게도 분노한 것일까?
그림의 주인공 올랭피아가 창녀라는 것은 그림에 암시된 여러 장치들을 통해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그림이 비난받은 진짜 이유는, 그 벌거벗은 여인이 노동계급을 빗댄 것이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오직 사고파는 차원에서만 타인과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에서 노동계급은 매음녀와 닮은꼴이었던 것이다.

그림 속으로 들어간 삶의 풍경
그렇다면 인상파에게 그 이름을 선사해준 그림 「인상-해돋이」에서는 무엇을 읽을 수 있을까?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제껏 몰랐던 사실이 드러난다. 저 멀리, 해가 떠오르는 풍경 너머에 삐죽삐죽하니 보이는 것은 바로 부두에 선 크레인들이다. 그저 해가 떠오르는 순간의 인상을 빠른 붓놀림으로 그렸다고만 알고 있던 그림 속에 실은 당대의 사람들이 숨 쉬고 살아가던 현장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모네가 그리고자 한 것은 자연의 인상이었겠지만, 그 자연은 이미 인간의 노동과 공존할 수밖에 없는 ‘풍경’이다.”(본문 80쪽) 이것이 새로운 근대의 풍경이다.
이 그림에서 저자는 인상파와 파리 코뮌을 연결할 단서를 발견한다. 사실, 유명한 인상파 화가들 중 파리 코뮌에 직접 참여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모네 같은 이들은 소란스러운 파리를 떠나 영국에서 은신했고, 인상파 화가들이 즐겨 그린 풍경은 파리 코뮌 이후 제3공화정이 지배한 파리였다. 하지만, 그들의 도피는 코뮌이 남긴 근대의 흔적, 패배의 상처로부터의 탈주였다. 끔찍한 과거를 빨리 잊고 코뮌 이전의 호사스러운 과거로 되돌아가자는 마음이, 르누아르의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 같은 그림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제 세상의 중심으로 떠오르게 될 중간계급의 눈으로 바라본 풍경이 그림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근대를 거부했던 라파엘전파
이 책의 또 하나의 주인공, 라파엘전파의 그림에 나타난 근대의 모습은 어떨까? 라파엘전파가 활동한 1850년대의 영국 사회는 중기 빅토리아 시대로, 이때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산업혁명을 통해 이룩한 물질적인 부와 의회 민주주의의 정착으로 근대 정치 시스템이 확립된 ‘첨단’의 나라에서, 라파엘전파 화가들은 유독 ‘자연으로 돌아가자’고 부르짖었다.
라파엘전파를 옹호했던 존 러스킨은 정확한 묘사를 통해 자연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그림을 ‘자연을 보여주는 창문’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자본주의가 초래한 근대의 병폐를 자연으로 회귀함으로써 치유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런 자연이 실은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러스킨의 자연은 이미 ‘변질된 자연’이었다. 러스킨은 그림을 투명한 창문이라 생각했지만 실제로 그림은 전혀 투명하지 않았고 그럴 수도 없었다.
라파엘전파의 그림은 이런 러스킨의 예술 이념을 잘 보여준다. 말하자면, 라파엘전파는 자신들이 처한 현실에 저항하기 위해 근대 이전의 세계를 상상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근대 산업사회와 시장 자본주의를 뿌리부터 거부했기에 급진적이긴 했으되, 현실에 개입하는 데는 무력할 수밖에 없었다.

‘여성’으로 읽는 근대에 대한 다른 태도
둘 사이에 공통점은 있었을까? 인상파와 라파엘전파의 화가들은 모두 여성을 즐겨 그렸다. 그러나 공통점은 여기까지. 풍경을 그린 데서 차이를 볼 수 있는 만큼, 이들이 여성을 대하는 태도 또한 매우 달랐다. 라파엘전파가 여성을 통해 이상화된 미를 추구한 데 반해 인상파는 여성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다분히 세속적이었다. 진정한 역사의 본질은 현상 너머에 있다고 본 라파엘전파의 여인이 현실세계의 여성과는 관계없는 이상화된 어떤 관념이었다면, 현상 자체에 본질이 내재해 있다고 생각해 명멸하는 일상생활의 현상을 화폭에 담고자 한 인상파의 여인들은 남성의 끈적끈적한 시선이 머무르는 대상이었다.
반면 그림 형식만으로 보자면 오히려 여성적인 것은 인상파였고 라파엘전파는 남성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인상파는 주제나 소재에 있어서는 남성의 시선을 고수했지만 오랫동안 고수되어온 (남성적인 시선인) 원근법을 해체하고 명멸하는 빛의 흐름을 부지런히 화폭에 ‘모방’하는 등 ‘여성의 기교’를 구현한 것이다.

‘근대성’이라는 키워드
이처럼 공통점이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이는 인상파와 라파엘전파를 하나로 묶어 읽을 수 있는 키워드는 바로 ‘근대성’이다. 인상파가 변화한 현실을 긍정하거나 현실에서 눈을 돌려 도피하려 했다면, 라파엘전파는 이를 철저히 부정하고 자신들이 상정한 과거의 이상을 좇으려고 했다. 그들이 그린 사회는 윌리엄 모리스의 『에코토피아 뉴스』에 나오는 것처럼, 모든 사람들이 정직한 노동과 소박한 삶으로 자연친화적인 삶을 실현할 수 있었다고 본 이상적 사회였다.
인상파의 그림에서 우리는 중간계급의 현실도피적 성향을 읽을 수 있으나 그들은 형식적으로는 새로운 경지를 이루어냈다. 한편 라파엘전파는 자연을 화폭에 그대로 옮기려고 노력하면서 기괴하게 보일 정도의 묘사력만을 뽐냈을 뿐이다. 하지만 내용상으로는 근대가 일부 사람들에게 가한 폭력적인 모습을 반대하고 이상적인 사회로 돌아가고자 하는 이상을 펼치기도 했다. 이것이 인상파와 라파엘전파가 자신들 앞에 펼쳐진 새로운 세상, 근대에 대응한 분열된 모습이면서 동시에 근대성 그 자체이기도 하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택광

지은이 이택광이 말하는 이택광
어릴 적에 자신을 안드로메다에서 온 외계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구환경에 한동안 적응하지 못했다. 우주여행을 떠나는 그림을 그려서 꽤 큰상을 받기도 했다. 그 후로도 그림을 잘 그려서 여러 번 상을 탔지만 곧 시들해져서 시를 쓰기 시작했다. 얼떨결에 들어간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한 뒤 뭔가 깨닫고 영국으로 건너가 대학원에서 철학과 문화이론을 전공해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영국에 있으면서 『교수신문』 통신원으로 활동했고 몇 군데 잡지에 기고를 했다. 영국에서 독일 철학자 발터 벤야민을 즐겨 읽었고 그의 글에 이끌려 19세기 파리와 유럽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몇 년 동안 도서관과 미술관을 오가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여름이 오면 측백나무들이 가지런한 볕 좋은 공원에 누워 빈둥거리거나 영국 펍의 비어 가든에서 빛깔 좋은 맥주를 마셨다. 그 행복한 시간에 많은 사람들과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나눴고 책 쓸거리들을 잔뜩 얻었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지금은 광운대학교에서 문화이론과 문화연구를 가르치고 있다. 글쓰기는 그림 그리기의 대리물이라고 생각하기에 그림에 대한 글을 계속 쓸 생각이다. 그림의 잉여를 드러내는 글쓰기, 이것이 모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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