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의 사유
2008년 11월 10일 출간
국내도서 : 2003년 06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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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88960905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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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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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을 생각한다 ... 13
풀 ... 31
꽃 ... 55
씨앗 ... 79
사군자.탈사군자 ... 103
나무 ... 123
숲 ... 137
산 ... 157
땅 ... 179
새 ... 199
하늘 ... 217
바다 ... 241
돌 ... 261
정물 ... 277
풍경.반풍경 ... 299
찾아보기 ... 313
식물성을 화두로 삼아 우리 미술을 읽는다
<금호미술관> 큐레이터로 다수의 전시들을 기획했었으며, 현재 미술평론가이자 경기대학교 교수인 박영택이『예술가로 산다는 것』(2001, 마음산책)에 이어 두번째 저작 『식물성의 사유』를 펴냈다.
예술가들의 작업실을 기행하며 쓴 산문『예술가로 산다는 것』에서 그들의 격정적인 삶과 작품을 통해 삶과 예술의 의미를 되새겼다면, 『식물성의 사유』에서는 식물성을 화두로 삼아 한국 현대미술 읽기를 시도하고 있다.
우리가 식물이라고 부르는 ‘풀, 꽃, 씨앗, 나무, 사군자’와 더불어 ‘숲, 산, 땅, 새, 하늘, 바다, 돌, 정물, 풍경’처럼 식물성에 대한 사유, 더 나아가 자연과 생명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능하게 해주었던 열네 개의 항목을 통해 우리 미술의 진경을 펼쳐 보여준다.
기존의 소재주의로만 공들여 그려진 그림들과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작품들이 어떤 변별성을 갖는지, 그리고 그 작품들이 자연과 식물을 매개로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지 진지하게 사유해보는 자리가 되어줄 것이다.
왜 식물성인가? - 새로운 인식의 패러다임을 열어주는 매개로서의 식물성
“미술의 위기가 주창되는가 하면 미술의 진정성, 혹은 미술의 의미가 부단히 탈색돼가고 있는 상황에서 나는 전통과 현대의 갈등 속에서 상실된 우리 미술의 본래의 뜻과 지워진 의미를 상기해보면서 새삼 이 격물치지의 자세와 사유를 통해 미술을 다시 시작해보는 근거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았다. 그 실마리가 바로 주변에 산재해 있는 한 떨기 꽃이나 하찮은 풀과 나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식물성을 생각한다」중에서)
박영택은 바로 ‘식물성’에서 미술의 위기의 돌파구를 찾는 한편, 무분별한 욕망,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이기심, 끝없는 탐욕 등 인간의 부정적인 측면들을 정화시켜줄 수 있는 힘을 발견하고 주목한다.
인류의 역사는 식물성과 짝을 이루는 동물성의 에너지를 발판으로 문명을 이루고 발전을 거듭해왔다. 부지런히 움직이고, 만들어내고, 정복하고, 인간에게 좀더 안락하고 편리한 삶을 일궈나가는 과정에서 부작용 혹은 반작용이라 말할 수 있는 엔트로피 또한 증가해왔다.
근래 들어 환경과 생태계를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는데 ‘동강댐 건설’이나 ‘새만금 간척사업’과 같이 개발과 환경보존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도 예외가 아니다. 이처럼 서구 중심적인 가치관에서 비롯된 경제개발논리에 의해 생태계가 파괴되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박영택은 ‘식물성’을 화두로 삼은 미술작품들을 통해 남에게 상처주지 않으면서도 끊임없이 움직이며 생명을 일구어나가고, 인간과 자연을 치유하는 ‘식물성’의 긍정적인 힘을 역설하고 있다.
식물성에 주목한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자연과 인간을 분리하지 않고 내면적으로 깊이 결부시켜 파악하는 관점이다. 이는 농경사회에서 비롯된 동아시아인들의 자연 관찰과 숭배, 우주만물이 모두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다는 생태주의, 노자와 장자가 말하는 도(道), 불교의 경전 속에 녹아 있는 생명존중의 사상과도 맞닿아 있다.
박영택은 서구중심적, 서구지향적 가치관에서 동양적인 가치관으로 시선을 돌려 동아시아인들의 세계관과 우주관 안에서 미술의 의미를 새롭게 추출해내고 있다.
‘동양인의 마음과 정신 속에서 철학적, 인생론적 뿌리인식을 심어준 것들, 그러나 서양적, 과학적 세계관 앞에서 힘없이 스러져간 것들, 해서 더 이상 우리들 삶에서 의미문맥을 형성하지 못한 채 장식적이고 습관적인 미술의 초라한 소재로 전락한 것들을 다시 생각’함으로써, 한국 미술계를 다시 돌아보며 문제를 제기한다. 또한 앞만 보고 달리느라 지치고 변질돼버린 우리의 삶 속에 내재돼 있는 독성을 제거하고 치유할 수 있는 길을 ‘식물성’ 안에 열어놓고 있다.
관습적인 시선에서 탈피한 우리 미술의 진경
『식물성의 사유』에는 100명의 한국 현대작가와 104점의 예술작품들(회화, 조각, 설치, 사진)이 망라되어 있다. 대중 추수적인 작품보다는 관습적인 시선을 단호하게 밀어내고 자신만의 독자한 시선으로 묵묵히 세계와 몸을 섞는 작업을 해나가고 있는 작품들로 채워진 이 책은, 한국미술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는 작가들의 진지하고 실험적인 작품들이 생생하게 살아숨쉬는 현장, 우리 미술의 현주소라고 말할 만하다. 이 점이 바로 기존의 명화 감상이나 그림 읽기를 안내하는 책들과는 차별성을 띠며 크게 갈라지는 지점이기도 하다.
한 권의 책 안에서 항목별로 일목요연하게 감상할 수 있는 한국 현대 미술작품들의 다채로움은 보는 이의 감각을 일깨우면서, 몸을 움직여 전시장을 찾지 않으면 제대로 맛볼 수 없는 신선한 문화적 충격을 경험하게 한다.
본문 중간중간 실린 <작가노트>는 작업 과정의 에피소드나 작품의 의미,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작가의 메시지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어 작품 이해를 한층 돕고 있다.
‘비평은 모든 것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말할 수 없다. 자신이 보고 만난 것 중에서 치명적으로 가슴에 들어온 것, 뇌에 흘러넘치고 떠돌아다니며 생각의 갈래를 쳐주는 것들에 대해서만 말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작가와 작품들은 ‘현대미술의 새로운 흐름과 경향, 이즘이나 거창한 주제, 현학적인 이념과 개념들에 휘둘리기보다는 작가 자신의 진솔한 삶에서 체득된 경험과 육성으로 버무려진 작품들’이다.
작가들 또한 ‘하찮은 것들, 힘없고 쇠락한 것들, 남루한 자신의 일상과 함께한 것들, 버려지고 소외된 것들을 따스한 시선으로 건져올려 숨을 불어넣어주고 온기를 채워주는 이들, 길들여지지 않는 시선과 감각으로 자신의 삶에서 유래한 모든 것을 형상화하는’ 이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작가와 작품 앞에서 몸을 낮추고 모든 감각을 열어 사유를 확장시키며 작품들과 교감하는 박영택은 각각의 작품들이 품고 있는 핵심을 진솔하게 전해주며 우리 미술의 진경 속으로 안내한다
작가정보

성관 박영택은 그림을 통해 삶을 이야기하는 미술평론가이자 경기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예술학과 교수다. KBS1 '명작 스캔들', 'TV미술관' 등에 고정 패널로 출연했으며, 인터넷방송 '넷향기'에서 '박영택의 미술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2010년부터는 경향신문에 '박영택의 미술전시장 가는 길'을 격주로 연재하고 있으며, 여러 매체에 미술과 관련한 이런저런 글을 쓰고 있다. 박영택은 성균관대학교에서 미술교육을,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한국 근현대미술사를 전공했다. 졸업 후 금호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 일했으며, 뉴욕 퀸스미술관에서 큐레이터 연수를 했다. 제2회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큐레이터, 대한민국청년비엔날레2002 커미셔너, 제2회 아시아프 전시 총감독, 대구예술발전소 문화행사 총감독 등을 역임했다. 지금까지 지은 책으로는 '예술가로 산다는 것', '식물성의 사유', '미술전시장 가는 날', '민병헌', '나는 붓을 던져도 그림이 된다', '가족을 그리다', '얼굴이 말하다', '예술가의 작업실', '수집 미학', '테마로 보는 한국 현대미술', '그림으로 삶을 완성한 화가 이중섭' 등이 있고, 다른 이와 함께 쓴 책으로는 '가족의 빅뱅', '우리시대의 미를 논하다', '나혜석, 한국 근대사를 거닐다', '월전 장우성의 시서화 연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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