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독

이명원 지음

새움 2010년 04월 01일 출간 종이책 : 2001년 07월 18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김윤식 교수의 표절건을 지적하여 학계의 사제 카르텔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타는 혀>의 저자가 지난 10년동안 썼던 가장 내밀한 사적고백에서부터 다소 날카로원 보이는 공적 비판까지 여러 종류의 글들을 엮은 책. 뛰어난 잡문이 보여주는 인식의 아름다운과 개성적인 스타일의 발산은 한국문학의 풍요로움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이따위 잡문이나 쓰는 나는?>를 비롯해 80여 편의 글들을 묶었다.

목차

1장. 소금을 찾아서
2장. 길위에서 낯선
3장. 방부 처리된 사랑의 기록
4장. 독기 서린 부드러운 해독

출판사 서평

독기와 그에 따른 나름의 처방전을 함께 제출하는 이명원의 글은 양날의 칼이다. 주지하다시피 이명원은 첫 저서 <타는 혀>를 통해 김윤식 교수의 표절 문제를 제기하면서 학계에 충격을 안겨주고 그를 계기로 학계를 떠났던 문학평론가이다.

이제는 독립적 지식인이 되어 열정적인 글쓰기를 보여주고 있는 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독립적 지식인> <논쟁적 글쓰기> <시대의 젊은 논객> 등등.

이명원 씨는 문학비평을 시작한 초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때로는 논쟁을 주도하고 때로는 문제적인 사안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그 나름의 독특한 해법을 제출해왔다. <해독>은 그러한 이명원 글쓰기의 기원이 어디에 있는가를 밝히고 있을 뿐만아니라, 비평가로서 시대를 살아가는 한 개인으로서의 섬세한 내면을 탐문한 글들로 조직되어 있다.

책의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양날의 칼로서 여전하고 도저한 그의 글쓰기다.

안티조선 문제(이문구 선생님 동인문학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신경숙 씨의 표절문제(표절보다는 정신의 식민화가 문제다), 문학권력 문제(출판사의 게시판을 지켜보면서), 언론과 문인의 관계 설정 문제(이문열과 것야구겄에 대한 명상), 대학원 사회의 비합리적인 교수-제자 관계 문제(봉건적 신분사회의 멘탈리티가 대학원 사회를 타락시킨다) 등 그의 글은 거침이 없으며 그런 만큼 그 논지는 다양하고도 선명하다.

<해독>에 수록된 글들은 아카데믹한 성질을 갖고 있는 것들이 아니다. 가장 내밀한 사적 고백으로부터 다소 날카로워 보이는 공적 비판까지 어깨동무를 하면서, 제 각각의 빛깔을 뿜어내고 있다. 시의적인 점을 고려해 대부분 최근에 발표한 글들과 신고新稿들을 중심으로 엮었지만 거의 10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쓰여진 글 가운데 일부가 포함된 책의 성격상, 삶의 남루와 초월에의 욕망이 이란성 쌍생아처럼 깍지끼고 있는 것처럼도 보인다.

그래서 <해독>은 문학을 전공으로 하는 사람에서부터 에세이의 내밀함을 엿보고 싶어하는 일반 독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층위에서 읽힐 수 있다. 가령 소금을 찾아서나 어느 우울한 날의 단상과 같은 글들은 한 젊은 평론가의 사적이고도 섬세한 내면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고, 권오룡의 돈키호테식 글쓰기나 이교도의 세계관은 존중되어야 한다와 같은 글들은 권력화한 문단의 권위주의적 오류, 한 소설가(장정일)에 대한 법적 제재의 폐해 등이 무엇인지를 적확하게 제공해줄 것이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는 저자의 사적인 고백록이 담겨 있고, 2부에는 문단이나 매체의 구조적인 모순 등에 대한 진단이 담겨 있다. 3부에는 문학평론의 본령이라 할 수 있을 작품 읽기가 지은이의 내면과 결합되어 섬세하고도 따뜻한 빛깔로 독특하게 정리되어 있고, 4부에는 저자가 편집위원으로 관여하고 있는 반년간지 <비평과전망>에 대한 솔직한 고백 등이 담겨 있다.

새움 <에크리티즘 총서>에 관하여
에크리티시즘은 에세이(essay)와 크리티시즘(criticism)의 조합어인데, 이러한 글쓰기란 에세이가 갖고 있는 실존적 무늬와 크리티시즘이 갖고 있는 대상에 대한 가치평가가 동시에 결합된 행위라 할 수 있다.

글쓰기가 자신의 내면에 대한 이해와 자기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대한 이해를 동시에 요구하는 것이라 할 때, 글쓰는 자는 기존의 형식적인 틀에 갑갑함을 느끼고 자신의 실존을 담아낼 새로운 형식에 모종의 갈증을 느낄 수밖에 없다.

자신의 실존을 들여다보면서 세계해석을 동시에 진행시켜야 하는 비평가에게 에세이는 편안한 자기 안주의 형식처럼 보였을 것이고, 비평은 내밀한 실존을 드러내기에는 지나치게 꽉 짜여진 엄격하고 객관적인 틀처럼 보였을 것이다. 이 양자를 적절하게 중재하고 다양한 세계의 틈을 자유자재로 가로지르기 위한 방편으로서 에크리티시즘이라는 새로운 형식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러한 취지 아래 기획된 <에크리티시즘 총서>의 첫 번째 저서가 이명원 씨의 <해독>이다.

현실의 문제점들에 대한 비판적 글쓰기를 끊임없이 진행해오는 한편, 문학비평이라는 장르가 어쩔 수 없이 갖게 마련인 객관성과 엄격성이라는 잣대로부터 자유롭고자 하는 글쓰기도 동시에 시도해온 이명원 씨의 <해독>은 에크리티시즘 총서의 첫 저작으로서 손색이 없다.
<에크리티시즘(ecriticism)총서>는 느리게 그러나 꾸준히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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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이명원
1970년 서울 출생. 서울시립대 국문과 및 동대학원 졸업. 1993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1997년 제2회 <상상비평상> 수상. 저서로 <타는 혀>가 있고, 현재 <비평과전망>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