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아직도 공사중
2008년 06월 20일 출간
종이책 : 2000년 02월 15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pdf (2.53MB)
- ECN 0102-2018-000-00261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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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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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2. 분단 그리고 통일의 상징, 베를린에 가다
003. 아름다운 도시 포츠담에서 만난 역사
004. 북녘의 피렌체, 드레스덴
005. 에필로그
독일 학술교류처(ADD)에서는 독일을 여행하고 독일에 대해 배우고자 하는 각국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매년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1999년에는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 학생들이 선발되어 통일 십 년을 맞이하는 구동독 지역을 둘러보고 왔다. 분단 조국에 사는 한국 대학생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느낀 바를 엮어 《베를린, 아직도 공사중》을 출간하게 되었다. 이 책은 언젠가 통일이 되어야 할 이 땅에 살고 있는 젊은이들의 시각으로 통일 전후의 동독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물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통일에 대한 담론들은 마치 유행처럼 어느 날 갑자기 확 번졌다가 아무도 모르는 사이 또 다시 사그라들곤 한다. 아직도 누군가가 이러한 것들을 조종하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결국 우리가 언젠가 실현시켜야 하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어떤 이들은 전혀 원치 않는 것처럼 침묵하고 또 어떤 이들은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질 것처럼 말한다. 독일 통일은 오늘 우리에게 어떤 시사점을 주고 있는가. 우리가 쫓아가야 하는 긍정적인 모델이 될 수는 있는가.
그 동안 독일 통일을 다루는 책은 더러 있었지만 《베를린, 아직도 공사중》처럼 일반인에 의해 씌어진 책은 없었다. 더군다나 《베를린, 아직도 공사중》은 우리 나라의 대학생들이 펴낸 것이다. 이 젊은이들에게 통일이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기도 하다. 이들은 새로운 문화의 수용자와 창조자답게 기성 세대와는 분명히 다른 시각으로 독일 통일을 바라보고 이러한 시도가 우리의 통일에 작은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포츠담 대학의 뉴틸마르크 교수는 통일 후 서독 출신들에게 밀려나지 않은 몇 안 되는 동독 출신이다. 자랑스럽긴 하지만 "새로 임용된 교수들과의 사상적, 경제적 격차, 이들의 무시로 인해 갈등과 혼란을 겪어야 했다"고 털어 놓는다. '슈타지 감옥'의 관리인 카이저는 통일 후 공개된 비밀 경찰의 자료 덕에 가장 친한 친구가 밀고자였음을 확인하고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적대적인 이데올로기를 갖고 40년을 산 두 체제의 통합이 개인에게 남긴 상처였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연구원으로 일하던 케르미저는 통일 후실직자가 됐다가 "여기서 살아남지 못하면 끝"이라며 이를 악물어 지금은 직장을 얻었다. 그는 "실업이 무엇인지 모르던 동독인들에게 일이 없다는 것은 공포"라고 말했다. 스포츠센터 강사로 동독 시절보다 수입이 많아진 부시 부부는 또 이렇게 말한다. "지금 생활에 만족해요. 하지만 동독시절에도 생활의 불편은 없었죠. 안정된 직장에 여유롭고 정돈된 일상이었으니까요. 해외여행도 가능해졌지만 지금은 여행할 마음의 여유가 없어요" 다양한 '오시'들과의 만남은 통일에 대한 필자들의 생각을 바꿔놓았다.
이들은 반문한다. 통일은 동독인에게 올바른 선택인가, 우리에게 통일은 필요한가. 학생들은 변방으로 밀려난 동독인의 모습을 통해 통일이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변혁이면서 동시에 만족, 안정감 같은 심리적 문제이자 일상의 문제라는 사실을 깨닫고 이렇게 결론내린다.
"동독인들이 원한 건 경제적 수준의 향상과 여행의 자유였을 뿐이다. 어느날 갑자기 그들은 사회구조와 생활방식, 심지어 가치관까지 다른 반쪽 사회의 틀 속에 끼워 맞춰야 했다. 그것은 고통이었다. 통일은 동독인들에게 행복한 결정이었을까. 동독인들의 답변은 부정적이었다. 이건 탈북자들을 2류 시민으로 전락시키는 우리 사회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그들은 그들만의 시각으로 독일 통일을 바라보고 있다. 통일에 대한 환상도 거부감도 갖고 있고 문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 그들이야말로 통일에 수반되는 문제들을 고정 관념 없이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신문 기자, 작가, 스포츠 선수, 정치가, 비밀 경찰 감옥에서 수용생활을 했던 사람에서부터 평범한 가족에 이르기까지 동독 체제 속에서 살다가 이제는 새로운 체제에 맞춰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애환을 사진과 함께 담고 있다. 어쩌면 미래의 우리 모습일지도 모를 사람들을 이 학생들이 만나고 온 것이다. 아직 통일에 대한 확고한 논리는 서 있지 않지만 젊은이들에게 작은 희망이 남아 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고려대독문과독일학술여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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