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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폴 뒤부아 지음 | 임미경 옮김
밝은세상

2020년 02월 10일 출간

종이책 : 2020년 01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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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15MB)
ISBN 9788984373945
쪽수 3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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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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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콩쿠르상 수상 작가 장폴 뒤부아 소설!
가족의 죽음, 상실감, 남겨진 상처에 대한 이야기
장폴 뒤부아는 프랑스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콩쿠르상과 페미나상을 수상한 작가이자 노벨문학상 후보로도 자주 거론되는 작가이다. 이미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프랑스적인 삶》, 《타네 씨, 농담하지 마세요》, 《이 책이 너와 나를 가깝게 할 수 있다면》, 《케네디와 나》, 《남자 대 남자》 등이 국내에 소개되어 독자들로부터 많은 찬사를 이끌어내며 크게 사랑받았다.

장폴 뒤부아의 소설이 언제나 주목하고 있는 문제는 ‘어떻게 살 것인가?’이다. 그의 소설은 멀리서 주제를 찾기보다는 그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모든 것들을 소설로 녹여내는 작가이다. ‘우리는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가?’, ‘우리는 삶의 불행을 어떻게 견뎌낼 것인가?’ 이 두 가지 질문이 《상속》의 중심축을 이루는 주제이다. 주어진 삶이 축복이기는커녕 숨 쉬기 힘들 만큼 고통스럽고, 미래에 대해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고,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고 생각될 때 우리는 탈출을 모색하게 된다.
하루하루, 그 행복 11
77777 40
아버지의 친구 71
갈리에니 남매 97
콰가 123
기원(起源) 155
대파업 181
수습 과정 241
1998년, 플로리다 291
에스페로판 328
옮긴이의 말 361

모든 게 어긋나 흔들리던 그 땅에서 나는 도망쳐왔다. 무엇보다 그들, 자궁이라는 자연의 통로를 통해 나를 세상에 내던지고 양육하고 공부시키고 고장내버린 사람들로부터 멀리 도망쳐왔다. 그들은 분명 자기네 유전자 가운데 최악의 것, 그 찌꺼기 염색체를 내게 옮겨놓았을 것이다.
나는 이 찌꺼기 염색체에 대해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1983년 11월 중순부터 1987년 12월 20일까지 나는, 그러니까 아주 행복했다. 내게 주어진 모든 것에 만족했고, 어릴 적부터 유일하게 꿈꾸어온 그 직업에서 나오는 수입으로 소박하게 살았다. 내 직업은 펠로타 선수였다.
나는 플로리다, 정확히는 마이애미 하이알라이에서 뛰는 바스크 펠로타 프로선수단에 속해있었다. 선수들은 프론톤(펠로타 경기장 : 옮긴이)의 삼면 벽을 배경으로 춤을 추듯 뛰어올라 버들가지로 짠 큼직한 펠로타 라켓을 허공에 휘두르는 대가로 연봉을 받았다. 회양목을 둥글게 깎아 염소 가죽을 씌운 공을 라켓으로 쳐 시속 300킬로미터 속도로 세계 최대의 벽을 향해 날려 보내는 것이다. 버들가지장갑을 손에 낀 교황 백 명이 들어찬 바티칸 궁 성벽을 상상해보라. 마이애미국제공항의 비행기들이 그 벽 꼭대기를 스치듯 날아가곤 했다.
-본문 11p~12p

할아버지 스피리돈 카트라킬리스가 그 무엇보다 자랑스러워한 무용담은 당신이 한때 스탈린의 주치의였고, 그 인물의 뇌조각을 훔쳐 툴루즈로 가져왔다는 이야기였다. 비사리오노비치 주가시빌리가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한 며칠 뒤 부검이 있었고, 주치의 가운데 하나였던 할아버지도 참여했는데, 그때 뇌조각을 몰래 잘라내 빼돌렸다가 가져왔다는 것이다. 할아버지는 그 모험을 감행하고 나서 한참 뒤인 1974년에 여러모로 특이한 상황에서 자살했다.
내 아버지 아드리앙 카트라킬리스도 개인의원을 운영하는 의사였고, 역시 특이했다. 아버지는 그나마 이국적인 느낌은 덜했지만 할아버지처럼 마음을 놓을 수 없게 하는 점은 마찬가지였다. 아버지는 종종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혼자 중얼거렸고, 뜬금없이 목청을 높여 ‘스트로피나치오’ - ‘걸레조각’이라는 의미의 이탈리아 말이다 - 라고 외치곤 했다.
-본문 14p

영사관 출입문의 벨을 누르고 잠시 기다린 뒤 대기실로 안내되어 들어갔다. 그곳에서 또 잠시 기다린 다음, 입을 풀로 붙여놓은 듯 말이 없는 한 남자를 따라 어느 방으로 들어갔다. 사무실은 아니었고, 창고라고도 할 수 없었다. 몸을 걸칠만한 의자 하나 없었다. 창문도 환기구도 없었다. 받침다리가 붙은 등 하나가 빈 책꽂이 가장자리에 놓여 있는 게 전부였다.
왓슨이 내 옆에 있었다. 움직임 없이, 세상의 중심을 응시하듯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출입문 밑모서리가 마룻바닥을 스치며 문이 열렸다. 아열대의 분방함을 고려하더라도 외교관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한 남자가 들어서면서 불쑥 이름을 물었다. “안녕하십니까,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나는 얼떨결에 이름을 밝혔다. 남자는 왓슨의 존재가 마땅찮다는 듯이 힐끔 쳐다보더니 다시 말했다. “여권을 보여주시겠습니까?” 남자는 여권을 받아 오듀본의 조류도감을 들여다보듯이 한참 살폈다.
“카트라킬리스 씨, 영사관에 방문해달라고 요청한 이유는 한 가지 비통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부친인 아드리앙 카트라킬리스 씨의 부음을 알리고자 오시라고 했죠. 사망시각은 프랑스 시간으로 어제 오후 4시 10분이라고 합니다. 프랑스영사관 이름으로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우리도 부친의 사망과 관련된 정황에 대해서는 더 이상 아는 게 없습니다만 가족상을 당한 재외프랑스인을 돕기 위해 여기 몇 가지 안내 자료와 대처요강을 준비해놓았습니다.”
-본문 37p~38p

“사실, 사건 자체는 간단합니다. 다만 부친이 택한 방식을 이해하기 힘듭니다. 이를테면 세부적인 실행방식이 그렇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악마란 디테일에, 삶의 잔주름에 숨어있다는 뜻이었다. “지난 일요일, 오후 4시쯤 부친께서는 샤를드피트 거리에 있는 9층짜리 아파트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렸습니다. 그날 그 아파트에는 왕진 차 갔었다고 하더군요. 아파트 건물 4층에 거주하는 환자를 진료한 다음 곧바로 옥상으로 올라갔죠. 즉사였습니다. 보도에 세워져있던 스쿠터 위로 떨어졌어요.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부친께서는 일요일에도 왕진을 다녔습니까?” 그랬다. 아버지는 환자의 요청이 있을 때면 휴일에도 상관없이 왕진을 갔다. 치과를 포함해 의사들을 한데 모아 뒤섞어놓은 현대식 병원을 달가워하지 않았고, 예전 방식인 가족 주치의 역할을 좋아했다. 의사 일이 아버지에게 돈벌이 수단만은 아니었던 게 확실했다. “이상한 부분이 더 있습니다. 검시관을 무척이나 곤혹스럽게 한 문제인데, 제가 만나 뵙자고 한 이유도 바로 그 점에 대한 설명을 듣고자 해서입니

1. 상실의 슬픔과 고통이 가득한 이야기 속에서 빛나는 행복의 노스탤지어!
-2019년 콩쿠르 상 수상 작가 장폴 뒤부아의 화제작!
-할아버지, 어머니, 외삼촌, 아버지가 연이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전자 상속을 거부한 폴은 과연 삶의 자유를 찾을 수 있을까?

장폴 뒤부아는 1950년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나 현재도 살고 있다. 1996년 《케네디와 나》로 프랑스 텔레비전문학상, 2004년 《프랑스적인 삶》으로 제100회 페미나상, 2011년 《스네이더 사건》으로 알렉상드르발레트 상, 2019년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사는 것은 아니다》로 콩쿠르상을 수상했다. 다년간 《누벨 옵세르바퇴르》지 기자로 활동했고, 20여 권의 소설과 다수의 에세이, 여행기를 펴냈다. 작가로 데뷔한 이래 매년 한 권의 소설을 발표하고 있고, 현재까지 20여 권을 써냈다. 《상속》은 2016년 작으로 그 해 콩쿠르상 최종심에 오른 최고의 화제작이다.
장폴 뒤부아는 프랑스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콩쿠르상과 페미나상을 수상한 작가이자 노벨문학상 후보로도 자주 거론되는 작가이다. 이미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프랑스적인 삶》, 《타네 씨, 농담하지 마세요》, 《이 책이 너와 나를 가깝게 할 수 있다면》, 《케네디와 나》, 《남자 대 남자》 등이 국내에 소개되어 독자들로부터 많은 찬사를 이끌어내며 크게 사랑받았다.
장폴 뒤부아의 소설이 언제나 주목하고 있는 문제는 ‘어떻게 살 것인가?’이다. 그의 소설은 멀리서 주제를 찾기보다는 그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모든 것들을 소설로 녹여내는 작가이다. ‘우리는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가?’, ‘우리는 삶의 불행을 어떻게 견뎌낼 것인가?’ 이 두 가지 질문이 《상속》의 중심축을 이루는 주제이다. 주어진 삶이 축복이기는커녕 숨 쉬기 힘들 만큼 고통스럽고, 미래에 대해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고,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고 생각될 때 우리는 탈출을 모색하게 된다.
《상속》의 주인공 폴 카트라칼리스에게 주어진 삶의 고통은 가족들로부터 비롯된다. 할아버지는 구 소비에트연방에서 스탈린의 주치의를 지낸 인물로 독재자가 죽었을 때 그의 뇌조각을 훔쳐 도망쳐온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어머니는 다른 사람들이 혹시 부부 사이가 아닌지 의심할 만큼 자기 남동생과 지나치게 밀착된 관계이고, 할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의사인 아버지는 가족으로부터 거리를 띄우고 무관심으로 일관한다.
한집에 살던 할아버지, 어머니, 외삼촌이 연이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그들은 하나같이 ‘지상에서 자신의 무게를 견뎌낼 힘이 없어’ 소멸을 위해 매진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아버지와 단둘이 남게 된 커다란 집은 폴에게 우울하고 어두운 기억의 장소이자 망자들이 남긴 유물들이 도처에 그대로 남아 있어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계속 들을 수밖에 없는 고통의 원천이다. 집은 그에게 암울한 미래를 강요하는 덫이기에 떠날 수밖에 없다. 아버지는 같은 집에서 살아왔지만 서로 교감을 나눈 지 오래다.
이 소설은 가족의 죽음, 상실감, 남겨진 상처에 대한 이야기다. 그 상처들은 삶을 고통스럽고 힘겹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 소설은 내면의 심층에 깊이 가라앉아 불행을 빚어내는 기억, 가족구성원 간의 몰이해를 생각하게 만든다. 폴은 가족들처럼 삶을 포기하지 않으려면 도망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카트라칼리스 가문의 유일한 상속자인 폴은 어디에 있든 불안감을 완벽하게 벗어던질 수는 없다. 그 역시 카트라칼리스 가문의 유전자, 그 독특한 염색체를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그 유전자는 이미 폴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의 안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폴이 생각하기에 그의 가족들은 ‘자궁이라는 자연의 통로를 통해 나를 세상에 내던지고 양육하고 공부시키고 고장내버린 사람들이고, 분명 유전자 가운데 최악의 것, 그 찌꺼기 염색체를 내게 옮겨놓은 사람들(본문 중에서)’이니까.
폴에게 가족이란 어쩔 수 없이 떠맡아야할 짐이자 결국 잃어버릴 수밖에 없는 상실과 슬픔의 근원이다. 폴의 가족들이 차례차례 독특한 방식으로 자살하듯이 인간의 삶은 기이하고 난폭한 불행에 노출되어 있다. 이 소설은 고독하고 부조리한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만 절망 속으로 깊이 빠져들어 우울해하기보다는 부조리한 삶을 어떻게 극복해갈 것인가에 대한 모색을 담고 있다.

2.가문의 부조리한 유전자 상속을 거부한 폴은 과연 삶의 자유를 찾을 수 있을까?
장폴 뒤부아의 소설은 언제나 생활주변을 주목하고, 가까이에서 마주치는 사람, 즉 가족이 자주 주요 등장인물이 된다. 그러나 그가 그려내고 있는 가족구성원들을 연결시키는 끈은 팽팽하게 당겨져 있기보다는 늘 느슨하게 풀려 있다. 부모 자식 간의 문제, 부부 간의 문? 친구 간의 문제, 연인 간의 문제는 그의 소설에서 흔히 다루는 소재들이다. 이 시대 사람들의 고독은 그런 인간관계들이 형식적으로 존재할 뿐 실제로는 서로 깊이 교감하고 연대를 이룰 바탕이 되어주지 못한다는 좌절감에서 비롯된다.
폴은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대를 이어 전문의 과정을 이수한 의사이지만 바스크 지방 전통 스포츠인 펠로타를 할 때만이 무한한 기쁨과 만족을 느낀다. 어릴 때부터 틈만 나면 펠로타를 연습하고 시합에도 참가했다. 펠로타 스카우터로부터 마이애미 프로리그에서 선수로 뛰어달라는 제안을 받은 폴은 툴루즈의 집을 떠나 마이애미로 간다. 이 소설에서 마이애미 부분은 부활의 이야기이자 전혀 다른 세계의 이야기이다.
폴은 마이애미 펠로타 팀의 프로선수가 된다. 그는 최고의 선수는 아니었지만 펠로타 경기를 즐기고, 바다에 빠져 익사하기 직전에 구해낸 개 왓슨과 한집에 살면서 동료이자 친구인 에피파니오와도 깊이 교감하며 생의 기쁨이 무엇인지 익혀간다. 노르웨이 출신인 연상의 여인 잉빌 룬데와의 사랑은 타인으로부터 심지어 자기를 낳아준 부모로부터도 사랑받지 못한 폴에게는 삶에서 경험한 최고의 선물이다. 폴은 이런 것들이 옆에 있는 한 무너지지 않고 삶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며 자신을 격려한다. 그러나 환희의 시간은 그리 길게 이어지지 않는다. 프랑스영사관에서 걸려온 전화 한통이 그를 다시 툴루즈로 부른다. 아버지가 아래턱을 스카치테이프로 동여매고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것이다. 이제 지상에 남은 가족은 없다.
폴은 해답을 얻지 못한 질문을 떠안은 채 툴루즈로 돌아가 아버지의 장례를 치러야 한다. 툴루즈로 돌아온 폴은 아버지의 진료실 서랍에서 찾아낸 검은 수첩 두 개에서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발견하게 된다. 아버지의 비밀수첩을 본 폴은 그동안 자신이 아버지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는지 깨닫게 된다. 그가 재발견한 아버지는 이제 그에게 짐 하나를 지운다. 그가 감당하기 어려운 짐이다. 그와 동시에 자신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그 유산의 대가도 치러야 한다.
장폴 뒤부아는 이 소설에서 현재와 과거의 기억 사이에 끼여 팽팽하게 당겨진 폴의 심리상태를 정교하게 보여준다. 펠로타 선수인 폴은 모든 문장에 자리 잡고 뛰어올라 회전하고 강약을 조절하고 방향을 바꾸어 공을 날려 보낸다. 삶은 어떤 의미에서 펠로타 경기와 같다. 라켓에 넣어 던진 공이 높은 장벽에 가로막힐 수도 있지만, 출구, 즉 삶의 의미를 찾아내는 일이 전혀 불가능한 건 아니다. 장폴 뒤부아가 《상속》을 통해 전달하려는 중요한 메시지 가운데 하나이다.

‘《상속》에는 허공으로의 추락이 있지만 또한 펠로타 경기에서처럼 도약이 있다. 사실 추락은 도약이 없으면 성립하지 않는다. 작가는 삶이 절망이라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자유를 향한 도약은 행복하다고 말한다. 이 작품은 불행을 이야기하면서 그 심층에서는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들 독자는 이 작품에서 좌절하고 절망하는 삶을 읽으며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면서 어쩌면 그런 삶조차 긍정할 분명한 이유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럴 가능성을 느끼기만 해도 우리는 위안을 얻는다. 슬픔과 상실을 이야기하는 이 작품은 한쪽에 이미 위로를 마련해놓았다.‘-〈옮긴이의 말〉 중에서

《상속》에는 장폴 뒤부아가 즐겨 다뤄왔던 삶의 문제들이 녹아있고, 아픔을 동반한 노스탤지어가 있다. 부조리한 것에 대해 이야기할 때 발휘되는 특유의 유머감각과 유려한 문장, 신랄한 비유, 반짝이는 재치가 있다. 장폴 뒤부아는 또다시 묻는다. ‘어떻게 살 것인가?’ 이 소설은 말한다. ‘살아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삶이란 펠로타 경기에서 공을 라켓에 넣어 던질 때처럼 ‘상대의 위치를 고려하고, 강약을 조절하고, 벽면의 강도와 높이를 가늠해 섬세하게 방향을 바꿔 공을 날려 보내야 하는 것.’이라고.

3. 우리는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가? 우리는 삶의 불행을 어떻게 견뎌낼 것인가?
-《상속》 줄거리 요약

폴 카트라킬리스의 가족의 이력은 매우 독특하다. 할아버지 스피리돈 카트라킬리스는 구 소비에트연방에서 스탈린의 주치의를 지낸 의사인데, 그가 죽자 부검에 참가했다가 뇌조각을 몰래 훔쳐 툴루즈로 도망쳐온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 시계수리공인 어머니 안나 갈리에니는 다른 사람들이 혹시 부부 사이가 아닌지 의심할 만큼 남동생인 쥘 갈리에니와 지나치게 밀착된 관계이다. 시계공방에서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함께 일하고, 집으로 돌아와서도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붙어 지내는 그들은 어찌 보면 남매가 아니라 부부 같다. 아버지 아드리앙 카트라킬리스 역시 의사이고 가족들로부터 거리를 띄우고 무관심으로 일관한 삶을 살고 있다.
한집에 살던 할

작가정보

1950년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났다. 1996년 《케네디와 나》로 프랑스 텔레비전문학상, 2004년 《프랑스적인 삶》으로 제100회 페미나상, 2011년 《스네이더 사건》으로 알렉상드르발레트 상, 2019년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사는 것은 아니다》로 콩쿠르상을 수상했다. 《누벨 옵세르바퇴르》지 기자로 활동했고, 20여 권의 소설과 다수의 에세이, 여행기를 펴냈다.
장폴 뒤부아는 《상속》에서 한 개인의 내면에 새겨진 가족유산을 소재로 가슴을 찌르는 이야기를 빚어냈다. 상실의 슬픔이 가득한 이 이야기 속에는 행복의 노스탤지어가 살아 빛난다. 가족들 모두 스스로 목숨을 끊고, 세상에 혼자 남은 주인공 폴이 부조리한 운명을 벗어던지기 위해 선택한 펠로타의 열정적인 세계가 펼쳐진다. 독자들은 이 소설에서 작가의 매력적인 문체와 더불어 죽음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 인간의 내면 깊숙이 자리한 끈질긴 강박관념들을 대면하게 될 것이다.
그의 소설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사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적인 삶》, 《이 책이 너와 나를 가까이 할 수 있다면》, 《스네이더 사건》, 《타네 씨, 농담하지 마세요》, 《케네디와 나》, 《남자 대 남자》, 《난 다른 걸 생각해》 등이 있고, 여행기 《난 미국이 걱정스러워》 등이 있다.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강의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스탕달의 《적과 흑》, 《아르망스》, 래티샤 콜롱바니의 《세 갈래 길》, 조엘 디케르의 《스테파니 메일러 실종사건》, 《볼티모어의 서》, 르 클레지오의 《열병》, 콜레트의 《암고양이》, 마리 다리외세크의 《남자를 사랑해야 한다》, 그웨나엘 오브리의 《페르소나》, 다비드 포앙키노스의 《시작은 키스》, 질 르루아의 《앨라배마 송》, 곰브로비치의 《포르노그라피아》, 크리스티앙 자크의 《오시리스의 신비》, 줄리아 크리스테바&카트린 클레망의 《여성과 성스러움》, 피귀르미틱총서 《롤리타》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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