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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된 한패

플로르 바쉐르 장편소설
플로르 바쉐르 지음 | 권명희 옮김
밝은세상

2016년 05월 12일 출간

종이책 : 2016년 05월 1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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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7.89MB)
ISBN 9788984372900
쪽수 4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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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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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주목시킨 최악의 금융 사태와 그리스 사태의 배후를 신랄하게 파헤친다!
데뷔작 《도시의 소녀》로 푸케 데쿠베르트상을, 《내가 세기를 청산하는 방법》으로 장 아밀라-멕케르상과 라이온스클럽 문학대상을 수상하며 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힌 플로르 바쉐르가 선보이는 경제 스릴러 소설 『조직된 한패』.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와 유럽 경제 위기를 배경으로 월스트리트 금융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 작품이다. 그리스 국가 부도 사태와 관련하여 골드만삭스가 그리스 회계 장부 조작 및 은폐에 가담한 사건을 집중 조명한 이 소설은 엥텔랄리에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작품성과 재미를 인정받았다.

미국 다국적 투자은행 폴만팍스에서 유럽 금융협상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세바스티앙은 금융업계에서 투지가 넘치는 승부사, 협상의 달인으로 불린다. 클라라는 《비즈니스 데이》 신문사 팀장으로 적은 인원의 팀원을 이끌며 취재 기사를 쓴다. 바르고 정직한 기사를 쓰길 원하지만 녹록치 않은 현실에, 일에 대한 회의를 느낄 무렵 클라라는 근심 가득한 세바스티앙과 조우하며 그의 일에 가담하게 된다.

제레미와 앨리슨 역시 모두 대학 동기들이다. 제레미는 학위 중 은행에 취직해 군복무의 일환으로 홍콩지사로 발령을 받아 금융 파생상품 부서의 총괄업무를 맡게 된다. 세계적인 기업협상 그룹 퓌블릭의 홍보전문가인 바네사는 거물급 유력 인사들과 정치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자신의 인맥을 넓혀간다. 세바스티앙, 클라라, 베르트랑, 제레미, 앨리슨, 바네사가 대학 졸업 후 프랑스의 정치, 금융계에서 한자리씩 차지한 반면, 앙투안은 그들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된다. 클라라와 한때 연인 사이였던 앙투안은 건물 난간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한 후 10여 년 동안 재활 치료에 전념하는 동안 사소한 사건을 계기로 해커 전문가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세바스티앙은 회사 폴만팍스로부터 그리스 회계 장부 조작을 은폐하라는 지시를 받게 된다. 세바스티앙은 사건 이면에 철저히 은폐된 정치권력과 금융계 큰손의 부적절한 뒷거래 사실이 있음을 목도하며 크게 분노한다. 사건의 진실을 폭로하기로 결심한 그는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모두들 계란으로 바위를 치기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취한다. 월스트리트의 거대 권력에 홀로 맞서지만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그는 끝까지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제1장~제42장 / 7~392
옮긴이의 말 / 393

새롭게 지어진 문어 타워(미국 잡지 《롤링 스톤》의 취재 이후 회사에 붙여진 별명)는 압도적인 유리와 강철로 된 건물이었다. 파리가 낙상할 것 같은 외관은 빗물도, 비난과 소송도 모조리 흘러내릴 것처럼 매끈했다. 21억 달러의 이 빌딩이 지상에 출현하기까지 꼬박 4년의 공사 기간이 걸렸다. 뉴욕 지자체는 2001년 9?11테러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던 이 지역을 되살리기 위해 세금 혜택과 자금 지원을 늘렸다. 합리화의 대가들인 폴만팍스의 세법 전문가들은 맘껏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새로 단장한 글로벌 금융구역에 뉴욕커 납세자들이 3분의 2의 재정지원을 한 때문이었다. 뉴욕 시장은 ‘월드트레이드 센터의 미래를 믿는다.’는 폴만팍스 회사의 시민의식을 치하하며 몸소 준공식을 거행하기도 했다.
-14~15page

세바스티앙은 승강기 안에서 통계표와 핵심 정보들이 간추려진 내용을 훑어보았다. 유로존 회원국들, 국채, 통화 스와프의 거래 총액 등이 담겨 있었다. 그는 문건을 두 번이나 읽었다. 2001년 그리스가 유로존에 가입할 당시 그리스의 국채를 은폐하기 위해 폴만팍스 회사가 써먹은 기법이었다. 상세 도표에는 각 나라들에 저당 잡힌 재화들(공항, 고속도로, 공기업들), 미래 수익률 평가, 만기일이 적혀 있었다. 층수가 내려갈수록 지옥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세바스티앙은 이해가 상충되는 비난들에 어떻게 대응할지, 금융 트레이더가 투기에 적합지 않은 상품을 고객들에게 매각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정당화시키는지를 알고 있었다.
“저흰 고객을 상대로 도박을 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효율적인 위기관리를 중시하니까요.”
-23~24page

세바스티앙은 아침마다 스마트폰을 끼고 지냈다.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버튼을 눌러대며 사람들을 차례로 협박했고, 컴퓨터에 달라붙어 금융 정보들로 나온 통계수치와 그래프들과 대담을 보며 잔재주를 부려야 했다. 삶의 질이 올라간 시대를 사는 금융 고위 간부의 우스운 캐리커처였다.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 안에서 탁하고 찬공기를 쐬어서인지 얼굴에 붓기가 남아 있었다. 상류층이라는 낙인은 찍혔지만, 여전히 소년 같은 앳된 용모가 남아 있었다. 세바스티앙은 붓고 칙칙해진 얼굴이 정상으로 돌아오기도 전에 24시간을 풀가동하여 정치적 이해관계의 충돌과 내부의 정보유출, 위반 내용, 공모, 부도덕성에 대한 소문들을 잠재워야 했다. 유네스코 위원회 홀에서 노랗게 뜬 얼굴로 등을 구부정하게 하고 서 있는 그는 속세와 담을 싼 병약하고 우울한 금욕주의자 같았다.
-96page

“세바스티앙, 아무도 너한테 폴만팍스의 사다리를 타고 오르라고 강요한 사람은 없어.”
“이젠 그 게임에서 나올 거야. 내뺄 거라고!”
자리에서 일어선 세바스티앙은 베르트랑 쪽으로 걸어가며 버럭 화를 냈다.
“이건 집단으로 조작한 일이고 정신 나간 짓이었다고. 우리가 금융계 친위대들이라면, 너와 바네사는 그 협력자들이란 말이지!”
베르트랑의 눈길은 세바스티앙 등 뒤로 벽 쪽에 드리워진 프랑스와 유럽 국기들에 쏠렸다. 그는 세바스티앙을 어떻게 제압해야 할지를 알지 못했다. 그러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그를 내쫓아 보내는 수밖에 없었다.
“부탁이다. 그만 가줘. 영웅주의, 그건 아무짝에도 소용없어. 그런다고 최후에 너한테 메달을 걸어줄 사람도 없단 말이야. 네 목숨이나 보전하고 아이들 생각해. 언젠가 지나게 될 고약한 시기일 뿐이라고.”
세바스티앙이 문을 밀어젖히며 경고했다.
“지옥에서 보자. 테오한테는 다행이야. 걔 엄마가 너보단 훨씬 용감하니까. 살아 있으면서 죽은 자로 둔갑하지 않도록 조심해!”
-142~143page

“진실, 어떤 진실? 누구를 위한 진실? 분명히 말해두는데, 주제넘게 굴지 말고 숫자나 위조해. ENA의 공공재정 운영 수업시간에 안 배웠나? 숫자는 조작하라고 있는 거야. 자, 어서 일하러 가!”
베르트랑도 자신의 직급에서 하달되는 명령에 복종한다. 직급이 낮은 자를 때려야 할 경우가 생긴다면 기꺼이 그렇게 했다.
“자네 양키들 하는 거 못 봤나? 실업률이 20% 상한선을 넘었을 때, 공식 통계를 내지 않고 오바마 행정부 스태프들이 12.5%로 발표했다고.”
“그랬나요?”
정책관은 갈수록 불편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는 결혼반지를 만지작거렸다. 베르트랑은 그게 무얼 뜻하는 제스처인지 알았다. 예전 자신의 버릇이기도 했다. 젊은 기혼자에게 결혼반지는 끝내 족쇄 같은 것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오바마를 믿었지! 아무도 그 사실을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고! 신문기자들까지도. 내가 장담한다고. 얼마나 멋지고 기똥차! 자네 은행가들인 친구 있지? 그자들을 봐, 앞서 가잖아! 은행가들이 하는 짓을 보면 두 손 두 발 다 들어야 한다고. 속여먹는 데는 왕들이잖아!”
-192~193page

1. 월스트리트 큰손들이 벌이는 탐욕과 음모의 머니게임!
-아마존 프랑스 베스트셀러! 전 세계 20여 개국 출간!

플로르 바쉐르는 데뷔작 《도시의 소녀》로 푸케 데쿠베르트상을 받았다. 이후 《내가 세기를 청산하는 방법》으로 장 아밀라-멕케르상과 라이온스클럽 문학대상을 수상하며 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조직된 한패》를 통해 그리스 회계장부 조작 사건과 정치권력, 금융계의 부정한 유착 관계를 파헤치며 엥텔랄리에상(Prix Interalli) 최종 후보작에 노미네이트되며 작품성과 재미를 인정받았다. 전 세계 20여 개국에 판권이 팔려 나갈 만큼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조직된 한패》는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와 유럽 경제 위기를 배경으로 월스트리트 금융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 경제 스릴러 소설이다. 저자는 집필 이유에 대해 ‘일반 대중들은 경제나 금융에 도통 관심이 없지만 그것들이 도처에 모든 걸 관여하고 지배하고 있다. 나는 무엇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지에 대해 늘 흥미를 가졌었고, 내가 알게 된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 모든 진실을 말하는 건 쉽지 않지만 소설은 그 모든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을 말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였다.’라고 말한다.
《조직된 한패》는 탐욕의 상징이 되어버린 월스트리트의 비즈니스세계를 다루고 있다. 세바스티앙을 둘러싼 7명의 대학 동창들이 한 사건에 연루되며 약육강식, 적자생존으로 표상되는 정글과도 같은 자본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를 시작으로 전 세계를 초토화시킨 금융재앙 사태가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수많은 금융전문가들, 정치인들, 경제 협상가들이 국민을 속이고 무엇을 얻었으며, 세계 경제가 바닥을 칠 때까지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하나하나 꺼내놓는다.
사십대로 접어든 세바스티앙의 대학 동기 클라라, 베르트랑, 제레미, 앨리슨, 바네사, 앙투안은 모두 정치, 금융, 기업협상, 언론, 해킹 분야에서 성공을 이룬 엘리트층이다. 15년 전 불의의 사고로 병원 신세를 져야만 했던 앙투안을 제외하고 말이다. 이들은 모두 거대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서로 긴밀한 공모를 꾀하며 필요에 의한 조력자 또는 협력자로 우정을 쌓아간다. 모두 성공한 삶을 살고 있지만 삶의 이면에 알 수 없는 회의를 느낀다. 그동안 이들이 쌓아온 부와 명예는 남을 짓밟고, 적당히 타협하며 이룬 결과의 산물이다. 잡지사의 기자로 일하고 있는 클라라는 자신의 신념은 저버린 채 오너와 고객이 원하는 기사만을 쓴다. 프랑스 재경부 장관의 보좌관인 베르트랑은 부패한 정치인들의 뒷수발을 거든다. 기업 협상 전문가 바네사는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사람들만 만나며 인맥을 쌓기 위해 노력한다. 제레미와 앨리슨 역시 돈이 최고의 행복이라 여기며 살아간다. 이들은 모두 돈과 권력을 지키기 위해 늘 불안과 강박에 시달리며 한순간도 아이폰을 손에서 놓지 못한 채 살아간다. 그들이 이어가고 있는 우정 역시 선택과 필요에 의한 형식적인 관계일 뿐이다.
세바스티앙은 미국 다국적 투자은행 폴만팍스의 대외협상가로 금융 협상계의 한 획을 그으며 승승장구한다. 가정과 개인사를 포기할 정도로 회사에 헌신하며 성공을 위해서라면 불법적인 금융 조작도 서슴지 않았던 그는 오로지 앞만 보며 달려왔다. 그러던 어느 날 세바스티앙은 폴만팍스 대표로부터 그리스 회계 장부 조작을 은폐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그는 사건 이면에 은폐된 정치권력과 금융계 큰손의 부적절한 뒷거래 사실을 목도하게 되며 큰 분노를 느낀다. 세바스티앙은 친구들에게 도움을 구하지만 모두 부정적인 의견만 내놓을 뿐 아무도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배신과 음모, 암투가 난무하는 월스트리트의 생리 속에서 홀로 맞선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일일 뿐이다. 안전한 삶, 돈과 명예를 버리고 스스로 시궁창 속으로 뛰어들고 싶은 이는 아무도 없다. 저자는 소설에 등장하는 7명의 인물들이 ‘그리스 회계 장부 조작’ 사건에 말려들면서 보여주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얼마나 무서운 대가를 가져왔는지를 말한다.
《조직된 한패》는 그리스 국가 부도 사태와 관련하여 골드만삭스가 그리스 회계 장부 조작 및 은폐에 가담한 사건을 집중 조명한다.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지자 세계 경제는 휘청거린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연합은 심각한 경제 위기를 맞는다. 프랑스는 주가 폭락과 실업률에 허덕이고, 미국과 유럽은 서서히 디플레이션, 양극화, 경기 침체를 맞는다. 그리스 역시 공공 부채로 인해 국가 부도 위기에 내몰린다. 이런 혼란 속에 그리스 사태가 정치권력과 금융계 큰손의 부적절한 뒷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국민들은 분노한다 저자는 《조직된 한패》를 통해 전 세계를 주목시킨 최악의 금융 사태와 그리스 사태 배후에 어떤 결탁이 있었는지를 신랄하게 파헤친다. 그로 인해 파생된 온갖 피해는 모두 국민들의 몫이 되었으며, 실제 사건을 조작하고 가담한 이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음을 역설한다. 그리스 사태는 결코 유럽 국가에만 해당하는 문제는 아니다. 대한민국 역시 정치권과 금융계의 모럴 헤저드가 심각하며 그로 인한 높은 실업률과 경기 침체로 인한 피해는 온전히 국민들이 떠안고 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대한민국 역시 그리스 사태와 같은 상황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조직된 한패》는 현실과 허구의 세계가 구분되지 않을 만큼 리얼하며 속도감 넘치는 필치, 폐부를 찌르는 대화, 숨 막히듯 전개되는 이야기로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2. 월스트리트를 흔드는 막후의 실력자는 누구인가!
-《조직된 한패》 줄거리 요약

미국 다국적 투자은행 폴만팍스에서 유럽 금융협상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세바스티앙은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진 후 개인 생활을 포기한 채 금융 스캔들을 막아내는 일에 매진한다. 아내와 이혼했지만 그는 이혼을 서브프라임이 위기가 동반한 가벼운 손실쯤으로 취급하며, 금융업계에서 투지가 넘치는 승부사, 협상의 달인으로 불린다. 클라라는 《비즈니스 데이》 신문사 팀장으로 적은 인원의 팀원을 이끌며 취재 기사를 쓴다. 대학 동기인 베르트랑과 결혼한 후 그녀는 재경부 장관인 남편 베르트랑 덕에 문화공보부에서 재정한 예술문학 공로훈장을 받게 된다. 바르고 정직한 기사를 쓰길 원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일에 대한 회의를 느낄 무렵 클라라는 근심 가득한 세바스티앙과 조우하며 그의 일에 가담하게 된다. 제레미와 앨리슨 역시 모두 대학 동기들이다. 둘은 캠퍼스 커플로 결혼에 골인한다. 제레미는 학위 중 은행에 취직해 군복무의 일환으로 홍콩지사로 발령을 받아 금융 파생상품 부서의 총괄업무를 맡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은행 동료의 횡령죄로 인해 죄를 뒤집어쓰고 해고당한다. 세계적인 기업협상 그룹 퓌블릭의 홍보전문가인 바네사는 거물급 유력 인사들과 정치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자신의 인맥을 넓혀간다. 세바스티앙, 클라라, 베르트랑, 제레미, 앨리슨, 바네사가 대학 졸업 후 프랑스의 정치, 금융계에서 한자리씩 차지한 반면, 앙투안은 그들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된다. 클라라와 한때 연인 사이였던 앙투안은 건물 난간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한 후 10여 년 동안 재활 치료에 전념한다. 앙투안은 재활 치료를 받으면서 사소한 사건을 계기로 해커 전문가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세바스티앙은 회사 폴만팍스로부터 그리스 회계 장부 조작을 은폐하라는 지시를 받게 된다. 세바스티앙은 사건 이면에 철저히 은폐된 정치권력과 금융계 큰손의 부적절한 뒷거래 사실이 있음을 목도하며 크게 분노한다. 사건의 진실을 폭로하기로 결심한 그는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모두들 계란으로 바위를 치기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취한다. 월스트리트의 거대 권력에 홀로 맞서지만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그는 끝까지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 책속으로 추가
2008년 이후 월가의 어떤 증권사 사장도 판결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누군가는 한번쯤 폴만 회사를 수술해 썩어 문드러진 살점들을 모두 도려내고 세상에 떳떳이 드러내 보일 수 있게 얼개를 맞춰야 했을 것이다. 다음 폭로가 있기 전까지 말이다. 그때 가선 재수술해야만 할 것이다. 세바스티앙은 아마도 그걸 미리 제레미에게 알리려 했던지 모른다. 그를 도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으로 점점 굳어갔을 테니까. 제레미는 내심 그걸 두려워하고 있었다.
2008년에 폴만팍스는 뒤로 빠져나갈 구멍들을 마련해 놓았다. 나노 테크놀러지에 투자했고, 아르헨티나에 땅을 사두었으며, 마이애미와 시카고 거리에 경매 붙은 43채의 아파트들을 매입해 두었다. 회사는 그룹 패밀리를 안전하게 피신시키곤, 애초에 그들이 말하고자 했던 바가 무언지도 점점 갈피를 못 잡아갔다. 그리고 세계화의 역효과로 믿을 수 없을 만큼 불행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0.001%만이 모든 관점에서 문제를 파악할 수 있지만 부자이건 아니건 간에, 이 지상에서 정말로 플랜 B를 가진 자는 아무도 없다.
-225~226page

짤막한 영화가 끝나고 기자들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돌아갔다. 각자 자리에 앉은 그들은 공장처럼 번잡한 타인들의 소음을 몰아내려 헤드폰들을 착용하고 있었다. 컴퓨터 자판에 고개 숙인 채 책상머리에 들러붙어 앉은 기자들은 정보의 OS(운영체제)들이다. 거기 악의 진부함이 있었다. 지금에 와선 문화적 포기라는 진부함이 되었다. 그건 소리 없이 내부적으로 집단이 붕괴하는 것이어서, 진부함 이전에 기자로서의 명

작가정보

저자 플로르 바쉐르는 1973년 프랑스 안시에서 태어났으며 그르노블 국립정치학교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파리경영전문대학원(HEC) 졸업 후 뉴욕으로 건너가 마케팅회사를 설립했다. 9.11테러와 인터넷 버블을 경험한 후 프랑스로 돌아와 여행과 강연을 다니며 《르몽드 마가진》, 《카날 플뤼스》, 《리베라시옹》, 《프랑스 퀼튀르》 등 다수의 언론에 칼럼을 썼다. 첫 소설 《도시의 소녀》로 《피가로 마가진》에서 주최한 푸케 데쿠베르트상을 받았고, 금융 트레이더의 활약상을 담은 《내가 세기를 청산하는 방법》으로 장 아밀라-멕케르상과 라이온스클럽 문학대상을 수상했다. 《조직된 한패》는 그리스 회계 장부 조작 사건을 통해 정치권력과 금융계의 부정한 유착 관계를 낱낱이 고발한 경제 스릴러로 엥테랄리에상(Prix Interalli) 최종 후보작에 노미네이트되었다.
《조직된 한패》는 탐욕의 상징이 되어버린 월스트리트의 비즈니스세계를 다룬 소설이다. 금융협상의 달인 세바스티앙은 폴만팍스의 굵직한 스캔들을 막아내며 승승장구하지만 그리스 사태가 터지자 회사로부터 그리스 회계 장부 조작 사실을 은폐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약육강식의 피라미드 구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과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그리스 국가 부도 사태와 골드만삭스의 가증스런 음모와 충격적인 실상이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역자 권명희는 서강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했고 리옹2대학에서 현대문학을 전공했다. ‘90년대 문예지 중편소설로 등단해 몇몇 단편들을 발표한 후 번역을 시작했다. 2007년부터 한국무역협회 외국어통번역지원서비스 불어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작품으로는 《책의 역사》, 《종이, 일상의 놀라운 발견》, 《조르주 상드》, 《유령들의 탄생》, 《김치》, 《이곳에 살기 위하여》, 《행복을 찾아 떠난 소년》, 《오후 세 시》, 《째각째각 사랑시계》, 《세상을 뒤흔든 25인의 개혁가들》, 《모파상 단편집》(근간 예정), 《스칼렛 가능하다면》(근간 예정) 외 다수의 어린이책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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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직된 한패
    플로르 바쉐르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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