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금새 1

백기문 지음

밝은세상 2006년 04월 20일 출간 종이책 : 2001년 11월 3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저녁미사를 끝내고 베드로는 성당 안으로 들어서다 낯선 사내와 마주친다. 그 사내의 눈빛과 마주치는 순간, 기억 저편에서 <사람을 죽이는 죄를 범하였습니다>는 목소리가 메아리 쳐 오는데.... 사내는 돌연 지리산에서 동사한 남자의 유품이라면서 라틴어로 쓰여진 대학노트를 들이밀고 사라진다. <풍금새>는 생이 다하도록 숲을 떠나지 않는 품금새처럼 전생에서의 운명적인 만남이 이생으로 이어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2권.

출판사 서평

♣ 사랑은 서툰 마법사의 주술같은 것
자신이 몸담고 있는 숲에서 죽을 때까지 떠나지 않는다는 풍금새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자신의 세월을 포기한 채 몇 천년 동안 기다릴 줄 아는 남자. 소설의 주인공 '수'는 누구나 한번쯤 만나고 싶은 사람, 그리고 가슴속에 꿈꾸던 사랑을 떠올리게 한다. 보이지 않는 사랑을 나눠주는 주인공 수처럼 오늘도 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는 연인들의 가슴속을 따스하게 위로해주는 사람이 곁에 있음을 아는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아름다운 이국풍경과 생생하게 묘사되고 있는 인물들, 그리고 상상력을 뛰어넘는 긴박한 갈등구조 등은 작가의 재치있는 입담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런 사랑에 매료되는 것도 좋은 일이 아닐까? 극적인 사랑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혹은 가끔씩 사랑이 지겹다고 생각하는 모든 이들에게, 눈 내리는 겨울날 천사의 축복과도 같이 순수하고 아름다운 소설 <풍금새>를 권한다. 작지만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풍금새> 한 마리가 그들의 가슴 속에서 소중한 사랑의 기억으로 자리잡게 되기를?.

♣ 줄거리
오래전, 대상의 무리를 이끌고 사막을 가로지르던 한 남자가 있었다. 전쟁 포로이자 시민들의 놀잇감인 검투사에서 막 자유인의 신분이 된 그는, 노예상들에게 기는 히브리 소녀 베로니카를 구해주게 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검투사로서 수많은 사람을 죽인 죄책감에 목적 없이 살아오던 삶을 접고 고단한 이웃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에 뛰어든 것이다.

'수'라는 이름으로 존경받으며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살아가던 어느 날,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찾아온 처녀가 바로 5년 전의 그 소녀임을 안 수는 설레는 마음으로 그녀를 맞이한다. 서른넷의 나이에 난생 처음 사랑을 느끼며 그녀와 결혼할 꿈을 꾸지만 그녀에게는 아자리야라는 연인이 있음을 알고 실의에 빠진다. 수의 마음은 그럴수록 베로니카를 향해 불타오르지만 그녀는 감옥에 갇힌 아자리야를 위해 로마 군 장교를 살해하고 만다. 수는 힘들게 구해낸 그녀를 아자리야에게로 보내고 갈대밭에서 뒤쫓아온 로마 군이 지른 불에 타 죽는다.

그리고 2천여 년이 지난 서울, 천사가 된 수는 우연히 안타깝게 헤어졌던 베로니카의 영혼을 지닌 한서인을 발견한다. 이미 천사가 되어 있을 줄 알았던 그녀는 버림받은 고아로, 입양아로, 외롭고 지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충격을 받은 수는 동료 천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위해 주어진 일주일 동안 인간이 되기로 한다. 그는 자살한 현수의 육신을 빌려 그토록 그리웠던 베로니카, 한서인을 직접 만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준혁과의 사랑으로 상처입은 그녀의 위로하기 위해서 천사로 되돌아가야 할 시간을 넘기고 만다. 이런 서인과 현수의 사이를 오해한 준혁은 두 사람을 불태워 죽일 계획을 한다. 간신히 서인을 불 속에서 구하는 대신 온몸과 얼굴에 흉측한 화상을 입은 수는 그녀의 곁을 떠나 외로운 삶을 시작한다. 이름 없는 거리의 화가가 된 그는 육체적 고통과 궁핍도 잊고 베로니카에 대한 한결같은 사랑을 전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잠결에 베로니카의 영혼이 다급하게 부르는 소리가 들려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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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중에서

왜 나는 그녀를 잊지 못하는 걸까요?
세월이 서툰 마법사여서 과거를 완벽하게 등뒤로 감춰 버리지 못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나의 그리움이 너무도 크기 때문일까요?
아마도 한밤중에 잠에서 깨어나 어둠 저편을 바라보며 멍한 상태에서 밤을 지샌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렴풋이 느낄 겁니다. 사랑은 오래전에 끝이 나고 사랑의 맹세는 마른 진흙처럼 부스러져 버렸지만, 잠들게 하지 못하는 그 무엇이 광야의 바람처럼 가슴속을 여전히 배회하고 있음을??.

이 세상은 참으로 묘한 곳입니다. 갖고 싶은 것은 늘 손이 닿을 수 없는 곳에 있고, 만나고 싶은 사람은 늘 엇갈리게 합니다. 그러나 간절히 바라면 언젠가는 반드시 이루어지게 마련입니다. 그 소망을 스스로 포기해 버리지 않는다면.
(1권 발췌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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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백기문은 경복고등학교,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출판사와 명상 전문지에서 여러 해 동안 일을 하다가 1993년 삶의 의미를 묻는 <도시의 기인>을 세상에 내놓으며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신작 <풍금새>는 숲을 떠나지 않는 풍금새처럼 천 년, 또 천 년이 지나도 그녀의 곁을 떠나지 못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운명적인 만남에 대한 진지한 탐구이며 순수한 사랑에 대한 새로운 모색이라 할 만하다.

작가정보

저자(글) 백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