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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술래

김선재 지음
한겨레

2014년 06월 20일 출간

종이책 : 2014년 02월 28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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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0.99MB)
ISBN 9788984318045
쪽수 3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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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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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과 이승을 아우르는 아픈 이들의 이야기!
김선재의 장편소설 『술래가 돌아왔다』.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면서 각각 품고 있는 이야기와 비밀이 퍼즐처럼 조금씩 실체를 드러내고, 차츰 함께하는 것에 익숙해지는 이들의 모습을 묵묵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년 만에 돌아온 열 살 소녀 술래. 돌아온 술래에게 아빠는 되도록 집 밖에 나가지 말고 어떤 일에도 끼어들지 말고,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지 말라는 당부를 한다. 아빠가 출근하고 집에 혼자 있던 술래는 밖에 나갔다가 영복이라는 아이를 만나 친구가 되는데…….
프롤로그
1부
2부
3부
에필로그

해설: 기적으로 만드는 기척들_김나영
작가의 말

슬프다. 잃는 건 잊는 것보다 슬픈 일이다. 그게 시간이 나에게 가르쳐준 사실이다. 잃어버리지 않고 여기까지 가져온 건 지금 나에게 손을 뻗는 아빠, 라는 이름뿐이다. 그가 나를 만진다. 이마에 닿는 그의 손이 축축하다. 축축하고 떨리는 그 손이 홀씨가 붙어 있는 내 눈썹과 볼을 지나 더러운 머리카락과 목과 어깨와 팔과 손을 만진다. 내 몸에서 바람이 분다. 바람이 새로 태어난다. 나는 가볍게 몸을 떤다. 몸을 떨며 그가 내 팔목을 잡고 손을 들어 올려 손가락을 헤아리는 걸 본다. 마치 갓 태어난 아이의 손가락을 세듯, 확인한 것을 다짐받겠다는 듯, 세다가 잊어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세는 그의 어깨가 들썩거린다. 기뻐서, 혹은 믿을 수 없어서. 기쁘고 슬퍼서 아프다. 이제야 기쁘다고, 슬프다고, 아프다고 말할 수 있다. 돌아왔으니까.
그의 곁으로, 우리 집으로, 나는 돌아왔다. 그가 내 이름을 부른다. 다시 부르고 또 부른다. 나는 웃는다. 세상에 하나뿐인 이름이 세상에 하나뿐인 이름을 부른다. (p.11)

헤어졌다는 말이 구체적으로 무슨 의민지 궁금하지만, 더 물을 수가 없다. 처음부터 없던 엄마를 떠올리는 것보다는 있다가 없어진 엄마를 떠올리는 쪽이, 훨씬 더 슬플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영복이의 드러난 발목과 맨 발등의 자잘한 상처들을 바라본다. 그 상처들에도 각각 하나씩 슬픈 기억이 있을 거 같다. 나는 그때 어디에도, 아무거나 편하게 묻고 대답을 구할 수 있는 사이는 없다는 걸 확실히 깨달았다. 어떤 말은 그냥 스스로의 마음에 묻고, 가슴에 간직해야 하는 거다. (p.77-78)

밤은, 언제나 거기 있다고 생각했던 사물들을 조금씩 옮겨놓는다. 아무도 모르게 사물들은 조금씩 움직이며 자라고 늙는다. 그 사물들 속에서 아빠는, 자면서 운다. 그 이유를 몰라 나도 밤마다 운다. 우리를 둘러싼 벽이, 문이, 신발장에 걸린 구둣주걱이, 천장의 얼룩이 조금씩 늙어가며 같이 운다. (p.84)

누군가는 중독의 처음이 호기심이라고 했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중독의 또 다른 처음은 슬픔이다. 슬픔은 아무것도 돌보지 않는다. 중독은 한여름에 타들어가는 잎사귀의 잎맥처럼 모든 것이 말라버리기를, 그래서 아무것도 남지 않기를 바라는 하나의 방편이다. 오랫동안 몰랐지만 나도 그랬다. 배는 곯지 않았지만, 배가 고프지 않으니 기다렸다는 듯 슬픔이 밀려왔다. 잃어버린 것조차 잊어버릴까 봐 슬퍼서 울던 시절은 돌아오지 않았고, 대신 왜 살아야 하는지 알 수 없는 나날이 시작됐다. (p.132)

그동안 골목마다 다른 세기의 바람이 불었다. 어제까지 있던 가게가 하룻밤 만에 없어지고, 불과 이십 초 만에 건물이 무너져 내리고, 하루아침에 다리가 붕괴되는 것을 보았다. 사라지는 건 언제나 찰나였다. 사라지는 것들이 늘어날 때마다 너무 오래 걷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뛰기 시작했다. 언제 어떻게 멈춰야 할지 몰라서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거나 다리가 꼬여 땅바닥에 뒹굴 때까지, 무작정 뛰었다. 그사이에 알게 된 게 있다면 삶은 절대로 단 한 발자국도 건너뛸 수 없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살아 있는 동안에는 견디듯 걷거나 달려야 했다. 그걸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죽음뿐이었다. (p.135-136)

나는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아이가 대답하길 기다렸다. 온갖 소리들이 한꺼번에 뒤섞여 들썩이는 저녁에 나는 사람이 사람을 부르는, 그 사소한 목소리에 오래 귀 기울였다. 왜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누군가를 부르는 그 짧고 간단한 소리가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소리인 거 같았다. 텔레비전을 아무리 오래 틀어놔도, 아무리 오래 허공을 응시하고 있어도, 한자리에서 꼼짝 않고 밤낮이 바뀌는 것을 지켜봐도,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 이름을 가진 나 또한,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본 지 오래된 사람이었다. 미르가 죽고 나서, 광식이를 제외하고는 오랫동안 호명이라는 걸 해본 적이 없었다. 아무도 없다는 건, 그런 것이다. 불러줄 사람도 없고 부를 사람도 없다는 것. 물론 사는 데에는 지장이 없고, 살 수 있고, 살아 있다. 그러나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누군가 나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사느냐고 물어본 적은 없지만 나는 늘 그런 질문을 받을까 봐 두려웠다. 평생 그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끝내 할 말을 찾지 못했다. 그 사실을 깨달을 때마다 나는 살아 있는 게 부끄러웠다. 휘적휘적 걷던 나는 걸음을 멈췄다. 도대체 나란 인간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것일까. (p.140-141)

나는 귀밑까지 붉어진 영복이를 보며, 다시 내가 아는 영복이를 생각한다. 비록 내가 아는 영복이가 영복이의 전부는 아닐지 모르지만,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영복이가 가짜인 것도 아니다. 걱정도 많고, 수줍음도 많은 열 살짜리 어린애. 설명할 수 없는 이야기가 비밀이 되는 걸 아는, 설명할 수 없어

한겨레출판 문학웹진 《한판》 연재작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 단 한 명의 특별한 존재가 된다.”
우리는 왜 자꾸 곁에 있던 것들을 잊어버리는 걸까
우리 삶의 비밀과 기억, 끝내 희망을 버리지 않는 이야기

“어두운 동네를 걸으며 불 켜진 창문들을 바라볼 때마다 혼자 안부를 물어요. 잘 지내고 있느냐고. 그 불빛은 모두 똑같지만 각각의 창들 안의 이야기는 아무도 모르는 거라는 생각도 하고요. 너무나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그들이 갖는 이야기는 모두 특별할 거고, 또 각각의 비밀들이 궁금하기도 했어요. 아마, 그런 마음이 이 소설을 쓰게 했고, 희망 없음을 알면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인물들을 만들어낸 것일지도 몰라요.”
- 작가 인터뷰 중에서

고개를 들었을 때는 하나둘 불이 켜진 창들이 공중으로 천천히 떠오르는 것처럼 보였다. 좀 전까지 길거리를 지나다니거나 돌아오지 않는 아이를 부르거나 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이 켠 불빛들일 것이었다. 이렇게 많은 창들에 각각의 임자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사방이 벌판이었던, 그리 오래되지 않은 옛날이 아득했다. (p.142)

시인이자 소설가인 김선재의 첫 장편소설 《내 이름은 술래》가 출간되었다. 촘촘한 심리 묘사와 탄탄한 서사, 시적인 문장과 간결한 문체로 인정받은 그의 소설 세계는 첫 장편소설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된다. 이 소설에는 이 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열 살 소녀 술래, 언제나 술래와 다정한 대화를 나누는 아빠, 고향을 잃어버린 탈북 소년 영복이, 아파트에 둘러싸인 채 고물 더미가 가득한 집에서 혼자 사는 노인 박필순과 담을 타고 필순의 집으로 들어온, 어린아이 같은 노인 광식이가 등장한다. 특별하지도 않고 이상하지도 않은, 우리 주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인물들이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면서 각각 품고 있는 이야기와 비밀은 퍼즐처럼 조금씩 실체를 드러내고, 차츰 함께하는 것에 익숙해지는 그들의 모습을 묵묵히 보여준다. 그러면서 동시에 술래를 통해, 잘 안 들리는 소리나 잘 보이지 않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세계를 보여주면서 우리가 잃어버리고 잊어버린 모든 것들에 대한 애도와 위로를 보낸다.
문학평론가 김나영은 “다양한 인물들의 특수한 시간들을 한데 모아서, 유골함처럼 침묵하는 그 상자처럼, 그러나 그 속에 담긴 것들이 엄연히 제 실재로써 그러하듯 말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보여”줌과 동시에 “개인과 사회가 망각한 것들을 대신 말해”주는 소설이라고 평했다.
첫 장편소설을 구상하면서 우리 주변에 있는 이야기, 그중에서도 자신이 가장 잘 쓸 수 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는 작가는 ‘그저 새로 언어를 익히듯 더듬더듬 쓰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담담한 포부를 밝힌다.

누군가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는 일, 우리 삶의 보편적인 기적의 순간들을 담다

“술래는 숨은 걸 찾는 사람이잖아. 그러기 위해서는 잘 안 들리는 소리나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고 들을 수 있어야 해. 아빠는 네가 세상에 태어났을 때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는데 말이야, 그게 술래였어.” (p.111)

술래잡기 놀이에서 술래는 보이지 않게 숨어 있는 사람들을 찾아내는 사람이다. 그런 뜻의 이름을 가진 주인공 술래는 살아 있지만 죽은 것처럼 사는 사람들과 죽었지만 여전히 살아 있는 것처럼 기억하는 사람들의 세상으로 돌아온다. 아빠의 품에 안긴 술래는 기쁘고 슬퍼서 아픈 감정을 느낀다. 술래는 아빠와 항상 농담을 주고받는다. 웃기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아빠는 꼭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이지만 해도 좋은 말들을 많이 알고 있고, 그런 대화 속에서 술래와 아빠는 서로를 아끼는 마음을 숨기지 않고 표현한다. 아빠는 돌아온 술래에게 절대 다른 사람 일에 끼어들지 말고, 누구에게도 가까이 가지 말라는 당부를 한다. 그렇지만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한 술래는 그 약속을 쉽게 어기고 동네 아이 영복이에게 말을 건넨다. 비밀이 많은 영복이와 비밀스런 존재 술래는 그렇게 친구가 된다.
한편 술래와 같은 동네에 사는 고물집 노인 필순은 어느 날, 자신의 집 담을 타고 넘어와 마당 한가운데 볼일을 보고 있는 환갑을 넘긴 어린애 광식이와 마주한다. 죽을 날만 기다리며 유령 같은 존재로 평생을 살았던 필순은 광식이와 보내는 시간 속에서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는 일, 누군가와 발 맞춰 걸음 속도를 늦추는 일,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사는 일 등 평생 처음 해보는 일들을 하나씩 해나간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혼잣말도 아끼며 살았던 그는 광식이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벗어나고만 싶었던 지난날을 자꾸 환기하게 된다.
《내 이름은 술래》 속 인물들은 서로를 발견하고, 서로에게 자신의 비밀을 고백함으로써 내밀한 관계를 맺고, 그 관계를 발판 삼아 세상으로 나갈 용기를 얻는다.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단 한 명의 특별한 존재로 보이는 순간, 그것은 우리의 삶 속에서 가장 보편적인 기적의 순간일 것이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한 치 앞도 모르는 이 세상에서 누군가에게 기댈 수 있고, 머리를 쓰다듬어줄 수 있고, 악몽에서 깨워줄 수 있는 소중한 존재를 갖는 경험은 우리를 앞으로 계속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고, 자신의 생을 사랑하게 되는 하나의 방식이 된다.

말로 할 수 없는 것들은 비밀이 되고, 생의 상처들은 켜켜이 쌓여 기억이 되는 소설

《내 이름은 술래》에 나오는 각각의 인물들은 저마다의 기억과 싸운다. 술래에게 기억은 다시 아빠의 곁으로 돌아오게 만든 힘이다. 또 자신에게 벌어진 일의 기억을 되살리고 그 기억을 인정하는 순간, 술래는 새로운 ‘나’로 살아가야 하는 ‘끝난 이야기 속에서 아무도 모르게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로 거듭난다. 그리고 자신은 변함없이 아빠의 특별한 단 한 사람, 술래라는 사실도 깨닫는다.

수첩 속의 나는 비가 오면 미열이 나고, 지금처럼 여전히 아빠를 사랑했고, 아이들과 잘 어울려 놀지 않던 아이였다. 그건 분명히 나였지만 지금의 나로서는 잘 기억나지 않는 나였고, 떠올리는 것 자체가 신기한 나였다. 상자 속에는 온통 나뿐이었지만 그로 인해 내가 알게 된 건, 더 이상 그 ‘나’가 여기 없다는 사실이다. 나는 이제 예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고,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사람이다. 영복이가 내린 비밀의 정의가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 도저히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은 비밀이 된다. 그걸 인정하자 모든 사실은 놀랍도록 정연해진다. 내가 술래라는 사실과 아빠의 딸이라는 사실, 그건 어떤 일이 있어도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p.225)

고향 산천을 떠나면서 기억도 버렸다고 말하는 영복이는 사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들이 많은 아이다. 술래는 영복이와 친구가 되면서 영복이의 몸에 난 상처에서 슬픈 기억을 읽는다. 그리고 노인 필순도 아이 같지 않던 영복이의 첫인상에서 슬픔의 내력을 읽어낸다.

그동안에도 아이는 눈앞의 파리를 쫓으며 내내 땀을 흘렸고, 종종 한숨을 쉬었다. 관절이 시원찮은 사람처럼 행동이 굼뜬 것도 그랬고, 말을 할 때마다 미간에 주름이 잡히는 것도, 한숨처럼 길게 숨을 내뱉는 폼도 아이답지 않았다. 그 조로(早老)의 원인에 대해 나는 아무것도 아는 게 없었다. 슬픔의 내력이란 으레 아주 개인적이고 사소한 기억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누군가를 안다는 건 그토록 어려운 일이었다. 또한 누군가 나를 알아줄 거라는 희망도 가능하면 버리는 것이 좋았다. (p.263)

평생 도망치고 싶었으나 도망칠 수 없던 기억을 지닌 노인 필순과 광식이도 마찬가지다. 전쟁의 트라우마를 몸과 마음에 새기고 있는 필순은 그림자처럼 살 수밖에 없었고, 빚 앞에 딸을 잃은 광식이는 기억을 버리고 살 수밖에 없었다. 특히 필순은 죽은 듯 살아야 했던 이유가 기억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억으로 인해 함부로 버릴 수도 없는 생이 되기도 했다.
그런 악몽과도 같은 기억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건, 생을 살아내게 만드는 건, 서로를 향해 뻗는 손길이다. 서로의 비밀을 들어주고,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는 일이다.

그걸 확인할 때마다 나는 온몸에 남은 힘을 쥐어짜 소리를 질렀다. 내가 무섭다는 사실이 견딜 수 없이 무서웠다. 아빠는 그때마다 나를 세게 흔들어 깨웠다. 악몽은 누군가 곁에 있는 사람이 깨워줘야 하는 잠이라고 했다. 그래서 사람은 혼자 잠들면 안 된다고, 혼자 사는 건 악몽 같은 일이라고 했다. 나는 아직도 아빠의 그 말이 슬퍼서 목이 메곤 한다. 내가 없으면 누가 아빠를 깨워줄까. 혼자 잠들고 혼자 일어나야 하는데. 그럼 사는 게 매일매일 악몽일 텐데. 노래를 불러줄 사람도 없을 텐데. 잠에 취한 채 일어나 비틀거리며 물을 떠다줄 사람도 없을 텐데. 그러니 아빠에게는 내가 필요하고 나에게는 아빠가 필요하다. (p.54-55)

“……알았다. 다 알았으니까 그만 깨라, 깨라고.”
광식이가 나를 흔든다. 언제나 내 잠을 깨우는 건 광식이다. 눈을 떴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직 아침이 오려면 한참 남은 모양이다. 어둠 속에서 늙은 주제에 아직도 꿈을 꾼다고 구시렁대는 광식이의 타박을 듣고만 있다. 죽는 날까지 이런 밤이 이어질 거란 예감이 든다. (p.319)

작가는 누군가를 살리기도 하고 죽게 하기도 하는 기억을 넘어서는 일만이 우리에게 남은 희망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내 이름은 술래》는 잠시 그 희망을 이루게 하며, 읽는 내내 우리가 잊고 있었던 많은 것들을 떠올리게 하고 끝내는 마음속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는 호수의 파문과도 같은 무늬를 그린다.

■ 주요 내용
술래가 돌아왔다. 이 년 만에 돌아온 열 살 소녀 술래는 대문 앞에

작가정보

저자(글) 김선재

저자 김선재는 2006년 《실천문학》을 통해 소설을, 2007년 《현대문학》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소설집 《그녀가 보인다》, 시집 《얼룩의 탄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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