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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도 평전

고미숙 지음
한겨레출판사 출판사SHOP 바로가기

2014년 01월 09일 출간

종이책 : 2013년 01월 0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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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2.38MB)
ISBN 9788984317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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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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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정적 논객이자 조선 최고의 서정 시인이었던 ‘인간 고산’을 만나다!
시대를 가로지른 인간을 탐구하고, 그의 마음과 시대를 헤아려보는 「한겨레역사인물평전」 조선편 『윤선도 평전』. ‘자연미의 시인’이라는 찬사를 받는 고산 윤선도의 서정적인 삶과 그 이면에 존재하는 격정적인 정치 논객으로서의 삶을 함께 살펴본다. 한 사람의 모습으로 보기엔 퍽 이질적인 양면을 아우르며 ‘인간 고산’을 통찰한다.

우리 시조사에 독특한 미학을 창출해낸 고산의 대표작 《산중신곡》과 《어부사시사》를 분석하되, 고산 개인의 면모를 최대한 개입시킨 해석을 통해 시와 인간이라는 두 텍스트를 동시에 읽어낸다. 자연을 노래한 시편들에서 드러나는 고산의 무의식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흥취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념을 오롯이 실현하려는 굳센 의지를 발견함으로써 고산의 시를 다시 읽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강호미학을 꽃피운 그의 시 세계 때문인지, 고산에게는 유유자적 자연을 즐기며 고아하게 살아가는 이미지가 따라다닌다. 하지만 그는 실제로 세 번이나 유배생활을 했을 만큼 굴곡 있는 인생을 살았다. 이처럼 평전은 한 인물에 대해 갖고 있는 특정한 이미지를 그의 실제 삶과 비교해보며, 겹치고 어긋나는 부분을 찾는 재미를 선사한다.
발간의 글 _‘한겨레역사인물평전’을 기획하며 (정출헌|부산대학교 한문학과 교수, 점필재연구소 소장)
머리말 _자연미의 시인이자 정치 논객, 극단적 대비로 가득한 윤선도의 삶 읽기

1장 고산의 진면목을 찾아서
남도 답사 일번지, 해남에서 보길도로|고산, 그 복합적 초상

2장 청년기의 삽화들
왜란이 발발, 그리고 작은아버지 댁으로의 입양|해남 윤씨 가문의 중흥자, 어초은 윤효정|호남 사림파의 거물, 귤정 윤구|생부와 양부, 두 아버지 슬하에서|‘고고한’ 청년기, 고산의 작품들|유학의 실천 지침, 『소학』에 심취하다|고산의 학문적 개성, 박람강기|해남 땅과의 조우, 「남귀기행」

3장 정치적 노정, 그 상승과 하강의 파노라마
광해군 시대, 붕당의 소용돌이가 시작되다|「병진소」가 초래한 파란|유배지에서 시작된 시조와의 만남|해배의 권유를 물리치다|인조반정, 정계의 대반전|해배 이후의 방황|득의의 시절, 중앙 정계에 나아가다|좌천, 그리고 자연으로의 은거|호란의 발발과 경과|병자호란을 계기로 부용동을 발견하다|전란 후유증으로 인한 두 가지 스캔들|해배 후에 다가온 또 다른 슬픔

4장 산수시의 새로운 경지, 「산중신곡」
세상만사 온통 시름뿐!|하늘이 선사한 비경, 금쇄동|산림과 현실 사이의 동요, 「만흥」 여섯 수|산수시의 다양한 파노라마|낮고 부드러운 목소리, 「오우가」의 세계|「산중속신곡」, 그리고 몇 편의 여음

5장 부용동에서 꽃핀 강호미학의 정점, 「어부사시사」
환갑을 넘어서서|봉림대군, 왕위에 등극하다|「어부사시사」의 산실, 부용동 원림|「어부가」, 동아시아의 전통으로 자리하다|조선에 뿌리내린 「어부가」의 계보|현실은 끊임없는 미련이어라|참을 수 없는 흥취의 미학

6장 노년의 불꽃, 예송논쟁
다시 정계의 소용돌이 속으로|‘정개청 복권’을 둘러싼 회오리바람|효종의 죽음, 그리고 산릉 논쟁|제1차 예송논쟁|패배, 그리고 삼수로의 유배|해배, 그리고 죽음

참고문헌|연보|찾아보기

대부분의 사대부들에게 시조는 단지 ‘시여(詩餘)’, 다시 말해 한시를 짓다가 남은 여흥으로 짓는 ‘하위 장르’에 불과했다. 그런데 고산은 이 양식에 한시에 비견될 만큼의 서정적 힘을 불어넣은 것이다. 요컨대 한시의 주변부를 떠돌던 시조 양식에 아름다운 서정의 호흡을 불어넣은 것, 이것이 고산이 고산이 된 이유다. 이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글은 분명 위대한 발명품이다. 하지만 그것이 한문이라는 ‘보편문어’에 맞서 실질적인 표현 형식이 되려면 감성과 담론을 생생하게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담론이야 중세가 해체되지 않고선 불가능한 노릇이지만 감성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한글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래서 시인들이 필요한 것이다. 이 경우 시인이란 한글의 잠재력을 끌어올려 삶의 현장과 연결시켜주는 전령사라 할 수 있다. 고산은 그 전령사로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낸 것이다. 우리가 지금 고산의 생애를 탐구하게 된 이유도 오직 거기에 있다.
-52쪽

자연 속에서 유유자적하는 시절이 아니라 정쟁에서 패배하여 유배지에서 고단한 일상을 보낼 때 시조가 산출되었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더 흥미로운 것은 그의 마지막 시조 작품인 「몽천요(夢天謠)」도 정쟁의 한가운데서 지어졌다는 점이다. 시작과 끝이 기묘하게 맞닿아 있는 셈이다. 다소 도식적인 추측일지 모르나 어쩌면 그가 한시보다 시조에 더 특장을 보이게 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듯하다. 시란 모름지기 세계와의 심각한 불화 속에서 그 서정적 빛을 발하게 되는바, 고산은 바로 그 극한 상황에서 한시가 아니라 시조를 택했던 것이다. 자신의 정서적 심층을 드러내기에 시조가 더 적절하다고 여긴 것일까. 유배당한 정객과 시조라는 양식의 마주침! 이 또한 운명적 조우라 해도 좋으리라.
-96쪽

변화무쌍하고 역동적인 이미지의 바다! 혹은 강호자연을 향해 던지는 은유의 그물망! 이것이야말로 「어부사시사」를 규정하는 가장 뚜렷한 미적 포인트라 할 수 있다. 바다는 끊임없이 흘러가고 시인은 다만 그 바다를 향해 무심히 그물을 던졌을 뿐이다. 또 그 그물에는 싱싱한 언어들이 펄떡거리고 있었을 뿐이다.
-202쪽

그는 자연경관에 도취하여 감수성의 청정한 유로를 시도하면서도 자신이 사대부임을 결코 잊지 않았다. 물론 이것은 그의 한계임에 틀림없다. 그런 지향이 드러난 작품일수록 공감력이 한층 떨어진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이것이야말로 그의 시적 추동력이 아니었을까? 무슨 소린가 하면, 그의 정치적 지향은 적어도 입신양명에 대한 미련은 아니다. 자신의 이념을 현실에서 오롯이 실현하고자 하는 견결한 의식의 발로다. 그 의식의 저변에 바로 고산 특유의 감수성이 흐르고 있는 것은 아닐지. 이를테면 그토록 견결하게 이념을 고수했기 때문에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즐길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_206쪽

성리학적 이념에 따르면 내면적 정서는 온유돈후(溫柔敦厚), 다시 말해 지극한 절제와 응축을 통해 드러나야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넘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맹사성의 작품이 잘 보여주듯 소박하고 단아함이 주류를 이룬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데 고산은 그러한 감정의 절제라는 윤리적 규칙을 일탈해버린다. 그것은 그가 지닌 독특한 감수성의 유로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정감적 분방함이 주도하게 될 조선 후기 시조사를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고산이 표출하는 흥취가 그런 식의 분방함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것임에 분명하다. 그에 비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세련되고 고상하다. 그럼에도 자연과의 교감에서 이법이나 도가 아니라 흥취를 느낀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 일단 파격이다. 그것은 필연적으로 정서적 스펙트럼을 확장하는 데로 나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산의 작품이 시조사의 분수령이 되는 맥락이 여기에 있다.
-208~209쪽

고산이 보기에 자신의 삶은 ‘세상과의 끊임없는 불화’, 그것이었다. 그것은 일차적으로는 붕당과 전란이라는 역사적 환경에 규정된 바 크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그의 성격, 즉 원칙을 향해 불같이 돌진하는 투지와 누구도 흉내 내

평전을 쓰고 읽는다는 것은 앞서 살아간 옛사람이 남긴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그의 마음과 시대를 헤아려보는 여정일 겁니다. 우리는 그런 여정에서 나 자신이 옛사람이 되어 헤아려보기도 하고, 옛사람이 내 귀에 속내를 속삭여주는 경이로운 체험을 맛보기도 할 것입니다. 때론 앞길을 설계하는 지침이 되기도 하겠지요. 퇴계 이황은 그런 경지를 이렇게 읊었습니다. “고인(古人)도 날 못 보고 나도 고인을 못 뵈어, 고인을 못 뵈어도 가던 길 앞에 있네, 가던 길 앞에 있거든 아니 가고 어찌할까”라고. 우리도 그런 마음으로 옛사람이 맞닥뜨린 갈등과 옛사람이 고민했던 선택을 헤아리며 그의 길을 따라 걸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세월의 간극을 훌쩍 뛰어넘는 그런 가슴 벅찬 공명이 가능한 까닭은 그도 나도 시대를 벗어나서는 잠시도 살아갈 수 없는 인간이란 이유 때문이겠지요. 그것이야말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우리 시대에 굳이 평전이 필요한 까닭일 것입니다.
-한겨레역사인물평전 ‘발간의 글’ 중에서

격정에 찬 정치 논객이자 조선 최고의 서정 시인이었던 윤선도
이질적 간극을 아우르며 통찰해본 ‘인간 고산’의 초상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빛낸 연금술사, 서정적 언어와 리듬으로 자연미를 표출한 시인, 이는 모두 고산 윤선도를 지칭하는 표현들이다. 그의 시조들은 평이한 우리말을 물 흐르듯 유연하게 구사하면서 감칠맛 나는 울림을 끌어냈고, 이 덕분에 고산은 송강 정철과 함께 우리 고전 시가를 대표하는 시인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이것만이 고산의 진면목은 아니다. 고아하고 서정적인 시인의 삶 이면에는 혈기방장하고 꼬장꼬장한 정치 논객으로서의 삶이 있었다. 그는 정치 초년생이었던 30대부터 80대에 이르기까지 정치적 소용돌이의 한가운데 있었고, 그때마다 외곬으로 정적들과 치열하게 대립했다. 양란과 당쟁의 격변기라는 시대적 특수성 탓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정적과의 싸움에서 도무지 타협할 줄 모르는 고산의 격정적 기질도 한몫했다. 이러한 두 면모는 한 사람의 모습으로 보기엔 자못 이질적이다. 그러나 세상과 불화하는 이의 견결성, 원칙을 향한 투지가 있었기에, 그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투명한 감수성으로 자신만의 강호미학을 꽃피운 게 아닐까. 고산의 삶과 문학을 탐사하면서 서로 다른 면모가 포개져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인간 고산’의 모습을 만나보자.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 윤선도,
자연미 넘치는 그의 시 뒤편에는 세상과 불화하는 치열한 삶이 있었다!

김소월, 윤동주를 모르는 한국인은 거의 없다. 그만큼 이들 두 시인이 문학사의 지평을 넘어 한국인의 ‘문화적 상징’으로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들에 견줄 만한 고전 작가로는 누가 있을까? 송강 정철과 고산 윤선도가 아닐까? 이들에게는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빛낸 ‘연금술사’라는 말이 따라다닌다. 특히 고산에게는 ‘자연미의 시인’이라는 찬사가 더해지곤 한다. 그렇게 우리 뇌리에 각인되어 있기에, 고산에게는 유유자적 자연을 즐기며 고아한 흥취를 아낌없이 드러내는 이미지가 따라다닌다. 그러나 그의 실제 삶을 들여다보면, 이러한 이미지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치열한 세상과의 불화가 놓여 있다. 개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평전 읽기의 즐거움은 바로 이런 데서 비롯될 것이다. 한 인물에 대해 갖고 있는 특정 이미지를 그의 실제 삶과 견주면서 겹치고 어긋나는 부분을 찾아가는 재미 말이다.

이제까지 많은 조명을 받지 못한 고산의 개인사를 살펴보면, 그 굴곡은 상당히 극심하다. 광해군 집권 초기에 정계에 진출한 서른 살의 정치 초년생 고산은, 「병진소(丙辰疏)」라는 상소를 통해 권력의 심장부를 향해 공격의 포화를 퍼붓는다. 권력의 핵심에 있던 중신들이나 예민한 정치적 사안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성역 없는 공세를 취한 고산은, 이 상소 덕분에 전국적 명망을 얻지만 결국 정계에 진출하자마자 유배지로 향하는 신세가 된다. 그리하여 혈기 방장한 30대에 7년간이나 유배 생활을 하는데, 이것이 소모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그가 이후의 정치 역정에서 보여준, 불굴의 기개를 견지하는 저력은 어쩌면 이때 다져졌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물론 그에게도 정계에서의 화려한 시절은 있었다. 마흔두 살에 다시 과거에 응시해 장원급제한 고산은 시험관이었던 이조판서 장유(張維)에게 ‘동국 제일의 책문(策文)’이라는 평을 들으며 화려하게 정계에 복귀한다. 그는 장유의 추천으로 봉림?인평 두 대군의 사부로 임명되었고, 6년간 대군의 사부로서 사제 간의 각별한 정을 나눈다. 그러나 다시금 추문에 휘말리며 유배를 떠나고, 이후 오랜 은거 생활에 들어간다.

이후 고산의 나이 예순여섯 살에 대군에서 왕으로 등극한 효종의 배려로 다시 정계에 진출하지만, 정쟁의 회오리 속에서 다시 한 해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효종의 사후 제1차 예송논쟁에서 과격한 정치공세를 퍼부은 끝에 함경도로 유배를 떠난다. 공교롭게도 정치 초년생 시절에 「병진소」를 올린 후 귀양을 갔을 때도 7년이었고, 말년에 예송논쟁으로 귀양 갔을 때에도 7년여의 시간이었다. 정계에 데뷔했을 때부터 삶의 마지막 정치 인생까지 제 뜻을 직선적으로 펼친 고산의 삶에서 유배는 마치 수미쌍관법처럼 앞뒤로 맞물려 있는 셈이다.
고산의 시에 대한 평가는 후대 사람들의 것인바, 당대에 고산은 지금까지 언급한 정치사적 측면에서 굴곡 많은 논쟁적 인물로 기억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고산은 과연 어떻게 우리말로 시를 창작하는 세계에 침잠해 들어간 것일까. ‘자연미의 시인’이라는 찬사와 ‘격정에 찬 정치 논객’이라는 이질적인 두 면모는 어떻게 한 인물 속에 녹아들 수 있었을까. 바로 이 지점이 ?윤선도 평전?을 관통하는 주요한 문제의식이다.

우리 시조사의 독특한 미학을 창출해낸 고산,
「산중신곡」과 「어부사시사」를 중심으로 살펴본 그의 풍요로운 시 세계

이번 평전에서는 고산이 창작한 자연미 넘치는 시들을 찬찬히 분석하고 있는데, 형식주의적인 내재적 비평의 잣대만을 들이밀지 않는다. 어린 시절부터 죽기 직전까지 창작한 주요 시편들을 살펴보되, ‘인간 고산’의 면모를 최대한 개입시킨 해석을 끌어냄으로써 시와 인간이라는 두 텍스트를 동시에 함께 읽어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평전에서 주목한 시들은 「산중신곡(山中新曲)」과 「어부사시사(魚夫四時詞)」에 담긴 것들이다. 「산중신곡」은 고산이 50대에 해남 금쇄동에 기거하며 창작한 일련의 시조들이고, 「어부사시사」는 보길도에 기거하던 60대에 고산 특유의 미적 질감에 힘입어 탄생한 절창으로, 이들은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텍스트이자 고산 시의 절정이라 할 만한 작품들이다.
산수시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고 평가받는 「산중신곡」에는 「만흥(漫興)」, 「우후요(雨後謠)」, 「일모요(日暮謠)」 등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중 최고는 「오우가(五友歌)」이다. 「오우가」는 전원의 일상에서 획득한 고산의 유려한 감수성이 그대로 녹아 있는 시조로 한국 고전시가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고산은 자연물에서 성리학적 이치를 따지는 도학자의 근엄한 태도를 버리고 그야말로 친근하고도 믿을 만한 벗을 발견하는 기쁨으로 우리를 나아가게 한다. 수(水)?석(石)?송(松)?죽(竹)?월(月)이라는 다섯 벗을 통해 이념과 도의 불변성이 아닌 우정과 의리의 불변성을 노래했기에, 이는 일반인들이 반가워하고 좋아할 수 있는 미덕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강호가도의 미적 잠재력을 정점까지 끌어올린 「어부사시사」는 춘하추동 각 계절마다 10수씩 총 40수로 구성된 시조이다. 이 시조의 방대한 양을 보면, 어부의 시선으로 사계절의 순환을 깊고 넓게 표현하겠다는 고산의 야심찬 의도가 엿보인다. 여음을 비롯한 다양한 운율의 활용과 함께, 변화무쌍하게 역동적으로 강호자연을 표현하는 이미지들은 이 시의 가장 뚜렷한 미적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진 흥취의 미학은 당대의 성리학적 감수성을 뛰어넘는 우리 시조사의 성취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처럼 자연을 노래한 시편들에서도 고산의 무의식을 장악하고 있는 강호 너머의 현실이 언뜻언뜻 드러난다. 이 시들이 고산이 정계에 있던 시기가 아니라 고향에 은거하던 시기에 창작된 것도 주목할 만하다. 그간 고산이 성취한 최고봉으로 상찬되어

작가정보

저자(글) 고미숙

저자 고미숙은 고전평론가. 1960년 강원도 정선군 함백에서 태어났다. 가난한 광산촌에서 자랐지만, 공부를 지상 최고의 가치로 여기신 부모님 덕분에 고려대에서 ‘고전시가’를 전공했고 박사 학위까지 무사히 마쳤다. 대학원에서 훌륭한 스승과 선배들을 만나 공부의 기본기를 익혔고, 지난 10여 년간 지식인공동체 ‘수유+너머’에서 좋은 벗들을 통해 ‘삶의 기예’를 배웠다. 2011년 10월부터 ‘수유_너머’를 떠나, ‘몸ㆍ삶ㆍ글’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인문의역학’을 탐구하는 감이당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임꺽정, 길 위에서 펼쳐지는 마이너리그의 향연』,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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