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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인문학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시민’으로 키우기 위해 교사들이 던져야 할 8가지 질문
세종서적

2017년 02월 13일 출간

국내도서 : 2017년 01월 0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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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9.26MB)
ISBN 9788984076082
쪽수 2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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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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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교사와 시민을 위한 인문학 강의!
『교사인문학』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며 답을 구한다. “국가 시스템이 무너지는 불행한 사태가 대통령에게서 비롯되었다면, 절반 이상의 국민이 그를 지지한 정치적 선택과도 연관이 있지 않은가?”라는 것이다. 이는 사회구성원 전체의 삶을 좌우할 중요한 선택에서 우리 사회에 작동하는 시민의 판단력이 얼마나 지성적인지 반성적 차원에서 던지는 질문이다.

이 책은 그 답을 “‘인문정신’이 작동하는 사회”에서 찾고 있다. ‘생각하는 시민’을 키우는 ‘시민 인문교육’이야말로 이 사회의 긴급한 현안이자 한국 미래 교육의 핵심임을 내세운다. 이를 위해 각 분야에서 오랜 시간 성심과 성의를 다해 높은 공력을 쌓아온 ‘스승’들ㅡ황현산, 정성헌, 김흥규, 이도흠, 조성룡, 나희덕,박수밀, 함돈균을 초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체성 교육은 어떻게 아이들을 억압하는가?’ ‘평화와 생명의 가치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문학은 어떻게 아이들의 공감 능력을 키우는가?’ ‘공감하고 연대하는 시민을 어떻게 키워낼 수 있을까?’ ‘공간과 환경은 사람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등의 질문을 던지며 진심어린 이야기, 온몸으로 깨닫고 실천해온 깊은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prologue ‘생각하는 시민’을 키우는 교육이 미래 교육의 목표다

part1
주체성 교육은 어떻게 아이들을 억압하는가?_황현산
얼굴 없는 사람, 얼굴 없음의 의미|‘나는 나다’라는 무의식적 주문|주체성 교육이 억압하는 것|자기 안의 타자 응시하기|당신의 숨죽인 말들, 숨어버린 생각|‘주체성’을 걷어내고 나를 드러내다|시를 읽는 사람이 받는 선물|Q&A 미니 인터뷰

part2
어떻게 가르치지 않고 배우게 할 수 있을까?_나희덕
교실에 갇힌 아이들, 도끼는 누구 손에 들려 있는가|오늘날에도 유효한 두 책 『페다고지』와 『무지한 스승』|교육의 그물망|대화적 스승과 무지한 스승|은행 저금식 교육 vs 문제 제기식 교육|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도 가르칠 수 있다|미트라의 교육 실험 ‘벽에 난 구멍’|일상에서 예술을 향유하고 창조하는 사람들|예술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Q&A 미니 인터뷰

part3
인문교육은 어떻게 예술교육과 결합해 생각하는 시민을 키워낼 수 있을까?_함돈균
인문적 관점을 제시하는 인문큐레이터로 나서다|인문정신으로 접근하는 인문예술융합교육|인문예술융합교육과 문화예술융합교육의 차이|크리에이티브의 핵심은 정확한 관찰이다|Q&A 미니 인터뷰

part4
문학은 어떻게 아이들의 공감 능력을 키우는가?_김흥규
나 아닌 다른 존재를 만나는 일|‘공통된 인간 경험’이란 존재하는가|서로 경쟁하는 해석과 평가의 공존을 받아들이다|문학 교육을 위해 필요한 네 가지 명제|문학작품을 읽고 해석하는 즐거움|인간을 볼 줄 알아야 해석이 제대로 나온다|Q&A 미니 인터뷰

part5
공감하고 연대하는 시민을 어떻게 키워낼 수 있을까?_이도흠
의미의 이해와 성찰, 공감과 연대가 필요하다|포섭과 배제, 세계를 움직이는 원리|공유경제와 협력사회를 지향하는 디지털 사회|자기 앞의 세계를 해석하며 의미를 캐는 인간|선(善)을 키우는 네 가지 방법|‘생각 없음’과 ‘복종’보다 더 큰 문제는 동일성에서 비롯된 배제와 폭력|서로가 서로를 생성하게 하는 상호생성자|상대방의 눈동자에 비친 내 모습, 눈부처|세계를 해석하는 두 가지 원리|텍스트를 통한 의미 구성의 네 과정|텍스트 다시 쓰기로 재구성한 세계|공감과 협력을 가르치는 교육|Q&A 미니 인터뷰

part6
생명을 살리는 언어의 회복은 가능한가?_박수밀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생태’와 ‘자연’은 뜻이 다르다|벌레의 더듬이에 관심을 지녀야 문장의 정신을 얻는다|사물은 본디 정해진 색이 없다|병든 문학, 병든 내면의 치유를 위하여|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힘|Q&A 미니 인터뷰

part7
평화와 생명의 가치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_정성헌
대화와 협상의 훈련이 필요하다|삼척 시민들에게 드린 당부의 말|DMZ 평화공원의 꿈|인제군에 세워진 평화생명동산|교육에는 회초리도 필요하다|몸이 튼튼해야 제대로 공부한다|생명에 이로운 개발이어야 한다|생명을 살리고 사람에게 이로운 일|Q&A 미니 인터뷰

part8
공간과 환경은 사람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_조성룡
수십 년간 변함없는 학교 공간의 풍경|무언가를 ‘짓는’ 행위, 건축|우리나라의 건축 문화|도시사회의 발전에 따른 건축의 변화|모든 건축에는 이유가 있다|도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지역과 거주민의 삶이 건축을 통해 표출되다|집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사는 것인가|건축에 대해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학교를 가꾸는 일의 의미|Q&A 미니 인터뷰

세상에는 과학과 철학을 비롯해 여러 가지 훌륭한 이론과 사상이 있고, 그런 이론과 사상은 다양한 말을 합니다. 그러나 거기에 힘없는 사람들의 속사정을 대변해줄 말은 없습니다. 그런 섬세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문학입니다. 시와 소설이 개인의 사소한 사정들을 여러 가지 형식으로 표현해 드러내줍니다. _황현산 〈주체성 교육은 어떻게 아이들을 억압하는가?〉에서, 20쪽

자크 랑시에르는 설명자 중심의 교육 방법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 교육에서 유능한 학생과 무능한 학생을 나누는 것이 얼마나 폭력적이며 교육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인지를 역설합니다. ‘무지’보다 더 나쁜 것이 ‘무시’입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무지한 스승은 학생의 잠재력을 무한히 신뢰하고, 그 잠재력이 특정 시기와 환경에 따라 각기 다르게 발현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사람입니다. _나희덕 〈어떻게 가르치지 않고 배우게 할 수 있을까?〉에서, 39쪽

창조성의 핵심은 새로운 것을 만드는 능력이 아니라 ‘현존하는 사물세계의 오류를 바로잡고, 보다 정확히 보는 능력’에 있습니다. 예술가의 창조성은 이 실재와 머릿속에 그려진 이미지-인식의 간극을 문제 삼고,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서 더 정확하게 보려는 인식론적 노력 속에서 발생합니다. _함돈균 〈인문교육은 어떻게 예술교육과 결합해 생각하는 시민을 키워낼 수 있을까?〉에서, 72쪽

상대주의적 관점에 따라 텍스트에 대한 견해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면 대화가 가능해집니다. 대화를 통해 생각을 수정함으로써 서로의 견해 차이를 좁히거나 공통의 이해를 넓혀 나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훈련을 거치다 보면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덜 적대적이 됩니다. 이것은 민주 시민을 기르는 데 필요한 중요한 훈련입니다. _김흥규 〈문학은 어떻게 아이들의 공감 능력을 키우는가?〉에서, 90~91쪽

똑바로 상대방의 눈동자를 바라보면 상대방의 눈동자 안에 비춰진 내 모습을 발견할 것입니다. 이를 우리말로 ‘눈부처’라 부릅니다. 여기에 저는 철학적 의미를 부여합니다. 내 모습 속에 숨어 있는 부처, 곧 타자와 자연, 나보다 약한 자들을 사랑하고 포용하고 희생하면서 그들과 공존하려는 마음이 상대방의 눈동자를 거울로 삼아 비추어진 것입니다. 그 눈부처를 바라보는 순간 상대방과 나의 구분이 사라집니다. _이도흠 〈인문교육은 어떻게 예술교육과 결합해 생각하는 시민을 키워낼 수 있을까?〉에서, 130~131쪽

연암은 단순히 까마귀가 검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 사물은 본디 정해진 색이 없는데도 내가 눈으로 먼저 정해 버린다’는 점을 말하려고 합니다. 작가는 다양한 색으로 빛나는 세계를 인정하지 않고 하나의 색으로만 가두는 폐쇄적인 사회를 비판합니다. _박수밀 〈생명을 살리는 언어의 회복은 가능한가?〉에서, 172쪽

공부는 왜 해야 합니까. 나는 누구인가, 나와 너는 어떤 관계인가, 우주는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서 하는 것이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태어나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헤매다 죽을 수는 없습니다. 나와 너, 즉 사회가 뭔지도 모르고 살 수는 없는 것이고, 우주나 영혼을 생각하지 않고 사는 것은 벌레보다도 못한 겁니다. _정성헌 〈평화와 생명의 가치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서, 198쪽

우리는 제대로 살 줄 알아야 합니다. 집을 짓기 전에 어떻게 사는 것이 제대로 사는 것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집을 지을 수 있고, 집을 지어야 인간이 되는 겁니다. 인류 역사가 그래왔습니다. 그런데 특히 서울의 강남 개발을 보면 완전히 거꾸로 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과 집의 관계에 대한 고민이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_조성룡 〈공간과 환경은 사람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에서, 241쪽

“교사, 교사를 공부하다”

‘전국국어교사모임’ 교사들이 미래 교육을 위해 경청한 여덟 번의 인문학 강의
대한민국 교사와 학부모가 읽고 자녀들에게 꼭 들려주어야 할 시민 인문학

생각할 때 비로소 학생이며, 교사이며, 시민이다!

오랜 시간 성심으로 공력을 쌓아온 ‘스승’들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을 만나 펼친
여덟 번의 인문학 강의!!

시간이 많이 흐른 뒤 2016년의 한국사회를 돌아보게 된다면 그야말로 격동의 한 시기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온 국민이 뜻을 모아 촛불을 밝히며 시대의 어둠을 몰아내려고 애썼고,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이루어냈으며,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하는 사람들의 열망은 더욱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이처럼 비상한 시점에서 『교사 인문학』은 신중하면서도 비상한 질문을 던지며 답을 구한다.
질문은 “국가 시스템이 무너지는 불행한 사태가 대통령에게서 비롯되었다면, 절반 이상의 국민이 그를 지지한 정치적 선택과도 연관이 있지 않은가?”라는 것이다. 이는 선거제도하에서 누군가의 정치적 결정을 비난하거나 조롱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구성원 전체의 삶을 좌우할 중요한 선택에서 우리 사회에 작동하는 시민의 판단력이 얼마나 지성적인지 반성적 차원에서 던지는 질문이다.
이 책은 그 답을 “‘인문정신’이 작동하는 사회”에서 찾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사회 프레임의 모색이 절실한 지금, ‘생각하는 시민’을 키우는 ‘시민 인문교육’이야말로 이 사회의 긴급한 현안이자 한국 미래 교육의 핵심임을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 우리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들이 문학, 건축, 글쓰기, 교육론, 생명·평화 등의 분야에서 오랜 시간 성심과 성의를 다해 높은 공력을 쌓아온 ‘스승’들을 초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초대된 스승은 황현산, 정성헌, 김흥규, 이도흠, 조성룡, 나희덕, 박수밀, 함돈균, 8명의 저자들이다.
이들은 각각 ‘주체성 교육은 어떻게 아이들을 억압하는가?’ ‘평화와 생명의 가치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문학은 어떻게 아이들의 공감 능력을 키우는가?’ ‘공감하고 연대하는 시민을 어떻게 키워낼 수 있을까?’ ‘공간과 환경은 사람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어떻게 가르치지 않고 배우게 할 수 있을까?’ ‘생명을 살리는 언어의 회복은 가능한가?’ ‘인문교육은 어떻게 예술교육과 결합해 생각하는 시민을 키워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진심어린 이야기, 온몸으로 깨닫고 실천해온 깊은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생각하는 교사와 시민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고민해보는
진지하고 사려 깊은 이야기
여러 분야에서 다채로운 질문을 던지며 이야기를 풀어가지만, 큰 틀에서 모아지는 저자들의 공통된 메시지는 바로 ‘생각하라! 그리고 공감하라!’였다. 공동체 전체의 삶을 인간답게 꾸려가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덕목과 요소들이 필요하겠지만 공감이야말로 우리가 꿈꾸는 세상을 이루는 바탕이 된다는 것이다.
한국 젊은 작가들의 ‘친구’로 불리는 문학평론가이자 번역가인 황현산은 ‘아, 가난뱅이들은 꼴 보기 싫어, 어느 지역 사람들은 저래서 싫어’라는 식으로 특정 계층을 배척하고 차별하는 논리가 ‘나는 이런 사람이다, 저런 사람들과 나는 다르다’라고 사고하며 주체성을 강조하는 교육에서 비롯되었음을 지적한다. 그는 우리가 항상 ‘나는 나다’라고 내세우는 나 말고 ‘자기 안의 타자’, 즉 숨기고 싶은 또 다른 나에 주목해야 함을 알려준다. ‘이런 모습이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나는 매장당하고 말 거야’라고 생각하며 감추고 억압해온 자기 안의 타자를 인정하고 이해하면, 그 이해가 확장되어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고 너그러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렇게 자기 안의 타자를 응시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시와 소설 같은 문학작품 읽기를 권한다.
한국학 연구 역량의 조직과 세계화에 힘써온 문학평론가 김흥규도 문학작품을 읽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공감 능력을 키울 수 있음을 알려준다. 텍스트에 대한 견해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면 대화가 가능해지고, 대화를 통해 생각을 수정함으로써 서로의 견해 차이를 좁히거나 공통의 이해를 넓혀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훈련을 거치다 보면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덜 적대적이 되며, 민주 시민을 기르는 데 필요한 중요한 훈련이 된다는 것이다.
거리의 인문학자,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불리는 이도흠은 ‘공감’의 주제에 더욱 깊이 파고든다. 그는 인간이 가장 인간다울 수 있는 특성을 ‘의미의 이해와 성찰, 공감과 연대’로 꼽으며 존재의 의미를 추구하며 공감하고 연대하는 시민을 ‘눈부처-주체’로 명명한다. 눈부처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이 ‘상대방의 눈동자에 비친 내 모습’이다. 상대방에게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가까이 가서 눈을 마주치며 하나가 되고자 할 때만 눈부처가 보이는 것처럼, 나보다 약한 자들을 사랑하고 포용하고 희생하면서 그들과 공존하려는 마음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하며 ‘공감의 뿌리 교육’ 등 공감의 능력을 학습하고 개발하는 방법을 일러준다.

생각할 때 비로소
학생이며, 교사이며, 시민이다!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은 8가지 글에서 드러나는 8명 저자들의 뚜렷한 개성과, 진정성에서 비롯된 은근한 설득력에 있다. 우리밀살리기운동으로 잘 알려진 운동가이자 일생을 노동·자치·생명·평화에 기초한 사회운동에 헌신해온 정성헌이 내세우는 가치는 쉽고 소박하다. 밥의 소중함을 알자는 것이다. 그는 밥 한 그릇의 이치를 알면 만사(萬事를) 안다며, 싸구려 밥을 먹이면서 아이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세상에 태어나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헤매다 죽을 수는 없어서 하는 게 공부라며, 몸이 튼튼하고 마음이 좋으면 공부는 저절로 된다는 단순한 이치를 정성스럽고 곡진하게 풀어간다.
또한 건축가 조성룡은 수십 년간 변함없는 학교 공간의 풍경을 지적한다. 그는 학교를 즐거움과 기쁨, 슬픔과 힘듦을 함께 경험하는 소중한 공간으로 가꾸어야 한다며 수업시간 외에 학생들이 자유롭게 쉴 수 있는 아늑한 생활공간, 교사와 학생이 열린 마음으로 만나는 교무실 공간, 지역사회와 연계된 복합 커뮤니티 공간 등을 제안한다.
기존의 생각과 체계를 넘는 새로운 교육과 글쓰기 방향을 제시하는 저자들도 있다. 시인이자 문예창작과 교수인 나희덕은 제도교육의 틀에 갇히지 않는 교육의 ‘그물망’을 상상하며 제안한다. 이는 하나의 강력한 중심이 있고 나머지 개체들이 복속되는 질서가 아니라, 모든 개체들이 동등하고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 생태주의적 그물망이다. 그는 파울로 프레이리가 쓴『페다고지』, 자크 랑시에르가 쓴『무지한 스승』 두 책의 주장을 자세히 소개하며 그러한 모색에 구체적으로 다가가고자 한다.
이 글에 바통을 이어받는 것은 문학평론가이자 인문큐레이터로 활발히 활동하는 함돈균이다. 함돈균은 한국사회의 교육자들, 인문학자, 예술가들이 그동안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던 인문교육의 방법론과 활동방식으로 ‘인문예술융합교육’을 제시하며 앞으로 인문과 예술, 나아가 인문과 예술과 테크놀로지(과학)의 융합이 시대의 큰 추세가 될 것임을 전망한다. 그는 인문정신과 예술이 결합하게 되는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를 ‘크리에이티브’로 꼽으며, 크리에이티브는 단순히 낡고 오래된 것을 폐기처분하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데서 나오는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상(李箱)의 시,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 등을 사례로 들어 크리에이티브의 핵심이 ‘현존하는 사물세계의 오류를 바로잡고 정확히 보는 능력’에 있음을 설명하고, 인문예술융합교육의 구체적인 방법까지 두루 제시하는 열정을 보인다.
조선시대 실학의 인문정신과 글쓰기를 집중 연구해온 박수밀은 인간의 마음을 치유하고 생명을 살리는 언어의 회복이 시급하다며 ‘생태 글쓰기’라는 신선한 글쓰기법을 제안한다. 그는 삭막해져가는 인간의 마음을 따라 글쓰기도 감정적이고 파괴적이며 흑백논리에 갇혀 있음을 지적하며 조선시대 대표 실학자인 연암 박지원의 글쓰기를 사례로 들며 글쓰기에 대한 참신한 생각과 방법론을 일러준다.
이처럼 각각의 전문 분야에서 오랫동안 공력을 쌓아온 8명의 저자들은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시민’으로 키워내는 미래 교육을 위한 여덟 가지 질문에 성심으로 답변을 들려주었다. 저마다 개성 있는 목소리로 풀어놓는 이야기들의 절실함과 깊이는 비단 ‘교사 인문학’으로 한정되지 않을 것이다. 『교사 인문학』이 학부모와 학생, 시민 모두에게 사색을 제공하는 ‘시민 인문학’이 되기를 바라고 기대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황현산

저자 황현산은 고려대학교 불문학과 명예교수. 세계문학사에서 아름다운 난해시로 평가되는 프랑스 상징주의·초현실주의 시에 관한 권위 있는 번역가로 손꼽힌다. 한국 젊은 작가들의 조력자이자 ‘친구’로 불리며, 현대한국어로 가장 아름답고 깊이 있는 글을 쓰는 문장가 중 한 명으로 평가되고 있다. 쓴 책으로 『밤이 선생이다』『우물에서 하늘 보기』『잘 표현된 불행』 등이 있다.

저자(글) 나희덕

저자 나희덕은 시인. 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자연의 섭리와 인간의 고통에 대한 깊은 공감과 성찰을 기조로 한 시를 써왔으며, 이를 통해 한국시의 수준을 보다 높은 지점으로 끌어올리고, 한국어 문장으로 쓸 수 있는 보다 깊은 서정의 표현 통로를 확장했다. 쓴 책으로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야생사과』 『사라진 손바닥』 『그곳이 멀지 않다』 『한 접시의 시』 『저 불빛들을 기억해』 등이 있다.

저자(글) 함돈균

저자 함돈균은 문학평론가.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HK연구교수. 인문정신을 사회적으로 실현·확산시키기 위해 여러 인문학자·작가들과 함께 ‘실천적 생각발명그룹 시민행성’을 만들었으며, 사회 각층·기관·지역을 인문 활동으로 연결하고 매개하는 새로운 사회디자인의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학평론집 <사랑은 잠들지 못한다> <예외들> <얼굴 없는 노래>, 문학연구서 <시는 아무 것도 모른다>, 인문철학교양서 <사물의 철학> 등의 책을 썼다.

저자(글) 김흥규

저자 김흥규는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한국 현대문학과 고전문학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인문적 시야를 통해 한국문학의 여러 면모를 폭넓게 바라보는 관점의 확보에 크게 기여했으며, 오랫동안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장으로 재직하면서 한국학 연구 역량의 조직과 세계화에도 힘썼다. 쓴 책으로 『옛시조의 모티프·미의식과 심상공간의 역사』『사설시조의 세계』『한국 현대시를 찾아서』『한국문학의 이해』『조선 후기의 시경론과 시의식』등이 있다.

저자(글) 이도흠

저자 이도흠은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한국고전문학연구자이자 민교협 상임의장 등 몇몇 단체의 대표로 활동하며 교육과 사회 개혁에도 애써온 실천적 인문학자이다. 원효의 사상으로 마르크스주의 비평과 형식주의 비평을 종합한 화쟁기호학을 창안했다. 쓴 책으로 『인류의 위기에 대한 원효와 마르크스의 대화』 『화쟁기호학, 이론과 실제』 『신라인의 마음으로 삼국유사를 읽는다』 등이 있다.

저자 : 박수밀
한양대학교 미래인문학교육센터 연구교수. 시민행성 운영위원. 실학의 인문 정신과 글쓰기, 고전의 생태 정신, 동아시아 교류사를 공부하고 있으며 분과 학문의 경계에서 벗어나 교육, 역사, 철학 등과 가로지르는 통합의 학문을 지향한다. 옛사람들의 문학에 나타난 심미적이고 실천적인 문제의식을 오늘의 삶에서 재사유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 쓴 책으로 『연암 박지원의 글 짓는 법』『18세기 지식인의 생각과 글쓰기 전략』『옛공부벌레들의 좌우명』『고전필사』『알기 쉬운 한자 인문학』 등이 있다.

저자 : 정성헌
DMZ 평화생명동산 이사장. 대학 재학 시절인 1964년 한일협정 반대운동에서부터 민주화운동에 몸담은 이후 일생을 노동·자치·생명·평화에 기초한 사회운동에 헌신해왔다. 진보적이지만 실사구시적인 운동 노선을 견지함으로써 진보·보수의 틀을 넘어서는 운동을 제시하며 실천하고 있다. 사회운동에 대한 성찰과 실천론을 담은 책『현장에서, 평화·생명·통일 이야기』를 썼고, 탁영호 작가와 함께 위기에 처한 지구 생태계를 살리고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을 고민하는 여러 권의 만화를 펴내고 있다.

저자 : 조성룡
조성룡도시건축 대표. 과거·현재·미래, 자연과 인간,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을 아우르는 종합적 시야를 통해 건축에 정신과 시간의 깊이를 불어넣는 ‘인문건축가’로 평가되며, 이 땅의 구체적 삶에 기반한 실사구시적 시각을 건축에 구현함으로써 젊은 건축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함께 쓴 책으로 『건축이란 무엇인가』 『디자인사전』 『정보화 사회의 건축가』 등이 있다.

저자(글) 정성헌

저자(글) 조성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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