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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벌어 살아도 괜찮아

오가와 사야카 지음 | 이지수 옮김
더난출판사

2017년 10월 11일 출간

종이책 : 2017년 09월 0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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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4.39MB)
ISBN 9788984058958
쪽수 2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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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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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벌어 살아도 괜찮아』는 생존 경쟁이 치열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패배와 낙오의 상징인 하루 벌어 사는 사람들과 그들이 존재하는 사회 구조를 살펴봄으로써 우리가 사는 방식과 사회 구조를 되묻는 인류학 보고서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직업을 바꾸고, 실패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벌이로 먹고살며, 최소한의 노력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사람들. 탄자니아 도시민의 유연하고 역동적인 삶의 방식을 소개하며 근면한 노동과 성과주의를 상찬해온 근대 이후 노동관과 자본주의적 가치관에서 일탈한 하루 벌어 사는 인간상을 부각시킨다. 그리고 각국 정부의 고용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비공식 경제’가 세계 곳곳에 활성화되어 있으며 주류 경제를 위협하는 또 하나의 자본주의로 대두되고 있음을 밝힌다.
첫머리에 Living for Today
프롤로그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한다? 천만에!

1장 하루 벌어 사는 사람들
과거나 미래를 말하지 않는 민족 | 최소 생계 노력과 식량 평준화 | 상호 분배의 철학과 도덕성 | 순리를 따르는 시간 조종의 달인

2장 직업 서열이 무너진 도시 세계
이 일 저 일 가리지 않는 사회 | 여러 업종을 전전하는 제너럴리스트 | 목표와 지향점이 없는 삶 | 사회적 관계와 일자리

3장 시험 삼아 해보기의 장사 관행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장사의 기술 | 돈벌이가 되는 일에 몰려들다 | 여러 곳을 돌며 다양하게 사 모은다 | 쥐들의 지혜 | 상점가를 장악한 노점상 | 타인의 운에 몸을 맡긴다

4장 아래로부터의 세계화
홍콩 청킹 맨션과 신자유주의 | 중국으로 몰려간 영세 상인들 | 아프리카 무역상과 중국 상인의 관계 | 아무도 신뢰하지 않음으로써 생겨난 신뢰 | 비공식성이란 무엇인가

5장 해적판이 개척한 새로운 경제
법적 위법성과 도의적 합법성 | 베끼는 문화와 하루 벌이 삶 | 아마추어와 오타쿠의 잠재력 발산 | 비공식 경제가 발전하지 않는 이유 | 모조품으로서의 중국 제품 | 복제품, 모조품이 없으면 곤란하다 | 어정쩡한 진품보다 복제품이 낫다 | 지금 가진 돈으로 살 수 있는 것 | 무절제한 충동구매와 복제품 |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문화 | 아프리칸 드림? | 중국인의 행동은 왜 비난받나 | 얼굴이 보이는 범위와 비공식성

6장 빚을 갚지 않아도 되는 사회
빚의 철학 | 빚에서 부채로 | 획기적인 송금 시스템 | 염치없는 요구와 변제 거부가 사라지다 | 소액 증여와 변제 유예 기간 | 휴대전화를 이용한 사기 | 빚을 돌리는 시스템 | 자본주의에서 해적 시스템으로

에필로그 새로운 인간 사회의 탄생
마치며 똑같은 날은 하루도 없다

오늘을 사는 많은 사람은 이미 오랜 세월, 실을 잣듯 하루하루를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다만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혹은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떨쳐내기 위해 사회 전체가 현재의 연장선상에 미래를 계획적이고 합리적으로 배치하고 미래를 위해 현재를 사는 것이 마치 의무인 양 살고 있다. 안심, 안전이 예측 가능성과 강하게 결합되고, 보다 알기 쉬운 미래를 구축하려고 제도와 시스템을 고도화하며, 미래를 위해 몸이 가루가 되도록 일한다. 여기에 반하는 삶의 방식은 기본적으로 사회에 부적합하고 ‘글러 먹은’ 방식으로 간주된다. 주류파에서 조종 가능성은 인간을 측정하고 평가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된다. 다루기 힘든 인간이란 조종이 어려워진 ‘쓸모없는’ 인간이다. 계획성, 예측 가능성을 기반으로 삼는 사회에서 조종 가능한 인간이란 예측하기 쉬운 우수한 부품이다. _[첫머리에] p.6

일본이나 미국 사회에서는 내일을 위해, 미래를 위해 현재를 철저하게 수단화하거나 희생시킨다. 좋은 학교, 좋은 직장, 좋은 노후를 위해서는 현재를 즐길 여유 따위는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도 중요한 요소는 효율이다. 특정 목표를 향해 불필요한 것은 모조리 깎아낸다. 다시 말해 현재를 희생시켜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진보이다. 효율화를 목적으로 삼은 현대사회는 속도가 계속 빨라질 수밖에 없다. 효율이란 본래 같은 시간 안에 보다 많이 생산하거나 같은 물건을 보다 짧은 시간에 생산한다는 생산 기계를 위한 개념인데, 현대사회에서는 그 개념을 인간이나 자연계에 그대로 적용시킨다. 그런 사회가 필연적으로 초래하는 것은 인간성 및 생태계 파괴이다. 슬로(slow)는 이에 대항하는 개념이다. 쉽게 말하면 인간다운 속도, 자연의 본래 리듬을 가리킨다. _[프롤로그] pp.22∼23

통궤족의 최소 생계 노력과 식량 평균화는 초자연적 세계와 관계가 있다. ‘나누어주기’에 협조하지 않는 행위는 사람들의 질투나 원망의 대상이 되어 때로는 나누어주지 않는 자에게 주술을 걸게 만든다. 가케야는 질투나 주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사람들이 식량을 나누어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을 사람들이 선호하는 특수한 채소를 아무도 적극적으로 재배하려 하지 않는다는 근거로 “한 집만 재배하면 결국은 다른 집 사람들이 구하러 와서 대부분을 가져가버리니 무엇을 위해 재배하는지 모르게 된다”는 한 주민의 말을 소개했다. 마찬가지로 만약 남에게 나누어주는 것이 관례이고 그것을 마땅히 거부할 방법이 없다면 남보다 많은 노력을 들여 식량을 생산한 사람은 단기적, 경제적 면에서 손해를 볼 것이다. 여분으로 생산한 식량이 자신보다 일을 덜한 누군가의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합리적인 경제인이라면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일하려 할 것이다. 무임 승차자가 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다른 사람들보다 더 일하려 하지는 않는다. 이런 식으로 마을 사람들이 저마다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노력하지 않기’ 경쟁을 벌인다면 결과적으로 최소한의 노력으로 간신히 생계만 유지하는 사회가 된다. 이와 같은 상황은 우리의 일터에서도 종종 벌어진다. _[1장 하루 벌어 사는 사람들] pp.43∼44

탄자니아의 젊은이들은 계획표가 없는 삶을 ‘앞으로 앞으로(mbele kwa mbele) 스타일’이라 표현한다. 우리에게는 삶의 목표와 직업적 정체성 없이 부유하고 표류하는 그들의 삶이 불안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돈이 없는 인생’을 곤란하다고 표현하는 경우는 많지만 앞으로 앞으로 향하는 삶에 특별한 불안이나 공허함을 드러내는 말은 거의 듣지 못했다. 그 배경 중 하나로 양극화가 문제인 일본과는 달리 탄자니아에서는 날품팔이나 영세 자영업을 전전하는 사람들이 사회 경제의 주류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정규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부족한 사회에서는 앞으로 앞으로 향하는 삶이 특정 개인이나 세대의 기질로 평가되는 일은 없으므로, 특별히 열등감을 느끼거나 자신의 삶이 멋지다고 떠벌릴 필요는 없다. (…) 2015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35세 이하의 청년층은 탄자니아 전체 인구의 약 80퍼센트에 달했다. 2016년 세계보건기구의 평균수명 조사에서도 탄자니아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194개국 가운데 155번째인 61.8세로 기록되었다. 다시 말해 탄자니아에는 앞으로 앞으로 향하는 삶을 구가할 수 있는 젊은이들이 넘쳐나며, 이들에게 노후는 대비해야 할 것이 아니라 무사히 맞이하기를 비는 것일 뿐이다. _[2장 직업 서열이 무너진 도시 세계] pp.67∼68

산토리 학예상을 수상한 문화인류학자가 진단한 새로운 경제와 사회
“우리는 과연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3년간 직접 헌옷 행상을 하며 관찰한 탄자니아 도시민의 삶을 담은 인류학 보고서


인구 66%가 일정한 직업이 없다고 해서 불행하다고 할 수 없다!
늘 성실히 일하는 한국인은 과연 행복한가?

우리는 종종 일하지 않는 삶을 동경한다. 한편으로는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계획을 세우고 성과를 좇으며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한다. 그러나 세계로 눈을 돌리면 이런 성과주의, 자본주의와는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하루 벌어 살면서도 풍요로운 삶을 즐기는 사회가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가 탄자니아의 도시민 사회다. 그들의 삶은 어떻게 다른 것일까?
신간 『하루 벌어 살아도 괜찮아』(원제: その日暮らしの人類學)는 생존 경쟁이 치열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패배와 낙오의 상징인 하루 벌어 사는 사람들과 그들이 존재하는 사회 구조를 살펴봄으로써 우리가 사는 방식과 사회 구조를 되묻는 인류학 보고서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직업을 바꾸고, 실패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벌이로 먹고살며, 최소한의 노력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사람들. 탄자니아 도시민의 유연하고 역동적인 삶의 방식을 소개하며 근면한 노동과 성과주의를 상찬해온 근대 이후 노동관과 자본주의적 가치관에 일침을 가한다. 그리고 각국 정부의 고용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비공식 경제’가 세계 곳곳에 활성화되어 있으며 주류 경제를 위협하는 또 하나의 자본주의로 대두되고 있음을 밝힌다.
문화인류학자인 저자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탄자니아 도시민 사회의 내면을 생생하게 담아낸다. 실제로 그는 이 연구를 위해 15년 이상 탄자니아 북서부에 위치한 므완자 시에서 현지 상인의 장사 관행과 생계 활동, 사회적 관계를 조사해왔다. 2002년부터 2004년까지 3년간 므완자 시에서 직접 헌옷 행상을 하며 관찰한 현지 상인의 삶을 인류학적 관점에서 고찰한 연구로 권위 있는 학술상인 산토리 학예상을 수상하면서, 일본 인문학의 차세대 사상가로 혜성처럼 떠올랐다.
이 책에서 그는 하루 벌어 사는 삶의 가치와 실천, 인간관계, 그 연속선상에서 나타나는 경제 사회의 모습을 밝힘으로써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미래지향적, 생산주의적, 발전주의적 인간관과 노동관에 의문을 던진다. 그리고 하루 벌어 사는 삶을 전제로 성립된 경제가 결코 현행 자본주의와 상극이 아님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증명해 보임으로써 대안적인 삶의 방식에 대한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 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두고 그날그날을 살아가는 탄자니아 도시민의 모습은 성과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각박한 시대 속에서 잊고 지냈던 진정한 삶의 여유와 가치를 되새겨볼 기회가 될 것이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직업을 바꾸는 제너럴리스트

탄자니아의 도시 지역은 노점상, 영세 자영업자, 일용직 근로자 등이 경제 사회의 주류를 이룬다. 2006년 탄자니아 정부의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도시 인구의 66퍼센트가 영세 자영업이나 날품팔이 노동과 같은 비공식 경제활동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34퍼센트에는 농업이나 가사노동 종사자까지 포함되므로, 공무원이나 샐러리맨 같은 정규직 종사자가 얼마나 적은지 짐작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노점상을 하거나 날품팔이를 하는 것, 직업을 자주 바꾸는 것이 화제가 되지 못한다. 탄자니아 사람들은 ‘일은 일’이라는 말을 곧잘 하는데, 주로 어려운 생활환경이나 쉽지 않은 취업 때문에 ‘이 일 저 일 가릴 때가 아니다’라는 뜻으로 많이 쓰인다. 우리가 ‘어떤 일이든’이라고 말할 때, 그 말 속에는 보수나 사회적 평가 등에 따라 매겨진 직업 서열의 의미가 언외에 숨겨져 있다. 그들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탄자니아 사람들은 ‘일은 일’이라고 말하며 직업의 서열에 구애받지 않고 살아가는 데에서 삶의 가치를 찾는다.
저자는 현장 조사 당시 조수 노릇을 했던 현지인 부부가 생계를 위해 했던 다양한 일을 소개하며 ‘일은 일’이라는 가치관이 지배하는 삶에 대해 설명한다. 현지인 부부의 생계 활동은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일이라기보다는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형태였다. 한 가지 일을 전문으로 하는 프로페셔널이 아니라 여러 가지 일을 두루 잘하는 제너럴리스트에 가까웠다. 어떤 일에 실패하더라도 다른 일로 먹고살고, 가족 중 한 사람이 일자리를 잃더라도 다른 사람의 벌이로 먹고사는 생계 다양화 전략을 취했다. 일에 대한 이런 태도는 열악한 경제 상황에서 장기적인 미래를 계획하기보다는 당장 가능한 행위에 뭐라도 도전할 수밖에 없는 ‘일은 일’의 가치관을 반영한다.


일단 시험 삼아 해보고 벌이가 되지 않으면 다른 일로 바꾸는 장사 전술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직업을 바꾸는 탄자니아 사람들의 가치관은 기술과 지식의 축적에 따른 경제 사회의 발전이나, 합리적이고 계획적인 선택에 따른 생산주의적 가치관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때문에 그들 특유의 ‘일은 일’의 가치관은 경제 시스템으로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기 쉽지만 현실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저자는 아프리카 여러 국가의 국경을 초월한 비공식 교역을 사례로 ‘일은 일’의 가치관과 일맥상통하는 ‘일단 시험 삼아 해보기’ 전술이 경제 시스템으로서 자발적이고 자생적인 역동성을 지니고 있음을 설파한다.
아프리카 상인들은 특정 점포에서 한 번에 많은 물건을 사들이지 않고 여러 점포를 돌며 다양한 물건을 조금씩 사 모은다. 이런 방법은 그때마다 가격 협상을 벌여야 할 뿐 아니라 대량 구입에 따른 가격 할인을 기대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소비자의 기호를 오판하거나 트렌드를 놓치는 것과 같은 실패의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 저자는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에서 ‘일단 시험 삼아 해보고 벌이가 되지 않으면 다른 일로 바꾸는’ 전술로 말미암아 끊임없이 시장이 재탄생된다고 설명한다.
아프리카 상인들은 각자의 재량에 따라 자유롭게 움직이고, 누군가가 운 좋게 개척한 기회가 있으면 기꺼이 자신의 운을 맡긴다. 그들은 이런 실천의 연속이야말로 자신들의 경제 영역을 유지하는 방법이자 모두가 살아남는 길이라 말한다. 아프리카 상인들은 조직화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조직화를 목적으로 삼지 않는 제휴에 의의를 가지며, 생계 활동과 장사 유지는 물론 스스로의 삶을 구가한다. 그들은 고정적인 관계를 부정하고, 자신들의 삶의 영역인 자율적인 경제 영역이 대기업으로 흡수되는 것을 그날그날의 실천을 통해 자연스럽게 회피하고 있다.


해적판과 베끼는 문화가 개척한 역동적인 경제 시스템

흔히 중국산 모조품을 ‘산자이(山寨)’라고 부른다. 산자이는 전자산업이 발달한 광둥 성 선전 시에서 짝퉁 휴대전화를 산자이라고 부른 데에서 유래했다. 처음에는 제3자의 제품을 모방하거나 위조하는 생산 공장을 지칭했지만 최근에는 모조품에 따른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현상 전반을 가리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산자이 기업은 유명 브랜드 제품의 복제품이나 모조품뿐만 아니라 고유한 기능이나 새로운 가치를 추가한 독자적인 제품도 생산한다. 사용자의 공동 작업으로 완성되는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처럼 이들은 특정 공정에서 강점을 가진 영세 기업들끼리 협력하여 제품을 생산한다.
탄자니아 소비자가 중국산 제품 가운데 모조품이 많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런 물건을 사는 이유는 불확실성 때문이다. 영세 자영업자나 일용직 근로자가 대부분인 이들에게는 한 달 후에도 같은 일자리가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이런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은 그들로 하여금 소비를 미루고 돈을 모으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그들은 중고품이나 진품을 사고 싶어도 금전 사정이 여의찮아 중국산 복제품이나 위조품을 사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벌이가 나아져 금전적인 여유가 있을 때는 충동구매를 일삼으며 돈을 써버리곤 한다.
저자는 중국의 짝퉁 생산자와 탄자니아의 짝퉁 소비자의 행동에는 공통적으로 하루 벌어 사는 삶의 생존 전략과 생활 논리가 반영되어 있다고 말한다. 생산자의 측면에서는 그날그날을 살아간다는 생활 방식을 기반으로 끊임없이 시험 삼아 해보고 벌이가 될 것 같으면 밀어붙이고 그렇지 않다면 물러서는 전술이, 소비자의 측면에서는 계획적으로 소비하거나 소비를 미룰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어려움이 반영되어 독자적인 구매 행위로 이어졌다. 넒은 의미의 해적 행위를 포함하는 비공식 경제는 생산자부터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불안정한 생활과 시장을 길들이기 위해 발전한 하루 벌어 사는 삶의 가치와 실천이 공명해 움직인 결과다.


빚을 갚지 않아도 되는 사회적 관계

탄자니아의 가난한 젊은이들은 서로 돈을 꾸어주거나 꾸어오곤 한다. 그들은 아무리 곤란한 일이 있더라도 이전에 꾸어준 돈을 돌려받기보다는 자신의 사정을 이해해주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돈을 꾸었다.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누군가에게 돈을 꾸어주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 돈을 꾸어오는 관계로 연결되었다. 그들은 아는 사람에게 돈을 꾸어달라고 부탁하는 것보다 이전에 꾸어준 돈을 돌려달라고 재촉하는 것을 더 힘들어했다. 설령 돈을 꾸어준 사람이 사정이 어려워 돈을 꾸어간 사람에게 돈 이야기를 꺼낼 때도 서로 꾸어주고 꾸어간 돈에 이야기하기보다는 또 다른 금전을 주고받는다. 이는 부채를 갚는다기보다는 새로운 빚을 지는 일과 같다.
휴대전화 송금 서비스를 통한 금전거래는 돈을 꾸어주고 꾸어오는 행위를 둘러싼 사람들의 관계를 크게 변화시켰다. 은행 계좌가 없더라도 이동통신사에서 지정한 매장

작가정보

저자 오가와 사야카 (小川 さやか)는 리쓰메이칸대학교 준교수이자 현대 일본 지성을 대표하는 문화인류학자다. 학문적 역량과 함께 전문적 주제의 무게와 깊이를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는, 탁월한 인문학 연구자로서도 유명하다. 전문 분야는 민족이나 지역의 경제활동을 분석하는 경제인류학과 도시에서의 삶과 생존을 고찰하는 도시인류학이다. 중고품, 복제품의 유통과 소비로 보는 현대 아프리카의 소비문화, 위기 시 역학과 실천 행위의 인류학, 증여 경제를 주요 연구 주제로 삼고 있다.
탄자니아에서 직접 헌옷 행상을 하며 관찰한 현지 영세 상인의 삶을 인류학적 관점에서 고찰한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한 묘책: 탄자니아 영세 상인 마칭가의 민족지』라는 책으로 주목받았으며, 2011년 이 책으로 권위 있는 학술상인 산토리 학예상을 수상하면서 일본 인문학의 차세대 사상가로 혜성처럼 떠올랐다. 그 외에 『아프리카에 부는 중국 바람, 아시아 선풍: 개발도상국 간 경쟁에 노출되는 지역 산업』 등의 공저서가 있다.
신슈대학교 인문학부 인간정보학과를 졸업하고 교토대학교에서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본학술진흥회 특별연구원, 일본국립민족학박물관기관연구원, 조교를 거쳐 2013년부터 리쓰메이칸대학교 첨단종합학술연구과 준교수로 재직 중이다.

역자 이지수는 고려대학교와 사이타마대학교에서 일본어와 일본문학을 공부했다. 편집자로 일하다가 번역가로 전향했다. 텍스트를 성실하고 정확하게 옮기는 번역가가 되기를 꿈꾼다. 옮긴 책으로 사노 요코의 『사는 게 뭐라고』『죽는 게 뭐라고』『자식이 뭐라고』를 비롯해 『내 생애 마지막 그림』『니체의 인간학』『아주 오래된 서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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