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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으로 읽는 로마사

1,000년을 하루 만에 독파하는 최소한의 로마 지식
윤덕노 지음
더난출판

2021년 05월 22일 출간

종이책 : 2020년 11월 0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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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32.81MB)
ISBN 9788984051300
쪽수 3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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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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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산업을 움직인 음식으로 보는 새로운 역사 읽기
“지중해의 판세가 요동칠 때마다 로마인의 식사가 달라졌다!”
로마 천년 제국을 쉽게 즐기는 맛있는 음식 인문학
와인을 물 대신 마시며 올리브 열매를 즐겨 먹던 로마인의 식사를 통해 방대한 로마 제국의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무려 1200년이 넘도록 제국의 위용을 과시한 로마의 위대함을 강력한 군사력이나 정치 체제가 아닌 로마의 경제력, 그중에서도 기간산업이라 할 수 있는 음식 산업에서 발전의 원동력을 찾았다는 점에서 여타의 로마사 관련 서적과는 다른 차별점을 찾을 수 있다.
양치기 목동 로물루스가 이끌던 라틴 부족 집단이었던 로마가 어엿한 국가로 발전하고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하는’ 제국으로 발돋움하기까지, 결정적인 순간마다 로마인이 먹는 음식은 달라졌다. ‘풀스’라는 죽을 먹던 로마인들이 빵을 주식으로 먹게 된 것은 세 차례에 걸친 포에니전쟁을 통해 비옥한 시칠리아와 북아프리카의 밀밭을 비롯해 지중해의 패권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로마 역사를 정치사적 관점이 아니라 물자의 이동이라는 경제적·물류적 관점에서 보면 많은 것들이 새롭게 보인다. 로마 최초의 1번 가도 역시 정복 전쟁에 필요한 도로가 아니라, 소금을 운반했던 소금길 ‘비아 살라리아(Via Salaria)’였다. 로마인들은 새롭게 확보한 길을 통해 소금, 밀, 와인, 올리브, 생선, 젓갈, 향신료 등 다양한 식품들을 들여왔다. 특히 굴맛에 빠진 로마인들이 알프스산맥을 넘어 1,200킬로미터가 넘는 곳에 위치한 영국 땅에서 굴을 실어오면서 운송 및 저장 산업, 숙박업 등이 번성했다.
이 외에도 로마인의 소울푸드나 다름없는 빵, 올리브 등 로마인의 식탁을 채웠던 음식들을 통해 로마 제국의 영광이 음식 산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다양한 지도와 사진을 통해 밝히고 있다. 로마인의 식문화와 시대를 풍미한 음식들은 방대한 로마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서문
-천년 제국 로마를 일으킨 원동력은 식탁에 있었다

제1장 모든 음식은 로마로 통한다
식탁에서 찾은 로마 제국 번영의 열쇠
로마인은 하루에 몇 끼를 먹었을까
포에니전쟁이 바꾼 로마인의 식탁
로마 역사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이뤄졌다

제2장 식탁으로 보는 로마 제국에 대한 오해와 진실
로마인이 비스듬히 누워 식사한 이유
더 먹기 위해 토하는 방, 보미토리움의 진실
지금도 전설처럼 회자되는 로마인의 잔칫상
로마는 과연 남녀평등 사회였나
사치규제법, 화려한 축제에 제동을 걸다
패스트푸드의 기원과 로마의 거리 음식

제3장 로마 왕국을 일으킨 하얀 황금
로마 최초의 소금길, 비아 살라리아
소금에 정치 인생을 걸었던 로마인들
소금 정신으로 이룬 로마 사회
로마 식탁을 풍성하게 한 소금
이교도의 축제와 소시지 금식령
생선 젓갈이 만든 로마의 부와 영광
로마의 국민 생선, 참치와 고등어

제4장 로마, 빵으로 흥하고 빵으로 망하다
빵심으로 살았던 로마인
죽 먹는 것들에서 빵 먹는 사람으로
거리마다 빵집, 제빵업자 전성시대
로마 시민 절반이 공짜 식량을 먹다

제5장 와인이 만든 로마의 전성시대
폼페이의 멸망에 로마가 패닉에 빠진 까닭
로마는 어떻게 와인 제국이 되었나
물 탄 와인을 물 대신 마셨던 로마인
모든 시민이 와인 애호가였던 시대
로마의 핵심 산업, 레드골드 와인

제6장 올리브 기름 독에 빠진 로마 시민들
올리브 오일과 돈가스 덴푸라
로마인의 의식주를 책임지던 올리브
로마 경제를 이끈 올리브 산업

제7장 굴 사랑으로 만든 로마의 기술혁신
오로지 굴 때문에 알프스산맥을 넘다
기업형 굴 양식과 공중목욕탕의 발달
해외 굴밭 개척에 나선 로마인

제8장 로마 제국의 영광, 해상 스파이스 루트
향신료 맛에 빠진 로마인
금보다 비싼 후추를 요리에 듬뿍
로마 제국과 해상 스파이스 루트
참고문헌

흔히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로마인의 식탁도 하루아침에 다 채워지지 않았다. 철저하게 로마 제국의 영광과 발전의 궤도를 같이 밟았다.
늑대 젖을 먹고 자랐다는 로마 건국신화의 주인공 로물루스와 레무스의 후손들은 처음에 로마의 일곱 언덕에서 양을 치고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당시 이들이 먹었던 음식은 기껏해야 양젖과 치즈에 보리죽이었다. 그랬던 로마인들이 어느 날 갑자기 재배하던 작물을 보리에서 밀로 바꾼 뒤 빵을 구워 먹고, 이탈리아의 포도밭에서 포도를 따다 와인을 만들고, 마을 입구의 나무에서 올리브 열매를 따서 피클을 담고 기름을 짜서 요리를 했던 것이 아니다. 로마인의 식탁은 자급자족을 통해 채워진 것이 아니라, 400년이 넘는 기나긴 세월 동안 이루어진 전쟁과 탐험, 개척을 통해 얻은 결과물로 채워졌다. 즉 외국에서 가져온 전리품과 열매들이 하나둘 식탁 위에 오르게 된 것이다.
빵과 와인, 올리브와 젓갈 등…. 지금의 기준으로는 특별할 것 하나 없는 음식들이지만 로마인들은 이 음식을 얻기 위해 개인의 목숨과 국가의 운명을 걸고 죽을 힘을 다해 싸웠다. 물론 전쟁을 통해 얻은 영토 및 자원과 음식들이 승리와 함께 부수적으로 따라온 전리품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반대의 관점에서도 생각해볼 수 있다. 로마가 치렀던 각종 전쟁은 자원 확보를 위해 싸운 경제 전쟁이기도 했다. 결정적 전쟁에서 승리한 로마 제국이 세력을 넓혀갈 때마다 로마인들의 식탁에 오르는 음식의 가짓수가 늘어났고, 식생활이 풍요로워졌으며 로마 경제도 그만큼 윤택해졌다.
_18p, 제1장 〈모든 음식은 로마로 통한다〉, ‘식탁에서 찾은 로마 제국 번영의 열쇠’ 중에서

로마 상류층이 미식을 즐기기 위해 연회장에 별도로 토하는 방을 마련해놓았다는 소문은 어떨까? 길게는 8시간 동안 밤새도록 연회를 즐겼던 로마 귀족들은 어느 정도 배가 차면 토하는 방에서 속을 비우고 다시 파티를 계속했으며, 이때 토하는 방을 ‘보미토리움(vomitorium)’이라고 불렀다는데 이는 정말 사실일까?
‘토하다’라는 뜻의 영어 단어가 ‘보미트(vomit)’라는 데서 보미토리움을 ‘토하는 장소’라는 의미로 풀이했고, 그래서 이 단어는 로마 귀족의 폭식과 사치와 낭비의 대명사처럼 알려지게 되었지만 이 부분은 분명 후세에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한다. 토하면서 계속 먹었을 가능성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아무리 부자라고 해도 별도로 토하는 방을 만들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기록이나 유물이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토하는 방으로 잘못 알려진 보미토리움은 사실 극장이나 경기장의 입구를 뜻하는 단어였다. 콜로세움과 같은 대형 경기장에서 수많은 관중들이 일시에 드나들 수 있는 통로를 뜻하는 말로, 이 보미토리움 덕분에 아무리 많은 관중들이 몰려도 로마 시민들은 몇십 분이라는 짧은 시간 이내에 좌석을 찾아 앉을 수 있었다.
_68p, 제2장 〈식탁으로 보는 로마 제국에 대한 오해와 진실〉, ‘더 먹기 위해 토하는 방, 보미토리움의 진실’ 중에서

로마인들은 빵에 대해 무척 민감했다.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항구에서 빵의 재료인 밀을 비롯한 갖가지 곡식을 실은 배가 로마의 관문인 오스티아 항구에 들어오곤 했는데, 그 시기가 좀 늦어지기라도 하면 로마 시내에는 곧 뒤숭숭한 소문이 나돌았다. ‘폭풍우를 만나 수송 선단이 몽땅 바다에 가라앉았다더라’, ‘아니다, 그냥 운항에 차질이 생겨서 예정보다 늦어지는 것일 뿐이다’ 등 이른바 ‘카더라 통신’이 난무했다.
이집트 곡식뿐만이 아니었다. 로마 제국의 또 다른 빵 창고인 시칠리아에 흉년이 들었다는 소식이 돌면 시민들은 공황에 빠졌다. 그로 인해 빵 공급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우선 빈민들이 거리에 나앉아 굶주렸고 평민들은 동요했으며 폭동이 일어날 조짐마저 보였다. 그러니 시칠리아의 흉년 소식에, 이집트의 수송 선단 사고 뉴스에, 시민들은 곡물 사재기를 시작했고 빵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로마 시민들이 이처럼 이집트를 비롯해 시칠리아, 북아프리카의 곡물 작황과 곡물 운송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데는 이유가 있었다. 로마는 시민들이 먹을 식량을 전적으로 해외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했는데, 외부로부터의 식량 공급이 끊기는 일이 종종 발생했기 때문이다. 전쟁이나 흉작이 원인이 되거나, 수송 선단이 폭풍우로 침몰하거나 해적들한테 곡물을 털리게 되는 일이 생기면 로마 시민들이 빵 부족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그러면 빵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빈민들, 평민들이 폭동을 일으켰고 사회가 불안해졌다.
이를 막기 위해 빵값이 오르면 당장 굶주린 채 거리에 나앉아야 할 사람들을 대상으로 처음에는 싼값에, 나중에는 무료로 곡식을

친숙하지만 낯선 로마 역사를 재미있게 공부하는 법
“식사는 어떻게 역사가 되는가”

삶에 주목하면 살아 숨 쉬는 로마가 보인다
무려 1,0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존속했던 로마 제국의 흥망성쇠는 정치인, 사회학자, 역사학자 등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TV 드라마나 영화, 소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로마 역사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도 로마 하면 콜로세움에서 벌어지던 검투사들의 경기, 도시를 불태웠던 네로 황제의 기행, ‘브루투스 너마저’라는 말을 남기고 죽은 율리우스 카이사르에 대한 일화를 어렴풋이 떠올릴 정도로 로마 역사는 우리에게 친숙한 소재다. 그러다 보니 로마에 관한 일련의 정형화된 이미지들이 로마 역사를 제대로 공부하는 데 오히려 장벽이 되기도 한다. 또한 정복 전쟁을 통한 영토 확장이나, 황제와 원로원의 대립 구도 등 정치사적 관점을 통해 로마사를 이해하자니 방대한 역사 앞에 막막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음식으로 읽는 로마사》는 이처럼 로마에 대한 막연한 이미지만으로 더 깊이 파헤쳐볼 엄두가 나지 않는 이들이나, 이미 로마사를 나름의 경로로 이해하고 있는 이들에게 로마 역사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로마인이 먹었던 ‘음식’을 통해 로마 시대를 조명하는 방법이 바로 그것이다. 역사란 결국 사람이 살아간 흔적에 대한 기록인데, 로마인들이 살았던 시대의 의식주, 그중에서도 ‘식’에 초점을 맞춘 접근은 지금껏 로마사를 조명했던 여타의 관점들과 차별화를 이룬다.

2,000년 전에 이미 식탁에서 세계화를 실현한 제국
로마인의 식탁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특히 우리네 밥상과 로마의 식탁을 비교해봤을 때 둘의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한국인의 식탁은 주로 우리 땅에서 재배한 곡식과 채소, 나물이 올랐다. 가축과 생선 역시 우리 산과 강, 바다에서 키운 것들이었다. 하지만 2,000년 전 로마인의 식탁은 달랐다. 이집트, 아프리카, 스페인, 포르투갈 등 인접한 지역에서 수입해온 밀, 보리, 와인, 올리브 등의 식재료들로 채워졌다. 마치 현대를 사는 우리가 노르웨이산 고등어를 먹고 칠레산 와인, 중국산 김치로 식사를 하듯, 로마는 2,000년도 훨씬 이전에 식탁에서 이미 세계화(globalization)를 실현한 것이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었다.
로마인의 음식만큼이나 인상적인 것은 바로 로마인들의 식문화다. 이 책에는 로마인들이 왜 비스듬히 누워서 식사를 했는지, 먹고 난 뒤에 음식물 쓰레기를 그대로 바닥에 던져버렸던 이유는 무엇인지, 저녁 식사인 케나(cena) 자리에서 어떻게 중대한 정치적 결정이 내려졌는지 등 사회·문화적인 측면에서 로마인의 식생활을 해부한다. 또한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화려했던 황제의 연회를 묘사하면서 청나라의 ‘만한전석’을 압도하는 ‘미네르바의 방패’나 ‘조디악’ 등 전설의 요리를 소개하고 있다.

빵, 와인, 올리브에 미친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한편 로마인의 소울푸드는 뭐니 뭐니 해도 빵, 와인, 올리브다. 로마인들은 하루 평균 한 병가량의 와인을 마셨다고 한다. 거의 알코올 중독 수준이다. 하지만 로마인에게 와인은 술이 아니라 식수였으며, 대부분의 경우 와인에 물을 타서 희석시킨 채로 마셨다. 이에 대해서는 식습관이나 인구의 증가를 이유로 꼽기도 하지만 상하수 시설이 미비한 관계로 물을 그냥 마실 수가 없어서 와인을 섞어서 마셨다는 설이 일반적이다. 와인과 마찬가지로 올리브 역시 로마인의 생활과 더없이 밀접한 식재료였다. 빈민층은 올리브 열매로 부족한 칼로리를 보충했고, 샐러드나 소스의 재료로서 우리의 김치와 버금가는 용도로 활용했다. 식사뿐만 아니라 목욕을 할 때도 올리브 오일을 뒤집어쓰고 스트리길(strigil)이라는 도구로 땀과 때로 범벅이 된 몸을 벗겨냈다. 또한 등잔불을 밝히거나 찌꺼기를 건축 마감재로 사용하기도 했으니 올리브를 제외한 채 로마인의 생활을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다.
이처럼 음식은 로마인의 일상과 로마 사회의 단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매개체가 된다. 하지만 거기까지가 아닐까. 무엇을 먹었는가 하는 주제는 로마 사회의 단면을 살피는 데는 적합하지만 굵직한 역사 공부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단지 로마인이 즐겨 먹던 음식들을 살펴보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지만 속단하기에는 이르다.《음식으로 읽는 로마사》에는 의식주의 한 부분으로서의 음식이 아니라 적극적인 의미에서 로마의 흥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식재료를 하나 소개한다. 그것은 바로 ‘빵’이다. 도대체 빵이라는 게 로마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기에 저자는 로마를 들어 ‘빵으로 흥하고 빵으로 망한 제국’이라고까지 표현했을까?
우리가 밥심으로 사는 것처럼 로마인들은 빵심으로살았다. 기원전 2세기 무렵부터 밀가루로 빵을 만들어 주식으로 먹었는데, 그 무렵 동양은 밀가루가 귀해서 중국의 황제도 간신히 만두를 먹었던 시기에 로마의 평민들은 매일 같이 빵을 먹었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로마 시민들은 시장의 제빵소, 오늘날로 따지면 제과점에서 빵을 사다가 먹었다. 노예 또는 해방 노예 출신의 제빵업자들은 시민들로부터 곡식을 받고 빵을 만들어주었다.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로마의 무상 식량배급 제도인 ‘큐라 아노나(cura annona)’ 때문이었다.

포퓰리즘이 남발했던 로마 시대,
부정부패의 온상이 된 무료 식량 배급제도
큐라 아노나는 로마 공화정 초기에도 존재했는데, 흉년으로 인해 식량 사정이 어려워지고 물가가 치솟을 때 시민들에게 곡식을 싼값에 나누어주던 제도였다. 처음에는 원로원에서 담당했던 아노나는 전체 인구의 10퍼센트 수준에서 점차 수혜 대상자를 확대해, 기원전 75년부터 기원전 58년 사이에 이루어진 법 개정을 통해 로마 시민의 절반가량인 32만 명이 공짜로 식량을 배급받게 되었다. 빈민 구제 수단이었던 아노나가 포퓰리즘에 의한 선심성 정치제도로 변질된 것이다.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아노나 제도를 손보기 위해 무료 식량 배급의 대상자를 15만 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였으나, 초대 아우구스투스 황제 때 다시 20만 명으로 늘어난다. 로마 시내를 관통하는 티베르강의 홍수로 상당수의 식량 저장 창고가 강물에 떠내려갔기 때문이다. 그래도 로마 제국이 전성기를 구가할 무렵, 아노나는 별다른 부작용 없이 유지되었다. 하지만 정통성이 부족한 인물이 로마 제국의 황제가 되면서 아노나는 또다시 선심성 포퓰리즘의 수단이 된다. 193년에 황제가 된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황제는 곡식뿐만 아니라 와인과 돼지고기, 올리브 오일과 소금까지 더해서 나누어주었으니, 로마 시민의 식생활 일체를 정부에서 책임진 셈이었다. 더불어 로마 후기로 갈수록 아노나 집행의 권리를 황제가 장악하게 되면서 아노나는 점점 부정부패의 온상이 되어간다. 결국 국고를 털어 환심을 사려 했던 황제와 귀족, 그리고 공짜를 좋아하고 폐해에 둔감했던 로마 시민의 도덕 불감증이 얽히고설켜 로마는 쇠퇴의 길을 걷게 됐다.

로마가 먹는 것이 곧 로마를 말해준다
음식은 곧 역사와도 통한다는 사실을 멀고 먼 로마에서 확인할 것도 없다. 한국전쟁 이후 미군 부대에서 남은 햄과 소시지를 이용해 끓여먹던 찌개가 지금의 부대찌개가 되었고, 1·4후퇴로 함경도에서 내려와 부산의 어느 피란촌에 정착한 냉면집 사장이 현지에 맞는 밀가루 면을 고안해 만든 것이 밀면이 되었다. 18세기 말 프랑스의 법률가이자 미식가로 알려진 브리야 사바랭은 ‘You are what you eat’이라는 말을 남겼다.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라는 말로 번역할 수 있는 이 말을 로마 역사에도 적용할 수 있다. 로마인들이 먹은 음식은 곧 로마를 말해준다. 전작 《음식으로 읽는 중국사》를 통해 중국 문명과 음식 간의 징검다리를 촘촘히 이어온 저자가 이번에는 천년 제국의 음식과 역사에 주목했다. 방대한 로마사를 다양한 지도와 사진으로 알기 쉽게 풀어내어 갓 나온 음식처럼 따끈따끈하고 생생한 로마 시대로 우리들을 이끌어준다

작가정보

저자(글) 윤덕노

신문기자를 거쳐 현재는 음식문화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매일경제신문 중국 베이징 특파원과 미국 클리블랜드 주립대 객원 연구원을 지냈으며 매일경제신문 사회부장, 국제부장, 과학기술부장, 중소기업부장과 부국장을 역임했다.
25년의 신문기자 생활과 장기간의 방대한 자료조사를 토대로 음식의 기원과 유래 그리고 관련 스토리를 발굴해 음식 유래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음식잡학사전》 발간을 계기로 음식의 역사와 문화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되면서 조선시대의 각종 문헌과 중국 고전에서 원문을 확인하고 그리스 로마 고전에서 근거를 찾아 음식의 유래와 속설을 연구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음식으로 읽는 중국사》 《음식이 상식이다》 《전쟁사에서 건진 별미들》 《음식으로 읽는 한국생활사》 《장모님은 왜 씨암탉을 잡아주실까?》 《붕어빵에도 족보가 있다》 《신의 선물밥》 《음식잡학사전》 《중국권력대해부》 《중국벗기기》 《차이나쇼크》 《베이징 특파원 중국경제를 말하다》 등이 있으며 번역서로는《월가의 황제, 불룸버그 스토리》 《유럽의 세계 지배》 《장자의 내려놓음》 《나쁜 세계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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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음식으로 읽는 로마사
    1,000년을 하루 만에 독파하는 최소한의 로마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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