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꽃

김한호 지음

문예마당 2007년 11월 24일 출간 종이책 : 2002년 11월 2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김한호 수필집. 전남교육연수원 교육연구사로 재직 중인 저자의, 자연과 인생을 관조하며 현실에 대해 고뇌하고 성찰하는 마음을 자연과 인생, 삶의 성찰과 보람, 애환 고향의 정감을 통해 진솔하게 표현한 수필 작품 수록.

목차

자연과 인생 ... 9

삶의 성찰 ... 49

보람과 애환 ... 95

고향의 정감 ... 145

출판사 서평

풀꽃처럼 소박한 삶의 이야기, 정감 넘치는 고향마을과 섬 사람들, 제자들 앞에 선 스승으로서의 기억 그리고 올 칼라 일러스트로 재해석된 그 기억의 편린들, 지난 앨범을 넘기는 것처럼 잔잔한 감동과 함께 따뜻한 시화집 한 편을 읽는 느낌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가기를……

중견 수필가로서 창작활동을 꾸준히 해온 김한호 씨가 이번에 고급 에세이집 『춤추는 꽃』을 펴내게 되었다.

이번에 출간한 『춤추는 꽃』은 저자가 지난 10여 년 동안 각종 문예지와 신문에 발표한 작품 중 30편을 가려 뽑아 만든 첫 에세이집으로 풀꽃같이 소박하고 순수한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30편의 내용을 회화적 모티브로 삼아 창작된 책 속의 일러스트는 저자의 지난 세월과 경험을 되살려 펼쳐 보임으로써 눈으로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이 책에 실린 작품 중 일부는 한국 대표 에세이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작품 중에는 자연과 인생을 관조한 <하늘에는 별 땅에는 꽃>과 같은 에세이, 교직에 근무하면서 느낀 보람과 애환을 그린 <풀꽃 훈장> 그리고 자전적인 작품으로 <은하수 흐르는 세월> 및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된 <꽃넋> 등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들이 많이 담겨 있다.

저자 김한호의 에세이는 자연과 인생을 관조하며, 현실에 대해 고뇌하고 성찰하는 마음을 진솔하게 표현함으로써 영혼이 깃든 작품이라는 것이 특징인데 이번에 펴낸『춤추는 꽃』은 그와 같은 저자의 특징에 더하여 한국적인 정서를 결 고운 언어를 통해 정감 있게 드러내고 있다. 그는 한 송이 꽃과 같은 에세이를 통하여 독자들에게 사랑과 지혜가 넘치는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고 싶은 것이다.

---

본문 소개

돌아가신 아버지는 내 이름을 '은하수'라는 뜻을 지닌 한호(은하수 漢, 은하수 鎬)라고 지어 주셨다. 밤 하늘에 수많은 별무리가 흐르는 강처럼 은은한 별빛이 쏟아지는 은하수! 얼마나 서정적이며 아름다운가. 아버지의 그 살가운 정서를 이어받아 문학을 좋아하게 된 것이리라. 어른이 되어서야 은하수가 '미리내(龍川)'라는 것을 알았다. 용(龍)띠에 태어나 울지도 않고 까무라쳐 있던 아이를 살려내 오늘의 내가 있게 된 것은, 내 어머니께서 숱한 날들을 정화수 떠놓고 하늘에 기원하셨던 영험인지도 모른다. 은하수가 흐르는 밤 하늘을 바라볼 때면 아름다운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그 행복한 꿈이 이루어지기를 염원하고 있다.
- '은하수 흐르는 세월' 중에서

쌍둥이 형제의 말에 불응할 경우, 그에 따른 보복이 엄청나게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코피가 나도록 얻어터지고 또래에서 따돌림당하는 일뿐만 아니라, 강등을 당하여 궂은 심부름을 밥먹듯 해야 하며, 때로는 남의 밭에 가서 고구마나 무 등을 훔쳐와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날 나는 용감해야 했다. 용감하게 상여틀 움막 안으로 기어 들어가면 별을 달아준다고 했다. 별을 달면 나보다 덩치가 큰 녀석들도 나를 때릴 수가 없다. 만약 이를 어기면 쌍둥이 형제에게 죽사발이 되도록 얻어터지기 때문이었다.
- '고향 귀신' 중에서

교실에 들어선 선생님에게 아이들이 몰려와서 옷자락에 훈장 같은 꽃을 주렁주렁 달아준다. 꽃망울진 장미와 활짝 핀 카네이션으로 웃옷이 온통 꽃밭이 되어버렸다. 왠지 쑥스럽고 부끄러웠다. 교무실 구석에서 그 꽃들을 떼어내다 뜻밖에 풀꽃 한 송이가 매달려 있는 것을 보았다. 누구일까? 풀꽃을 살며시 꽂아두고 가버렸을 그 아이가 궁금했다. 쉰두 명의 얼굴 중 우연히 미영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수더분한 얼굴에 말수가 적은 미영이가 생각났다. 파도소리와 갯바람에 길들여진 순박한 미영이의 꾸밈없는 마음일 거라고 여겼다.
- '풀꽃 훈장'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