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과 기억
2008년 12월 03일 출간
국내도서 : 2003년 02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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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CN 0102-2018-200-00283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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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제1부 문화와 종교문화의 틈
종교문화의 이해 ... 17
새로운 천년과 종교 ... 44
종교인의 문화윤리 ... 68
제2부 한국의 문화와 종교문화의 틈
한국의 종교와 한국인 ... 109
한국종교의 현실 ... 139
한국의 종교문화와 민간신앙 ... 160
제3부 죽음문화와 종교문화의 틈
종교와 노인 ... 191
장례문화의 의미론 ... 216
제4부 언어문화와 종교문화의 틈
종교와 언어 ... 241
신학을 향한 종교학의 발언 ... 264
신화적 상상력과 종교 ... 290
제5부 예술과 종교문화의 틈
지적 논리와 예술적 상상 ... 321
문학의 종교성 ... 348
문학적 상상의 구원론적 함의 ... 374
거절과 긍정의 역설 ... 411
연보/왜 종교학인가 ... 440
찾아보기 ... 464
종교가 주제가 되면 우리는 으레 불교, 유교, 크리스트교 등등 개별종교들을 이야기한다. 자연스럽고 당연하다. 그러나 이 책은 종교를 주제로 한 담론들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글들이 직접적으로 특정 종교와 '교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다. 예를 들면 '종교문화의 이해'라든지, '한국의 종교와 종교인'이라든지, '종교와 노인' '종교와 언어' '종교와 문학' 등이 그러하다. 특정 종교와 연결된 경우라도 그 대상은 이 글 속에서는 전혀 낯선 새로운 것으로 바뀌어 등장한다. 성전건축을 주제로 한 '거절과 긍정의 역설'이 그러하다.
도대체 이 저자가 의도하는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이미 여러 저서들을 통하여 한결같이 '종교' 대신에 '종교문화'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 책에서도 다르지 않다. 저자는 자신이 서있는 종교학의 자리에서 종교도 문화현상이고 따라서 역사적인 현상이라는 사실을 전재한다. 그렇다면 종교는 불가피하게 '다양'하고, 필연적으로 '변화'를 수반한다. '종교'를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종교들'을 마땅히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고, 나아가 '종교적'인 현상들에 대한 이야기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특정 종교의 울에 머물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행복'함이 넘칠 수도 있지만 인간의 삶을 아우르는 책임주체로서의 정직함이나 고뇌를 무책임하게 간과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결코 그렇게 자족할 수만은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고 종교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종교문화에 대한 어떤 '태도'나 '앎'을 의도해야 할 것인가? 각 종교가 주장하며 가르치는 '완성의 해답'으로부터 종교를 인식하려하기보다 자신의 삶의 직접적인 경험에 종교들이 어떻게 반향하는가 하는 것으로부터 종교를 '묻고 알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자신의 물음에 정직해지는 일이다. 물음을 배워 묻고, 배운 물음에 대한 이미 준비된 해답을 수용하는 투로 종교를 이해할 수는 없다. 그러한 종교이해가 오늘 우리의 심각한 딜레마, 곧 '최선의 진리'를 주장하는 종교들 간에 살육이 자행되게 된 까닭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가 자기가 겪은 어떤 사실, 곧 경험을 지금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 종교를 인식하는 인식틀이 될 때 우리는 스스로 정직해지고 자신에게 의미있는 종교를 '알 수' 있으리라고 주장한다. 이에서 더 나아가 현실적으로 접근한다면 종교에 즉자적으로 접근하기 보다 종교와 종교 아니라고 여겨지는 일들이 어떻게 서로 만나고 있는가 하는 그 '틈'을 자신의 경험과 그 경험에 대한 기억을 통해 읽어낼 때 우리는 일상의 종교를 아우르면서 종교문화가 삶을 위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특정 종교의 자기주장의 논리를 벗어나, 비로소 '알 수' 있게 되리라고 주장한다. 이 책의 주제를 '경험과 기억'이라 제하고, 부제를 '종교문화의 틈 읽기'라고 한 것은 저자의 이러한 의도를 상징적으로 시사하면서, 아울러 독자들로 하여금 이 글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하는 시각을 시사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의 끝에 있는 <연보, 왜 종교학인가>에서 자신의 학문과 실존적인 문제가 어떻게 함께 하고 있는가 하는 것을 소박하게 진술하고 있다. 그러면서 종교학의 학문적 존재의미에 대한 강한 사명감마저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대학을 떠나면서 출간한 것이기도 하다. 새삼 그의 고뇌와 통찰을 살펴볼 수 있는 것은 그 '마지막'이라는 계기가 이 글들과 중첩되어 배어 나오는 진실함 때문인지도 모른다. 저자의 의도에 따라 문장을 존칭어미로 마감하였다. 학문이 숨쉴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우리 글쓰기의 하나의 방법이라는 저자의 뜻을 받아드리기로 한 것이다. 종교인은 물론, 비종교인 또는 반종교인이라 할 지라도 무릇 삶을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려는 사람들에게 인문학적인 나아가 종교학적인 인식과 상상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이 책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 소개
종교를 바라보는 문법의 전환을 제시하는 정진홍
1세대 종교학자 장병길(張秉吉) 교수의 뒤를 이은 그는 1980년대 이후 종교학을 신학 일변도로 치우쳐 있던 주변 학문의 자리에서 벗어나 종교 현상을 통해 인간을 이해하는 인문학의 지위로 끌어올렸다. '종교과 문학' '종교와 예술' '신화와 역사' 등 문학적 수사로 채워졌던 그의 강의는 학생들 사이에서 명강의로 손꼽혀 왔다. 서울대 종교학과를 나와 미국의 대표적 종교사가 멀치아 엘리아데를 사사한 그는 99년 종교 분야에서 유일하게 위촉된 학술원 회원이기도 하다. 주요저서로는 <종교학 서설> <신을 찾아, 인간을 찾아> <죽음과의 만남>등이 있다. 2003년 서울대에서 정년퇴임한 그는 현재 사단법인 '한국종교문화연구소'의 이사장으로 있다.
작가정보
1937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종교학과 및 대학원을 졸업했다.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종교학과에서 퇴직하고 지금은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대한민국 학술원 회원으로 있다. 저서로는「종교학서설」「한국종교문화의 전개」「종교문화의 이해」「종교문화의 인식과 해석」「하늘과 순수와 상상」「종교문화의 논리」, 종교문화기행문인「신을 찾아, 인간을 찾아」, 「정직한 인식과 열린 상상력」, 시집「마당에는 때로 은빛 꽃이 핀다」를 비롯하여, 죽음을 이야기한「만남, 죽음과의 만남」이 있다. 그 밖에 엘리아데의 「우주의 역사」등 여러 권의 번역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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