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다가 울다가 울다가 웃다가

조태호 지음

맑은소리 2006년 08월 09일 출간 종이책 : 2005년 05월 2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어깨를 내리치는 죽비같이 우리의 마음을 밝게 틔우는 큰스님 50인의 화두와 인생법문을 담은 책이다. <현대불교>에 '주장자 따라'를 연재하고 있는 만화가 조태호가 큰스님들의 귀하고 빛나는 말씀들을 모아 엮었다. 간단한 글과 그림으로 설법 속에 담긴 심오한 뜻을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은 바쁘고 혼탁한 일상에서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영롱함을 담은 큰스님들의 말씀 속에서 쉬다 가기를 권하고 있다. 말씀 안에 담겨 있는 명쾌한 직관과 지혜를 통해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도와준다.

목차

Prologue
저자의 말
추천사
- 정종섭(서울대법대교수)
- 김진우(전 중앙일보 시사지 편집부장)
- 임연태(현대불교편집부장/시인)

1. 경허스님의 <축지법>
2. 혜월스님의 <문자>
3. 효봉스님의 <길>
4. 달라이라마의 <윤회>
5. 롭상람파의『slow』
6. 틱낫한의 <옥수수>
7. 팔덴갸초의 <용서>
* 한암스님의 가르침
8. 겸익스님의 <마지막 잠>
* 성철스님의 가르침
9. 단하천연선사의 <목불>
10. 무학대사의 <지수화풍>
11. 보덕스님의 <그 놈>
12. 사명대사의 <기개>
13. 아도화상의 <간장맛>
14. 운거도응선사의 <신라>
15. 원감국사의 <고향길>
16. 원광법사의 <꿈>
17. 원효대사의 <30방>
18. 의상대사의 <마음의 병>
19. 일연스님의 <떼도둑>
20. 자장율사의 <지계>
21. 조주선사의 <지옥>
22. 지눌스님의 <속빈강정>
23. 진각국사의 <자비>
24. 경봉스님의 <고무줄>
25. 경허스님의 <나체>
26. 고봉스님의 <당나귀삯>
27. 고암스님의 <방생>
* 탄허스님의 가르침
28. 금오스님의 <출국증명서>
29. 동산스님의 <호통>
30. 만공스님의 <또 하나의 너>
31. 만암스님의 <훈계>
32. 만해스님의 <큰사자>
33. 봉수스님의 <도둑>
34. 서경보스님의 <보시>
35. 서암스님의 <道>
36. 석우스님의 <보름달>
37. 성철스님의 <바가지를 밟아라>
38. 영암스님의 <태권도>
39. 완규스님의 <달>
40. 용성스님의 <애국심>
41. 운허스님의 <촛불>
42. 인곡스님의 <사탕>
43. 전강스님의 <인생법문>
* 경봉스님의 생활법문
44. 청담스님의 <코드>
45. 청화스님의 <짐>
46. 추담스님의 <인생법문>
47. 춘성스님의 <언중유골>
48. 탄허스님의 <예언>
49. 한암스님의 <장군>
50. 한영스님의 <먹은 과자>
51. 혜암스님의 <석유 한사발>
52. 혜월스님의 <49재>
* 한영스님과 서정주

책 속으로

" 그래도 쌀자루가 무겁더냐 "

경허스님이 만공스님과 함께 탁발을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날도 스님들의 쌀자루에는 쌀이 가득했다. 흐뭇한 마음과는 달리 짐은 몹시 무거웠고, 까마득한 갈 길에 바랑 끝은 어깨를 짓눌러왔다.
만공스님은 경허스님의 뒤를 죽을둥 살둥 쫓기에 여념이 없었다.
“내 빨리 가는 방법을 찾아볼 테니 자네 빨리 쫓아오게나.”
마침 어느 마을을 지날 때였다. 사립문이 열리며 젊은 아낙네가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나왔다. 앞서 가던 경허스님이 그 아리따운 여인과 마주쳤다. 순간, 경허스님은 느닷없이 달려들어 여인의 양귀를 잡고 입술에 번개같이 입을 맞추었다.
“에그머니나!”
여인은 물동이를 떨어뜨리고 어쩔 줄을 몰라 집으로 뛰어들어갔다. 집안에서는 소동이 일어났고, 그 소동은 마을 전체로 퍼져 마을 사람들은 몽둥이를 들고 뛰쳐나왔다.
“아니, 어디서 요망한 중놈이 나타나 가지고….”
스님들은 두말할 것 없이 뛰기 시작했다. 쌀을 지고 뒤따라가던 만공스님 또한 ‘걸음아 날 살려라’함께 뛰지 않을 수 없었다.
몽둥이를 들고 뒤쫓던 사람들의 추격은 무서운 속력을 내며 달아나는 두 스님을 쫓지 못했다. 이윽고 스님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산등성이에서 쉬어가게 되었다.
“그래, 쌀자루가 무겁더냐?”
“아이고, 스님. 무거운지 어떤지 그 먼길을 어떻게 달려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 내 재주가 어지간하지? 그러는 사이에 무거움도 잊고, 먼길을 단숨에 왔으니 말이다.”

- 경허스님의 <축지법> 의 원문내용 -
(그림을 실을 수 없어, 대신 원문으로 소개해 드립니다.)

출판사 서평

"인생법문이 뭐 있느냐. 웃다가 울다가, 울다가 웃다가. 이것이 인생 법문이니- "



탁한 공기와 북적북적한 도시의 삶에서는 한걸음 뒤를 돌아볼 여유도 없다.
쫓기듯 바쁜 걸음과 남에게 뒤질세라 분주한 움직임에서 休는 생각 밖에 존재하는 것이다.
내 마음 들여다 볼 여유조차 없는데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까.

지치고 피로한 우리들에게 스님들은 고요하게 말을 건네고 있다.
스님들의 말씀을 들으면 깊은 산중 흐르는 물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코끝으로는 청량한 솔잎향이 나는 듯 하다. 산사의 은은한 풍경소리에 잠시 눈을 감고 따사로이 파고다는 햇살을 맞는다. 눈떠 돌아보면 혼탁한 세상 그대로이지만, 스님들의 말씀을 들은 마음은 이미 그 전의 마음이 아니다.
스님들의 고요한 가르침은 나를 찾아가는 길을 보여주고 있다.
온전히 나를 비워야 진정한 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나를 보았을 때 다른 사람의 아픔과 고뇌와 세상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의 거울 잘 닦아야 보름달이 비추느니라"

우울증, 불면증, 신경쇠약, 편집증, 스트레스성 두통-
요즘 사람이라면 하나쯤은 경험해 봄 직한 현대인의 정신병이라고 한다.
바쁘고 할 일 많은 세상에서 살다보니 어찌 몸이 축나지 않을 수가 있겠냐만은, 위 병명들로 보자면 우린 몸보다는 마음을 더 많이 다치면서 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깊은 곳에 꽁꽁 숨겨 잘 감싸 안고 살아가는 것 같으면서도 이 마음이란 게 얼마나 약한 것인지, 남의 말 한마디에도 쉽게 상처가 나고 비교․욕심․시기․분노와 같은 것들에 쉽게 곪기도 한다.
남들보다 뒤쳐지진 않았는지,
나는 얼마나 더 뛰어야 더 높은 곳에 다다르게 될 지,
과연 이게 옳게 살아지고 있는 것인지...
잠자리에 들면서 조차 내일은 어떤 일을 얼마나 또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하다 지쳐 곯아떨어지게 마련이니, 마음 쉴 틈 주지 않는 세상 속에서 이리 튀고 저리 튀는 마음 붙잡으려 애쓰는 그대에게
우리 스님들, 이런 말씀을 내려주신다.

"마음이란 게 뭐냐, 저 개와도 같다. 고삐 풀린 삽살개처럼 잠시도 얌전하게 있질 못하지. 마음고삐 잘
잡고 바로 쓰도록 해라!"
"인생은 잠깐의 나그네 길. 인생 보따리 너무 무겁게 매지 말게. 해 떨어지면 달 뜨고, 또 해가 뜬다네."

작가정보

저자(글) 조태호

조태호 (1959년생)


영남대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일본 무사시노 미술대학을 수료.
1986년 일간스포츠 만화상 수상
199년 중앙경제 ‘노고지리’연재
1994년 중앙일보 경제만평 연재
2000년 한국일보 ‘조삿갓’연재(편집국 부장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