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일생(다시 읽는 모파상)

기드 모파상 지음 | 박해민 옮김

맑은소리 2009년 06월 25일 출간 종이책 : 2003년 10월 15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여자의 일생』은 단편소설로 유명한 모파상의 첫 장편소설이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소위 '보편적 불행'에 빠진 한 여인의 일생을 통해 운명에 휘들리는 인간의 삶을 치밀하게 그려냈다.

출판사 서평

“‘여자의 일생’을 읽는다는 것은 ‘우리의 일생’을 읽는다는 뜻이다.” 프랑스 자연주의 작가 중 가장 뛰어난 업적을 남긴 한 사람이 바로 모파상이다. 이 모파상의 소설 여자의 일생은 ‘잔느’라는 한 순결한 여성이 ‘줄리앙’이라는 남자와 결혼하면서부터 불행이 시작된다는 이야기. 행복을 꿈꾸던 미래, 결혼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가슴 설레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남편의 앞에서 아내로서의 사랑을 포기하는 대신 어머니로서의 행복을 찾아 나서는 여인의 아픈 일생의 이야기를 결코 복잡하지 않은 구성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편적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큰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그렸다. 　 질곡 많은 파란만장한 여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잔느를 통해 그녀와 비슷한 모습으로 서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며 그 속에서 인생의 의미와 삶의 방식을 찾아보게 만드는 이 소설은 동서고금에 관계없이 여성이 겪어야만 한 보편적인 삶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명작에는 언제나 솔직한 느낌을 동반한 감동이 따르며 이 소설 다시 읽는 모파상 《여자의 일생》역시 그러한 감동을 독자에게 선물한다. 인간 심리의 예리한 탐구자인 모파상, 그리고 그가 생각한 인간 영혼의 절대적인 고독이 그대로 묻어나 있는 《여자의 일생》. 　 모파상의 첫 장편소설이기도 한 이 소설은 처음 《질 브라스》지에 연재된 이후 대호평을 받았으며 이후 완결 단행본으로 출판되어 단 8개월 동안 3만 부 매진으로 국제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명작이다. 　 모파상의 작품 중에서도 유독 《여자의 일생》이 많은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등장인물 개개의 성격이 너무도 우리들의 모습과 닮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순결한 처녀인 잔느가 남편에게 배반당하고, 이어 다시 자식에게 배반당하는 어쩔 수 없는 운명에 부딪히는 여인의 비극적 생. 이를 모파상은 객관적 시선으로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톨스토이가 투르게네프의 권고로 이 작품을 읽고 난 후, 위고의 《레미제라블》 이후의 가장 뛰어난 프랑스소설이라고 한 격찬은 아마도 인간이 그릴 수 있는 인간의 가장 인간다운 면모를 보았다는 이유에서일 것이다. 　 잔느의 일생은 어쩌면 보편적인 여성, 나아가 사람들의 길일 수도 있다. 잔느의 남편에 대한 사랑과 배신감, 아들에 대한 사랑과 배반의 아픔, 작품의 말미에서 손녀에게 입을 맞추는 것은 새로운 희망의 전환점일 수 있으나 역설적으로 새로운 불행의 예감으로도 볼 수 있다. 사랑과 희망은 인생에서 행복을, 배신과 이별은 불행을 의미한다. 그래서 작가는 로잘리의 다음과 같은 말을 통해 인생을 말한다. “인생이란 사람들이 생각하듯 그렇게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은 것인가 봐요” 　 잔느는 똑바로 자기 앞의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제비가 곡선을 그리며 화살처럼 하늘을 날고 있었다. 문득 생명의 부드러운 온기가 옷을 통해 그녀의 다리와 피부에 스며들었다. 그것은 그녀의 무릎에서 자고 있는 어린애의 체온이었다. 그러자 무한한 감동이 그녀의 가슴속으로 파고들었다.

작가정보

저자(글) 기드 모파상

1850년 프랑스 노르망디의 미로메닐에서 태어났다. 열두 살 때 부모의 이혼 이후 모빠상은 어머니와 함께 노르망디 해안의 작은 마을 에트르타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열세 살 때 입학한 신학교에서는 억압적인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해 퇴학당하고, 이후 루앙 고등학교를 거쳐 파리에서 법학을 공부한다. 이즈음 어머니, 외삼촌과 절친한 사이이던 플로베르의 지도로 문학 수업을 시작한다. 모빠상은 1870년 프랑스와 프러시아의 전쟁이 발발하자 자원입대하여 전장에서 참혹한 패전을 겪었고, 이후 해군부와 교육부 등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젊은 시절 심취했던 쇼펜하우어의 철학이 그의 문학 속에 나타나는 비관적 세계의 바탕을 이룬다면, 이렇게 직접 겪은 어두운 사건들, 즉 부모의 불행한 결혼과 아버지의 부재, 패전의 치욕, 사무원 생활의 권태 등은 그 바탕을 채우는 주제로 등장하게 된다. 플로베르를 통해 여러 작가들, 특히 에밀 졸라를 알게 된 모빠상은 ‘메당’ 모임에도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문학의 길로 들어선다. 프랑스-프러시아 전쟁을 주제로 한 단편집 『메당의 저녁』에 발표한 「비곗덩어리」(1880)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그는 공무원 생활을 그만두고 글쓰기에 전념할 수 있게 된다. 이후 10여 년 동안 모빠상은 평생을 괴롭힌 매독의 고통, 특히 그로 인한 눈병에도 불구하고 정력적인 작품 활동을 했고, 『텔리에 집』(1881), 『피피 양』(1882), 『두 친구』(1883), 『어느 인생』(1883), 『벨아미』(1885), 『목걸이』(1885), 『오를라』(1885), 『피에르와 장』(1888) 등 약 300여 편의 소설을 써냈다. 모빠상의 작품들은 인간 내면에 파고드는 특유의 냉정한 묘사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이즈음 그는 매독으로 인한 신경쇠약이 시작돼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 그가 방랑벽에 가까울 정도로 충동적인 여행을 즐기고 때로는 요트 ‘벨아미’호를 타고 항해를 떠난 것 역시 병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한 수단이었을 것이다. 결국 모빠상은 1892년 자살을 시도하고, 이듬해 마흔세 살의 이른 나이로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감한다.

번역 박해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