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의 회색지대

윤해동 지음

역사비평사 2006년 08월 09일 출간 종이책 : 2003년 02월 15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식민지의 회색지대'란 제목은 식민지인식의 전환을 제기한 논문의 문제의식에 기인한다. 회색은 명암이 없고, 따라서 색이 아니며, 반생명을 상징하기도 한다. 식민지에서의 회색지대란 무엇인가? 그것은 저항과 친일이라는 이원론을 거부하는 지대이다. 하지만 무생명의 지대는 아니며, 그런 의미에서 회색지대란 엄밀한 의미에서는 저자의 의도를 대변하지 못한다. 회색지대란 오히려 화석화된 현재의 인식을 비판하는 데 더 적절할 수 있어 보인다. 이런 의미에서 회색지대는 중의적이며 이제 회색지대는 분해되어 생명력이 추가되어야 할 지대인 것이다.

목차

1. 탈근대와 탈식민
식민지인식의 회색지대 - 일제하 공공성과 규율권력
친일파 청산과 탈식민의 과제
억압된 '주체'와 '맹목'의 권력 - 동아시아 역사논쟁과 국민국가

2. 한국 근대민족주의 비판
한국 민족주의의 근대성 비판
내파하는 민족주의

3. 한국 근대민족주의 재인식
신채호의 민족주의 - 민중적 민족주의 또는 민족주의를 넘어서
민족부르주아지에서 황국신민으로 - 일제하 협력의 기저

4. 인터뷰
한국 근대민족주의 비판과 탈식민의 논리

출판사 서평

"내가 결별하고자 하고, 타격을 가하고자 하며, 이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야 할 '구세계'는 그리고 거기에서 사용되었던 무기는 그 동안 내게는 가장 익숙했던 세계와 무기가 아니었던가? 나는 그 무기를 버리려 하는가? 아니면 그 무기를 새로운 것으로 벼리려 하는가? 그것도 아니면 그 양날의 무기를 거꾸로 된 방향으로 향하려 하는가?"
- 저자서문 중에서

'식민지의 회색지대'란 제목은 식민지인식의 전환을 제기한 논문의 문제의식에 기인한다. 회색은 명암이 없고, 따라서 색이 아니며, 반생명을 상징하기도 한다. 식민지에서의 회색지대란 무엇인가? 그것은 저항과 친일이라는 이원론을 거부하는 지대이다. 하지만 무생명의 지대는 아니며, 그런 의미에서 회색지대란 엄밀한 의미에서는 저자의 의도를 대변하지 못한다. 회색지대란 오히려 화석화된 현재의 인식을 비판하는 데 더 적절할 수 있어 보인다. 이런 의미에서 회색지대는 중의적이며 이제 회색지대는 분해되어 생명력이 추가되어야 할 지대인 것이다.

전체 4부로 된 이 책의 구성은 이렇다.
제1부 <탈근대와 탈식민>
[식민지인식의 회색지대 : 일제하 공공성과 규율권력]은 지배와 저항이라는 이항대립적 도식에 의해 구성되어 있는 한국 근대사상(近代史像)을 비판하기 위해 쓴 글이다. 회색지대란 바로 이런 지배와 저항이라는 두 개의 항목으로부터 벗어나 있는 '광범한' 지대를 지칭한 것이지만, 오히려 필자는 지배와 저항이라는 선명한 색채를 띠지 않은 채 동요하고 있는 일상의 회색지대에서 삶의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친일파' 청산과 탈식민의 과제]라는 글은 식민지적 근대를 벗어나는 지점을 확보하기 위한 '때 늦은' 탐색이다. '친일파 청산'이라는 '말썽 많은' 과제로 좁혀져 있는 탈식민의 문제의식을 비판한 것으로, 탈식민의 핵심을 환기하고자 하는 맥락에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억압된 주체와 맹목의 권력 : 동아시아역사논쟁과 국민국가]는 2000년 봄부터 일본 우익역사교과서를 둘러싼 논쟁에 촉발되어 쓴 것이다.

제1부에서는, 아직도 역사를 믿어야 하는가, 믿을 수나 있는 것인가, 권력의 정치학은 유효한가 하는 등의 문제들에 대해서 저자 스스로에게 질문한 것들의 산물이다.

제2부 <한국 근대민족주의 비판>
[한국 민족주의의 근대성 비판]은 원초론 또는 객관주의적 민족이론과 도구론 또는 주관주의적 민족이론이라는 분류방식을 중심으로 한국 근대민족주의의 특성을 비판하고자 한 글이다.

[내파하는 민족주의]에서는 동일화이데올로기로서의 민족주의의 내적인 와해과정을 말하고자 했다.

'새로운 중세'가 도래하고 있는가? nation-state라고 하는 획일화된 정치단위를 중심으로 세계사를 구성하고자 했던 근대(의 역사)란 오히려 하나의 허상에 지나지 않았던 것은 아닌가? 이제 모든 지역의 전근대를 구성했던 다층적인 정치적 실체가 우리의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에 오히려 이른바 지구화globalization 시대 민족주의의 구체적 현실을 이야기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것은 문화민족주의가 발생하고 자기전개하며 재생산되는 사회적 기제를 설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대체로 2부의 논문에서는 이런 질문들을 담고 있다.

제3부 <한국 근대민족주의 재인식>
한국근대 민족주의의 안과 밖의 문제, 즉 근대민족주의는 안=운동, 밖=구조로 작용하는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을 추구했다.
[신채호의 민족주의 : 민중적 민족주의 또는 민족주의를 넘어서]에서는 민족주의에 대하여 어떤 태도를 취하든 우리의 존재조건과 사유방식을 규정하는 중대한 문제가 아니던가, 한국의 현실 민족주의와 민족의식을 긍정하는 태도를 취하든 아니면 거기에 절대적인 부정의 포즈를 취하든 그 프리즘의 어느 하나에 자기의 자세가 속하지 않을 수 없다면, 우리가 우회하거나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하는 문제의식을 토대로, 신채호를 다시 읽으려는 의도에서 쓴 것이다.

[민족부르주아지에서 황국신민으로 : 일제하 협력의 기저]는 저자의 근대인식에서 전면적 전회가 일어나기 이전에 쓴 글이다. 다만 제국주의에 대한 협력의 태도를 구성하는 물적 토대의 변화를 살펴봄으로써, '친일' 인식에서의 직재적인 접근을 비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도에서 같이 실었다.

제4부 <인터뷰>
[한국 근대민족주의 비판과 탈식민의 논리]에서는 앞으로 저자가 추구하고자 하는 메타-역사학적 문제의식의 일단을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관통하고 있는 전체적인 문제의식을 확인하고자 하는 독자는 먼저 이 부분을 읽어도 좋겠다.

이 저작이 활발한 토론을 불러일으키기를 기대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윤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