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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삼일운동

많은 인민을 이길 수 없다
정병욱 지음
역사비평사

2022년 08월 25일 출간

국내도서 : 2022년 02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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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0.94MB)
ISBN 9788976969958
쪽수 3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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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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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보통 삼일운동에 대해서 지도부와 엘리트가 있고 그들의 지도에 따라 민중이 만세시위에 나섰다고 생각한다. 지도부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사람들이 ‘민족대표 33인’이다. 만약 33인의 독립선언만 있고 방방곡곡에서 그에 호응한 만세시위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나의 큰 조직 사건에 그쳤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후 33인이 지도자로서 받게 되는 존경 또는 실망도 지금보다 크지 않았을 것이다. 민족대표 33인의 ‘자임’을 추인하여 명실상부한 ‘대표’로 만든 것은 나라 안팎의 만세시위였다. 그런데 우리는 만세시위 참여자를 잘 모른다. 참여 민중을 탐구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공감하고 연대했던 민중이 주인공인 삼일운동의 역사다.
0 최흥백, 두만강을 건너다
1 단천 천도교인 최덕복의 어떤 결심
2 평양 시민, 경찰서에 돌질하다
3 수안의 황천왕동이 홍석정, 한낮에 비로소 쉬다
4 심영식, 겉눈만 못 보지 속눈마저 못 보는 줄 아냐
5 삼일운동 참여자 수감 사진의 비밀
6 태형, 고통의 크기
7 3월 22일 서울 남대문역 부근 만세시위, 누가 주역인가?
8 3월 말 서울의 만세시위, ‘군중’
9 수원군 장안면·우정면 만세시위, “많은 인민을 이길 수 없다”
10 제주 신좌면 만세시위, 그 후

보론 1: ‘삼일운동 데이터베이스’와 사료 비판
보론 2: 1919년 3월 황해도 수안 만세시위의 재구성
보론 3: 삼일운동과 학력주의의 제도화

?墟求?데 반대한다. 저자는 ‘습격’이나 ‘공세적 시위’가 아니라 해서 수안군 시위가 격렬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며, 그 의미도 깎이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오히려 저자가 주목하는 바는 나라가 사라진 상황에서 종교공동체·지역공동체에 속한 그들이 독립만세를 부르며 요구하는 ‘구속자 석방’의 의미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데 있다. 즉, 그 역시 식민권력에 대한 도전이며 부정이라는 것이다.

삼일운동 수감자 머그샷의 비밀
그들은 단체로 사진을 찍혔다!

역사영화는 작가의 상상이 들어가 있다고는 하지만 사료에 근거한 팩트 체크가 기본적으로 되어 있을 거라 생각하고, 신문 기사는 공신력이 있다고 생각해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일 때가 많다. 그러나 무턱대고 사실로 믿어버리면 안 된다. 영화, 신문, 인터넷 자료의 정보가 모두 사실은 아니다.
우선, 제일 많이 잘못 알고 있는 사실 하나. 유관순의 수인번호. 1965년 3월 26일자 『동아일보』는 치안국에서 유관순 수감사진을 발견했다며 그의 수인번호를 ‘371’이라고 했다.

“이 사진은 유관순 양이 3·1만세운동 때 왜경에 잡혀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됐을 때 찍은 것으로 푸른 수인복을 입은 유 양 가슴에는 ‘371’의 수인번호가 뚜렷하다.”
-『동아일보』 1965. 3. 26.

2019년 개봉한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에도 유관순의 수인번호는 371이다. 그러나 371은 수인번호가 아닌 ‘사진 원판 보존번호’이다. 즉, 〈일제감시대상인물카드〉에 부착할 사진을 인화하는 데 쓰인 원판의 번호라는 것이다.
저자는 수안면 만세시위로 잡힌 이들의 수감 사진을 들여다보다가 놀라운 발견을 한다. 인물카드에는 개개의 인물 사진이 보통의 사진처럼 사각형이 아닌 양옆이 비스듬히 잘려 나가거나 한쪽이 사선으로 잘려 나가 있다. 이들 사진을 잘린 면을 중심으로 맞춰 보았더니 5~6인씩 찍은 단체사진이었다(81쪽, 〈그림 15〉와 〈그림 15-1〉 참조). 사진의 오른편에는(보는 사람의 시각으로는 왼쪽) 많은 사람들이 수인번호로 착각한 보존번호가 일련번호로 적혀 있다. 보존번호가 이웃한다는 것은 곧 같은 사건으로 잡힌 이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개별 카드에 부착된 사진만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사실이다. 20세기 초부터 사람의 초상이 찍힌 사진이 민중 통제에 이용되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비싼 비용 때문에 한 사람씩 찍을 수 없었던 것이다.
단체

작가정보

저자(글) 정병욱

저자 : 정병욱
鄭昞旭
고려대학교 사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한국사를 공부하고 ‘일제하 조선식산은행의 산업금융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11년 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계간지 『역사비평』의 편집주간을 지냈으며, 저서 『식민지 불온열전』으로 2014년 제14회 지훈국학상을 수상했다. 최근 관심 주제는 민중의 일상과 공공역사다.
주요 논저로 『한국근대금융연구: 조선식산은행과 식민지 경제』(역사비평사, 2004), 『일기를 통해 본 전통과 근대, 식민지와 국가』(공저. 소명, 2013), 『식민지 불온열전』(역사비평사, 2013), 「1931년 식민지 조선 반중국인 폭동의 학살 현장 검토〉(『사총』 97, 2019) 『유언비어(1) 아시아태평양전쟁 발발과 ‘불온 언동’』(공편역. 동북아역사재단, 2021)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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