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남선 연구
2011년 09월 28일 출간
국내도서 : 2009년 07월 1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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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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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소년≫≪청춘≫≪동명≫등 근대를 계몽하고자 했던 저널리스트 최남선이 주도한 다양한 매체들을 비롯하여 노골적인 친일 시각을 보여주는 매일신보 기사들, 최남선의 라디오 강연 원고 등까지 풍부한 사료들을 인용한다. 또한 최남선이 보여주는 지적·정치적 행로 속에서 당대의 지성사, 문화사를 읽어내며 우리 근대 민족주의가 지양해야 할 하나의 전형적인 모습을 냉정하게 짚어낸다.
제1부 출판과 번역을 통한 ‘근대’문명의 소개와 ‘조선적인 것’의 발견
신학문의 수용과 출판을 통한 ‘근대’의 전파 / 조선적 전통과 한반도의 역사 지리적 재발견 / 『Self-Help』의 중역을 통한 서구 자본주의 가치관의 수용
제2부 ‘조선적인 것’에 대한 근대적 시각과 방법론
철도여행을 통한 근대와 민족 현실 체험 / 근대적 방법론을 활용한 민족사와 단군 연구
제3부 ‘조선학’의 제창과 조선적 정체성의 탐구
주체적 ‘조선학’ 연구의 모색과 민족성 논의 / ‘조선학’ 연구의 중심인 역사와 단군 연구 / ‘조선 불교’ 연구를 통한 ‘조선적인 것’의 모색
제4부 동요하는 ‘조선학’ 연구-특수로서의 민족과 보편으로서의 문화
민족보다 문화를 우선시한 ‘문화권’ 논의 / 1930년대 일제 침략전쟁을 지지하는 중국 동북 지역 여행 / 최남선에 대한 조선인의 평가와 그의 일제 협력 활동
제5부 해방 후 글쓰기와 최남선에 대한 기억
해방 후 친일에 대한 ‘변명’으로서의 저술 활동 / 일제시기의 재정리와 문화운동 중심의 독립운동사 / 최남선에 대한 ‘선택적’ 기억
결론
부록 참고문헌 / 찾아보기
시대의 사조를 귀일(歸一)하는 근본으로 신흥하는 교육계에 구체(具體)한 교과서를 공급하려 함이 그 제일착의 기획이었도다. (…) 사회 장래의 추축(樞軸)을 담임할 청년에게 정당한 자각과 질실(質實)한 풍기를 환기하기 위하여 잡지 『소년』을 발간하였도다.
-최남선, 「十年」, 『靑春』 14, 1918.6 중에서
조선인의 부자임을 알았다. 이러한 성재(聖財)는 아무에게도 없는 바이다. 조선인의 강자임을 알았다. 이러한 대이상은 다른 모든 잔약한 무리들의 만들고 또 지녀갈 바가 아니다. 이 시외(詩外)의 시(詩)와 외사(外史)의 사(史)와 학외(學外)의 학(學)을 가진 조선인은 진실로 예지적의 대인(大人)이다.
-최남선, 『白頭山覲參記』, 1927 중에서
역사적으로 북방 민족이 남방 민족으로 ‘진출’해왔는데, 북방 민족 중 아직까지도 중원의 무대를 밟아보지 못하고 남아 있으면서 또한 그 남방 민족의 강렬한 동화력에서 피하여온 민족은 해양에 있던 대화 민족과 반도에 있는 조선 민족이올시다. (…) 현재 이 최후로 남아 있던 일본 민족이 대륙을 향하여 진출하는 그 형식 내용은 전일의 북방 여러 민족의 그것과 달리 침략 정벌이 주제가 아니라 아세아 민족의 전체적 번영이 주제가 되어 있기 때문에 이 일본 민족을 선두로 한 동방 민족의 중원 진출이야말로 동양사상에 유례가 없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지나 민족을 정화할 피는 조선족과 아울러 일본족이 아니면 안 된다고 사고합니다.
-최남선, 「동방민족의 중원 진출과 역사상으로 본 아세아 제민족의 동향」,『재만조선인통신』 38, 1937.10. 중에서
최남선 군은 한때 청년들의 우상이었다. 몇 년 전 그는 연희전문의 초빙을 마다하고 중추원 조선사편수회의 직책을 수락했다. 그는 연령이 많고 적음에 상관 없이 스스로를 애국자라고 자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암적인 존재로 전락했다. 최근에 최 군은 조선인들과 일본인들의 신성한 기원에 공통점이 있다는 걸 증명하려 한 ?신 그대로의 태고를 생각한다?라는 팜플렛을 발간했다. 일본인들은 그를 위해 1만 원을 들여 집 한 채를 짓고 있다.
-『윤치호 일기』 중에서
약관의나이로「기미독립선언서」를집필했던“조선의젊은천재” 최남선에게‘근대’와‘민족주의’는무엇이었나
조선학의 주창자에서 학병 동원 선전가로,
대한민국 우파 이데올로그로 변모하는 최남선의 삶과 학문을 돌아본다
한말부터해방후까지,최남선의모든것을다담았다
최남선은 한말부터 일제시기를 거쳐 해방 이후까지 역사학, 민속학, 저널리즘 등 문화?학술 영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 민족주의 계열의 대표적인 인물이지만 상대적으로 연구가 안 된 주제였다. 젊은 시절 이광수ㆍ홍명희 등과 함께 ‘조선의 3대 천재’로 추앙받은 지성계의 기린아였지만, 신채호 등과는 달리 극적인 전향으로 친일의 길을 걸으면서 신망을 잃었고, 해방 후에는 지지자와 비판자들 사이에서 그의 ‘친일’ 행적을 둘러싼 극단적인 시각차만 확인되었을 뿐이다.
최근 최남선에 대한 연구가 다시 활발해지는 가운데, 이 책은 최남선의 삶과 학문, 정치적 행위 전반에 대한 폭넓은 논의의 장을 펼치고 있다. 저자 류시현은 『소년』, 『청춘』, 『동명』 등 근대를 계몽하고자 했던 저널리스트 최남선이 주도한 다양한 매체들을 비롯하여 노골적인 친일 시각을 보여주는 『매일신보』 기사들, 최남선의 라디오 강연 원고 등까지 풍부한 사료들을 인용한다. 저자가 원하는 것은 ‘친일’이라는 잣대로 그를 평가하고 거기서 논의를 마감하는 것이 아니었다. 저자는 최남선이 보여주는 지적?정치적 행로 속에서 당대의 지성사, 문화사를 읽어며 우리 근대 민족주의가 지양해야 할 하나의 전형적인 모습을 냉정하게 짚어내고 있다.
근대를꿈꾼젊은천재,최남선의신문화운동:한말~일제초
중인 출신으로 한약방을 가업으로 이어온 집안에서 태어난 최남선은, 한말 중국과 일본을 통해 들어온 서양 서적의 번역본으로 처음 신학문을 접했고, 이후 일본 유학을 통해 본격적으로 신학문을 수련했다. 특히 일본 유학은 “대나무 통으로 보던 세상이 하늘만큼 크게 보였다”고 회고했을 만큼 근대에 대한 자각과 열망을 키운 중요한 경험이었다. 귀국 이후 최남선은 다양한 기고활동과 출판사업을 통해 근대를 전도하면서 동시에 민족을 일깨우고자 했다. ‘신문관’과 ‘조선광문회’는 각각 ‘근대’와 ‘전통’에 방점을 찍고 다양한 출판물로 신문화운동을 선도했다.
시대의 사조를 귀일(歸一)하는 근본으로 신흥하는 교육계에 구체(具體)한 교과서를 공급하려 함이 그 제일착의 기획이었도다. (…) 사회 장래의 추축(樞軸)을 담임할 청년에게 정당한 자각과 질실(質實)한 풍기를 환기하기 위하여 잡지 『소년』을 발간하였도다.
-최남선, 「十年」, 『靑春』 14, 1918.6 중에서
‘조선학’연구로‘민족’의미래를모색하다:1920년대
3ㆍ1운동을 통해 조선 민족의 역량을 재인식한 식민지 조선의 지성계는 1920년대 본격적으로 민족성 논의를 진척시켰다. 최남선의 ‘조선학’ 연구는 그 선두주자였다. 조선인의 손으로 이루어지는 조선 문화 연구의 필요성을 제창하면서, 최남선은 제국주의적 학문인 일본 학자들의 ‘조선학’에 대항하고자 했다. 그것은 물질적 영역에서는 서구와 일본의 제국주의에 패배할 수밖에 없었던 조선 민족에게 ‘정신적’ 영역에서의 우월성과 뛰어난 역량을 확인시키고자 하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독자적 조선 문화를 복원하기 위해, 최남선은 민족사 서술에 집중하면서 민족의 기원인 단군을 강조했다. 이는 문화론과 연결되어 ‘불함문화론’을 성립시켰고, 고대 동아시아에서 조선민족의 문화적 영향력에 대한 강조로 이어졌다.
조선인의 부자임을 알았다. 이러한 성재(聖財)는 아무에게도 없는 바이다. 조선인의 강자임을 알았다. 이러한 대이상은 다른 모든 잔약한 무리들의 만들고 또 지녀갈 바가 아니다. 이 시외(詩外)의 시(詩)와 외사(外史)의 사(史)와 학외(學外)의 학(學)을 가진 조선인은 진실로 예지적의 대인(大人)이다.
-최남선, 『白頭山覲參記』, 1927 중에서
동요하는조선학,대동아문화권에투항하다:1930년대 전시체제기
한말부터 1920년대까지 최남선은 문명을 통해 근대를 이루고자 했고, 문화를 통해 조선학을 연구하고자 했다. 그러나 1930년대 중반 이후 최남선은 제국주의 문명에 압도되었고, 이를 신봉하는 근대적 입장을 조선적 특수성보다 우위에 놓았다. 1920년대 조선 민족 중심의 ‘불함문화권’을 주장했던 것과는 반대로, 이제 그는 일본 중심의 ‘대동아문화권’을 피력하게 되었다. 만주사변이나 중일전쟁 등 일본의 침략행위를 비판하는 대신, 일본을 중심으로 백인종에 대항하는 문화권을 수립하자고 주장하게 되었다. 전시체제가 강화되면서, 최남선은 수차례 학병 참여를 권유하는 연설 여행을 떠나는 등 적극적으로 일제에 협력했다. 이런 최남선의 변화는 그동안 그의 재능을 아끼던 윤치호, 김창숙 등 민족주의 계열의 지도자들뿐 아니라 일반 민중들로부터도 많은 비판을 받았고, 한말 일제초에 그가 지녔던 문화적 권위는 땅에 떨어졌다.
역사적으로 북방 민족이 남방 민족으로 ‘진출’해왔는데, 북방 민족 중 아직까지도 중원의 무대를 밟아보지 못하고 남아 있으면서 또한 그 남방 민족의 강렬한 동화력에서 피하여온 민족은 해양에 있던 대화 민족과 반도에 있는 조선 민족이올시다. (…) 현재 이 최후로 남아 있던 일본 민족이 대륙을 향하여 진출하는 그 형식 내용은 전일의 북방 여러 민족의 그것과 달리 침략 정벌이 주제가 아니라 아세아 민족의 전체적 번영이 주제가 되어 있기 때문에 이 일본 민족을 선두로 한 동방 민족의 중원 진출이야말로 동양사상에 유례가 없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지나 민족을 정화할 피는 조선족과 아울러 일본족이 아니면 안 된다고 사고합니다.
-최남선, 「동방민족의 중원 진출과 역사상으로 본 아세아 제민족의 동향」,『재만조선인통신』 38, 1937.10. 중에서
최남선 군은 한때 청년들의 우상이었다. 몇 년 전 그는 연희전문의 초빙을 마다하고 중추원 조선사편수회의 직책을 수락했다. 그는 연령이 많고 적음에 상관 없이 스스로를 애국자라고 자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암적인 존재로 전락했다. 최근에 최 군은 조선인들과 일본인들의 신성한 기원에 공통점이 있다는 걸 증명하려 한 ?신 그대로의 태고를 생각한다?라는 팜플렛을 발간했다. 일본인들은 그를 위해 1만 원을 들여 집 한 채를 짓고 있다.
-『윤치호 일기』 중에서
최남선은지금우리에게무엇인가
해방 이후 최남선은 일제 말 자신의 친일 행위로 인해 실추된 문화적 권위를 회복하고자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였다. 자신이 주도했던 1910년대 신문화운동 중심으로 독립운동사를 새로 쓰고, 조선 민족의 긍정적 능력을 강조하는 내용의 역사책들을 출간했다. 이를 통해 최남선이 수립하고자 했던 조선학은 대한민국과 민족주의 우파의 논리를 반영한 것이었다. 최남선은 이를 자신의 친일 행위에 대한 면죄부로 삼고자 했다. 아직까지도 최남선을 변호하는 긍정의 논의들은 1910년대 최남선의 신문화운동과 해방 이후 활동에 주목하고 있다. 반대로 최남선에 대한 부정론은 그에게 친일파라는 낙인을 찍는 데 멈춰버린 한계를 보인다.
그러나 최남선은 한말부터 해방 이후까지 ‘보편적 근대 vs 특수한 조선 고유 문화’, ‘민족주의 vs 친일’이라는 대립쌍의 경계에 서 있는 인물이었다. 최남선이라는 한 인물의 사상적?논리적 변화를 통해 우리는 우리의 근대, 우리의 민족주의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더 잘 들여다볼 수 있다. 그의 사례를 통해 우리 근대 민족주의의 모습에서 무엇을 지양하고 경계해나갈 것인지 확인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최남선 연구의 현재적 의미가 아닐까?
작가정보
저자(글) 류시현
<b>류시현</b>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HK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 근현대사를 중심으로 서양 사상의 수용과 관련된 한국적 정체성의 형성 과정에 대한 문화사 연구를 진행 중이다.
주요 논문으로 「식민지 시기 러셀의 『사회개조의 원리』의 번역과 수용」(2006),「‘동경삼재(홍명희, 최남선, 이광수)’를 통해 본 한말 일제 초 조선의 지성계」(2008), 「1910~1920년대 전반기 안확의 ‘개조론’과 조선 문화 연구」(2009)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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