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5: 선혈로 물든 인연의 늪
2015년 12월 23일 출간
국내도서 : 2015년 11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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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정보 ePUB (1.00MB)
- ECN 0102-2018-800-002688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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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기다리는 사람들
타협의 묘리
협상
혼마 강리의 향상
능인의 해방
위험한 정마을
선혈로 물든 인연의 늪
선계의 전쟁
아름다움의 힘
돌아오는 사람들
멀고도 가까운 주역에의 길
제가 생각하기에는 서울 상황이 긴급을 요하는 것 같지는 않고 어쩌면 그동안이라도 변화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럴 경우 그 변화는 반드시 우리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서울엔 아저씨가 계시고, 또 상황의 흐름이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남씨는 여기서 잠시 편지를 덮고는 속으로 생각했다.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글쎄……? 어째서 그런 결론이 나오는 것일까? ……내가 생각해 내지 못하는 것을 건영이는 생각해 내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주역의 관점에서 그렇다는 것인가……?’
P.29
강리 선생은 이미 죽은 여인의 몸을 자기 몸 위에 올려놓고도 그칠 줄을 모르고 끌어당겨 최후의 쾌감을 부추겼던 것이다. 이것으로 강리 선생이 목표로 하는 생명의 근저(根)에 잠자고 있는 마지막 쾌감을 일으켜 세웠을까? 그것으로 공력의 비약적인 증강을 이루어냈을까?
강리 선생은 마치 개펄 속에서 갓 태어난 거대한 생물처럼 힘차게 걸어서 뭍으로 나오고 있었다.
온 몸은 이미 다 벗겨져 있어 자연의 모습이었고 몸의 곳곳에는 아직 씻기지 않은 개펄 흙이 붙어 있었다. 햇빛은 강리 선생의 몸을 온통 감싸고 걸어가는 전면을 비추고 있었다. 강리 선생은 티 하나 없이 맑은 청년의 몸이었고, 눈은 졸음을 아직 다 쫓아내지 못한 듯 힘겹게 뜨고 있었다.
P.84
아무튼 지금 소지선의 공격을 받은 선인은 치명적인 손상을 받아서 즉시 조처하지 않으면 목숨을 구할 수 없는 지경이다. 소지선은 공격을 펼친 직후 큰 소리로 말했다.
“멈춰라!”
동화궁의 선인들은 즉시 행동을 멈추고 소지선의 기색을 살피며 서 있었다. 이들은 동료 하나가 소지선의 신공을 받아서 쓰러진 것에 약간은 당황하고 있는 것이다. 선인들은 구체적인 공격에 의해 몸에 상처를 입는 것에 큰 슬픔과 수모를 느끼는 법이다.
선인들에게는 죽음이란 조용히 찾아오고, 또 몸은 평화롭고 온전하게 유지되어야 하는 것이다. 죽을 때 몸이 찢겨지고 피를 흘린다든지 하는 것은 크게 상서롭지 못한 것이다.
소지선의 말이 차분하게 들려왔다.
P.146
소지선은 자신의 운명을 부딪쳐서 극복하려고 오래 전부터 작정해 왔다. 이제 최후의 결전이 임박해 오고 있었다. 인연의 늪은 긴장이 흐르는 가운데 갑자기 바람이 불어 닥쳤다.
“도형, 바람이 붑니다. 길조인데요!”
한곡선이 심각하게 말했다.
“음? 천풍구(天風:??)인가?”
소지선은 막연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들은 지금의 상황이 매우 급박하게 전개되었기 때문에 몸 가까이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오히려 간과하고 있었다. 소지선의 마음은 온통 전면의 적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다.
천풍구 괘는 역행이고 기회를 뜻한다. 소지선으로서는 징조를 따져본 것도 아니고 단순히 현재 환경에서 일어나는 자연현상을 괘상으로 표현한 것뿐이다. 이럴 경우 괘상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단지 주변의 일을 격을 높여 표현한 것이다. 한곡선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군풍(軍風)인 것 같은데요.”
P.164
대하소설주역 (5) 선혈로 물든 인연의 늪
자연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작은 것은 한 곳에서 일어나 그 곳을 맴돌다가 흔히 사라지기도 하지만, 어떤 것은 나서 커지며 이동하고 다른 곳에 영향을 주는 등 큰 변화를 이룩한다. 오늘날 인연의 늪에서 일어난 커다란 사건은 아직도 그 파급이 종점에 달한 것은 아니지만, 그 기원은 터무니없이 작은 것에서 시작한다.
사람이 점괘에 의존해서 결단을 내리려 할 때, 바라는 대로 되지 않으면 그 점괘를 부정하고 싶어진다. 그렇다면 이는 당초 점을 칠 때의 마음 자체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점은 사람의 의지대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점괘가 만일 그런 식으로 나온다면 이미 점괘가 아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아무런 뜻도 없다.
작가정보
저자 김승호는 1948년 서울에서 출생. 입산 수도하여 치악산ㆍ계룡산 등지에서 선도(仙道)와 주역(周易) 연구에 몰두함. 그 후 환속하여 선도ㆍ단학(丹學)ㆍ무술 등을 지도하였으며, 미국에서 프린세턴 물리학자들에게 주역을 강의하기도 하였음.
맨해튼 응용지성연구원의 상임 연구원과 명륜당(미국 유교 본부) 수석 강사를 역임했으며, 1990년 천진학회를 설립함.
저서에는 《계곡의 도》, 《옥영서》, 《물고기는 물과 싸우지 않고, 주객은 술과 싸우지 않는다》, 《소설 팔괘》등이 있으며, [문화일보]에 [소설 주역]의 연재를 마치고, 10권의 대하소설로 간행함. 그 밖에 《주역 원론》(전 6권) 등을 펴냈다.
초운주역과학학회 카페 http://cafe.naver.com/ichingscience에서 저자에 관한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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