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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톨스토이

박홍규의고전산책 | 반항하는자유인,자치하는자연인톨스토이의삶과문학
푸른들녘 인문교양 5
박홍규 지음
들녘

2018년 07월 20일 출간

국내도서 : 2015년 09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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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0.03MB)
ISBN 9791159251061
쪽수 3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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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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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들녘 인문교양》의 다섯 번째 이야기『내 친구 톨스토이』.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생애와 사상, 그리고 주요 작품을 소개한다. 좋은 책 또는 고전이란 우리와 전혀 무관했던 나라에서 쓰인 책이 ‘지금 나에게’, 그리고 ‘평생을 두고 여러 번’, 언제나 ‘새롭게’ 읽히는 책을 말한다. 즉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나 읽히며, 개인적으로 언제 어디서나 읽을 수 있는 책,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고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책이다.
여는 글 톨스토이를 찾아서
1 해방의 예술
니진스키, “나는 톨스토이다!” | 톨스토이, 가무에 미치다? | 톨스토이는 집시 음악 을 사랑했다 | 말을 타는 톨스토이 | 톨스토이는 정말 도덕에 미쳤을까? | 톨스토이의 참모습 | 톨스토이의 『예술론』 | 예술의 정의 | 현대예술의 타락 | 위조예술 | 나쁜 예술을 극복하라 | 음악이 살인의 동기라고? | 질투하는 톨스토이 | 청소년 시절의 예술 | 『참회』 이전의 예술 | 『참회』 이후의 예술
2 자유의 성장
파스테르나크의 톨스토이 | 모스크바 | 러시아의 술꾼들 | 레핀의 톨스토이 | 모스크바 시절의 톨스토이 | 톨스토이의 고향 야스나야 폴랴나 | 볼콘스키 일가 | 톨스토이의 부모 형제 | 유년 시절 | 소년 시절 | 청년 시절 | 청년 지주 시절
3 자유의 산맥
러시아는 어떤 나라일까? | 지금 러시아인이 톨스토이를 싫어하는 이유 | 러시아와 체첸, 갈등의 역사 | 체첸은 톨스토이 문학의 고향이다 | 『카자흐 사람들』 | 예로시카와 올레닌 | 자연과 인간 | 「캅카스의 포로」, 「예르막」, 시베리아 | 『하지 무라트』 | 크림에서 보낸 2년 | 톨스토이가 사랑한 시인 튜체프
4 자유의 교육
교육자 톨스토이 | 톨스토이의 자유학교 | 1차 유럽 여행 | 2차 유럽 여행 | 자유 교육론 | 아이들을 위한 공부책 『아즈부카』 | 『러시아 독본』 | 위험한 농사 중재인 톨스토이 | 결혼의 행복
5 전쟁과 자연
톨스토이는 애국자 군인이었을까? | 『전쟁과 평화』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지식 | 『전쟁과 평화』의 시작 | 『전쟁과 평화』의 민중 | 안드레이 | 나타샤 | 피에르 | 카라타예프 | 『전쟁과 평화』의 역사관 | 영화 『안나 카레니나』 | 『안나 카레니나』를 쓰기까지 | 『안나 카레니나』의 삼각 구도 | 『안나 카레니나』가 보여주는 사회상 | 가족과 토지 |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
6 자유의 종교
정신적 변화 | 50세의 참회 | 톨스토이의 종교관·국가관·사회관·과학관 | 생활의 전환 |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 『인생론』 | 「어둠의 힘」, 「문명의 과실」, 「산송장」 | 톨스토이 민화 | 『이반 일리치의 죽음』
7 최후의 자유
톨스토이의 마지막 사진 | 『부활』 | 『부활』은 사랑의 소설인가? | 19세의 네플류도프 | 부활절 사랑 | 카츄샤와 네플류도프의 변모 | 부활의 의미 | 카츄샤 재판의 문제 | 자유 | 토지 분배와 죄수 보호 | 정치범 | 재판과 형벌에 대한 비판 | 자유로운 사람 | 톨스토이는 왜 『부활』을 썼을까? | 톨스토이, 파문을 당하다 | 「무엇 때문에?」 | 『톨스토이의 마지막 정거장』 | 생애 마지막 열흘의 자유
8 자유와 예속
1909년 조선의 톨스토이와 니체 | 한반도에는 톨스토이가 어떻게 소개되었을까? | 톨스토이 평전 | 동아시아의 톨스토이 | 인도의 톨스토이 | ‘이상가’ 톨스토이 | ‘작가’, ‘종교인’, ‘교육자’ 톨스토이 | 톨스토이와 반 고흐
닫는 글 자연 속의 자유인 톨스토이
톨스토이 연보 | 참고 문헌 | 사진 출처

톨스토이는 참된 예술이 아닌 쾌락의 예술만이 세상을 지배하면서 민중예술과 고급예술을 분리한 시기를 르네상스 이후부터 당시까지의 유럽으로 규정합니다. 그 전에는 세계 어느 곳에서나 각각의 민족예술이 발전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도 르네상스 이후의 쾌락예술은 맬서스의 인구론이나 다윈의 진화론, 마르크스의 계급론과 같이 특별한 근거가 없는 절대적인 이론으로 굳어졌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 같은 견해는 서양 현대의 모든 학문에 대한 비판이지요. 따라서 톨스토이의 예술론은 학문이나 사상을 포함한 전반적인 문화비판론 내지 문명비판론으로 읽어도 좋습니다._53쪽

『유년 시절』 1장에 나오는 가정교사 이야기는 그가 실제로 경험했던 교사와 유사했고, 이는 톨스토이가 훗날 학교를 열어 완전한 자유교육을 실시하게 하는 계기가 됩니다. 톨스토이의 『유년 시절』은 어린이의 입장에서 쓴 유년 시절의 이야기로서 당시 문학의 매너리즘에서 해방된 청순함으로 인해 문단과 독자들의 적극적인 환영을 받았어요. 심지어 그 책으로부터 새로운 교육론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이 책에는 유년의 톨스토이가 자신의 용모에 대해 고민하는 부분도 나옵니다.

자신이 결코 잘 생기지 못했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었고 이것은 정말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었다. 따라서 누가 나의 용모에 대해서 말을 할 때마다 나는 괴로
운 모욕을 느끼는 것이었다.

이런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어요(저도 그랬거든요). 19세기 러시아는 지금 한국처럼 얼짱 몸짱이 최고의 가치처럼 되어버린 형편없는 비인간적인 사회가 아니었는데도 그러했으니 여러분도 용모 때문에 고민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_108쪽

귀족 집안의 자제였던 톨스토이는 왜 체첸에 갔던 걸까요? 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그의 집안이 대대로 군대에 복무해온 탓도 있고, 무엇보다 자신의 방탕한 생활을 청산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덧붙여 푸시킨이나 레르몬토프 같은 선배 문학인들이 그곳에서의 경험을 낭만적으로 묘사한 탓도 있고요. 하지만 러시아 군대가 체첸에 주둔한 데엔 매우 냉혹한 군사적 배경이 있습니다. 여하튼 톨스토이의 체첸 경험은 그가 도착한 이듬해부터 10년 정도 집필하여 1863년에 발표한 『카자흐 사람들』에 잘 드러납니다. 소설의 주인공 올레닌은 톨스토이의 분신이죠. 그러나 올레닌은 톨스토이보다 한결 자유스럽습니다. 왜냐하면 “올레닌은 아무 학교도 나온 일이 없고, 어딘가에 얽매여 근무한 일이 없는 젊은이”였기 때문입니다._133쪽

이 학교엔 수업의 시작이나 끝을 알리는 종소리가 없었습니다. 몇 십분 단위로 시간을 나누지도 않았고, 출석을 부르거나 교과서를 정해주는 법도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오면 그때가 수업을 시작하는 시간이었고, 아이들이 읽고 쓰기를 연습하면 그것이 곧 국어 수업이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아이들이 싫증을 내면서 교실 밖으로 나가면 쉬는 시간이 되었지요. 아이들에게는 이처럼 완전한 자유가 주어졌습니다. 오고 싶을 때 와서 배우고 싶은 것만 배웠거든요. 우리나라에서처럼 학생들이 줄을 지어 앉아서 선생과 칠판만 열심히 쳐다보거나 따라 적는 게 아니었습니다. 수업은 대개 아이들이 흥미를 갖는 내용을 위주로 하여 몇 개의 그룹을 만들고 이들을 돕는 선생과 상의하는 형태로 이루어졌어요. 그러다가 차차 테두리가 정해지면서 아침 8시경 등교하여 오후 2시까지 공부하고, 각자 집에 돌아가 점심을 먹고 5시경 다시 와서 8~9시경까지 공부했습니다. 밤이 되면 모든 학생들을 톨스토이가 직접 데려다주었고요. 하지만 공부는 어디까지나 학생들의 자유였습니다. 어떤 강제도 없었어요. 등교 자체가 자유여서 조금이라도 싫으면 오지 않아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학교를 싫어하는 학생은 없었고, 모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_159~160쪽

1권 3편의 후반부에는 안드레이가 머리에 포탄을 맞고 고지 비탈에 쓰러지는 순간이 묘사됩니다. 함께 읽어볼게요.

그의 머리 위에는 드높은 하늘, 맑게 개지는 않았지만 역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높은 하늘과 거기에 유유히 흐르고 있는 잿빛 구름 외에는 마무 것도 없었다.

《푸른들녘 인문교양》 시리즈 다섯 번째 이야기 “박홍규의 고전 산책-톨스토이”
각 분야 전문가들이 선택한 흥미로운 소재를 통해 독특하고 풍미 넘치는 인문교양의 향연을 제공하는 《푸른들녘 인문교양》의 다섯 번째 이야기는 “내 친구 톨스토이”다. 이번 타이틀은 우리 시대의 르네상스맨인 영남대 박홍규 교수와 함께하는 ‘고전 산책’ 시리즈 중 첫 책으로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생애와 사상, 그리고 주요 작품을 소개한다. 좋은 책 또는 고전이란 우리와 전혀 무관했던 나라에서 쓰인 책이 ‘지금 나에게’, 그리고 ‘평생을 두고 여러 번’, 언제나 ‘새롭게’ 읽히는 책을 말한다. 즉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나 읽히며, 개인적으로 언제 어디서나 읽을 수 있는 책,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고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책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생각을 정립하고, 정체성을 탐색하며, 삶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청소년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책이 아닐까? 이후 소개할 작품으로는 셰익스피어 4대 비극, 허클베리 핀,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앵무새 죽이기, 100년의 고독, 데미안, 일리어스 오디세이, 이방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프랑켄슈타인, 종의 기원, 사회계약, 자본론, 군주론, 자유론, 성서, 불경, 논어와 대학, 국가, 침묵의 봄, 월든, 유토피아, 인권, 사랑의 기술(프롬), 꿈의 분석, 쿠란, 간디 자서전, 검은 피부 흰 가면(파농), 모택동어록, 맬컴 엑스 자서전 등이 있다.

책 소개
자유·자연·자치의 삶을 온몸으로 추구했던 거인 톨스토이
시대의 오류와 통념에 정면으로 맞선 반항아 톨스토이
그의 진짜 삶과 문학을 만나다
톨스토이만큼 허명(虛名)과 오명(汚名)을 동시에 얻은 작가는 없을 것이다. 세계문학전집엔 으레 그의 작품이 두 가지 이상 포함되어 있을 만큼 작가로서의 인지도가 높지만, 정작 그의 소설 『전쟁과 평화』나 『안나 카레니나』, 『부활』 등을 끝까지 읽었다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 뿐인가? 조국 러시아의 청소년들조차 권장도서로 추천하는 방대한 양의 소설에 질려버렸다고 말한다. 명성은 높지만 작품을 통해 톨스토이를 만난 사람은 드물다는 뜻이다. 또한 톨스토이만큼 대중의 오해를 사고 있는 사람도 찾아보기 힘들다. 본인의 참 의도와 달리 단순히 황제 체제를 찬양하는 작가로, 혁명 시에는 선전용 민중 작가로, 일각에서는 견고한 도덕에 빠진 작가로 종종 이용되었던 탓이다. 러시아에서만 그런 게 아니다. 1910년대 한반도에 소개될 때에도 그는 ‘두 얼굴의 톨스토이’였다. 50세 무렵 ‘참회’를 해야 할 만큼 방탕했던 톨스토이, 그리고 이후 드러난 구도자적인 삶과 문학에서 보여주는 도인풍의 톨스토이로서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어느 해석도 전적으로 옳지 않다고 말한다. 톨스토이의 조국 러시아를 비롯한 서양 세계에서는 그들이 이해하는 만큼 그(그의 작품)를 받아들였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에서는 반쪽만 소개된 톨스토이를 받아들인 탓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톨스토이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의 작품은 단지 서가를 멋지게 장식해줄 세계문학전집 중 한 권에 불과할 뿐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도무지 감흥을 불러일으킬 수 없는 것인가? 저자는 이 같은 궁금증을 한 꺼풀씩 벗겨준다. 흔한 고전읽기 책처럼, 즉 작품을 먼저 소개하고, 중요한 부분을 발췌하여 해석해주고, 작가의 삶을 맛보기로 다루는 식으로 접근하는 대신 톨스토이란 인물의 행보를 연대기적으로 좇으면서 먼저 그의 사상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보여준다. 그러고 나서 다양한 변화의 모습들이 어떻게 작품으로 형상화되는지, 작품의 인물 속에 어떤 방식으로 드러나는지 소개한다. 아울러 그가 얼마나 실수투성이 사람인지,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가치는 무엇인지, 자신의 이상에 맞지 않는 현실 조건 때문에 얼마나 고민했는지, 왜 죽기 며칠 전 82세라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가출하고 말았는지, 그리고 러시아 사람들은 왜 톨스토이를 미워하는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그를 오해하는 까닭은 무엇인지 그 이유들을 파헤친다. 따라서 저자가 안내하는 대로 길을 가다 보면 우리는 톨스토이의 진짜 모습을 만나게 되고, 그가 쓴 작품들의 의미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더불어 ‘이번에는 톨스토이의 작품을 끝까지 읽어볼 테다’ 하는 야무진 결심도 하게 된다. 무릇 좋은 책이란 이런 게 아닐까? 톨스토이의 인생을 따라가는 도중 만나는 러시아를 비롯한 주변 국가들의 속사정과 당대의 풍경, 걸출한 인물들과의 조우는 저자가 독자에게 드리는 덤이다.

톨스토이는 싫어요, 도덕에 미친 꼰대잖아요!
톨스토이를 오해하게 만든 대표적인 키워드는 ‘도덕’, ‘교사’, ‘종교’ 등이다. 서로 다른 표현들 같지만 실은 연결성이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단어들이 모두 50세 즈음의 ‘참회’ 이후 나타난 삶의 양식, 그리고 저작들과 관계있다는 것인데, 우리가 관습적으로 작가의 후반부 인생에만 주목했다는 뜻이기도 하고, 자칫 톨스토이를 ‘지루하고 재미없고 교조적인 관념에 사로잡힌 꼰대’로 간주하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톨스토이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위에서 말한 ‘도덕’, ‘교사’, ‘종교’라는 단어들은 그의 가치관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다만 개념을 충분히 설명해주는 서술이 누락되어 오해를 불러일으켰을 뿐이다. 바로 ‘권위에 굴종하지 않고 자신을 믿으며 민중을 생각하는’ 도덕, ‘교사나 정부의 뜻대로가 아니라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최대한 아이들의 자유를 존중하는’ 교육, 그리고 ‘신이 있을 자리를 차지하고 권력과 야합한 교회를 거부하는’ 종교이다. 이렇게 빠진 말들을 제자리에 채워놓고 보면 그간의 오해 따위는 일순간에 불식된다. 톨스토이를 바로 보기 위해 가장 먼저 제거해야 할 단어들이다.

나랑 똑같이 울고 웃고 질투하는 톨스토이가 위대한 사람이라고?
톨스토이는 평생 사진을 많이 찍었다. 독사진도 많고 가족이나 지인들과 찍은 것도 많다. 하지만 사진 속의 톨스토이는 하나같이 인상을 쓰고 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대개 그를 ‘근엄한 사람, 왠지 심통 맞아 보이는 사람’이라 생각하기 일쑤다. 하지만 톨스토이는 누구보다 가무를 좋아하고, 음악과 미술을 즐기고, 말 타기와 운동은 물론 산책을 즐겼다. 청년 시절엔 귀족이라는 배경을 믿고 방탕한 생활을 했으며, 후엔 이를 깊이 반성하면서 생의 변환을 도모했는가 하면,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 때문에 평생 모순을 안고 살았던 아픈 영혼이었고, 많은 여인을 사랑한 바람둥이였던 탓에 아내에게조차 이해 받지 못한 채 질투하느라 바빴던 딱한 사람이었다. 거의 1세기에 걸친 삶을 살아가는 동안 변변한 친구커녕 제자나 동조자 하나 두지 못했던 외로운 사람이기도 하다. 인구(人口)에 회자되는 수많은 작품을 남겼으면서도 노벨상 문턱에도 가본 적 없는 불운한 작가이자 권력층에게 늘 이용당한 가엾은 인물이다. ‘위대한’이라는 수식어 대신 ‘나랑 똑같은’이란 표현이 더 어울리는 세상 속 인물이다. 그런데 왜 그를 ‘다시 보아야’ 하는 것일까?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부활』에서 만나는 진짜 톨스토이
톨스토이의 매력은 그가 누구보다 세상의 모든 권위와 통념에 맞섰던 반항아라는 사실에 있다. 정부는 물론 절대 권력에 속했던 교회, 민중을 백안시하는 예술가들, 피교육자의 욕구를 도외시한 교육 시스템, 농민을 기만한 농노해방, 약소국가를 침탈하는 제국주의, 개인을 짓밟기 바쁜 영웅주의 등 그는 당시 존재했던 모든 제도와 지배 논리에 철두철미 대항하면서 자유·자연·자치를 화두로 가장 인간적이고 소박하며 정직한 노동에 의거한 삶을 지향했다. 이러한 모습은 그의 후기작인 『신의 나라는 너에게 있다』, 『예술론』, 『부활』 등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흔히 톨스토이의 3대 걸작이라 일컫는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부활』을 톨스토이의 진짜 삶과 무관하게 보는 경향이 있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그의 모든 작품은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카자흐 사람들』의 올레닌, 『전쟁과 평화』의 안드레이, 『안나 카레니나』의 레빈, 『부활』의 네플류도프는 모두 톨스토이의 신념을 보여주는 캐릭터들이다. 즉

작가정보

저자(글) 박홍규

저자 박홍규는 세계에 대한 폭 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글을 쓰는 저술가 이자 노동법을 전공한 진보적인 법학자입니다. 인문·예술의 부활을 꿈꾸는 르네상스맨으로 현재 영남대학교 교양 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자전거 타기와 걷기를 사랑하며, 자유·자연·자치의 삶을 실천하고자 늘 노력합니다. 그동안 쓴 책으로 『자유란 무엇인가』, 『함석헌과 간디』, 『사랑수업』, 『독학자 반 고흐가 사랑한 책』, 『독서독인』, 『까보고 뒤집어보는 종교』, 『이반 일리히』, 『윌리엄 모리스의 생애와 사상』, 『메트로폴리탄 게릴라』, 『야만의 시대를 그린 화가, 고야』, 『자유인 루쉰』, 『아나키즘 이야기』, 『플라톤 다시 보기』, 『인디언 아나키 민주주의』 등이 있습니다. 함께 쓴 책으로는 『거꾸로 생각해봐! 세상도 나도 바뀔 수 있어』, 『세상을 바꾼 창조자들』, 『청년 인생 공부』 등이 있습니다. 『법은 무죄인가』로 백상출판문화상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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