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이 말소된 페이지. 1
2014년 10월 21일 출간
국내도서 : 2008년 01월 2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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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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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해체된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는 지금도 힙합마니아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힙합그룹이다. 탄탄한 음악성과 재능을 인정받았으면서도 음반 한 장 내지 못하고 사라진 그룹. 이 소설은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의 결성 시기부터 성장, 영광과 추락의 순간을 담아낸다.
현재까지도 음악활동을 하는 실명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며, 당시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의 멤버인 서울대 공대생 오혁근(예명 '오 박사'), 서울대 미학과에 다니는 손아람, 캐나다 유학중인 이하윤(예명 'sid')을 축으로 현실과 허구의 이야기가 교묘하게 변주되어 펼쳐진다. 〈제1권〉
아는 것, 모르는 것, 안다고 생각했던 것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
오디션 심사를 맡은 뮤지션들 중 몇이 잡담을 멈추고 흥미롭다는 듯이 혁근을 주시했다. 나는 혁근이 랩에도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언젠가 자기 가사를 쓰는 날이 오면, 내 친구는 이 공연장 안의 어느 누구보다 더 유명한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
혁근의 랩 파트가 끝나고 브릿지에 들어갈 때 갑자기 음악이 꺼졌다. 당황하여 눈치를 살피고 있는데 머니가 과장된 태도로 박수를 치면서 무대 가까이 다가왔다.
“아주 훌륭해. 진심으로 이곳에서 공연할 생각이었나? 오늘 공연 관람은 무료로 해줄 테니 제발 두 번 다시 오디션을 볼 생각은 하지 마라.”
나는 모욕감 따위는 결코 느끼지 않았다. 대신 무대 위에서 드디어 내려올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며,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패잔병처럼 축 늘어진 채 클럽을 빠져나오는데, 누군가 우리 뒤를 따라 뛰어왔다.
“손아람!”
나는 2초도 되지 않아 이하윤을 알아보았다. 하윤은 내가 여의도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나와 가장 친했던 친구였다._1권 「왼쪽 세계」46~47쪽
우리는 여기 모인 동료들 사이에서 공연경력이 가장 짧았다. 해로 꼽아도 1년이 안되고, 공연 일수로 꼽으면 불과 수십 일에 지나지 않는다. 혁근과 나는, 지금까지 태완이나 유엠씨처럼 관중의 넋을 빼놓는 수준의 퍼포먼스를 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런 퍼포먼스를 원한다. 그들은 무대에 바라고 있다. 공연장 바깥 그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원시적 집단광기를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을. 관객들 스스로 미쳐버리길 원하기 때문에 무대 위에서는 모든 일이 허용된다. 사회 통념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없는 성폭력적 농담들이 난무하고, 그걸 들은 여학생들은 웃통을 벗어들고 화답하기도 한다.
…중략…
유엠씨의 마지막 음악이 끝났다. 그는 무대에서 내려오기 전에 우리를 소개했다.
“다음에 올라올 팀은 여러분 모두가 알고 있는 사람들이지요.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입니다.”
…중략…
나는 우리가 주어진 시공간을 남김없이 장악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곳에서 살아 숨 쉬는 자의 영혼이라면, 악마보다도 신보다도 먼저 포획해갈 수 있을 것이다. 가사를 잊어먹을 걱정 따위는 이제 하지 않는다. 가엾은 내 귀가 리듬을 놓칠까봐 걱정하지도 않는다. 관객들은 가장 정확한 메트로놈이다. 어깨의 들썩임, 고개의 끄덕임만 보아도 나는 리듬을 읽을 수 있다. 그들의 몸에서 나타나는 반응은 0.1초의 오차도 없다. 망설임 없이 하나 뿐인 목숨을 걸겠다. 그들이 1분 동안 BPM과 똑같은 96번씩 몸을 흔들고 있다는 쪽에.
사람들은 기름 위에 떨어진 불씨처럼 동요하고 또 타올랐다. 나는 이런 시간이 미치도록 좋다. 나에게 짧게 주어지는, 수백 명의 인간다운 품위를 거세할 수 있는 권능의 시간. 그 시간이 끝나간다는 사실에 고통을 느끼며, 랩을 마무리 지었다._2권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146~153쪽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는 아직 말소되지 않았다!
80년대 이데올로기의 시대가 종언을 고하자, 락이 힘을 잃고 댄스음악이 판을 치기 시작한다. 사회와 정치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은 희미해졌다. 그 즈음 등장한 것이 힙합음악이다. 대부분 10대, 20대 초반의 청소년들이 주축이 된 힙합뮤지션들은 락의 유전자를 새로운 방식으로 체화했다. 그들은 사랑과 이별로 국한된 음악적 소재를 다시 사회적 소재로 확장시켰으며, 무기력한 세대를 질타하는 현대판 음유시인으로 거듭난다.
한국의 힙합음악은 약 1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중 성숙기 몇 년은 지하실의 셀로판조명 아래서 시작한 소년들이 음반차트를 휩쓰는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기적의 시대였다. 이 소설은 한국 힙합음악의 발생 초기에서 성장기까지 약 3년 동안의 이야기를, 그 시기에 활동했던 실존음악그룹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이하 진말페)〉의 멤버였던 손아람(예명 ‘손 전도사’)의 시각에서 전하고 있다.
언더그룹 〈진말페〉가 음악을 그만둔 것은 이미 5년 전의 일이다. 그러나 지금도 힙합마니아들은 〈진말페〉의 전설 혹은 신화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음반 한 장 내지 못하고 사라진 비운의 그룹에게 보내는 아쉬움일까? 그러나 그렇게 치부하기에는 힙합세계에서 자리하는 〈진말페〉의 아우라가 너무 강하다.
청춘의 꿈과 야망을 증언하는 아름다운 성장소설
이 소설은 1998년 〈진말페〉의 결성 시기부터 그들의 성장과정, 영광과 추락의 순간까지 담아냈다. 아직도 음악판에서 활동하는 실명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며, 당시 〈진말페〉의 멤버인 서울대 공대생 오혁근(예명 ‘오 박사’), 서울대 미학과에 다니는 손아람, 캐나다 유학중인 이하윤(예명 ‘sid’)을 축으로 현실과 허구의 이야기가 교묘하게 변주된다. 그러나 이 소설은 단순한 자전소설이나 음악소설이 아니다. 19세, 20세의 소년들이 왜 ‘랩’을 통해서 젊음을 연소시켰던 것인지, 왜 그들이 ‘기성세대들’은 이해할 수 없는 낯선 음악을 선택했던 것인지, 또한 그들의 젊음이 얼마나 지독했던 것인지를 증언해주는 아름다운 성장소설이다.
지독한 젊음, 그들이 달려간 비상구
화자이자 주인공인 아람은 신이 평균 이하의 것들을 대충 긁어모아 자신을 만들었다고 믿는다. 두 살 때 사고로 왼쪽 청력을 잃었고, 학교 성적은 밑바닥, 부모님은 이혼했다. 그는 자신이 당장 죽어버린들 세상이 잠깐 멈칫조차 않을 존재라고 생각한다. 아람은 랩음악이 흘러나오는 헤드폰에 머리를 파묻은 채 마지막 남은 고등학교 시절까지 날려보낸다. 남은 청력을 다 잃을 때까지 마냥 그러고 살 거 같았다. 아무것도 하고 싶은 일이 없었으니까. 아니, 아무 일도 할 게 없었으니까. 수능 시험을 보고 돌아온 날 저녁 어머니는 아들을 털어내려는 듯, 넌 그냥 하고 싶은 거나 하며 살라고 말한다. 어머니는 아직 그런 것이 남아 있다고 믿고 싶었던 것일까?
이 소설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한다. 아람의 앞에는 영락없이 사회적 소수자로, 국외자로 떠돌게 될 게 뻔한 인생이 펼쳐져 있다. 그에게는 이 막막한 미래를 헤쳐 나갈 자신이 없다. 그래서 그가 동급생인 혁근과 우연히 마주친 어린 시절 친구인 하윤을 만나 〈진말페〉를 결성하고, 클럽의 오디션을 보고, 어렵사리 공연 무대에 서고, 음반사와 계약을 체결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는 마치 신데렐라 스토리처럼 읽힐지도 모른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단 한 가지인 ‘랩’을 통해 어두운 인생에서 도약하려는 꿈을 좇는다. 무기력하게 쓰러지는 자신을 일으켜 세워 앞으로, 앞으로 달려가는 아람의 모습은 눈물겹다. 그러나 결국 오염된 어른들의 세계가 그의 비상을 가로막는다. 그는 훨훨 날지 못하고 추락한다. 꿈도, 야망도 거품처럼 사라진다. 〈진말페〉의 음반은 허공으로 날아가버린다.
20대 젊은 날의 이야기는 이렇게 허무하게 끝이 난다. 그러나 3년의 시간 동안 부쩍 성숙해진 아람은, 시간이 지나면 기분은 다시 나아질 테고, 다시 음악을 듣게 될 거라면서 자신을 다독거린다. 물론 더 이상 볼륨을 최대로 올린 헤드폰을 착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되뇌면서……. 남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음악 말고도 다른 소리들을 들을 수 있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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