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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불교의 원류 지공과 나옹 연구

불광학술총서
자현 지음
불광출판사

2017년 06월 28일 출간

국내도서 : 2017년 01월 0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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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1.48MB)
ISBN 9788974799762
쪽수 4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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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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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불교의 원류 지공과 나옹 연구』는 4개의 박사학위를 소지한 조계종 교육아사리 자현 스님이 여말선초 붓다의 후신(後身)으로 존숭받은 지공 선사와 나옹 화상에 대한 시리즈 논문 13편을 엮은 것이다. 이 책은 지공과 나옹에 대한 입체적인 연구를 통해, 한국 선불교의 원류를 재조명하며 조계종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큰 목적을 갖는다.
서문
1장. 지공(指空)의 가계(家系) 주장에 대한 검토
2장. 지공의 나란다(N?land?) 진술에 대한 타당성과 문제점
3장. 지공의 교(敎)·선(禪) 수학(修學) 주장에 대한 검토와 문제점
4장. 지공의 계율의식과 무생계(無生戒)에 대한 고찰
5장. 지공의 계율관과 티베트불교와의 충돌양상 고찰
6장. 나옹의 부침(浮沈)과 관련된 지공의 영향
7장. 나옹 출가의 문제의식과 그 해법
8장. 고려 말 공부선(功夫選)의 시행과 의미 고찰
9장. 나옹삼구(懶翁三句)의 선사상 고찰
10장. 공부십절목(功夫十節目)의 선사상 고찰
11장. 나옹삼관의 선사상 고찰
12장. 회암사 수조(修造) 명분의 변화와 종교적 해법의 유사구조
13장. 나옹의 붓다화에 대한 고찰

지공을 “석존부출(釋尊復出, 붓다가 다시 출현했다)”이라고 기록한 것은 민지(閔漬)의 「지요서(旨要序)」다. 내용은 지공이 고려로 오자, 개경의 사녀(士女)들이 “석존이 다시 출세하여 먼 곳에서 이곳에 도착하셨으니, 어찌 가서 친견하지 않겠는가?”라고 하면서 개경의 감로사(甘露寺) 앞 도로가 저자거리처럼 가득하기가, 금강산으로 떠나는 2주간이나 계속되었다는 것이다.12 그런데 이 사건이 발생한 시점을 보면, 태정제 3년(1326) 3월로, 이때는 지공이 어향사의 임무를 띠고 고려로 온 직후다. 즉 지공에 의한 계(戒)나 선(禪)의 교화와 같은, 인물적인 측면이 드러날 시간적인 조건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혈통적인 신성성에 의한 판단이 작용했을 개연성을 환기시킨다. -34쪽

현대의 불교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공은 인도불교가 사라진 모종의 잔존 양태 속에서 출가한 기록이 전해지는 인도불교의 최후를 경험한 인물이다. 이 경험과 불교 수학을 바탕으로 결국 티베트를 거쳐 동아시아에 정착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동아시아 불교 방식에 자신의 경험과 불교 수학을 견주어 설명하는 것은 비단 악의적인 과장과 비약이라고 비판할 수만은 없다. 즉 지공이 처한 특수한 환경과 변화에 대한 이해를 반영해서, 그의 행동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111쪽

지공은 고려의 언어와 문자에 능하지 못했고, 고려에서 2년 7개월을 머물다 대도로 돌아간 인물이다. 이 점을 고려한다면 지공의 영향은 선이라는 내용적인 부분보다도 수계와 수계작법이라는 종교의식적인 부분이 크게 작용한 결과로 판단된다. 종교의식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부분이며, 여기에서 중요한 핵심은 다름 아닌 종교적인 감동이다. 지공은 이 부분에서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 점이 단기간에 고려의 풍속마저도 바꿀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하겠다. -129쪽

지공의 계율인식은 그의 장거리 유력을 통해서, 결국 고려불교와 사회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지공이 원나라로 돌아간 이후에도, 지공의 영향은 고려 선승들의 지공문하 유학을 통해서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통해서 더욱 그렇다. 지공의 대승불교적인 계율 인식은 티베트불교의 영향을 차단하고, 한국불교의 특징을 환기시킨다. 이런 점에서 지공은 한국사와 관련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확보한다고 하겠다. -138쪽

나옹은 지공의 치명(治命)을 받은 수제자로, 고려에서 지공의 막대한 영향력을 계승하는 대표자의 위치를 확보한다. 이는 고려불교에서, 나옹이 일약 불교계의 실질적인 1인자가 될 수 있는 한 측면으로 이해될 수 있다. 즉 나옹이 고려불교 안에서 확고한 위상을 확립하는 부분에, 생불(生佛)로까지 평가되는 지공의 후광이 작용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는 나옹의 고려불교 위상확보와 관련된 이해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측면이다. 바로 이와 같은 부분이 ‘지공 → 나옹 → 자초’로 계승되는 여말선초 최고의 법계(法系)다. -167쪽

당시의 불교는 오랜 타성과 라마불교의 영향에 의한 세속화에 봉착해 있었다. 그러므로 불교의 윤리인식은 시대적인 요청 덕목이었다. 나옹은 이익중생과 윤리인식을 기반으로 삼아 가사문학과 정토를 통한 실천적 민중구제를 추구한다. 이는 결국 열반 후 전국적인 추모열기 속에서 붓다의 화신으로까지 부활하는 한 원동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214쪽

공부선은 신돈과 거리를 두게 된 공민왕의 불교개편 의지에 따른 것으로, 나옹은 이와 같은 공민왕의 개편구조 속에서 주맹으로 발탁되면서 일약 핵심으로 떠오르게 된다. 나옹에게는 시제의 제시와 판단까지 공부선과 관련된 전권이 부여되었는데, 여기에서 나옹이 제시한 것은 ‘삼구 → 공부십절목 → 삼관’이라는 선적인 방법이다. 이는 공부선이라는 선종을 중심으로 한 제종파의 통합적인 측면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241쪽

나옹문도의 나옹에 대한 붓다화는, 정국의 재변화에 따른 전국적인 추모물결과 더불어 점차 일반화를 초래하게 된다. 이것이 여말선초의 불교계를 주도하게 되면서 조선조에 이르러 석존화신으로까지 완성되는 것이다. 특히 나옹은 경전의 권위와 공부선회라는 회상까지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불교를 넘어서 동아시아 불교사에서도 일찍이 볼 수 없었던 최고의 붓다화를 이룩하게 된다. 이는 다시금 스승인 지공, 제자인 자초와 더불어 증명삼화상이라는 초월적인 인식을 초래하며, 오늘날까지 한국불교를 유전하고 있다. -391쪽

붓다의 후신(後身)으로 존숭받은
지공과 나옹

4개의 박사학위를 소지한 조계종 교육아사리 자현 스님이 여말선초 붓다의 후신(後身)으로 존숭받은 지공 선사와 나옹 화상에 대한 시리즈 논문 13편을 엮어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이 책은 지공과 나옹에 대한 입체적인 연구를 통해, 한국 선불교의 원류를 재조명하며 조계종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큰 목적을 갖는다.
『태종실록』 권30에 의하면, 조선 태종 이방원은 불교를 배척했음에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지공과 나옹 이후로, 내가 보고 아는 바로는 한 승려도 도에 정통한 이가 없다(我國自指空 懶翁之後 予所見知者 無一僧精於其道者).” 이는 당시 지공과 나옹의 위상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라고 할 것이다.
지공과 나옹은 현대의 불교의식에서도 빠지지 않고 증명삼화상(證明三和尙: 지공·나옹·무학)으로 모셔진다. 지공과 나옹이 없었다면, 지금의 한국불교도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한국 선불교의 올바른 이해를 위해, 지공과 나옹에 대한 연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한국 선불교에는 인도불교의 피가 흐른다. 인도의 왕자 출신으로 고려에 머문 지공 선사의 막대한 영향력 때문이다. 그리고 지공의 수제자 나옹은 임제종의 제18대 법손 평산처림의 법맥도 계승한다. 즉 인도의 선과 중국선종을 모두 계승한 것이다. 또 나옹은 현 조계종의 법맥과 관련해서도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법맥의 계승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조계종의 시원은 보우가 아닌 나옹으로 뒤바뀔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인도의 고승 지공,
고려불교를 깨우다

지공은 인도불교가 이슬람의 공격으로 사라진 후, 대승불교의 잔존문화 속에서 출가한 왕자 출신의 승려다. 지공은 1300년 중인도 마가다국의 국왕인 만(滿)과 남인도 향지국의 공주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는 그의 기록에 따르면 부계로는 붓다, 모계로는 달마 대사의 혈통이다. 8세에 인도불교의 3대 사찰 중 한 곳인 나란타사로 출가해, 10여 년간 반야학과 계율을 수학한다. 이후 스리랑카에서 선불교를 수행한 후 티베트를 거쳐서, 차마고도를 따라 운남을 경유해 원의 수도인 대도(현 북경)에 도착한다. 그리고 원나라 제6대 황제인 진종의 어향사(御香使) 신분으로, 1326년 금강산의 법기보살에게 향공양을 올리기 위해 고려를 찾는다.
당시 고려불교는 원 간섭기에 따른 티베트불교의 영향으로 대처승이 절반이나 되는 등 극히 세속화되어 있었다. 지공은 1328년 9월까지의 총 2년 7개월을 머물면서, 하루는 선禪을 설하고 하루는 계戒를 설하며 고려의 풍속을 일신시키고 선불교의 기상을 중흥하게 된다. 지공은 대승불교의 계율관을 가지고 있었던 선승이다. 지공은 대승의 무생계(無生戒)를 통해서 고려불교를 교화하는데, 이는 이후 고려불교의 계율관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로 인하여 공민왕에 의해서 원 간섭기가 끝나는 시기부터 고려불교는 신속하게 청정성을 회복하는 저력을 발휘한다. 즉 지공의 계율 강조가 고려불교의 청정성 회복에 초석을 마련한 것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지공이 원의 대도로 돌아간 이후에도, 고려에서 유학 가는 선승들의 다수는 지공을 참배하고 가르침을 받게 된다. 이러한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수제자였던 공민왕의 왕사 나옹과 『직지』로 유명한 백운경한, 그리고 태조 이성계의 왕사인 무학자초와 정지국사 축원지천이다. 지공과 이들 선승들의 노력에 의해서, 고려불교는 티베트불교의 그늘을 벗어나 신속하게 청정성을 회복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지공이 고려불교에 남긴 유산은 실로 엄청나다고 하겠다.

한국 선불교의 완성자, 나옹

나옹은 20세에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문경 대승사 묘적암의 요연 선사의 문하로 출가한 후, 25세까지 각지를 두루 유력하며 수행하다가 양주 회암사에 이르러 4년간의 장좌불와를 통한 용맹정진 끝에 28세의 나이로 깨달음을 얻게 된다.
나옹은 깨달음을 증득한 직후 원나라로 유학을 떠나, 대도의 법원사에서 지공을 참배하고 문하에서 수학한다. 이후 중국의 불교유적과 선승들을 참례하는 과정에서, 임제종의 18대가 되는 평산처림의 인가를 받게 된다. 그리고 계속 성적순례를 하다가 수도로 되돌아와서 지공에게도 인가를 받는다. 즉 나옹은 인도선과 중국선의 양측에서 모두 인가를 증득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나옹은 한국 선불교의 집대성자인 동시에 완성자라고 이를 만하다.
고려로 돌아온 나옹은 공민왕 말기에 불교계의 중심인물로 대두된다. 공민왕의 불교개혁에 발맞춰 고려불교 최대의 초승과(超僧科)인 공부선(功夫選)을 주도하고, 왕사가 되어 고려불교의 발전과 변혁을 도모한다.
그러나 공민왕이 시해되고 우왕이 옹립되는 과정에서, 나옹 역시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당시 나옹에 대한 탄압 명분은 나옹이 중창[修造]한 회암사에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모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즉 최고 권력자를 위협할 정도로 명성이 높았던 것이 죄목이었던 셈이다. 결국 나옹은 여주 신륵사에서 돌연 열반하게 된다.
열반 이후 무수한 사리가 분신하여 증가하는 등 기이한 이적들이 속출하면서, 나옹에 대한 대대적인 재평가가 이루어진다. 이로 인하여 나옹에 대한 추모열기가 전국을 휘몰아치게 되고, 마침내 조선 초에 이르러서는 붓다의 후신으로까지 평가되며 신성화되기에 이른다.
나옹은 또 한국불교의 승단 안에서도 증명삼화상이라는 신화구조를 통해 오늘날까지 모든 불교의식문(佛敎儀式文)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 이 외에도 모든 사찰에서 새벽예불 때 올리는 행선축원(行禪祝願) 역시 나옹의 발원문을 사용한다. 이렇게 놓고 본다면, 나옹은 한국불교에 있어서 지울 수도 지워지지도 않는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그렇게 한국불교는 오늘도 나옹과 함께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조계종과 한국선의 원류를 찾아서

흔히 현대의 조계종을 통일신라 말에서 고려 초에 확립된 구산선문(九山禪門)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선종은 스승과 제자의 상전(相傳), 즉 법맥을 통해서 계승되는 불교다. 그러나 원 간섭기를 거치면서 고려 선종의 전승, 즉 법등은 완전히 단절되고 만다. 이 단절된 법맥과 법등을 원나라의 임제종으로 유학해서 다시금 이어오는 인물이, 바로 나옹과 보우 같은 유학승들이었다. 즉 현대의 조계종은 이들에 의해서 고려 말에 새롭게 재점화된 선종인 셈이다.
사실 현대 조계종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은 나옹이나 보우가 아닌 보각국사 혼수다. 고려 말 다수의 승려들이 원나라로 인가(印可)유학을 떠났지만, 현재까지 계승되는 법맥은 혼수의 것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즉 ‘혼수가 과연 누구의 제자이냐?’ 하는 것이 문제의 관건인 셈이다.
나옹에게는 대표제자로 자초가 있고 보우에게는 찬영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혼수는 나옹과 보우 모두에게 가르침을 받은 것으로 되어 있다. 즉 여기에는 ‘나옹과 보우 중 누구를 더 중시할 것이냐?’에 대한 판단문제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데 조선 중기부터 혼수를 보우와 연결시키는 것이 일반화되기 시작한다. 이로 인하여 현대의 조계종은 보우를 시원으로 하는 가르침이 되고 만다.
그러나 혼수는 1360년 나옹이 오대산의 고운암에 주석할 때 가르침[入室]을 받은 인물이다. 또 10년 후인 1370년에는 공민왕이 발의하고 나옹이 주관한 공부선의 유일한 합격자가 된다. 사실 이후 혼수가 명성을 떨치며 국사에 오르게 되는 것은 이 공부선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이런 점에서 혼수는 보우가 아닌 나옹의 주된 사법제자(嗣法弟子, 스승의 법을 계승하는 제자)였다고 할 수 있다. 만일 이렇게 된다면, 현대의 조계종은 보우가 아닌 나옹을 조정(祖庭)으로 하는 상황이 된다. 즉 나옹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혼수와의 관계 속에는 현대의 조계종을 넘어서, 한국선의 원류에 대한 모색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자현

저자 자현(玆玄)은 동국대학교 불교학과와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율장)와 동국대학교 미술사학과(건축) 그리고 고려대학교 철학과(선불교)와 동국대학교 역사교육과(한국 고대사)에서 각각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동국대학교 강의전담교수와 능인대학원대학교 조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중앙승가대학교 불교학부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며, 월정사 교무국장과 조계종 교육아사리 그리고 불교신문 논설위원과 한국불교학회 법인이사 및 강원도문화재전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인도·중국·한국·일본과 관련된 120여 편의 논문이 한국연구재단 등재지에 수록되었으며, 『불교미술사상사론』(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사찰의 상징세계』(문광부 우수교양도서), 『붓다순례』(세종도서 교양부문), 『스님의 비밀』(세종도서 교양부문) 등 30여 권의 저서를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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