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문열 지음

문이당 2006년 07월 15일 출간 종이책 : 2005년 10월 31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이 책은 1980년대 이후 한국문학을 이끌어온 이문열의 대표작 가운데 전설적인 시인 김삿갓의 생애를 상상적으로 재구성한 「시인」을 문장을 다듬고 삽화를 더해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춘 작품이다.

이 소설은 할아버지 김익순이 홍경래의 난에 가담하여 역적이 되면서, 체제 밖으로 밀려난 김병연이 서러움과 한에서 출발해 삿갓을 쓰고 세상을 조롱하며 이탈자로 방황하다가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운 시인이 되어 가는 과정을 파격적인 언어와 뛰어난 상상력으로 그려낸다.

책 속으로

<줄거리>
『시인』은 우리에게 김삿갓으로 잘 알려진 김병연의 어린 시절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김병연이 다섯 살 때 할아버지 김익순이 대역죄인이 되어 폐문당할 위기에 처하자 그는 형 병하와 함께 외거 노비였던 김성수의 아들로 위장 전입한다. 하루아침에 시골 무지렁이의 아들로 전락한 3년간의 도피 생활은 그의 가슴에 앙금처럼 쌓이는 한과 분노의 시발점이 되었다. 3년 후 나라의 사면으로 부모와 상봉하여 새로운 곳으로 이주하나, 가는 곳마다 그들 가족을 기다리는 것은 대역죄인의 자손이라는 꼬리표와 반역자에 대한 체제의 보복.
거듭되는 이주와 생활고로 지병이 악화된 아버지는 세상을 뜨게 되고 어머니의 드난살이 침모 생활도 죄인의 꼬리표로 인해 어렵게 되자, 가족들은 더 이상 숨지 말고 저잣거리로 나와 살기로 결정한다. 세상에 나와 살면서 형은 상민으로서의 길을 선택해 가사를 돌보고 어머니는 삯바느질을 하며 병연의 뒷바라지를 한다. 이때부터 다시 학문에 충실했던 그는 스무살 되는 해에 백일장에 참가하여 할아버지의 죄를 자신의 쌓인 한 만큼 냉정하게 논하고 가산 군수 정시의 충성을 추켜세운 시로 장원을 한다. 그러나 자신의 내면에서 충돌하는 효(孝)와 충(忠)으로 갈등하다가 시험장에 다시 나타나지 않고 주막에 머무르다가 노진을 만나게 된다. 노진은 그의 시를 외울 정도로 감탄하고 칭송하지만 그 시를 지은 이가 김병연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할아비를 팔아 영달을 사려는 패륜아로 비난한다. 이에 충격을 받은 병연은 형에게 사실을 말하고 가족은 다시 산골로 숨어들어 농사를 지으며 살아간다. 그 시기는 그의 일생에서 가장 풍족하고 아늑한 때였으나 어머니의 비원(悲願) 섞인 종용으로 책을 다시 잡고 과거를 보러 서울로 떠난다. 그러나 과거 제도의 문란함으로 과거를 포기하고 세도가인 안응수의 문객으로 눌러 앉아 이태를 보내다가 그의 출신 성분이 드러나 그 집을 나오게 된다. 세도가의 문객으로 지내던 동안 형은 죽고 어머니는 가문을 일으킬 소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친정으로 돌아가고 그는 할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불충과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으로 삿갓을 쓴 채 떠돌아 다닌다.
과거와 혈연, 야망으로부터 떠나고자 금강산으로 스며든 김삿갓은 금강산 초입 주막에 살고 있는 취옹을 만나게 되고 시와 도에 관해 논하며 시간을 보낸다. 어느새 주변 경물과 하나가 되어 있는 듯한 취옹을 만남으로써 그는 온전한 시인으로 출발하는 계기가 된다.
서른세 살 나던 해 홍경래의 난으로 금지(禁地)가 된 다복동으로 찾아간 김삿갓은 원명대를 만나 할아버지가 차별없는 평등한 세상을 위해 싸운 선지자였다는 새로운 사실을 접하고 그간 쌓인 울분과 한을 눈물로 흘려 버리게 된다. 다복동에서 원명대를 만난 이후 김삿갓의 시 세계는 첫 번째 단계의 현실도피적인 시상에서 두 번째 단계인 당대의 현실을 통렬하게 조롱하는 파격의 시로 변신하게 된다. 이 두 번째 단계의 시로 인해 후일 그는 민중 시인이라는 칭호를 얻으면서 대중들의 공감도 이끌어내어 서민들의 갈채를 받는다. 그러나 그의 인기를 시기한 무리들과 노진의 일침, 할아버지의 대의가 명분 없었음을 알게 되고 다시 방황의 시기로 빠진다.
방랑하던 김삿갓은 20년 전 만났던 취옹을 다시 만나면서 그의 시는 다시 변신하게 되는데 관조와 자기 침잠의 정서를 위주로 안정된 분위기를 추구하게 되고 드디어는 언어를 넘어선 도의 경지에 들어선다.
소설의 마지막은 수소문 끝에 그를 찾아온 아들 익균과 그의 이별 장면이다. 익균이 아버지를 찾았을 때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아버지를 집으로 모셔가리라 다짐을 하지만 아버지와 함께 한 닷새 동안 아버지를 붙잡아 곁에 두기에 이미 그는 세상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은 시인이 되어버렸음을 깨닫고 떠나는 그를 붙잡지 못한다.

출판사 서평

문이당 『청소년 현대문학선』시리즈

중학생, 예비 수험생 필독 소설

중학생들과 고등학생들의 관심사와 눈높이에 맞춘 필독 문학 시리즈. 동물·자연과 교감하는 동심의 세계, 미지의 세계를 동경하는 소년·소녀의 섬세한 내면, 가난과 역경을 헤쳐 가는 따뜻한 가족 이야기, 어른이 되기 위한 통과의례, 사라진 전통 문화 찾기, 인간 내면에 잠재된 폭력과 권력의 문제 등을 내용으로 하는 문학성이 뛰어난 우수한 소설들만을 엄선했다. 청소년들의 시점에서 바라본 세상의 풍경이 섬세하고도 감수성 어리게 묘사돼 청소년들의 감성과 정서를 풍부하게 해준다. 아울러 상상력과 창의성을 키우고 통합형 논술에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유용한 시리즈가 될 것이다.

‣ 시리즈 특징

첫 번째, 국내 유명 작가들의 대표작 중에서 문학상 수상작과, 작품성을 인정받아 해외로 번역 출간된 작품들로만 엄선했다. 지금의 청소년들이 어른이 된 뒤에 읽어도 손색이 없는, 10년 이상 소장하며 두고두고 읽을 수 있는 명작들이다.

두 번째, 언론 매체와 중고등학교의 권장 도서로 추천된 작품들과 중고교 교과서 수록 소설들의 전문을 실어 통합형 논술에도 대비할 수 있다.

세 번째 국내 유명 화가가 참여해 청소년들이 내용에 쉽게 몰입할 수 있고 또 책 읽는 재미가 배가되도록 작품의 중요한 장면에 독특하고 재미있는 그림을 실었다.

네 번째 청소년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어려운 어휘들은 본문 하단에 낱말풀이를 달아 잊혀진 아름다운 우리말을 익히고 어휘력과 언어 표현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불행했던 시대를 산 천재 시인 김삿갓 그 방랑과 고독의 흔적을 찾아서

006 청소년 『시인』은 한국 문학을 이끌어 온 이문열의 대표작 가운데 전설적인 시인 김삿갓의 생애를 상상적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할아버지 김익순이 홍경래의 난에 참여하여 역적이 되면서부터 체제 밖으로 밀려난 김병연이 삿갓을 쓰고 세상을 조롱하며 이탈자로 방황하다가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운 시인이 되어 가는 과정을 파격적인 언어와 상식을 뛰어넘는 상상력으로 그리고 있다. 기존의 역사 소설들이 보여 주었던 일반적인 틀을 뛰어넘는 새로운 형식의 작품으로 한국 문학사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했다.
이 작품은 이문열 특유의 격조 높은 문장으로 인간 삶의 깊이 모를 심연을 찾아가는 예술가의 고뇌를 관찰자적인 시점으로 묘사하고 있다. 작품을 읽어 가다 보면 작가와 소설 속 주인공을 동일시하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는 기존 체제의 질서로부터 밀려난 국외자의 방황과 진정한 예술의 구현을 위해 험난한 길을 걸어가는 시인의 모습이 작가 자신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그동안 전해지던 설화를 그대로 베껴 내기보다는 작가 나름의 주관과 독특한 해석법으로 그 시대와 시에 대해 탐구하여 김삿갓의 본질을 미시적으로 보여 주려 했다. 이러한 작업은 청소년 독자들에게 시와 인간과 사회와 역사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줄 것이다.


․2003년 올해의 청소년 도서 선정
․2004년 한우리독서회 추천 도서 선정
․불어판, 이탈리아어판, 영문판, 독일어판, 스페인어판 출간

작가정보

저자(글) 이문열

저자 이문열

1948년 경북 영양 출생.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학과 중퇴. 197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새하곡」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대표작으로 『사람의 아들』 『영웅시대』 『시인』 『변경』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아가』 등이 있고, 중국의 고전 『삼국지』와 『수호지』를 평역하였다. 오늘의 작가상(1979), 동인 문학상(1982), 중앙 문화대상(1984), 이상 문학상(1987), 현대 문학상(1992), 21세기 문학상(1998) 등을 수상했다.

그림 이정선

1968년 충남 대전 출생. 홍익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서양화가이자 청소년 도서의 그림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 『시인』 『물보라』 『19세』 등에 그림을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