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2006년 07월 26일 출간
종이책 : 2005년 04월 25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pdf (1.60MB)
- ECN ECN01022020800000726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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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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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작 「별」은 투자 분석가인 '나'와 가짜 골동품 제조공장 사장인 '그녀'라는 합일 점 없는 인물을 통해, 시간의 향기가 거세된 문명시대의 싸늘함과 삶의 허상을 증언하는 작품이다. 「아이 러브 토일럿」에서는 박사학위를 받고도 7년째 대학조교를 하고 있는 주인공을 통해 기본적인 배설 의지가 해결되지 않는 현대인들의 '과민성 증상'의 단면을 보여 준다. 그런가 하면 「자전거를 타는 남자」, 「엔 게디의 잠 못 드는 밤」, 「누나의 섬」은 인간에 대한 따뜻한 연민이 투영된 작품이다.
고학력에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인물들의 주변부 삶을 통해 삶의 방식이 더 편해진 대신 감당해야 할 폭력성은 더 늘어난 현대인의 삶과 그 속에서 개인이 겪는 고통을 깊이 있게 드러낸 소설집이다.
아이 러브 토일럿
나는 풍란을 키운다네
별
자전거를 타는 남자
엔 게디의 잠 못 드는 밤
누나의 섬
1985년 『월간문학』 신인상에 단편소설 「묘약을 지으며」로 등단한 뒤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쳐 온 임동헌의 두 번째 소설집 『별』이 출간되었다. 작가는 장편소설 『민통선 사람들』에서는 남북한 접경지역에서 갖은 통제를 받으며 특수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억의 집』에서는 흑백사진만 찍는 사진작가의 삶을 통해 사북 탄광 지역의 이야기를 천착한 바 있다. 10년 만에 펴낸 두 번째 소설집에서 작가는 세상의 중심에 진입하지 못하고 떠도는 소수자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조명하는 데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6편의 중단편이 실린 『별』에서 작가는 거대 담론에 급급해하지 않으면서 다중의 시선을 받지 못하는, 소외의 울타리, 폭력의 울타리에 갇힌 인물들의 삶의 모습을 작위적이지 않은 객관적 시선으로 그려 내고 있다. 주류에 편입되지 못하고 밀려나 미물화되어 가는 사람들을 묘사함으로써, 자본주의 사회의 빈부격차가 빚는 현대인의 ‘소외’와 ‘고독’이 정신적인 아픔에 그치지 않고 삶을 와해시키고 균열시킨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세상의 각박함과 메마름에 지친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의 뷰 파인더를 통해 들여다보듯 리얼리티를 바탕으로 그려 낸 여섯 편의 소설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파편화된 삶이 어떤 파열음을 내고 있는지 만나게 될 것이다.
― 작품 세계
작가는 자본주의 사회 즉, 문명의 끊임없는 진보 속에서 왜소화되고, 존재 의미마저 거세된 사람들의 모습을 사실적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다. 또한 주류에 편입되지 못하면 주변부에 머물며 미물화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모습을 탐색함으로써 자본주의 사회의 현실을 통렬하게 꼬집고 있다. 고학력에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인물들이 사회의 주축이 되지 못하고 주변부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작가는 삶의 방식은 편해졌으나 감당해야 할 폭력성은 더 늘어난 개인의 고통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별」 「아이 러브 토일럿」 「나는 풍란을 키운다네」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표제작인 「별」은 투자 분석가인 나와 가짜 골동품 제조공장 사장인 ‘그녀’라는, 합일점이 전혀 없는 인물을 내세워 문명의 양 극점을 대비시키고 있다. 두 사람의 대화 속에 자주 언급되는 ‘별’은 온전한 것이 남아 있지 않은 세상에 대한 자조이면서, 중심에서 밀려난 인물들의 허망한 낭만적 심리 기저를 은유한다. 작가는 복제 불가능한 골동품을 복재해 내는 그녀의 역설적 행위를 통해 점점 시간의 향기가 거세되어 가는 문명 시대의 싸늘함을 증언하고 있으며, 증권회사 투자 분석가라는 멀쩡한 직업을 포기하고 운전기사를 하는 ‘나’의 선택을 통해 삶의 허상을 보여 주고 있다.
「아이 러브 토일럿」에서는 박사학위를 받고도 7년째 대학 조교를 하고 있는 주인공을 통해 세상을 들여다본다. 그의 눈을 통해 관찰된 세상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으로 일컬어지는 이른바 변의를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들로 가득 찬 세상이다. 작중 인물은 집을 빼앗은 사기꾼을 찾기 위해 기차를 타지만 사실은 괄약근을 운동시키는 기차 화장실의 독특한 구조 때문에 똥을 눌 수 있게 되고, 점점 기차를 타는 주요 목적이 똥 누기가 되어 간다. 이 아이러니한 설정은 문명이 발달할수록 기본적인 배설 의지가 해결되지 않는 현대인들의 ‘과민성 증상’의 단면을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나는 풍란을 키운다네」는 유학을 다녀와 대학의 강사 자리를 찾는 ‘나’가 한사코 나에게 풍란을 키울 것을 권한 꽃집 여자의 죽음을 대면하는 것이 이야기의 중심축이다. 여기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뿌리를 드러내고 사는 풍란의 생태적 특성과 풍란도 살지 못하는 방에서 살아야 하는, ‘나’로 상징되는 다중의 삶이다.
「자전거를 타는 남자」 「엔 게디의 잠 못 드는 밤」 「누나의 섬」은 인간에 대한 따뜻한 연민이 투영된 작품들이다. 집배원 출신이었던 남자가 인터넷 전자 상거래 회사의 분류 담당자로 일하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자신의 직업으로 다시 돌아가는 이야기인 「자전거를 타는 남자」는 체취가 거세된 디지털 코드적인 일에 대한 환멸이 노정되어 있다. 「엔 게디의 잠 못 드는 밤」은 이스라엘 여행 중 스스로 광야를 향해 잠적해 버리는 중소기업 사장의 삶이, 「누나의 섬」에서는 고아원 원장의 이중적 삶에 몸을 맡겨 버리는 ‘누나’의 삶이 인간에 대한 연민의 한 대상이 되고 있다.
작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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