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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지고 강물 흘러

이청준 지음
문이당

2006년 07월 22일 출간

국내도서 : 2004년 10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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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N 0102-2020-800-000325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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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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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현대소설사에서 가장 지성적인 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이청준의 신작 소설집. 우리 사회 어느 곳에나 있을 법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평범한 사람들에 대한 저자의 관심과 이해와 연민을 표현하고 있다. 30대에 청상과부가 되어 어려운 삶을 살아온 형수의 인생살이를 그린 표제작 <꽃 지고 강물 흘러>를 비롯하여, <오마니!> <들꽃 씨앗 하나> <문턱> <심부름꾼은 즐겁다> <무상하여라> 등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과 인간사에 대한 밀도있는 이해를 추구한다. 평범하고 작은 존재에 대한 작가의 애정과 장인의 손길로 보듬은 사람들의 모습이 애처로우면서도 아름다운 소설집이다.
작가의 말
-
꽃 지고 강물 흘러
오마니!
들꽃 씨앗 하나
문턱
심부름꾼은 즐겁다
무상하여라?
-
해설: 장인의 손길로 보듬은 사람들/방민호

꽃 지고 강물 흘러: 30대에 청상과부가 되어 신산스러운 삶을 살아온 형수의 인생살이에 관한 이야기. 나는 어머니와 형수, 조카들이 살 수 있도록 여유가 없는 가운데서도 고향에 자그마한 집을 지어 드린다. 어머니는 장터거리 갯것 장사를 다니는 형수의 집안일을 도와주었으나 치매 현상이 생기면서부터 집안의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만다. 이에 따라 의좋게 지냈던 고부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어머니를 향한 형수의 타박이 심해진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남아 있는 집을 처리하는 문제로 고민하던 나는 고향 산밭에서 만난 형수로부터 어머니와 함께 콩밭 걷이를 하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서 형수의 모습에서 돌아가신 어머니의 형상을 발견하게 된다. 이로써 나는 살아생전 어머니가 형수에 대해 품고 있던 원망과 어머니 사후 남은 집을 둘러싸고 생겨난 문제들을 누그러뜨리며 형수가 마음과 몸 편히 여생을 살아갔으면 하는 심경을 갖게 된다. 오마니!: 원로 영화배우 문예조 씨의 특이한, 젖품내의 기억에 관한 이야기. 방화계의 노장 Y 감독이 [어머니의 생애]를 테마로 한 가족 영화를 찍으면서 어머니의 이미지를 압축할 수 있는 삽화 하나를 구하게 된다. Y 감독은 틈날 때마다 만년 단역 배우 문예조 씨를 채근하지만 자기 방어의 기미가 느껴지곤 하는 예조 씨의 속내를 쉽사리 파고들 수는 없다. 거듭된 Y 감독의 공박에 예조 씨는 어머니와 자신의 형수인 젊은 과수 간의 살갑지 못한 고부 관계를 털어놓는다. 형은 일본군 강제 지원을 나갔다 돌아오지 못하는 몸이 되었고 예조 씨의 형수는 유복자를 낳는다. 그러나 어찌 된 심사인지 어머니의 며느리 타박이 심해지는 탓에 예조 씨는 형수에 대해 안쓰런 마음을 갖게 된다. 어머니의 그림을 완성하지 못하여 미진해하는 Y 감독에게 예조 씨는 방송을 탔던 자신의 육성 테이프를 건네주고, 그 안에는 형수의 젖줄이 터지지 않아 조카를 위해 예조 씨가 젖문을 열어 주어야 했던 사연이 들어 있다. 예조 씨가 말한 어머니 그림의 밑 색깔, 그의 깊은 가슴속 젖품내의 고백은 이를 들었던 사람들로 하여금 숙연함을 느끼게 한다. 들꽃 씨앗 하나: 우여곡절을 거듭하다 재산세 증명서를 낼 수 없게 된 어린 진성이 도달한 뼈아픈 자기 인식에 관한 이야기. 진성은 초등학교 교사나 면사무소 직원이 되어 식구들을 보살피고자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정든 집을 떠나 K시로 올라간다. 그리고 고학으로 중학 과정의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상고 입학시험에 합격하여 학원 선생님의 배려로 입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까지 마련하게 된다. 하여 진성은 재산세 무과세 증명서를 떼어 등록 마감일까지 제출하고자 서둘러 고향으로 내려가는 차편에 오른다. 순조로운 출발을 보여 시간 내로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을 거라는 처음 예상과는 달리 차의 엔진 고장과 장날 사람들 탑승으로 인해 시간을 지체하게 되고 급기야는 면사무소에 늦게 도착하고 만다. 면사무소 사람들의 배려와 아버지의 인감 도장을 파준 종배 아재의 도움으로 재산세 증명서를 뗀 진성은 서둘러 K행 차에 오르지만 고갯길에 내린 눈으로 찻길이 막혀 버려 다시금 시간을 잡아먹게 되고 만다. 결국 약속했던 시간을 넘겨 학원 선생님도 만나지 못하고 학교의 등록 마감 시각에 대지 못한 진성은 어렵게 얻어 낸 재산세 증명서를 제출하는 데 실패하고 학교 운동장을 걸어 나오며 눈물을 뿌린다. 문턱: 반형준의 소설 작업을 통해 구정빈의 삶을 반추해 보게 되는 이야기. 학창 시절 반형준의 문재를 아까워했던 친구 구정빈은 그에게 소설거리를 얘기해 주며 소설을 써보라고 부추긴다. 그리고 반형준이 자신이 제공해 준 소재로 문예 공모에 출품했으나 번번이 낙방했다고 혼자속으로 여기고는 반형준을 위로하며 더 많은 소재들을 가져다 준다. 그러한 구정빈의 성화에 못 이겨 소설을 응모해 본 반형준은 한 번 낙방하고 나자 이상한 오기가 발동하여 10여 년에 걸쳐 계속 소설을 투고하게 된다. 구정빈이 점점 더 자기 자신의 직접적인 체험과 소회가 담긴 이야기를 제공하기에 이르던 어느 날, 구정빈은 사업을 같이하는 대학 동창이 부도를 내자 그 배신감을 못 이겨 뇌일혈로 죽고 만다. 반형준은 구정빈의 마지막 술자리 주문을 외면한 데 대해 상심에 잠기며 그가 남겨 놓은 술병을 앞에 한 채 그의 죽음의 비의를 읽어 낸다. 그리고 그 죽음을 짚어 낸 소설로 신춘문예에 당선한다. 심부름꾼은 즐겁다: 정치 자금의 불법 수수를 배경으로 배달 사고를 소재로 삼은 이야기. 용선은 어렸을 때부터 천성적으로 심부름해 주는 것을 좋아하여 우체부 청년의 편지 돌리는 일을 도와주거나 어른들의 새참거리 술 심부름, 이웃집 제사 쌀 심부름, 사경을 헤매는 응급 환자를 위

1965년 『사상계』 신인문학상에 단편 소설 「퇴원」으로 등단한 뒤, 40년에 걸친 꾸준한 작품 활동을 통해 우리 현대소설사에서 가장 지성적인 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이청준의 소설집 『꽃 지고 강물 흘러』가 출간되었다. 그의 글쓰기는 해방 이후 우리 삶에 대한 가장 진실한 영혼의 궤적이라 할 수 있으며 현상 이면의 영혼의 본질과 삶의 실체에까지 파고들어 상징과 관념을 통해 영혼의 자유를 넉넉하게 확보해 냈다. 작가는 이번 소설집을 통해 우리 세계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에 대한 작가 자신의 관심과 이해와 연민을 표명했다. 「꽃 지고 강물 흘러」와 「오마니!」는 인생과 인간사에 대한 이해를 표현하고 있는 작품들이며 「들꽃 씨앗 하나」와 「문턱」은 작중 주인공의 면면들에 관심을 기울여 볼 만한 것들이다. 그리고 「심부름꾼은 즐겁다」와 「무상하여라?」는 풍자적인 필치가 돋보이는 작품들로서 작가의 작품 가운데서도 특색을 띠고 있다. - ◆ 작품 세계 - 작가는 때로 자기를 둘러싼 신변적 세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때로는 우리 사회 어느 곳에나 하나쯤 있을 법한 사람들을 통해서 이야기를 풀어 나가고 있다. 이는 그러한 존재들에 대한 작가 자신의 사랑이라고 생각하게 되며, 장인의 손길로 보듬은 사람들의 모습이 애처로우면서도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꽃 지고 강물 흘러」에는 힘들고 고생스러운 형수의 인생살이, 거기에 실린 마음의 숨결까지 담아져 있다. 소설 전반에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모시는 일을 두고 '나'와 형수 사이에 형성된 은근한 갈등을 포함하여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남아 있는 집을 처리하는 문제 등이 깔려 있다.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타박이 심했던 형수가 죽은 어머니와 함께 콩밭 걷이를 하노라는 말을 들으면서 나는 형수에 대한 감정이 누그러드는 것을 느낀다. 어찌 보면 이는 화합에 이르는 마음의 길을 열어 보여 준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으나 노련한 작가는 끝내 형수의 마음의 편에 서서 이야기를 전개하지는 않고 있다. 이를 의식하기라도 하듯 작가는 「오마니!」에서 형수에 대해 품고 있는 마음의 빚을 풀고 있는데, 전쟁터에 끌려가 죽은 형 대신 유복자를 낳은 형수의 젖문을 빨아 주어야 했던 문예조 씨의 형수에 대한 그리움을 통해 형수라는 존재에 대한 작가의 마음 씀을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이들 두 작품은 신변담의 형태를 빌려 자기라는 에고이즘의 변방에서 낮고 숨겨진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생에 관한 밀도 있는 이해를 추구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작가 자신의 처지와 유사점이 있는 「들꽃 씨앗 하나」는 작가 자신의 삶에 맞닿아 있다는 인상을 선사하는바,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할 운명에 처한 진성의 이야기 뒤에는 작가의 고향 상실감이 자리하고 있다.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재산세 증명서를 제출하는 데 실패한 진성의 모습은 가난과 외로움과 더불어 성장한 작가 자신의 자기 인식으로 통한다고도 생각케 한다. - 「문턱」은 취재형 신변담 형식으로 씌어진 작품으로서 작가의 특장 가운데 하나인 형이상학적 사유의 장이 두드러진 작품이다. 반형준의 소설 작업은 구정빈의 삶을 따라 점점 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그리고 세상사를 바라보는 구정빈의 시선이 성숙해지고 마침내 그가 죽음에 이르렀을 때, 반형준은 구정빈의 죽음을 자신의 소설이 세상과 만날 수 있는 문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즉 자기의 존재 의미를 자기 자신을 통해서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타자를 통해서 우회적으로 확인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구정빈의 삶과 문학은 닮은 점이 있는 것이다. 「심부름꾼은 즐겁다」는 배달 사고에 관해 유머러스하게 비판해 나감으로써 정치와 인생을 보는 작가의 성숙하고 여유 있는 시선을 느끼게 한다. 「무상하여라?」 또한 텍스트 안의 '나'와 JS의 관계가 텍스트 바깥에 있는 작가 자신과 한 사람의 정치 지도자를 떠올리게 하는바, 작가는 이러한 풍자의 끝자리에서도 실현되지 못하는 이상의 가치와 한국 사회의 부조리한 정치 현실을 대비시키는 일을 잊지 않고 있다. 그러나 작가는 현실 자체를 비판하기보다 현실의 근저에 가로놓인 정신을 비판하고 있으며 작품의 지향점 역시 현실 문제의 직접적 해결이 아닌 그것의 근저에 놓인 정신적 문제의 탐구 또는 구원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청준은 자기 주변의 이야기를 통해 자기중심적으로 세계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서 타자의 상황과 마음을 이해해 나갈 수 있는 태도를 그려 내고 있다. 이는 작가가 타인의 이야기를 통해 자기 삶을 반추하고 그로써 낮고 누추한 삶을 살아간 타인의 삶을 부드럽게 감싸 안고 있는 데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청준

1939년 전남 장흥 출생.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졸업.
1965년 『사상계』 신인문학상에 단편 소설 「퇴원」으로 등단.
장편 소설 『당신들의 천국』, 『흰옷』, 『축제』, 동화 『숭어 도둑』, 『동백꽃 누님』, 산문집 『그와의 한 시대는 그래도 아름다웠다』, 『아름다운 흉터』, 소설집 『별을 보여 드립니다』, 『소문의 벽』, 『키 작은 자유인』, 『서편제』, 『목수의 집』, 『꽃 지고 강물 흘러』 등과 [이청준 문학전집](전 25권)이 있다.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이산문학상, 대산문학상, 21세기 문학상, 인촌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순천대학교 석좌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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