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나

송기원 지음

문이당 2006년 07월 15일 출간 국내도서 : 2000년 07월 25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1993년 <아름다운 얼굴>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학 작가의 소설. 라다키라고 불리는 서부 히말라야 일대에서 수천년을 견디며 살아온 고산족 사이에서 나는 몽골리안 계 특유의 납작한 얼굴과 튀어나온 광대뼈와 작은 키와 빤질빤질 윤이 나는 얼굴빛의 라다키와 닮은 여자동포를 만난다. 험한 입담에 벙거지 모양의 모자를 덮어쓰고 회색 남방셔츠를 입은 여행자 차림의 여자. 당돌하게 여겨지는 어투와 매번 나의 상상을 뛰어넘는 요구를 해오는데......

출판사 서평

[또 하나의 나]에서 주인공의 구도 과정은 임영아라는 여성을 만남으로써 시작된다. 인간 사이의 관계 맺기는 이 소실에서 중요한 핵심이 된다. '나'에게 있어 임영아는 '내'가 다다르고자 욕망하는 밑바닥의 경지를 대변하는 인물이며', '내' 안에 숨어 있는 기만과 함정을 질타하는 인물이다. 또한 진청한 자기 수행과 깨달음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 안에서 성취 되는 것임을, 아울러 서로의 상처를 들쑤시고 보듬는 가운데 스스로의 보석을 얻게 되는 것임을 몸소 가르쳐 주는 인물이다.

이 상생의 관계는 임영아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발이 새까매지고 굵은 주름이 더 깊어지더라도, 진솔하고 의연하게 사람 냄새를 풍기고 눈동자를 초롱하게 빛내며 수줍은 열 여섯 살의 웃음과 생기를 기억하는 인물로서 주인공에게 각인된다. 인간의 한계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현실적인 삶의 가치에 조명을 밝히는 것이야말로 제대로 된 '마음 공부'라는 사실이, 이 소실 전체를 관통하는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소설은 인간적 삶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담고 있는 소박하게 빛나는 아름다움을 독자들에게 환기시키고자 한다. 그 아름다움은 삶의 가장 밑바닥에서 가장 극적으로 드러나곤 하는 것이다. 이 소설에 곧잘 언급되는 불교의 교리 역시 속세나 다른 종교들에 대해 배타적인 것이 아닌, 사람 냄새를 물씬 풍기는 인간 중심적인 것으로 그려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광대무변'은 임영아에 대한 해답을 찾고 삶의 비밀스러운 진실을 터득하기 위한 준비의 마당, 새로운 탄생을 예고하는 끝없는 바다와도 같은 것이다. 결국 [또 하나의 나]는, 어느 사물이나 지니고 있게 마련인 사물의 양면을 밝혀 주는 무심한 제3의 시선을 통해 태어나는 '나', 혹은 깊은 곳에 숨어 있던 잠재된 '나'이다 히말라야 일대는 이 모든 것들이 가장 층만하게 형상화될 수 있는 배경으로 자리매김 된다.

독자들은 이 신작 소설을 통해 인간의 리얼리티, 삶의 리얼리티롤 꾸준해 탐구하는 작가 승기원의 고집스런 초상을 재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자기 안에 잉태되어 언젠가 드러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또하나의 나]에게로 가는 길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인물정보

저자(글) 송기원

1947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고 197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경외성서(經外聖書)',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회복기의 노래'가 함께 당선되어 화려하게 문단에 나왔으며, 이후 예리한 현실인식과 탐미적 감수성을 보여주는 작품세계를 펼쳐왔다. 1983년 제2회 신동엽창작기금과 2001년 제9회 오영수문학상을 받았고 "경험의 진정성과 표현의 진정성을 아울러 갖"는 작품세계로 "원초적 호소력"를 지닌다는 평을 받으며(유종호, 문학평론가) 1993년 제24회 동인문학상을 받았다. 저서로는 소설집 '월행(月行)'(1979), '다시 월문리에서'(1984), '인도로 간 예수'(1995)와 장편소설 '너에게 가마 나에게 오라'(1994), '여자에 관한 명상'(1996), '청산'(1997), '안으로의 여행'(1999), '또 하나의 나'(2000), 시집 '그대 언살이 터져 시가 빛날 때'(1983), '마음속 붉은 꽃잎'(1990), '저녁', '단 한번 보지 못한 내 꽃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