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쓰다
2008년 04월 22일 출간
국내도서 : 2007년 04월 30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1.36MB)
- ECN 0102-2018-800-002626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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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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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서툰 사랑법에 부끄러워하는, 자신이 준 상처에 마음 아픈, 사랑하는 이의 곁으로 돌아오고 싶은, 사랑의 추억에 미소 짓는, 나와 함께하는 소중한 사람으로 행복한, 다양한 사랑의 풍경이 담겨 있다. 시인은 이별의 슬픔이나 지친 삶의 외로움을 위로하는 한편, 슬픔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빼앗지 못하며, 슬픔 너머에서 희망이 오고 있다고 일러 준다. 〈양장제본〉
연|사랑|여인|벽오동|까막딱따구리|꽃그림|맞바람 아궁이에 솔가지 넣으며|
새벽강|칼숲에서|상수리나무 중간 키에|사랑의 파문波紋|몽환의 길|가을 하늘|
슬픈 추억처럼 조가비 하나|험준한 사랑|난 사랑을 원치 않았네|긴 세월|그네|
그리움|시작을 알리는 종소리
2부_ 사랑은 큰 일이 아닐 겁니다
까마귀|김포|사랑은 큰 일이 아닐 겁니다|샛길|버스 안에서|한밤의 기도|
옛사랑|석양을 먹고 돌아오다|김포|그리움|별|청진동 연가|강화운수를 타고|
그대에게 물 한잔 |굴참나무의 행복|골목 끝에 누가 있나|갈매기가 머무는 곳|
젊은 미망인과 함께|김포행 막차
3부_ 슬프므로 슬프지 않다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한다 해도|슬프므로 슬프지 않다|죽은 자의 말|
지상에 유배된, 그러나 천사|이별|바다를 노 저어|작은 숲|산|9월에|
물 한잔의 추억|비가悲歌|복종머리 느티나무|파도가 밀려와|노을의 사랑|
슬로바키아에 가거든|겨울강|동해에서 길을 잃어|봄날|종각에서 탑골까지
4부_ 등나무가 서로 몸 비비며 하늘을 날듯
어느 날 갑자기|먼 길|외줄타기|꽃과 함께|꽃잎을 열면|꽃을 꺾고 싶은 밤|
등나무가 서로 몸 비비며 하늘을 날듯|사랑|너무 멀리 걸어왔다|꺾꽂이|
봄, 그 낯선 계절|여름, 그 돌아오지 않는 날들|사랑|항아姮娥|우리도 사랑을 말함|
흰 손|치골恥骨|나의 시
이 책에 실린 그림 제목
이 책에 실린 시의 출처
연
끈이 있으니 연이다
묶여 있으므로 훨훨 날 수 있으며
줄도 손길도 없으면
한낱 종잇장에 불과하리
눈물이 있으니 사랑이다
사랑하니까 아픈 것이며
내가 있으니 네가 있는 것이다
날아라 훨훨
외로운 들길, 너는 이 길로 나는 저 길로
멀리 날아 그리움에 지쳐
다시 한 번
돌아올 때까지
사랑은 큰 일이 아닐 겁니다
사랑은 큰 일이 아닐 겁니다
사랑은 작은 일입니다
7월의 느티나무 아래 앉아
한낮의 더위를 피해 바람을 불어 주는 일
자동차 클랙슨 소리에 잠을 깬 이에게
맑은 물 한잔 건네는 일
그리고 시간이 남으면
손등을 한번 만져 보는 일
여름이 되어도 우리는
지난, 봄 여름 가을 겨울
작은 일에 가슴 조여 기뻐했듯이
작은 사랑을 나눕니다
큰 사랑은 모릅니다
태양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별이라는
지구에서 큰 사랑은
필요치 않습니다
해 지는 저녁 들판을 걸으며
어깨에 어깨를 걸어 보면
그게 저 바다에 흘러넘치는
수평선이 됩니다
7월의 이 여름날
우리들의 사랑은
그렇게 작고, 끝없는
잊혀지지 않는 힘입니다
산
우리가 사랑을 퍼다가
산을 만들고
그 위에 집을 짓고 산다면
그대, 신림동이나 봉천동
꼭대기쯤에 살겠네
어깨 너머 휘영청 달이 뜨는 저녁이면
밥 짓는 이 슬슬 불러내어
쓰윽 한 손을 허리춤에 넣고
우리가 우리의 정성으로 넘은 언덕과
우리가 우리의 믿음으로 걸어온
꿈의 발자국을 세다가
은사시나무 밝은 잎새를 핑계 삼아
음탕하게 입맞춤이라도 해 보고
다시 그 눈가에서 떨어지는
사랑으로
산을 만들며 살겠네
대표작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가 보여 주듯, 박철 시인은 힘들고 슬픈 일상을 섬세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따뜻하게 위로하는 작가이다. 이 시집에는 시인이 20여 년 동안 써 온 연시戀詩와 신작시를 모았다. 시인은 76가지의 사랑을 통해 사랑에 아파하고, 사랑을 그리워하며, 그래도 사랑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삶을 이야기한다. 박철 시인은 사람의 마음을 세밀하고 유려하게 그려 내기에 뛰어나며, 문학적 완성도가 높음에도 그의 시는 편안하게 다가온다. 이는 사람들에 대한 깊은 애정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나의 시가 / 슬픔에 흠뻑 젖어 있었으면 좋겠다 / 사랑에 버림받은 여인 / 돌아와 첫사랑을 생각하고 / 산다는 일에 지친 사내 / 토요일 오후 공원 벤치에 앉아 / 그들이 나의 시를 읽다가 / 조용히 흐느껴 울었으면 좋겠다 // 그리고 그 눈물이 / 그들이 가진 슬픔의 전부였으면 좋겠다” -〈나의 시〉 중에서
그리고 이처럼 이별의 슬픔이나 지친 삶의 외로움을 위로하는 한편, 슬픔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빼앗지 못하며, 슬픔 너머에서 희망이 오고 있다고 일러 준다.
“슬픔을 노래할 때 희망은 메아리친다 / 희망은 울려퍼진다 스피커는 찢어진다 / 슬픔에 대해 노래하라 / 손에 핸드마이크를 하나씩 움켜쥐고 / 골목골목 한낮의 단잠을 깨우며 / 떠들어라 이제 슬프므로 언젠가는 슬프지 않다” -〈슬프므로 슬프지 않다〉 중에서
또한 이 시집에는 자신의 서툰 사랑법에 부끄러워하는, 자신이 준 상처에 마음 아픈, 사랑하는 이의 곁으로 돌아오고 싶은, 사랑의 추억에 미소 짓는, 나와 함께하는 소중한 사람으로 행복한, 우리의 다양한 사랑이 있다. 우리는 한 생애를 사랑으로 보낸다. 그러니 사랑을 이해한다는 건 삶을 이해하는 것. 시인은 사랑의 면면을 이야기함으로써 독자의 삶을 안아 주고, 독자는 시를 통해 세상의 삶을 깊이 있게 받아들인다. 그러면 시인의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에게 기쁜 일이 한두 가지이겠냐마는 / 그중의 제일은 / 맑은 물 한잔 마시는 일 / 맑은 물 한잔 따라 주는 일 / 그리고 / 당신의 얼굴을 바라보는 일” -〈그대에게 물 한잔〉 전문
시인은 시집 곳곳에 ‘맑은 물 한잔’을 놓아둔다. 헤어짐과 떠나감을 반복하는 삶이지만, 맑은 물 한잔처럼 잔잔하고 깨끗하게 몸과 마음을 감싸는 사랑을 하자 한다. 이렇게 작고 소박한 사랑을 정성스럽게 모은다면 봉천동 꼭대기만큼 높은 사랑의 산을 만들 수 있으리라.
저자의 말
“사랑을 쓴다는 것은 내가 당신에게 베풀 수 있는 모든 것”
여기 실린 시는 20여 년에 걸쳐 쓴 연시戀詩입니다. 그 덕에 한 시절 두루 걸치는 사랑 이야기가 있습니다. 남녀 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온갖 사랑이 다 담겨 있지요. 내 시에는 유난히 ‘돌아오길’ 기다리는 말이 많습니다. 사랑은 기다림이며 기다림은 희망이며 희망은 내가 살아가는 힘의 전부입니다. 흐르는 바람처럼 당신의 한 마디가 지금은 떠나간다 해도 언젠가는 다시 돌아오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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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이라는 서정시인이 없었더라면 이 탐貪ㆍ진瞋ㆍ치痴의 세상이 얼마나 더 서운하고 쓸쓸하였으랴. 그의 노래는 김포에서 서울로 흐르고 그의 사랑 메시지는 지붕 없는 이들의 가슴을 덮는다. 이 시집을 통해 우리는 사랑이 모든 생의 근원이요, 마지막 버팀목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아픔을 감싸는 따뜻한 사랑의 손길이 햇살처럼 반짝이는 시편들 속에서. -방민호(문학평론가, 서울대 국문과 교수)
작가정보
그림/만화 박미연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덕성여자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한 후, 미국 뉴욕에 있는 Pratt Institute MFA를 졸업했다. 현재 덕성여자대학교 예술대학교 서양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뉴욕 Higgins Hall 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이후 일본 후지 갤러리, 폴란드 제노비아 갤러리, 한국 인사 갤러리, 스케이프 갤러리, 현대 갤러리 등에서 총 15회의 개인전을 가졌고, 이 밖에도 다수 단체전에 참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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