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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숨은 왕

이한우 지음
해냄출판사

2013년 09월 30일 출간

국내도서 : 2010년 12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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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02MB)
ISBN 9788965740360
쪽수 3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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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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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뒤안길에 가려진 비운의 천재 '송익필'을 기억하라!
『조선의 숨은 왕』은 역사 속 숨겨진 인물 '송익필'을 본격 분석하며 선조시대 정치가 왜 이전과 다를 수밖에 없었고 이후의 분열 양상은 과연 어떠했는지를 심도 있게 포착한다. 한국 사회 분열주의의 근원을 파악하고자 당쟁의 근원을 재조명하는 이 책은, 임금과 신하가 함께 운영하는 새로운 세상을 꿈꾼 선비들의 활약상을 펼쳐 보인다.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정치현장과 이이의 활약을 중심으로 한 1부, 이이와 성혼, 정철과 송익필이라는 인물을 조명한 2부, 그리고 조선시대 대표적 반란사건인 ‘정여립의 난’을 중심으로 동서인의 대립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3부로 이루어져 있다.
프롤로그|한국의 분열주의, 그 뿌리를 찾아서

1부 300년 당쟁의 문이 열리다
1장 끊어진 왕실의 적통
누가 왕통을 이을 것인가|역사적인 선택|선택은 옳았는가|신왕 교육을 둘러싼 논쟁|군자와 소인은 누가 가리는가|조광조의 환생|이준경과 기대승의 대립|노당과 소당으로 갈리다|불씨를 남긴 유차|파주 4걸의 분노
2장 동과 서를 분명히 하라
을해당론의 폭발|서인의 막빈은 누구인가|판을 가른 살인 사건|공격당하는 이이|서인의 정철, 동인의 이발
3장 당쟁에 휘말린 선비들의 선택
상소를 대필하다니|이이의 복직|재야에 남은 사람|끓어오르는 임금의 총애|동인의 행동대장|호조판서의 직언|불가근불가원의 관계|기개 있는 선비들의 만남|판세를 뒤엎은 상소 한 장|주상과 동인의 충돌|승리의 기쁨|강해진 당파성|갑작스런 죽음

2부 관직 없는 천재, 송익필
1장 새 역사를 준비하는 인재들
이이와 성혼의 첫만남|적서의 문제|나라에 도가 있는가|화석정에서 도를 논하다|이름을 알리다
2장 아버지의 덫에 걸리다
응용의 지혜, 맑은 시심|조선 중기의 8문장|아버지의 악업|피로 얼룩지는 친국장|벼락출세|대과의 길이 막히다|첫 번째 제자|폐족 안씨 집안의 와신상담|멸문지화의 두려움
3장 정승 부럽지 않은 권력
임금의 각을 신하가 잡는다|걷히지 않는 그림자|예를 논하다|『격몽요결』을 둘러싼 논전|이이보다는 정철|공자의 나라, 주자의 나라
4장 서인의 배후, 갑작스런 몰락
곽사원 송사의 결과|갑작스런 노비소송|올리지 못한 상소|안당 집안과 동인의 결탁|한순간에 뒤바뀐 신분|회유에 대한 답변|헛된 구명 노력

3부 흔들리는 조선, 고뇌하는 선비들
1장 송익필의 덫에 걸린 자
스승을 배신한 사람|정해왜변과 정여립|황해도에서 온 귀인들|형제의 연놀이|재앙의 조짐
2장 세상을 동인의 피로 물들여라
작전명 ‘성서격남’|발 없는 말이 천 리를 간다|광기의 시작|죽느냐 사느냐|고도의 전략|밀려오는 역풍|임금과 맞서다
3장 타오르다 스러진 불씨
새로 그린 밑그림|영의정의 최대 근심|주저하는 자, 몰아붙이는 자|유언비어로 인한 함정|마지막 반전|죄를 더하는 데는 말이 필요 없다|남겨진 단 한 사람
4장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
임진왜란, 그리고 서인의 정계복귀|정철의 부음|연이은 죽음|세상과 맞서려 하지 마라|마침내 흙으로 돌아가다

에필로그|24년 후, 드디어 그의 세상이 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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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21세기 한국 사회에서 왜 송익필이라는 인물을 읽어야 하는가. 현대 한국 사회의 분열주의적 경향의 뿌리는 조선 시대, 그것도 선조 시대, 그중에서도 송익필이라고 하는 한 인물을 통해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분열주의의 뿌리를 정확히 파악할 때 진정한 통합주의로 가는 길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_〈프롤로그〉 중에서

28일 새벽, 주상이 승하했다. 이준경은 도승지 이양원, 동부승지 박소립(朴素立, 1514~1582년), 병조판서 원혼, 승정원주서 황대수(黃大受, 1534~?) 등으로 하여금 당장 사직동에 있는 고(故) 덕흥군 사저로 가서 ‘주상’을 맞아오도록 명했다. 순간 황대수가 병판 원혼의 관대를 붙들며 “어느 군(君)을 맞아올 것인지 왜 묻지 않습니까”라고 물었다. 덕흥군에게는 아들이 셋이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이양원은 “이미 정해진 일인 만큼 물어볼 필요가 없다”며 황대수를 몰아세웠다. 이준경은 이 광경을 물끄러미 지켜보았다. 관직이 제일 낮은 황대수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미 정해진 일이라 하더라도 이 일만은 그렇게 서둘러서는 아니 됩니다.”
이에 이준경은 “하성군이다”라고 말해 주었다. 그 즉시 황대수는 종이에다 ‘하성군’이라고 석 자를 쓴 다음 이준경에게 들어 보였다. 이준경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서야 황대수는 그것을 옷소매에다 넣고 출발했다. 이를 지켜보던 이준경은 ‘대수야말로 크게 쓰일 인물이로구나’라고 생각했다. 또 일행 중에 황대수가 포함돼 있는 한, 신왕을 맞아오는 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싶었다.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 1부 1장 「끊어진 왕실의 적통」

파주 구봉산(지금의 출판단지 뒤 심학산) 자락에 있는 송익필의 초당을 참으로 오랜만에 이이가 찾았다.
“어찌 하면 좋겠는가? 계함은 전라도에 가 있고. 조정에는 나 혼자뿐일세. 물론 영상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기는 하지만 주변에는 동인 무리뿐이야.”
“숙헌, 결국 중요한 것은 주상의 마음이야. 자네처럼 해서는 주상의 마음을 잡을 수가 없어. 아직도 주상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나.”
“또 그 얘긴가?”
“듣기 싫으면 여기서 관두지. 술이나 하세.”
“어허, 오늘은 그걸 듣고 싶어서 이리 오지 않았나. 계속해 보시게.”
“우선 말을 아끼게. 주상은 처음에는 숙헌처럼 명철한 사람을 좋아하지. 그러나 얼마 안 가서 겨루고 싶어해. 그리고 자기보다 낫다 싶으면 에둘러서 내치려 하지. 말로는 다 들어줄 듯하지만 주상은 듣는 것과는 거리가 너무 멀어.” - 1부 3장 「당쟁에 휘말린 선비들의 선택」

“천도(天道)란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지지. 하나는 천지지간(天地之間)의 도야. 사계절, 낮과 밤, 일식과 월식, 바람과 안개 등과 같은 자연현상이 어떤 이치에 따라 운행되는지를 알고서 그것들이 우리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하는 일이지. 또 하나는 인생세간(人生世間)의 도야. 도학에서는 사람도 자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는 거지. 특히 천재지변은 인간의 부덕함과 깊이 연관되어 있거든. 우리 도학에서 하늘과 사람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천인감응(天人感應)을 믿는 것도 그 때문이야. 특히 후자가 중요해. 자연 따로, 사람 따로라고 생각하면 유자가 아니지.”
3년 전이던가 금강산에서 막 돌아와 송익필과 이이가 안면을 튼 직후 이이가 경기도 교하의 구봉산 자락에 있는 송익필의 집을 찾아가 불도와 유도의 근본적인 차이를 물었을 때 송익필은 마치 그런 질문을 미리 예상하고나 있었다는 듯 조금도 막힘없이 이이의 궁금증을 풀어준 적이 있다. 책이야 이이도 송익필 못지않게 많이 읽었지만 한 가지를 파고드는 송익필이 정리와 체계에서는 분명 앞서 있었다. - 2부 1장 「새 역사를 준비하는 인재들」

“임금과 신하가 힘의 균형을 이루는 새 세상을 꿈꾸다”
저널리스트의 펜 끝에서 되살아난 비운의 천재, 송익필과 조선의 정치를 말한다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만 같던 200년의 왕권체제 이후, 리더의 정통성을 중시하던 선비들 앞에 내놓여진 방계승통의 선조, 끊이지 않은 내분 이후 급기야 외적의 침략을 받게 되기까지 정치권 중심에서 갑론을박하던 선비들은 무엇을 간절히 원했던가? 21세기 이 땅에서 400년 전의 정쟁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 사회 분열주의의 근원을 파악하고자 당쟁의 근원을 재조명하는 『조선의 숨은 왕』은 역사서의 행간에 숨겨진 인물 송익필을 본격 분석하며 선조시대 정치가 왜 이전과 다를 수밖에 없었고 이후의 분열 양상은 과연 어떠했는지를 심도 있게 포착해 낸 책이다. 십여 년간 『조선왕조실록』을 독파하며 태종, 세종, 성종, 선조, 숙종, 정조의 리더십을 집중 조명해 통시적 역사읽기의 장을 연 〈이한우의 군주열전〉 시리즈의 저자 이한우가 역사라는 날줄에 정치라는 씨줄을 엮어 집필한 신작으로, 임금과 신하가 함께 운영하는 새로운 세상을 꿈꾼 선비들의 활약상을 펼쳐 보인다.
동서분당의 근원을 이조정랑직에 대한 정파간 갈등으로 풀어낸 기존 역사서의 시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저자는 그보다 2년 전인 선조 5년, 선조 즉위의 1등공신인 중추부영사 이준경의 유언상소에서 발견한 “사사로운 붕당을 깨트려야 합니다”라는 문구에서 실마리를 얻어 그 세력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당시 경기도 파주 일대를 중심으로 ‘파주 4걸’이 존재했으며 이후 정치일선에 나아가게 되는 이이, 정철, 성혼 그리고 정사에서는 흔적을 거의 발견할 수 없는 이름 송익필에 주목한다. ‘조선의 8문장’ 중 한 명이자 450여 수의 시를 남긴 시인으로 정치적 존재감이 전무한 그에게 저자가 몰두한 것은 아버지의 과오로 신분이 양반에서 천민으로 하루아침에 뒤바뀌어버렸다는 드라마틱한 인생뿐 아니라 ‘조광조의 현신’으로 불리던 이이와의 학식 대결, 이이에 대한 정치적 공격을 막고자 성혼과 함께 쓴 상소문 등 곳곳에서 드러나는 그의 행적을 퍼즐식으로 맞추게 되면서이다.
전체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정치현장과 이이의 활약을 중심으로 한 1부, 이이와 성혼, 정철과 송익필이라는 인물을 조명한 2부, 그리고 조선시대 대표적 반란사건인 ‘정여립의 난’을 중심으로 동서인의 대립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조선왕조실록』과 개인 문집, 서찰 등을 근거로 준(準) 픽션의 형식을 취해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1부 <300년 당쟁의 문이 열리다>에서는 선조 즉위 과정과 영의정 이준경의 상소로 인해 조정이 일대 혼란에 휩싸이고, 선비들이 이조정랑직 인사와 민간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에 대한 처리를 두고 당파성을 드러내면서 동인과 서인으로 갈라져 본격적인 정국주도권 장악경쟁을 벌이는 모습을 포착했다. 2부 <관직 없는 천재, 송익필>에서는 역모를 고발해 출세한 아버지의 덫에 걸려 정계진출이 좌절된 송익필의 삶을 구체화한다. 문장가로서의 면모, 이이와의 학문논쟁, 정철과의 의기투합 등의 활약상뿐 아니라 정치적인 계략에 의해 환천(還賤)되어 몰락하는 과정이 적서의 문제, 군신공치와 주기론과의 관계, 격군(格君) 문제 등의 논의와 맞물려 전개된다. 3부 <흔들리는 조선, 고뇌하는 선비들>에서는 위기에 몰린 송익필과 서인이 ‘정여립의 난’을 뒤에서 유도해 기축옥사를 유발하고, 세자추대 문제를 내세워 동인에게 치명타를 안기려다 동인의 반격에 직면하는 두 진영 간의 지략대결이 숨 가쁘게 전개된다. 마지막으로 에필로그 <24년 후, 드디어 그의 세상이 열리다>에서는 송익필이 세상을 떠나고 24년이 지난 후 광해군 축출을 통해 마침내 인조반정을 일으키며 정권을 장악한 서인 세력을 분석하며, 이들이 송익필과 직간접적 사제관계로 엮여 있는 것은 단지 우연이 아니며, 김장생의 예학, 송시열의 직(直) 사상의 원류가 바로 송익필의 직(直) 사상이었으며 서인 세력이 끊임없이 그의 신원을 요청해 150년이 지난 영조시대에 양반으로 신분이 복귀되고 다시 150년 후 규장각제학에 추증된 사실은 그가 바로 서인의 사상을 확립한 재야의 고수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조선 최고 지성들이 정쟁 속에서 이상 실현을 도모한 사건들을 역동적으로 그려낸 이 책은 정치란 온 백성의 삶을 위해 대의를 현실화시키는 것이며 대립의 뿌리에는 정치적 이상이 존재했기에 결코 사리사욕의 문제가 아님을 다시 한 번 입증해 준다. 국론분열을 고심하는 정치가, 학자뿐 아니라 현실정치의 폐해에 시달려 정치를 등한시하고 싶은 일반 독자들도 꼭 한번 읽어봐야 할 책임에 틀림없다.

<책 속으로 추가>
1586년 5월 초 장례원에서는 송익필 일가의 속량 진坪㎏가리는 소송이 한창이었다. 안윤이 넘겨준 서류꾸러미를 검토해 본 결과 사실이었다. 면천의 흔적이 없었다. 면천이 이뤄지지도 않았는데 양인으로 행세하며 송사련은 중추부동지사까지 올라갔다는 말이 된다. 안윤이 다녀간 지 이틀 만에 이발이 안정란을 시켜 장례원에 소장을 접수시킨 것도 자료의 신빙성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소장의 명의는 안처겸의 아들인 안로의 처 윤(尹)씨 명의로 했다. 안씨 집안이 총동원됐다.
“송익필 등은 원래 우리 집안의 노비이니 법에 의해 다시 불러 쓰고자 합니다.”
이렇게 시작한 소장은 조야(朝野)를 충격으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당쟁과 거리가 먼 유생들 사이에서도 이 문제는 중대 사안이었다. 향후 정국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산해의 언질을 통해 이발의 움직임을 어느 정도 알고 있던 서인들은 막상 소장이 제출되자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특히 막 관계에 진출하고 있던 송익필의 제자들이 받은 충격은 컸다. - 2부 4장 「서인의 배후, 갑작스런 몰락」

안씨 집안의 ‘종’으로 신분이 떨어진 송익필 형제는 제자 김장생, 친구 정철, 이산해 등의 도움을 받으며 숨어 지내다가 이이의 제자들이 세력을 이루고 있던 황해도로 숨어 들어갔다.
한편 1587년(선조 20년) 6월 4일 사헌부는 전라도 감사 한준이 왜선의 침략 당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백성들의 원망을 샀다며 파직을 청했다. 이에 주상도 체직을 명했다. 파직이 아니라 체직을 명했다는 것은 다른 자리로 옮긴다는 뜻이다. 한준은 오히려 호조참판이 되어 중앙으로 복귀했다.
9월 7일 사헌부, 사간원 양사가 상소를 올려 호조참판 한준이 전라도 감사로 있을 때 도적의 문제를 잘못 처리한 적이 있다고 지적하자 주상은 한준을 파직시켰다. 그러나 주상의 총애가 남달랐던 한준은 이듬해(1588년) 초 성절사로 명나라에 다녀온 후 그해 8월 황해도관찰사로 해주에 부임했다. 송익필 형제에게는 천군만마(千軍萬馬)나 다름없었다. - 3부 1장 「송익필의 덫에 걸린 자」

조정에서 서인은 한줌도 되지 않았다. 정상적인 정치 싸움으로 이산해의 당을 꺾는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송익필은 정철과 의논한 끝에 극약처방을 쓰기로 했다. 이번에는 동원 가능한 생원과 진사를 총출동시켜 상소를 올리되 이산해를 포함한 동인 핵심 인물들의 부정적인 실상을 다 까발리기로 한 것이다. 대신 정철은 이번 거사에서 철저하게 떨어져 있도록 했다. 최후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생원과 진사의 동원은 막강한 제자 군을 거느리고 있는 송익필 형제가 맡았다. …… 송익필은 딱 한 번 본 적이 있는 주상의 불쌍한 몰골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주상, 난 이미 당신을 이기고 있는지 모릅니다. 당신은 당신을 위해 목숨을 초개같이 버릴 수 있는 대신 3명이라도 곁에 두고 있습니까? 보시오, 난 이런 처지인데도 10명, 아니 100명이 넘어요. 내가 돈이 있습니까, 힘이 있습니까? 가진 건 도리뿐이요. 곧음[直]. 곧음과 굽음이 대결하는 이번 싸움은 아무래도 이산해 그자와 나의 싸움이 아니라 주상과 나의 싸움인 듯합니다.’ - 3부 2장 「세상을 동인의 피로 물들여라

작가정보

저자(글) 이한우

저자 이한우는 1961년 부산에서 태어나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철학과 석사 및 한국외국어대 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뉴스위크》와 《문화일보》를 거처 1994년부터 《조선일보》 기자로 일하고 있다. 2002∼2003년에 논설위원을 지낸 후 문화부 기자로 학술과 출판 관련 기사를 쓰고 있다. 10여 년에 걸쳐 『조선왕조실록』을 탐독하며 조선 군주의 리더십 연구에 몰두해 온 저자는 인문학적 깊이와 감각적 필치가 돋보이는 〈이한우의 군주열전〉시리즈, 즉 『태종: 조선의 길을 열다』『세종: 조선의 표준을 세우다』『성종: 조선의 태평을 누리다』 『선조: 조선의 난세를 넘다』『숙종: 조선의 지존으로 서다』『정조: 조선의 혼이 지다』를 펴냄으로써 역사학계뿐 아니라 정치학계 학자들에게까지 통시적 사회 읽기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조선사의 행간에 숨겨진 사람 이야기를 밝힌 『조선사 진검승부』, 권력 이면에 담긴 역사 속의 진실과 거짓을 파헤친 『왜 조선은 정도전을 버렸는가』 등도 그간의 연구 성과 중 하나다. 그 외에도 초대 대통령의 행적을 좇아 대한민국 건국의 배경을 살핀 『우남 이승만, 대한민국을 세우다』와 사회비평서 『한국은 난민촌인가』『아부의 즐거움』 등이 있으며, 번역서로 『해석학이란 무엇인가』『역사의 의미』『여성 철학자』 등 역사와 철학 분야를 아울러 20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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