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천 검색어

실시간 인기 검색어

나는 게이머입니다, 아 여자고요

그냥 게임이나 하고 싶었던 한 유저의 분투기
딜루트 지음
동녘

2020년 09월 22일 출간

종이책 : 2020년 08월 20일 출간

(개의 리뷰)
( 0% 의 구매자)
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4.38MB)
ISBN 9788972979654
쪽수 272쪽
지원기기 교보eBook App, PC e서재, 리더기, 웹뷰어
교보eBook App 듣기(TTS) 가능
TTS 란?
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술입니다.
  • 전자책의 편집 상태에 따라 본문의 흐름과 다르게 텍스트를​ 읽을 수 있습니다.
  • 전자책 화면에 표기된 주석 등을 모두 읽어 줍니다.
  • 이미지 형태로 제작된 전자책 (예 : ZIP 파일)은 TTS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 '교보 ebook' 앱을 최신 버전으로 설치해야 이용 가능합니다. (Android v3. 0.26, iOS v3.0.09,PC v1.2 버전 이상)

소득공제
소장
정가 : 9,800원

쿠폰적용가 8,820

10% 할인 | 5%P 적립

이 상품은 배송되지 않는 디지털 상품이며,
교보eBook앱이나 웹뷰어에서 바로 이용가능합니다.

카드&결제 혜택

  • 5만원 이상 구매 시 추가 2,000P
  • 3만원 이상 구매 시, 등급별 2~4% 추가 최대 416P
  •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추가 최대 300원

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그냥 게임이나 하고 싶었던
여성 유저의 이야기
‘게이머’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헤드셋을 쓰고 모니터 속 세계에 빠져 있는 사람의 뒷모습? 여기서 잠깐. 떠올린 그 사람은 혹시 남성인가? 아마 그럴 것이다. 그래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게이머는 정말 남자뿐이었나? 청소년기를 떠올려보면 분명 게임하던 여자 친구들이 한두 명은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여성 게이머의 수는 적지 않다. 2019년 통계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에서는 절반에 육박하고, PC 게임에서도 35%에 이른다. 구글은 최근 “여성 게이머는 게임 시장 성장의 커다란 기폭제”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여성 게이머의 모습을 쉽게 그리지 못할까?

『나는 게이머입니다. 아 여자고요』는 여성 혐오가 공기처럼 스며든 온라인 게임판에서 기어이 좋아하는 게임을 찾아나간 한 여성 게이머가 들려주는 애증의 플레이 라이프이다. 남성이 ‘기본값’인 많은 분야들 중에서도 게임판은 특히 더 기울어져 있다. 이 책은 그 기울어진 세계에서 버틴 여성의 이야기다. 어린 시절부터 게임을 해오면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겪어야 했던 차별의 기억들, 게임 업계와 커뮤니티를 오랫동안 관찰하면서 알게 된 여성 혐오의 패턴들을 짚어보며, 이런 피해가 왜 사라지지 않는지에 대한 고민들을 담았다. 그렇다고 체념하는 것은 아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변화의 조짐을 발견하고,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며 연대해온 페미니스트 게이머들의 노력을 소개하고 불편함 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들도 알려준다.
프롤로그: 정말 그렇게 없었을까?

1장 남자애들이나 하는 것
고전 게임: 사랑의 시작│오락실: 왜 다들 나한테만 이기려고 할까?│업계: 명품 가방과 게임의 상관관계│중고 거래: 없는 게 아니라 숨은 겁니다│이런 게임은 어때? 〈이름 없는 거위 게임〉

2장 지워진 게이머들
길드: 여성 유저는 동등한 적이 없었다│레이드: 뒷바라지하는 사람은 정해져 있다│싸움: 사과받는 일의 고단함│음성 채팅: 평범한 취미 생활은 언제쯤 가능할까│의문: 그런데도 계속하는 이유│이런 게임은 어때? 〈플로렌스〉

3장 왜 나는 웃지 못했을까
놀이 문화: 여왕벌부터 혜지까지│여성 캐릭터: 언제까지 여자 가슴만 볼 건가│원래 그렇다는 말: 게임과 현실이 정말 그렇게 구분된다고?│엔딩: 〈프린세스 메이커〉는 정말 소녀를 공주로 만들 뿐일까│VR 게임: 온라인 커뮤니케이션과 윤리│이런 게임은 어때? 〈부디 조심하세요〉

4장 게임 속의 여성, 게임 밖의 여성
전쟁 게임: 전장 속 여성들의 이야기│영웅담: 나는 네 액세서리가 아냐│익명 커뮤니티: 사상 검증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방해 말고 꺼져!: 게이머라는 특권 의식│아니타 사키시안 인터뷰: 게임은 무엇이고, 게이머는 누구인가?

5장 혐오에 맞서 재미 찾기
롤플레잉: 당연한 불편함으로의 진화│주인공: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여성이라면│드래곤 에이지: 인생을 뒤흔든 게임을 만나다│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 여성 주인공과 피해자 이야기│슈팅 게임: 나의 총 쏘는 게임 적응기│이런 게임은 어때? 〈셀레스트〉

에필로그: 누구나 게이머가 될 수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여성이 상위에 랭크되거나, 나아가 프로 게이머로 활동하면서 이름을 날리면 외모 평가부터 시작된다. 그 다음에는 실력이 뛰어나지 않다면 게임도 못하는데 나왔다는 이유로, 실력이 뛰어나면 부정행위를 했을 거라고 의심을 받는다. 때로는 자신의 게임 실력이 진짜임을 공개적으로 ‘인증’하라는 식으로 게이머의 자질을 시험받기도 한다. 얼마 안 되는 여성 프로 게이머가 실력을 드러내면 그에게 패배하는 남성 프로 게이머는 놀림의 대상이 된다. 여성 프로 게이머는 현역에서 활동하는 동안 온갖 괴롭힘의 대상이 되다가 은퇴하고 나서야 “그 여성 게이머는 게임을 잘했다”라며 뒤늦게 평가받는 경우도 부지기수다.(29쪽)

TV 속 게임 광고는 아직도 게임하는 남성을 주변 시선에 치이는 불쌍한 존재로 묘사하면서 “허락보다 용서가 쉽다”는 광구 문구를 날린다. 어차피 자신들의 놀이 문화를 여성들은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을 테니 일단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나서 용서를 구하자는 이야기다. 여기에서 함께 가정을 꾸리고 공동체를 구성해나가는 아내는 게임을 즐기는 문화를 방해하는 존재로 격하된다. 또 가족을 위해 헌신한 남편의 유일한 휴식을 이해해주지 않는 아내가 나쁘다는 이미지를 남성 게이머에게 끊임없이 환기시킨다. …… 낚시나 음주처럼 돈이 많이 들고 집안일을 내팽개치는 사람들보다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건전한데 왜 알아주지 못하냐며 억울해하는 마음은 덤이다. 이런 광고들은 접근 방식 자체가 틀렸을 뿐만 아니라, 게임을 즐기는 여성 유저는 애초에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는 사실만 확인시켜준다.(36쪽)

그 공간은 여자들에게 “여자치고는 잘한다”거나 “되게 남자답게 (게임을) 하네”라는 말이 칭찬이 되는 곳이었다. 인간의 적응력은 굉장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보면 그 말을 당연한 칭찬으로 인식하게 된다. 굳이 대답할 가치들이 없는 말이었음에도 주변의 영향을 받기 쉬웠던 어린 시절에는 그 말이 어찌나 큰 무게감으로 다가오던지. “A 캐릭터는 여자애들이나 좋아하는 거야”라는 얘기를 들으면 “나는 그런 캐릭터 안 좋아해” 하며 굳이 다른 캐릭터를 고른다거나, “진짜 게이머라면 B를 해야 한다”는 얘길 듣고 관심도 없는 B를 해보려고 억지로 매달렸다. 누군지도 모를 그 사람들이 인정하는 ‘진정한 게이머’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지금은 그냥 내가 ‘여자’였기 때문에, 남들이 생각하는 ‘진정한 게이머’라는 기대에 부응하려 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들이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54쪽)

‘길드의 엄마’니 ‘길드의 천사’니 같은 소리를 들어가며 팀을 위해 온갖 궂은일들을 도맡아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냥 남들이 다 해서’ 또는 ‘이렇게 하면 우리 모두한테 이득이니까’라며 별 생각 없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하다 보면, 정작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뒤로 밀리는 분위기에 답답해지곤 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여자들은 원래 보조해주거나 남을 보살펴주는 캐릭터를 잘한다느니, 딜러가 되더라도 ‘딜 사이클’이 복잡하고 여자들은 싸우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적에게 최적의 피해를 입힐 수 없다느니, 아군의 체력 게이지만 열심히 채우면 된다느니 하는 식으로 자신들이 하기 지루하거나 귀찮은 직업군들을 여자들에게 시켜야 한다는 글이 보였다. 이따금 같은 게임을 하는 여자친구를 갖고 싶고, 기왕이면 딜러인 자기에게 힐을 해주는 상냥한 여자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더러 보았다. 게임 속에서마저도 자신들을 뒷바라지 해주는 존재를 바라는 인간들이란!(60쪽)

그런 커뮤니티에 안 들어가면 그만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검색을 하다 보면 검색 엔진의 최상단에 익명 사이트가 노출되며, 익명 사이트에서 정보 교환이 가장 활발히 이루어진다. 유동 인구가 많다 보니 기발한 아이디어와 유머글이 넘치고, 심지어 최신 자료가 공식 채널보다 먼저 넘어오는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문제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꾸역꾸역 참고 드나들다 보면(사람은 적응하는 동물이라 다니다 보면 또 다닐 수 있게 된다), 저항감 없이 혐오적인 언어와 사고에 노출되기 쉽다. 이런 커뮤니티의 익명성은 대부분 ‘서울에 거주하는 10대 후반부터 20대를 아우르는 보수주의 성향의 한국 남성’을 표방한다. 그래서 기발한 자료에 웃다가도 이내 정색해야 하는 순간이 여러 번 찾아온다. 우연히 발견한 글에서 문제점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그 아래에 달린 댓글이 이상할 때가 많고, 다른 글로 넘어갔을 때 ‘전라디언’, ‘짱개’, ‘김여사’, ‘피싸개’ 같은 단어가 적혀 있는 글이 반드시 한 번쯤은 걸리기 때문이다.(89쪽)

여성 게이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여왕벌이 되기 쉽다. 같은 게임을

“재미의 시민권이 전혀 평등하게 분배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 최태섭(《한국, 남자》 저자)
“여성인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 관한 이야기다.” - 최지은(《엄마는 되지 않겠습니다》 저자)

함께 게임하던 그 친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여성 게이머의 지워진 목소리를 복원하다!

‘게이머’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헤드셋을 쓰고 모니터 속 세계에 빠져 있는 사람의 뒷모습? 여기서 잠깐. 떠올린 그 사람은 혹시 남성인가? 아마 그럴 것이다. 그래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게이머는 정말 남자뿐이었나? 청소년기를 떠올려보면 분명 게임하던 여자 친구들이 한두 명은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여성 게이머의 수는 적지 않다. 2019년 통계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에서는 절반에 육박하고, PC 게임에서도 35%에 이른다. 구글은 최근 “여성 게이머는 게임 시장 성장의 커다란 기폭제”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여성 게이머의 모습을 쉽게 그리지 못할까?
이 책은 바로 그 여성 게이머의 이야기다. 유치원 시절부터 지금까지 게임을 해왔던 지은이의 기억에는 차별의 기억도 겹겹이 포개져 있다. 어디 가서 게임한다고 말하면 오빠가 알려줬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많았고, 오락실에서 혼자 게임을 하고 있으면 자신의 맞은편 자리만 쫓아다니며 싸움을 걸었던 남성 게이머 때문에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중고 거래를 할 때는 “이런 게임 여자 분이 잘 안 하시는데”로 시작되는 훈계를 듣는가 하면, 밤에 “친하게 지내자”며 지속적으로 문자를 받은 이후에는 중고 거래를 꺼리게 되었다. ‘레이드’를 뛰기 위해 음성 채팅을 할 때는 여자라는 이유로 갑자기 욕설을 듣거나 성희롱을 당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혜지’, ‘보르시’, ‘여왕벌’ 같은 멸칭은 어떻게 봐야 할까? 지은이는 이러한 여성 혐오 단어들의 맥락과 유래를 자세히 설명하면서도, 이제는 ‘어원’과 상관없이 눈앞의 여성 게이머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괴롭히기 위해 쓰이며, 이는 일종의 ‘놀이문화’가 되었다고 말한다. 과거 ‘김여사’나 ‘된장녀’가 자리 잡던 패턴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흔히 “게임을 잘하면 그런 소리 안 듣는다”는 반론이 있지만, 지은이는 동일한 상황에서 남성 게이머도 그런 소리를 듣느냐며 반문한다. 이런 현실에서 여성 게이머가 눈치 보지 않고 게임에 몰두할 수 있을까? 오래 좋아할 수 있을까? 그렇게 그들은 점점 자신의 존재를 지운 채 게임을 하거나, 지쳐서 그만두게 된다.

“다른 자리에서 새로 동전을 넣고 게임을 하고 있으면, 잠시 후 새로운 도전자가 나타났다는 문구가 화면에 뜬다. 슬쩍 일어나 누군지 확인해보니, 아까 나를 장렬히 패배시킨 그 인간이다. 아까 이겼던 자리는 게임을 하다 말고 비워둔 채로 내가 하던 자리에 굳이 옮겨와서 게임을 이어간다. 이런 패턴이라면 다른 자리로 옮겨도 결과는 똑같을 것이기에 그런 날은 게임을 못 하고 그냥 집에 와야 했다.”(27쪽)

“누군가(주로 이런 얘기를 들은 남자)는 위로랍시고 말한다. ‘모든 사람이 그렇진 않다.’ 모든 사람이 그렇지 않다는 걸 누가 모르나? 직거래를 하기 위해 만나게 될 사람이 이후 나에게 어떻게 대할지 이마에 써 있기라도 해서 알아서 피할 수 있는 건가? 이런 일련의 경험들을 몇 번 반복적으로 겪게 되면서 중고 거래는 점점 줄여나갔다. 부득이하게 거래할 일이 생기면 전화 대신 문자로만 연락하고, 내 번호를 쓰지 않았다. 거래 장소에는 항상 남자인 친구나 애인을 데려갔고, 나는 그냥 친구인 척 거래가 끝날 때까지 구경만 하거나 다른 장소에서 거래가 끝나길 기다렸다.“(41쪽)


‘좋아요’ 한 번으로 일자리를 잃는 곳,
이상하리만치 격렬한 게임판의 백래시에 대하여

2020년 7월, 국가인권위원회는 “게임업계의 사상검증 사건이 차별이자 불이익”이라는 결정문을 발표했다. 이는 2018년에 접수된 피해 진정서에 대한 응답이었고, 이 진정서에는 2016년 넥슨이 자사 게임의 성우를 페미니즘 티셔츠 펀딩을 이유로 교체했던 그 유명한 사건이 포함되어 있다. 이 당연한 ‘결정’이 나오기까지 무려 4년이 걸린 셈이다. 결정문이 나왔어도 해당 성우는 여전히 사과를 받지 못했으니, 그동안 얼마나 많은 프리랜서 또는 계약직 직원들이 이런 식으로 사라졌고, 지금도 사라지고 있을까? 온라인 게임판은 어쩌다 페미니즘의 물결이 쉽게 닿지 않는 곳이 되었을까?
이 책은 게임 회사와 익명 커뮤니티 두 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익명 커뮤니티에서 ‘페미니스트 색출하기’는 일종의 스포츠이며, 그 결과 ‘블랙리스트’가 만들어진다. 그런데 지은이가 보기에 익명 커뮤니티에서 사상 검증을 일삼는 ‘주류 게이머들’과 개발사 등 게임 업계는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익명 사瑛鉗?매개로 게임 문화를 포함한 인터넷 서브컬처 문화가 형성되는 현실에서, “개발자도 익명 사이트에 다니고, 운영자도 익명 사이트에 다니는” 연결 고리가 생기는 건 당연하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보통의 기업이라면 거들떠보지도 않을 터무니없는 리스트는 좀 더 쉽게 수용되고, 실제 계약 해지로 이어진다. 게임 회사들은 흔히 유저들의 항의를 무시할 수 없다고 항변하지만, 과연 그렇기만 할까? 이 책은 ‘고객이 왕’이라서 울며 겨자 먹기로 업계가 따라간다고만 볼 순 없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하기엔 지금껏 게임 회사는 ‘페미니스트 해고’ 외에도 여성 게이머 비하에 적극 동참해왔다. 한 회사는 공식 유튜브 동영상에서 ‘혜지’라는 단어를 쓰는가 하면, 여성 유저가 많으니 “솔로 탈출할 수 있다”는 말로 서슴없이 자사 게임을 홍보한 회사도 있다. 업계 내에 비공식 블랙리스트가 돌아다닌다는 오랜 의혹이 설득력을 더하는 이유다.
한편 게임판 속의 문제들은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등을 만나 새로운 차원으로 넘어가는 중이다. 몇 년 전 크게 유행했던 AR 게임 〈포켓몬 GO〉는 여성 플레이어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적을 받았고, 한 VR 게임의 경우 스트리밍 방송을 하던 플레이어가 여성 캐릭터의 치마 밑을 보려고 집요하게 몸을 숙이는 행동 등이 그대로 방송에 나가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지은이는 이런 상황에서 “게임과 현실을 구분하라”는 반박은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게임은 현실을 반영하며, 익명성과 결합되어 “기존의 문제들을 더욱 날것으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익명 사이트에 “○○ 일러스트레이터 의심되는데 명단에 올려도 됨?” 같은 글이 올라오고, 몇몇이 ‘ㅇㅋ동의’, ‘평소 행실이 맘에 안 들었음’ 같은 댓글을 달면 그 글은 아무 권위가 없는데도 일종의 힘을 얻게 된다. 그때부터 ‘나무위키’ 등에 있는 ‘페미니스트’ 리스트에 해당 인물이 등재되면 그 공신력 없는 리스트에 이름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자료는 집단 내 ‘신빙성 있는 자료’로 탈바꿈하며, 순환 참조의 굴레가 형성된다.”(164쪽)

“그들은 중요한 사실을 간과했다. 업계에서 그들의 비위를 맞춰주기 위해 아무리 노력하고 (문자 그대로) 절을 한들, 백 가지 요구 중 단 한 가지 요구라도 들어주지 않으면 ‘페미니즘에 굴복하고 유저를 호구 취급하는 제작사’가 되며 순식간에 배신자로 취급당한다는 것을. 커뮤니티에서는 이런 행위를 ‘손절한다’고 표현하는데, 그때까지 유저들에게 입안의 혀처럼 굴었던 회사였어도 해당 회사의 이름이 나오는 순간 ‘페미회사 페미게임 안 사요’라는 댓글이 몇 년이 지나도 달린다. 이들은 다른 이들의 구매를 적극적으로 방해하는 ‘악성 소비자’로 변한다. 이 단계가 되면 개발사는 이미 일러스트레이터 해고 등으로 ‘여성 혐오 게임 개발사’라는 타이틀을 먼저 얻은 상태라 더 갈 곳조차 없게 된다.”(171쪽)


지긋지긋하지만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평범한 게이머가 써내려간 애증의 덕질기

이쯤에서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무슨 영광을 보겠다고 게임을 하는지” 묻고 싶을 수도 있다. 지은이는 주인공이 되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게임 속 모험 이야기에 큰 매력을 느껴왔다고 한다. 온갖 사건을 겪고 질리더라도 새로운 장르와 기기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선택지들이 있다는 점, 현실의 많은 문제들과 달리 노력한 만큼 보상을 안겨주는 정직함도 꼽는다. 특히 같은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들끼리 공유하는 희로애락과 연대감은 게임 바깥의 사람들이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 가상현실 속에서도 사람들끼리 우정을 쌓는 일 같은 소소한 기억들이 모여 다시 게이머로 살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노라는 지은이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실제 일상을 살아가게 만드는 원동력과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 책은 미미하게나마 이어지고 있는 여러 변화의 흐름을 소개하며, 게임이 그래도 아주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일부 외국 개발사들은 여러 소수자 캐릭터들을 배제하거나 희화화하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그들에게 서사를 부여하고 캐릭터의 비중을 조금씩 늘려나가고 있으며, 좋은 인디 게임들도 개발되고 있다. 전쟁 속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몇몇 게임들은 기존의 전쟁 서사와 다른 이야기를 제공하는가 하면, 자신만의 이야기를 품은 여성 캐릭터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주인공’ 중심 관점에서 벗어나 새로운 플레이 방식을 시도한 게임들도 소개하는데, 이러한 변화들은 비게이머들의 편견을 뒤집을 만하다. 게임을 향한 지은이의 애정 어린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사람들이 어떻게 게임을 접하고 사랑하다 게이머로 거듭나는지, 게임이 모두를 위한 취미로 자리 잡으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알게 된다.
지은

작가정보

저자(글) 딜루트

Dilute
MS-DOS 시절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게임을 해왔다. 게임에 재능이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승부욕은 높다. 좋아하는 장르는 RPG나 턴제 전략, 보드 게임이고, 못하는 장르는 RTS와 3D 1인칭 게임이다(멀미를 한다). 웹진 《더핀치》에 게임 관련 리뷰 〈어떤 게임이냐 하면〉과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게이머〉 시리즈를 연재했다.

이 상품의 총서

Klover리뷰 (0)

Klover리뷰 안내
Klover(Kyobo-lover)는 교보를 애용해 주시는 고객님들이 남겨주신 평점과 감상을 바탕으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교보문고의 리뷰 서비스입니다.
1. 리워드 안내
구매 후 90일 이내에 평점 작성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 오디오북, 동영상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됩니다.
  •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은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2. 운영 원칙 안내
Klover리뷰를 통한 리뷰를 작성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유로운 의사 표현의 공간인 만큼 타인에 대한 배려를 부탁합니다. 일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불편을 끼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래에 해당하는 Klover 리뷰는 별도의 통보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도서나 타인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리뷰
  • 도서와 무관한 내용의 리뷰
  • 인신공격이나 욕설, 비속어, 혐오 발언이 개재된 리뷰
  • 의성어나 의태어 등 내용의 의미가 없는 리뷰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문장수집

문장수집 안내
문장수집은 고객님들이 직접 선정한 책의 좋은 문장을 보여 주는 교보문고의 새로운 서비스 입니다. 교보eBook 앱에서 도서 열람 후 문장 하이라이트 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마음을 두드린 문장들을 기록하고 좋은 글귀들은 ‘좋아요’ 하여 모아보세요. 도서 문장과 무관한 내용 등록 시 별도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리워드 안내
  • 구매 후 90일 이내에 문장 수집 등록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문장수집 등록 시 제공됩니다.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sam 이용권 구매 상품/오디오북·동영상 상품/주문취소/환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구매 후 문장수집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교보eBook 첫 방문을 환영 합니다!

    신규가입 혜택 지급이 완료 되었습니다.

    바로 사용 가능한 교보e캐시 1,000원 (유효기간 7일)
    지금 바로 교보eBook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보세요!

    교보e캐시 1,000원
    TOP
    신간 알림 안내
    나는 게이머입니다, 아 여자고요 웹툰 신간 알림이 신청되었습니다.
    신간 알림 안내
    나는 게이머입니다, 아 여자고요 웹툰 신간 알림이 취소되었습니다.
    리뷰작성
    •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최초1회)
    • 리워드 제외 상품 : 마이 > 라이브러리 > Klover리뷰 > 리워드 안내 참고
    • 콘텐츠 다운로드 또는 바로보기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
    감성 태그

    가장 와 닿는 하나의 키워드를 선택해주세요.

    사진 첨부(선택) 0 / 5

    총 5MB 이하로 jpg,jpeg,png 파일만 업로드 가능합니다.

    신고/차단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신고 내용은 이용약관 및 정책에 의해 처리됩니다.

    허위 신고일 경우, 신고자의 서비스 활동이 제한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어 신중하게 신고해주세요.


    이 글을 작성한 작성자의 모든 글은 블라인드 처리 됩니다.

    문장수집 작성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eBook 문장수집은 웹에서 직접 타이핑 가능하나, 모바일 앱에서 도서를 열람하여 문장을 드래그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P.
    나는 게이머입니다, 아 여자고요
    그냥 게임이나 하고 싶었던 한 유저의 분투기
    저자 모두보기
    저자(글)
    낭독자 모두보기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이용권입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이용권입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프리미엄 이용권입니다.
    선물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결제완료
    e캐시 원 결제 계속 하시겠습니까?
    교보 e캐시 간편 결제
    sam 열람권 선물하기
    • 보유 권수 / 선물할 권수
      0권 / 1
    • 받는사람 이름
      받는사람 휴대전화
    • 구매한 이용권의 대한 잔여권수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 열람권은 1인당 1권씩 선물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이 ‘미등록’ 상태일 경우에만 ‘열람권 선물내역’화면에서 선물취소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의 등록유효기간은 14일 입니다.
      (상대방이 기한내에 등록하지 않을 경우 소멸됩니다.)
    • 무제한 이용권일 경우 열람권 선물이 불가합니다.
    이 상품의 총서 전체보기
    네이버 책을 통해서 교보eBook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교보e캐시 1,000원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네이버 책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
    구글북액션을 통해서 교보eBook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교보e캐시 1,000원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구글북액션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