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2014년 06월 30일 출간
국내도서 : 2014년 06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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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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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압축적인 화두 모음집, 《무문관》으로 만나는 강렬한 인문정신!
‘무문관’은 ‘문이 없는 관문’을 의미한다. 1228년에 나온 가장 압축적인 화두 모음집의 제목이기도 한 《무문관》은 무문 혜개가 48개의 화두를 선별해 해설을 덧붙인 선불교의 대표적인 텍스트이다. 이때 ‘화두’란 상식적인 생각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는 역설로 가득 찬 난제를 말하는데, ‘무문관’은 제목부터가 고난도의 화두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화두는 상식을 넘어서야 풀릴 수 있는 문제인 것이다. 이 지점이 바로 저자 강신주가 가장 주목하는 선불교의 핵심 정신이다. 상식을 넘어선다는 것은 결국 자신만의 삶을 영위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오직 나이기에 살아 낼 수 있는 삶을 사는 사람에게 화두는 너무나 당연하게 풀리는 문제이다.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는 이 당혹스러운 48개의 난제들을 지나는 과정을 통해, 어른이 되었지만 자유를 갖지 못한 우리에게 단 한 번이라도 어른이 되어 살아보자고 응원한다. 기존 《무문관》의 순서를 해체해 새롭게 구성하고, 니체에게서 ‘부처’의 모습을, 사르트르에게서 ‘무아’를 읽어 내며 화두에 얽힌 풍성한 에피소드와 불교철학의 핵심적 이론도 함께 버무린다.
프롤로그
잠옷을 입고 실내에 있을 수도 없고 실외로 나갈 수도 없다면, 너는 어떻게 하겠는가?
1부 영웅처럼 거닐며
움직이는 건 마음뿐!
손님에서 주인으로
있는 그대로를 보라!
있다는 오만과 없다는 절망
두 가지의 반복 사이에서
창조성과 자유
앵무새 죽이기
카르페 디엠!
자의식이라는 질병
내재로의 당당한 길
마주침과 헤어짐의 기로
이르는 곳마다 편안한 여행
2부 바람처럼 자유롭게
수많은 삶, 그만큼 많은 세계
횡설수설이 모두 진리가 될 때
고통에 직면할 때 발생하는 기적
중도(中道)와 공(空)의 지혜
선악을 넘어서
경전에서 마음으로
유머, 농담, 혹은 경쾌한 깨달음의 세계
인정투쟁이 사라진 자리에서
결여의식을 결여할 때 찾아드는 충만감
언어의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방법
흐르는 강물처럼
관념의 자유와 진정한 자유
3부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시험지에 침을 뱉어라!
집착을 뒤흔드는 방법
갈래갈래 찢어져도 오직 하나인 마음
더 오를 곳이 없는 곳, 정상
불교마저 끊어버린 재야의 고수
스님! 농담도 잘하시네요
침묵만이 누릴 수 있는 말의 자유
옷을 풀어야 다른 옷을 만들 수 있는 법
깨달은 자에게도 남겨지는 것
언어를 희롱하는 시인처럼
맑은 하늘에서 거친 땅으로
세계시민의 오만불손한 당당함
4부 먹이를 낚아채는 사자처럼
보시, 수행의 시작과 끝
공(空)으로 보는 세상
아는 것과 살아 내는 것 사이의 차이
타자로의 목숨을 건 비약
너무나도 비범해 유지하기 힘든 평상심
날개 없이 날아가는 용기
한 알의 모래에서 우주를
잃어버린 맨얼굴을 찾아서
침묵만큼 무거운 실천의 무게
고통에 빠진 타자를 떠날 수 없는 사랑
삶과 죽음으로부터의 자유
불성, 무슨 똥 막대기와 같은 소리냐!
에필로그
사자와 같은 위엄과 아이와 같은 자유를 꿈꾸며
부록
《무문관》 원문
《무문관》 법계도
찾아보기
문이 없는 48개의 관문, 나와 마주 서는 48개의 질문!
《무문관》을 뚫어 내며 만나는 인문정신의 극치!
사랑과 자유의 철학자, 강신주가 관통하는 48개의 화두
어느 스님이 “무엇이 달마 대사가 서쪽에서 온 뜻인가요?”라고 묻자, 조주 스님이 대답했다.
“뜰 앞의 잣나무!”
_《무문관》제37칙 정전백수(庭前栢樹)
‘화두’란 상식적인 생각으로는 결코 해결할 일이 없는 딜레마나 역설로 가득 차 있는 난제를 말한다. 무엇이 달마 대사가 서쪽에서 온 뜻이냐는 질문에 설명은커녕 난데없이 “뜰 앞의 잣나무!”라니. 게다가 스님이 고양이를 잡아 죽이고, 어린 동자의 손가락을 잘라 버리는 등 무차별한 폭력까지 난무한다. 이 역설적이고 무차별적인 폭력마저 난무하는 화두라는 이야기는 무엇이란 말인가. 《무문관》은 1228년에 나온 가장 압축적인 화두 모음집으로, 무문 혜개가 48개의 화두를 선별해 해설을 덧붙인 선불교의 대표적인 텍스트다. 무문관(無門關)이라는 제목은 바로 문이 없는 관문(The Gateless Gate)이라는 뜻이다. 제목부터가 고난도의 화두다. 문이 없는 관문이라니, 이 관문은 문이라는 말인가, 아니면 문이 아니라는 말인가? 바로 《무문관》에 실린 48개의 화두가 문이 없는 48개의 관문이다.
화두가 상식적인 생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난제라면, 이는 상식을 넘어서야 풀릴 수 있는 문제일 것이다. 그렇다면 상식을 넘어선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 지점이 바로 저자가 가장 주목하는 선불교의 핵심적 정신이다. 상식을 넘어선다는 것은 자신만의 삶을 영위하는 것, 오직 나이기에 살아 낼 수 있는 삶을 산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화두란 상식을 맹목적으로 신뢰하는 사람에게는 역설로 보이지만, 자신만의 삶을 영위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너무나 당연하게 풀리는 문제다. 그리고 자기만의 삶에 이른 그 사람이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부처’, 즉 깨달은 사람이다. 그러니 화두란 다시 말해 부처가 되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만 하는 관문이고, 그 누구도 아닌 오직 나만이 통과할 수 있는 문을 찾아야 하기에 문이 없는 관문, 즉 무문관인 셈이다.
모두가 주인공으로 자신의 삶을 사는 세계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떼고, 백척간두에서 발을 떼라
어떤 권위에도 억압받지 않는 자유와 인간에 대한 사랑이야말로 인문학의 가장 강력한 힘임을 갈파해 온 철학자 강신주와 《무문관》의 만남이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이유다. 불교는 누구나 자기 삶의 주인, 즉 부처가 될 수 있다고 긍정하는 사유체계다. 절에서 만난 스님이 우리에게 하는 인사가 무엇인가. “성불하세요.” 부처가 되라는 인사다. 부처의 말을, 스님의 말을 믿고 따르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달음에 이르러 부처가 되라는 것이다. 싯다르타의 마지막 사자후마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라는 것이 아니었던가. 내가 주인이 되는 데 방해가 된다면 부처마저 “마른 똥 막대기” 취급을 하고,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여야 한다는 선불교의 정신만큼 인간의 자유와 힘을 긍정하는 사유가 있을까. 저자는 무문관을 뚫어 내는 여정 속에서 우리에게 질문한다. 당신은 주인의 삶을 살고 있느냐고 말이다. 절벽에서 계단이나 사다리에 의존해 절벽에 매달려 있을 것인지, 그 계단과 사다리를 걷어차고 스스로 설 것인지를 말이다.
“무언가에 의존한다는 것, 그건 우리가 그것에 좌지우지된다는 말입니다. 스스로 말하고, 행동하고, 나아가야 합니다. 아무리 도움이 되어도 그것이 외적인 것이라면, 어느 순간 반드시 우리는 그것을 버려야만 합니다. (…) ‘스스로!’ 계단과 사다리로 상징되는 일체의 외적인 것에 의존하지 않고 온몸으로 깨닫지 않는다면, 그건 깨달음일 수도 없는 법이니까요. 깨달음은 스스로 주인으로 삶을 영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382쪽)
저자는 나아가 무문관의 48개의 관문에서 어떤 외적 권위에도 휘둘리지 않는 자유와 함께 자신만 주인공의 삶을 살아 내는 것이 아니라 타자 역시 주인공의 삶을 살도록 돕는, 타자에 대한 사랑이라는 인문학의 강력한 정신을 발견한다. 바로 선불교의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정신이다. 그러니까 자신도 이롭게 만들고 타인도 이롭게 만든다는 것이다. 불교의 이상향은 모든 사람이 주인공으로 자신의 삶을 사는 세계, 즉 들판에 핀 다양한 꽃들처럼 자기만의 향과 색깔로 살아가는 세계, 바로 화엄세계다. 때문에 자기만 깨달음에 이르는 것이 아니라 타자의 깨달음을 돕는 것은 깨달은 자에게도 남겨지는 책임이 된다. 그렇기에 백척간두(百尺竿頭), 즉 100척이나 되는 대나무 꼭대기에 힘들게 오른 자도 그 한 발을 떼야 한다고 말하는 선불교의 절절한 외침은 타자에 대한 조건 없는 사랑과 환대에 다름 아니다. 저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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