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과 천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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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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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천재 소녀로 불렸지만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무대를 떠났던 에이덴 아야. 유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줄리아드 음악원 출신의 엘리트 마사루 카를로스 레비 아나톨. 음악을 전공했지만 지금은 악기점에서 일하며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28세 가장 다카시마 아카시. 그리고 양봉가 아버지를 따라 이곳저곳을 떠돌며 홀로 자유로운 음악을 추구해온 16세 소년 가자마 진. 수많은 참가자들 사이에서 이들 네 사람이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벌이는 자신과의 싸움. 3차에 걸친 예선을 뚫고 본선에서 우승을 거머쥘 사람은 누구인가?
|참가 등록|
테마
전주곡
녹턴
트레몰로
자장가
드럼롤
즈이즈이즛코로바시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제1권 제1번
[로키] 주제가
|제1차 예선|
쇼보다 멋진 장사는 없다
발라드
간주곡
스타 탄생
It’s Only A Paper Moon
할렐루야
You’d Be So Nice To Come Home To
로망스
환희의 송가
|제2차 예선|
마법사의 제자
검은 건반 연습곡
론도 카프리치오소
회화적 연습곡
발퀴레의 기행
사랑의 첫걸음
월광
무지개 너머
봄의 제전
도깨비불
천국과 지옥
|제3차 예선|
인터미션
동물의 사육제
나단조 소나타
가면무도회
난 그대를 원해요
기쁨의 섬
[의리 없는 전쟁] 주제가
|본선|
오케스트라 리허설
열광의 날
사랑의 인사
뮤직
옮긴이의 말
바람이 불고 있었다.
살랑살랑, 부드럽고 시원한 소리가 몸을 감싼다. 그것이 나뭇가지에 달린 잎사귀가 스치는 소리라는 것을 그때는 아직 몰랐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농밀하고 생생한, 크고 작은 수많은 무언가가 시시각각 변해가는 주변의 공기 속에 충만했다. 그것을 뭐라 표현하면 좋을까?
엄마, 아빠 소리도 제대로 하지 못했을 때 이미 그것을 나타낼 표현을 찾고 있었던 것 같다. 답은 목구멍까지, 바로 곁까지 다가와 있었다. 금방 그걸 나타낼 말을 찾을 수 있었는데.
하지만 그것을 찾아내기 전에 새로운 소리가 머리 위로 쏟아졌고, 대번에 그쪽으로 관심을 빼앗겼다.
그렇다, 실로 소나기처럼, 하늘에서.
밝고 힘찬 음색이 세상을 흔들었다.
물결이기도 하고 진동이기도 한 무언가가 온 세상에 메아리치고 있었다.
그 울림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있노라니 나라는 존재 자체를 포근히 감싸주는 것만 같아 마음이 차분해졌다.
지금 다시 한 번 그 시절의 광경을 볼 수 있다면, 분명 이렇게 말했으리라.
환한 들판을 가로지르는 수많은 꿀벌은 세상을 축복하는 음표라고.
그리고 세상은, 언제나 지고한 음악으로 가득 차 있노라고. _본문 17~18쪽, 「테마」
여러분에게 가자마 진을 선사하겠다.말 그대로 그는 ‘기프트’이다.
아마도 하늘이 우리에게 보내주신.
하지만 착각해서는 안 된다.
시험받는 것은 그가 아니라 나이자 여러분이다.
그를 ‘체험’하면 알겠지만, 그는 결코 달콤한 은총이 아니다.
그는 극약이다.
개중에는 그를 혐오하고, 증오하고, 거부하는 이도 있으리라. 하지만 그것 또한 그의 진실이며, 그를 ‘체험’하는 이의 안에 있는 진실이다.
그를 진정한 ‘기프트’로 삼을 것인지, 아니면 ‘재앙’으로 삼을 것인지는 여러분, 아니, 우리에게 달려 있다. _본문 41쪽, 「녹턴」
마사루는 쓴웃음을 지으며 심호흡을 하고 천천히 스트레칭을 했다.
나의 [봄과 수라]는…….
눈을 감고 상상한다.
2차 예선 첫 번째 곡. 정에서 동으로 흘러가는 프로그램을 열어주는 곡. 손끝으로 살며시 첫 음을 건반에 전달하는 장면을 상상했다.
문득 오늘 아침에 꾼 꿈의 감각이 되살아났다.
나뭇잎 사이로 따스한 햇살이 쏟아지는 장소였다. 앗, 이 곡에서 삼라만상이 느껴진다…….
그렇게 생각했던 게 기억났다.
마치 바로 지금, 이 순간처럼.
마사루는 처음 보는 세상인 것처럼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빌딩 사이에 있는 작은 공원. 아직 싸늘한 공기에 새벽녘의 긴장감이 남아 있다.
그래도 어느새 고요히 날이 밝아오고, 세상이 잠에서 깨어나는 소리가 주위를 채웠다.
멀리서 들려오는 새들의 노래. 지면을 타고 멀리 간선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소리도 느껴진다. 세상에 조금씩 아침이 스며든다. _본문 323~324, 「발퀴레의 기행」
2017 제14회 서점대상 1위
2017 제156회 나오키상 수상
2017 상반기 아마존 재팬 문학 부문 랭킹 4위
서점대상 × 나오키상, 역사적인 첫 동시 수상!
일본 내 발행 부수 60만 부를 돌파한 온다 리쿠의 초대형 화제작 출간
환상적인 분위기의 미스터리, 판타지부터 청소년기의 아름다움을 섬세하게 포착한 성장소설까지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밤의 피크닉』 『흑과 다의 환상』 『유지니아』 등 주목할 만한 작품들을 선보여온 일본 문단의 대표 작가 온다 리쿠가 7년의 집필 끝에 완성한 대작 『꿀벌과 천둥』으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가상의 도시 ‘요시가에’에서 펼쳐지는 피아노 콩쿠르를 무대로 인간의 재능과 운명, 음악의 세계를 아름답게 그린 이 소설은 올해 초 대중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문학상인 나오키상과 서점대상을 최초 동시 석권하며 일본 출판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여기에 “음악을 직접 듣는 듯 생생하다” “온다 리쿠 문학의 정점”이라는 독자들의 호평이 쏟아지면서 2017년 상반기 일본 서점가를 달군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순수한 열정과 냉정한 비즈니스가 공존하는 콩쿠르의 세계,
그 속에서 세상에 음악을 전하려 분투하는 피아니스트들의 이야기
프랑스 파리에 마련된 콩쿠르 오디션장으로 앳된 얼굴의 소년이 들어선다. 백지에 가까운 이력서, 흙투성이가 된 손, 신기한 듯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시선, 클래식 음악과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그 모습에 모두들 의아해하지만, 소년의 손가락이 첫 음을 울린 순간 오디션장은 충격에 휩싸인다.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소리. 파격적인 그의 연주는 심사 위원들을 매혹하면서도 동시에 분노케 한다. 소년의 이름은 가자마 진, 양봉가의 아들이다.
여러분에게 가자마 진을 선사하겠다.
말 그대로 그는 ‘기프트’이다.
아마도 하늘이 우리에게 보내주신.
하지만 착각해서는 안 된다.
시험받는 것은 그가 아니라 나이자 여러분이다.
개중에는 그를 혐오하고, 증오하고, 거부하는 이도 있으리라. 하지만 그것 또한 그의 진실이며, 그를 ‘체험’하는 이의 안에 있는 진실이다.
그를 진정한 ‘기프트’로 삼을 것인지, 아니면 ‘재앙’으로 삼을 것인지는 여러분, 아니, 우리에게 달려 있다. (본문 41쪽, 「녹턴」 중에서)
3년에 한 번 개최되는 ‘요시가에 피아노 콩쿠르’는 세계 각지에서 엄격한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클래식 음악계의 유망주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국제적인 이벤트다. 한때 주니어 콩쿠르를 제패하며 천재 소녀로 불렸지만 어머니를 잃고 돌연 무대를 떠났던 에이덴 아야. 압도적인 실력과 스타성을 겸비해 유력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줄리아드음악원의 비밀 병기 마사루 카를로스 레비 아나톨. 가족을 위해 피아니스트의 꿈을 접고 평범한 가장으로 살아가던 대형 악기점 점원 다카시마 아카시. 그리고 국적도 배경도 다르지만 ‘음악’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공유해온 수많은 참가자들. 『꿀벌과 천둥』은 환희와 탄식,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무대 뒤 어둠이 교차하는 콩쿠르에서 다양한 개성을 지닌 이들이 때로는 각자의 음악을 인정받기 위해 격돌하고 때로는 영감을 주고받으며 어엿한 ‘프로 음악가’로 발돋움하는 과정을 그렸다.
온다 리쿠는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정말 그리고 싶었던 것은 ‘누가 우승하는가’가 아니라 ‘같은 무대에 선 이들이 교감하며 성장해가는 모습’이었다”(『올 요미모노』 2016년 12월호 게재)고 밝힌 바 있다. 그 말처럼 참가자들은 2주간의 예선과 본선을 거치며 ‘경쟁’을 넘어 서로를 자극하고 감화하는 ‘동료’로 거듭난다. 우승을 놓고 다투던 이들이 서서히 공명하며 함께 빚어내는 음악은 어떤 명연주 못지않은 감동을 안겨준다. 그리고 매번 예측 불가능한 연주를 선보이는 가자마 진의 존재는 ‘클래식의 전통’이라는 틀 안에 가두었던 수많은 재능을 터뜨리고 발현시키는 ‘기폭제’가 되어, 더욱 풍성해진 음악을 세상 밖으로 이끌어낸다.
가자마 진은 기분 좋은 기색으로 작게 웃었다.
나 말이야, 호프만 선생님하고 약속했어.
무슨 약속?
음악을 세상으로 데리고 나가겠다는 약속. (본문 673쪽, 「열광의 날」 중에서)
구상 12년, 취재 11년, 집필 기간 7년!
일본 문학사에 유례없는 대기록을 남긴 걸작 중의 걸작
『꿀벌과 천둥』은 25년간 60여 편의 작품을 거침없이 발표해온 온다 리쿠가 작가 인생의 절반을 쏟아부어 완성한 특별한 소설이다. 음악 애호가로 오래전부터 피아노를 다룬 작품을 써보고 싶었다는 작가는 2003년 열린 ‘하마마쓰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당시 18세의 나이로 공동 우승한 라파우 블레하츠의 이야기를 접한 뒤, 이 대회를 모델로 소설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네 번의 대회를 참관하며 꼼꼼하게 자료를 수집해 무대와 객석 풍경은 물론, 참가자들의 연주까지 『꿀벌과 천둥』 속에 완벽히 재현해냈다. (두 번째 참관한 2009년 대회의 우승자는 쇼팽 콩쿠르 우승으로 화제가 되었던 한국의 피아니스트 조성진이다.) “음악을 글로 표현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온다 리쿠는 모든 수단과 표현을 동원해 그 아름다움을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한다”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평대로 『꿀벌과 천둥』은 귓가에 음악이 흐르는 듯 생생하고 입체적인 문장들로 가득하다. 어느 때보다 긴 시간, 한 자 한 자 고민하며 쓴 작품인 만큼 작가 특유의 환상적이고 탐미적인 분위기에 ‘성장’이라는 코드까지 온다 리쿠가 추구해온 문학의 ‘정수’를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총 12년의 구상, 11년의 취재, 7년의 집필 끝에 완성한 이 작품으로 온다 리쿠는 나오키상과 서점대상을 동시 석권한 첫 번째 사례가 된 것은 물론, 2005년 『밤의 피크닉』 이후 12년 만에 ‘서점대상 1위에 두 번 오른 최초의 작가’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또한 작중 인물들의 콩쿠르 연주곡을 모은 클래식 음반이 발매되어 빌보드 재팬 차트에 오르는 등 다방면에서 유례없는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작가 데뷔 25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에 한국 독자들을 찾아온 이 작품은 그간 작가의 신작을 기다려온 팬들은 물론, 일상의 소음을 잊고 잠시나마 ‘음악’이 가진 원초적 아름다움을 느껴보고 싶은 이들에게도 더없이 반가운 선물이 되어줄 것이다.
북 트레일러
작가정보
저자 온다 리쿠恩田 陸는 1964년 일본 미야기현에서 태어났다. 와세다대학교 교육학부를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소설을 집필, 1992년 일본판타지노벨대상 최종 후보에 오른 『여섯 번째 사요코』로 문단에 데뷔했다. 2005년 『밤의 피크닉』으로 제26회 요시카와에이지 문학신인상과 제2회 서점대상을 수상했고, 이듬해인 2006년 『유지니아』로 제59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2007년 『호텔 정원에서 생긴 일』로 제20회 야마모토슈고로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일본의 대표 작가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2016년에는 무려 12년에 걸친 구상과 11년의 취재, 7년의 집필 끝에 완성한 대작 『꿀벌과 천둥』을 출간, 일본 출판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국제 피아노 콩쿠르를 무대로 인간의 재능과 운명, 음악의 세계를 가장 아름답게 그렸다고 평가받은 이 작품은 2017년 제156회 나오키상과 제14회 서점대상을 연달아 수상하며 역사적인 첫 동시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또한 『밤의 피크닉』 이후 12년 만에 또 한 번 서점대상을 수상함으로써, 일본 문학사상 최초로 서점대상 1위에 두 번 오른 작가가 되었다. 올해로 데뷔 25주년을 맞는 온다 리쿠는 지금껏 판타지, 호러, 미스터리, SF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60여 편이 훌쩍 넘는 작품들을 발표했고, ‘노스탤지어의 마술사’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한국과 일본 독자들에게 폭넓게 사랑받고 있다.
역자 김선영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를 졸업했다. 방송 등 다양한 매체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했으며 특히 일본 문학을 소개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이사카 고타로의 『러시 라이프』 『목 부러뜨리는 남자를 위한 협주곡』 『종말의 바보』를 비롯하여, 『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 사건』 『여름철 한정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 『가을철 한정 구리킨톤 사건』 『왕과 서커스』 『야경』 『인형은 왜 살해되는가』 『파계 재판』 『대낮의 사각』 『문신 살인사건』 『손가락 없는 환상곡』 『고백』 『열쇠 없는 꿈을 꾸다』 『완전연애』 『경관의 피』 『흑사관 살인사건』 『꽃 사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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