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으로서의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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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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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는 ‘하루키스트’라는 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세계적으로 많은 독자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많은 평론가들의 혹독한 평가를 받는다. ‘사회적으로 무책임’, ‘제국주의적’등 강도 높은 비난 속에서도 침묵으로 일관해왔던 그가 1979년 등단 이후 최초로 자신의 작가론적, 문단론적, 문예론적 견해를 풀어놓은 책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출간했다. 이따금 인터뷰나 에세이를 통해 언급했던 글쓰기와 그 현장을 비롯하여, 이를 뒷받침하는 문학을 향한 하루키의 생각을 한 권으로 정리했다.
1979년 등단 이후 최초로 자신의 글쓰기 현장과 이를 지탱하는 문학을 향한, 세계를 향한 생각을 본격적으로 펼쳐낸 이 책은 ‘무슨 이유로 언제부터 일본을 떠나 어떤 시행착오와 악전고투를 거치면서 세계로 향하는 길을 걸었나’, ‘학교교육과 3·11을 통해서 보는 일본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가’, ‘애초에 왜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을 선택하여 오랜 세월 동안 쇠하지 않는 창조력으로 끊임없이 쓰고 있는가’ 라는 질문에 그만의 성실하고도 강력한 대답이 담겨있다.
제2회 소설가가 된 무렵
제3회 문학상에 대해서
제4회 오리지낼리티에 대해서
제5회 자, 뭘 써야 할까?
제6회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든다-장편소설 쓰기
제7회 한없이 개인적이고 피지컬한 업業
제8회 학교에 대해서
제9회 어떤 인물을 등장시킬까?
제10회 누구를 위해서 쓰는가?
제11회 해외에 나간다. 새로운 프런티어
제12회 이야기가 있는 곳ㆍ가와이 하야오 선생님의 추억
후기
나는 아무래도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소설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퐁퐁 샘솟듯이 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3회 문학상에 대해서
물론 이 두 사람은 과격한 예외인지도 모릅니다. 독자적인 스타일과 일관된 반골 정신으로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이니까. 하지만 그들이 공통적으로 느꼈던 것은, 혹은 태도로서 표명하고자 했던 것은 아마도 ‘참된 작가에게는 문학상 따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아주 많다’라는 것이겠지요. 그 하나는, 자신이 의미 있는 것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실감이고, 또 하나는 그 의미를 정당하게 평가해주는 독자가-그 수의 많고 적음은 제쳐두고-분명하게 존재한다는 실감입니다. 그 두 가지 확실한 실감만 있다면 작가에게 상이라는 건 어떻게 되든 상관없는 것입니다. 그런 건 어디까지나 사회적인 혹은 문단적인 형식상의 추인追認에 지나지 않습니다.
제4회 오리지낼리티에 대해서
내 생각에는(이라고 할까, 그렇기를 바라는 것인데) 그런 자유롭고 내추럴한 감각이야말로 내가 쓰는 소설의 밑바탕에 자리한 것입니다. 그것이 기동력이었습니다. 자동차로 비유하자면 엔진입니다. 다양한 표현 작업의 근간에는 늘 풍성하고 자발적인 기쁨이 있어야만 합니다. 오리지낼리티는 바로 그러한 자유로운 마음가짐을, 제약 없는 기쁨을, 많은 사람들에게 최대한 생생한 그대로 전하고자 하는 자연스러운 욕구와 충동이 몰고 온 결과적인 형체에 다름 아닌 것입니다.
제5회 자, 뭘 써야 할까?
다시 영화 얘기인데,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한 〈E. T.〉에서 E. T.가 창고의 잡동사니를 쓸어 모아 그걸로 즉석 통신 장치를 만들어내는 장면이 있습니다. 기억나시는지요. 우산이라든가 전기스탠드라든가 식기라든가 전축 등등, 한참 오래전에 본 영화라 자세한 건 잊어버렸지만 그 자리에 있던 가정용품을 이것저것 적당히 조합해 척척 만듭니다. 즉석에서 척척 만들었어도 실은 몇천 광년 떨어진 모성母星과 연락이 가능한 본격적인 통신기입니다. 영화관에서 그 장면을 보고 크게 감탄했었는데, 뛰어난 소설이란 분명 그런 식으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재료 그 자체의 질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거기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은 ‘매직magic’입니다. 일상적이고 소박한 재료밖에 없더라도, 간단하고 평이한 말밖에 쓰지 않더라도, 만일 거기에 매직이 있다면 우리는 그런 것에서도
작가정보
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는 일본의 작가, 미국 문학 번역가. 1949년 교토에서 태어났다. 와세다 대학교 제1문학부 연극과 졸업.
대학 재학 중에 결혼하여 1974년부터 칠 년여 동안 아내와 재즈 카페를 운영했다. 서른 살을 앞둔 1978년 도쿄 신주쿠 진구 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1번 타자 데이브 힐턴이 2루타를 날린 순간 불현듯 자신이 소설을 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그날 밤부터 가게 주방 식탁에 앉아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이 생애 최초의 소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1979년 《군조》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다. 1981년부터 가게를 접고 전업 작가로서 소설 집필에 몰두, 1987년에 발표한 『노르웨이의 숲』이 경이로운 판매 기록을 세우며 일본 문화계에 ‘무라카미 하루키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이를 계기로 단단한 핵심 독자층이 형성되었다.
『양을 둘러싼 모험』『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태엽 감는 새』『1Q84』『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등 화제작을 차례차례 발표, 일본을 넘어 아시아를 비롯한 미국, 유럽, 러시아까지 총 5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고 장기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면서 세계적인 작가로 명성을 확고히 했다.
그 밖에 장편소설 『1973년의 핀볼』『댄스 댄스 댄스』『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해변의 카프카』『애프터 다크』, 단편소설집 『중국행 슬로보트』『TV 피플』『도쿄 기담집』『여자 없는 남자들』, 논픽션 『언더그라운드』, 에세이와 여행서, 번역서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로서 진지한 자기 혁신의 창조성을 제시하고 있다.
역자 : 양윤옥
역자 양윤옥은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 2005년 히라노 게이치로의 『일식』으로 일본 고단샤에서 수여하는 노마문예번역상을 수상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여자 없는 남자들』, 오쿠다 히데오의 『남쪽으로 튀어』『올림픽의 몸값』, 사쿠라기 시노의 『호텔 로열』『굽이치는 달』,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악의』『라플라스의 마녀』 등 다수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다.
작가의 말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는 무라카미 씨가 어떻게 소설을 써왔는지를 이야기한 책이고, 그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이야기하는 것과 똑같다. 그래서 소설을 쓰고자 하는 사람에게 구체적인 힌트와 격려가 되리라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모색하는 사람에게(즉 거의 모든 사람에게) 종합적인 힌트와 격려를 건네주는 책이 될 것이다-무엇보다도, 굳이 이대로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당신은 당신이 하고픈 대로 하는 게 가장 좋아요, 라고 암시해주는 것을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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