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숭배와 그 결과들에 대하여

니키타 세르게예비치 흐루시초프 지음 | 박성철 옮김

책세상 2015년 11월 10일 출간 종이책 : 2006년 07월 2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1956년 2월 25일 모스크바 크렘린 궁전에서 제20차 소련 공산당 전당대회가 열렸다. 흐루시초프는 이 비공개 회의에서 스탈린의 독단적인 정책, 고문에 의한 사건 조작, 대량 살상 등 정치적 범죄를 낱낱이 고발했다. 신적인 존재로 추앙받던 스탈린에 대한 비판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최고 권력자에 의해 행해졌다는 사실은 소련과 국제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개인숭배와 그 결과들에 대하여>는 흐루시초프의 비밀 연설 전문을 국내 최초로 번역해 소개한 책이다. 20세기 초 러시아사를 전공한 번역자의 해제에서는 흐루시초프의 이력과 연설을 둘러싼 다양한 집단 간의 이해관계를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흐루시초프를 이상주의자와 독재자, 투사의 이미지가 겹지는 다층적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 무리하게 체재를 강화하려다 대중적 지지를 얻지 못하고 실패한 그의 사례를 통해, 우리 사회가 풀어가야 할 과거사 청산 문제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목차

들어가는 말

개인숭배와 그 결과들에 대하여

해제- 소련 사회주의 체제 최초의 균열, 흐루시초프의 비밀 연설

1. 흐루시초프의 생애와 사상
(1) 청년 흐루시초프, 정치에 뛰어들다
(2) 우크라이나에서의 갈등
(3) 스탈린 사후의 권력 투쟁
(4) 위기와 실각

2. 스탈린 격하 연설 혹은 비밀 연설
(1) 비밀 연설의 시대적 배경
(2) 비밀 연설의 준비 과정
(3) 비밀 연설의 한계와 파장

주
더 읽어야 할 자료들
옮긴이에 대하여

출판사 서평

1. 소련 역사의 전환점, 흐루시초프의 비밀 연설
1956년 2월 25일 모스크바 크렘린 궁전에서 제20차 소련 공산당 전당대회가 열렸다. 스탈린이 사망한 뒤 제1서기가 된 흐루시초프는 이날의 비공개 회의에서 스탈린의 독단적인 정책, 고문에 의한 사건 조작과 대량 살상 등 정치적 범죄를 낱낱이 고발했다. 신적인 존재로 추앙받던 스탈린에 대한 비판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최고 권력자에 의해 행해졌다는 사실은 소련과 국제 사회에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개인숭배와 그 결과들에 대하여》(책세상문고?고전의 세계 056)는 국내 최초로 이 연설의 전문을 번역 · 소개한다. 20세기 초 러시아사를 전공한 역자 박상철(전남대 사학과)의 해제는 흐루시초프 개인의 이력과 연설을 둘러싼 다양한 집단 간의 이해관계를 객관적으로 설명하면서, 이상주의자와 독재자, 투사의 이미지가 겹치는 다층적 인물로 흐루시초프를 묘사한다. 그가 탈스탈린주의의 물꼬를 튼 덕분에, 이때 정치적 해빙(解氷)을 맛본 청년들은 1980년대 고르바초프를 위시한 ‘흐루시초프 세대’로 성장해 개혁을 이끌게 하는 기반이 되었다. 그러나 무리하게 체제를 강화하려다가 대중적 지지를 얻지 못하고 실패한 그의 사례는 국가폭력으로 얼룩진 우리의 과거사 청산 문제에 있어 지도자의 정치적 결단과 인식론적 한계, 체제의 경직성 등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2. 비밀 연설의 비밀―스탈린은 비판하되 체제는 비판하지 않는다
흐루시초프는 대표적인 조작 사건인 의사-반역자 사건이나 레닌그라드 사건 등에 대한 기록이 담긴 문서를 인용해 희생자의 숫자와 실명까지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등 스탈린의 범죄를 적나라하게 비판한다. 대회장은 충격에 휩싸였고 몇몇 대의원은 실신했다. 연설문이 유출된 이후에는 여러 건의 소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흐루시초프 자신이 스탈린의 신임을 업고 정치적으로 성장한데가가 스탈린주의자들이 권력을 장악하고 있던 상황에서 그가 이런 연설을 감행한 이유는 무엇인가. 일차적으로는 정치적 탄압의 재현을 막고, 희생자들에게 자유와 명예를 되돌려줘야 한다는 사명감이 작용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좀 더 복잡한 의도가 깔려 있다.

이 연설은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것이었다. 조작 사건이 재조사되고 희생자들이 사면 · 복권되자, 탄압을 주도했던 당 지도부는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스스로 범죄를 밝힘으로써 비난을 막고자 했다. 또한 농업 및 소비재 산업 육성, 문화예술 분야의 해빙, 자본주의와의 평화 공존 등 스탈린 시대와 다른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도 스탈린에 대한 비판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흐루시초프는 스탈린 시대를 둘로 구분해, 1934년 이후의 정치적 탄압 행위를 비판하면서도 그 이전의 공업화, 농업 집단화, 문화혁명 등의 정책과 이를 통해 확립된 소련 사회주의 체제를 정당화했다. 또한 수백만 민간인의 희생은 축소한 반면, 공산주의자들의 피해는 길게 설명함으로써 소련 공산당이 스탈린 범죄의 공범자가 아니라 피해자인 것처럼 묘사했다. 그리고 스탈린의 성격적 결함과 그 측근의 출세욕을 개인숭배의 원인으로 지적함으로써 자신을 비롯한 소련 지도자들의 책임을 더는 동시에, 정적인 원로 스탈린주의자들을 출세주의자로 몰아 제거하고자 했다. 또한 그는 집단 지도를 원칙으로 하는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비판의 근거로 인용하면서 자신의 권력 기반인 공산당의 정치적 · 이데올로기적 권위를 강화했다.

3. 비밀 연설의 한계와 가능성
그러나 흐루시초프의 실각 이후 스탈린의 명예는 점차 회복된 반면 흐루시초프는 잊혀졌다. 흐루시초프가 재평가된 것은 1980년대 중엽 페레스트로이카(재편)가 시작되면서부터였다. 페레스트로이카를 주도한 고르바초프M. S. Gorbachev 등은 1953~1964년에 걸친 흐루시초프에 의한 해빙기에 청년기를 보낸 이른바 흐루시초프 세대였다. 이들은 흐루시초프와 마찬가지로 스탈린주의의 병폐를 극복하고 사회주의 체제를 강화하려 했지만 달라진 상황 속에서 스탈린 비판은 소련 체제에 대한 비판으로 발전했고, 결국 소련 사회주의 체제의 붕괴로 귀결되었다.
공산당 정통주의자들은 이 연설을 1991년 8월 소련 공산당의 붕괴, 나아가 소련 체제의 해체로 가는 첫 걸음으로 평가한 반면, 페레스트로이카 시대의 공산당 개혁가들은 당 개혁과 사회 민주화로 가는 중요한 계기이자 첫 페레스트로이카였다고 보았다. 흐루시초프의 비밀 연설의 의미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분분하지만, 흐루시초프의 청산에서 우리는 올바른 과거사 청산의 방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니키타 세르게예비치 흐루시초프

지은이 니키타 세르게예비치 흐루시초프는

제정 러시아의 칼리노브카에서 태어났다. 유조프카 광업연구소 부설 노동자학교를 졸업하고 모스크바 공업 아카데미를 중퇴했다. 모스크바와 우크라이나 등에서 공산당의 여러 요직을 거치며 스탈린의 신임을 얻었고, 스탈린 사후에는 공산당 제1서기의 자리에 올랐다. 탈스탈린주의를 표방하며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평화공존을 주장했으나, 경제적 · 군사적 위기에 대처하지 못하고 강제 퇴임했다. 가택 연금 생활을 하다가 사망했다.

옮긴이 박상철은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한 뒤, 동대학원에서〈1917년 뻬뜨로그라드 노동자 및 병사 대표 소비예뜨의 형성〉으로 석사 학위,〈스톨리핀 개혁 정책의 성격 : 정치 체제의 개편과 관련해(1906~1911)〉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페레스트로이카와 스탈린 문제 : ‘메모리알’의 형성 과정을 중심으로〉등을 썼다. 현재는 전남대학교 사학과에 재직 중이다.

번역 박성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