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세계와 마주치다
2019년 10월 16일 출간
국내도서 : 2018년 03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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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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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국영화는 내셔널 시네마와 트랜스내셔널 시네마의 변증법에 대한 이해를 자극·확대해주는 글로벌 시네마로서 설정된다. 이 책은 트랜스/내셔널한 프레임 속에서 한국영화사를 보고, 또한 역으로 한국영화가 글로벌 시네마의 형세를 조각해나가는 것을 역사적·이론적·실천적으로 횡단하는 시도다.
한국영화(사)의 주요 참조체계가 여전히 일본과 미국에 경사되어 있는 상황에서 기존 참조체계를 수정/변경·확장한다는 데서 그 의의가 상당하다. 트랜스내셔널 비교 영화연구를 시도하는 이 책을 통해 한국영화와 세계와의 얽힘, 한국과 세계의 스크린 커넥션 그리고 그 너머의 지형도를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1. 주술적 근대와 미디어: 박정희라는 컬트, 박근혜라는 오컬트 (김소영)
2. 인류시학으로서의 〈설국열차〉: 킬러 자본주의, 인류세, 한국식 글로벌 영화 (롭 윌슨)
3. 재앙영화의 한국적 출현: 재난 스펙터클에서 역사 판타지로 (정승훈)
4. 냉전 패닉과 한국전쟁 영화: 죽창에서 신체강탈자까지(마크 모리)
5. 교차하기: 남한영화와 오리엔탈 스타일 그리고 ‘한류우드’ (제인 박)
6. 죽음정치적 영화 장치들: 아시아 익스트림 영화와 박찬욱의 〈박쥐〉 (박제철)
7. 맹목적 믿음과 ‘위협적 미래’ 사이의 긴장: 〈곡성〉 (하승우)
제2부 아시아 스크린 커넥션: 파편들의 역사를 향하여
1. 중-한 스크린 커넥션: 파편들의 역사를 향하여 (크리스 베리)
2. 〈허삼관〉은 어떻게 「허삼관 매혈기」를 ‘한국영화’로 번역하(지 못하)는가?: 한중 비교연구의 조건들에 대하여 (김정구)
3. 김기영 영화들에서의 식민지적 차이들: 마술적 리얼리즘과 서발턴 여성 판타지 ? 전후 일본영화들과 비교중심으로 (안민화)
4. 오시마 나기사와 한국 (사이토 아야코)
5. 아시아영화제의 등장: 1950년대 미국의 냉전기 문화정책과 일본의 아시아 영화산업으로의 재-진입 (이상준)
박근혜는 박정희라는 컬트(숭배)에 대한 오컬트(비술, 주술, 불가사의)적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박정희의 봉쇄된 냉전 체제의 적과 동지라는 이분법이 더는 적용될 수 없는 글로벌한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체제에서 박근혜와 최순실, 비선들과 재벌 기업의 주술적 근대의 전유, 오컬트 현상은 이제 종영을 앞두고 있다. 컬트와 오컬트의 변주 속에 여전히 2017년의 벽두를 맞고 있지만, 종결의 시간은 올 것이다. 광장 집회에서 밝힌 촛불과 횃불 속에서, 민주주의와 발본적 분배의 정치에 대한 요구 속에서 지난 반세기 넘게 지배와 잔존 및 출현을 반복했던 냉전 속 주술적 근대, 컬트와 오컬트의 저주 받은 반복을 끝내려는 열망을 본다. 새로운 사회의 형식과 장르는 무엇일까? - 33쪽
지구라는 행성의 죽음은 오세아니아를 거쳐 퍼져나가고, 허먼 멜빌이 『모비딕』에서 표현하듯 “전체 세계를 구역으로 삼는” 막대한 태평양의 양극을 넘어 멀리 퍼져나가고 있다. 그러한 환지역대에서 나타난 〈설국열차〉나 〈괴물〉과 같은 영화를 DMZ라는 냉전시대의 차가운 광도 속 카나리아와 같은 존재로 생각해본다면, 이 영화적 열차는 불과 얼음이라는 극단을 거쳐 재난, 파국, 자본주의적 공포로 향해 다가가는 것이다. (예컨대 북극곰과 같은) 예상치 못한 구원의 잔여물이 이 영화의 너무나도 인간적인 철로 사이에서 등장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57쪽
우리는 어떻게 내셔널리즘이나 그 내셔널리즘의 제국주의적 연장으로 미끄러지는 것을 피하면서 트랜스내셔널 시네마 연구의 본래 목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 글은 그 하나의 반증으로서 중-한 필름 커넥션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 이 작업을 통해 관습적이며 당연시되는 ‘방법론적 내셔널리즘(methodological nationalism)’에서 벗어나는 한편, 내셔널리즘 그 자체에 도전을 가능케 하는 이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며, 신제국주의적 내셔널리즘의 논리나 글로벌 자본주의의 이데올로기 그 어느 쪽과도 연루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의 목표는 그러한 트랜스내셔널적 관점에서 시네마의 지형도를 어떻게 그려낼 수 있는가를 논의하는 데 있다. -193쪽
하지만 동시에 이 글은 일본의 장르영화 중 특정한 몇몇 영화와의 비교고찰을 통해 일본군국주의와 (미국에 의해 추동된) 전후 군사주의라는 역사적 특정성을 표현하는 김기영과 일본영화의 비유럽중심적인 미학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이 ‘식민지적 차이’가 근본적으로 내셔널한 차이가 아닌, 젠더 차이, 계급적 차이, 그리고 영화적 특정성에 기반 한 것임을 제안한다. 이와 같은 ‘식민지 차이’에 대한 이해로 출발하는 이 비교의 양식은 영화들의 미학적 접합들과 피식민지자와 주변화된 여성 판타지를 강조한다. 이것은 유럽영화 미학 혹은 기존의 정치적 모더니즘과는 다른, ‘일본군국주의’와 ‘미국에 의해 추동된 전후 군사화’라는 공통적인 역사적 특정성이 만들어낸, 또 다른 미학의 역사에 방점을 둔다. 이는 한국과 일본이 동시대적으로 경험한 근대성 안에서 혹은 다르게 경험한 근대성 안에서, 항상 유령적으로 돌아오는 일본 군국주의뿐만 아니라 미군 점령의 신식민성이 낳은 (하루투니언식의) “식민지적 차이”를 상기시키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김기영의 영화들은 남한영화와 일본영화 사이에 공유될 수 있는 이러한 종류의 ‘식민지적 차이’를 보여주는 아주 탁월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298~299쪽
한국영화/한국문화의 지배적 참조체계인 일본과 미국을 넘어서는
다른 세계와의 연결과 대안적 궤적에 대한 이론적ㆍ역사적ㆍ실천적 탐색
경계선이 분명한 개별 국가 단위의 ‘지리 지도’가 아닌
시네-미디어를 통한 아시아/세계 각 지역을 횡단하고 통합하는, 그 너머의 ‘문화 지도’ 그리기
1. ‘트랜스: 아시아영상문화연구소’ 한국영화사총서
: 지역학 연구와 영상문화 연구의 결합, 동아시아/글로벌 콘텍스트 프레임에서의 한국영화 지형도
어떻게 하면 내셔널리즘이나 그 내셔널리즘의 제국주의적 연장으로 미끄러지는 것을 피하면서 트랜스내셔널 시네마 연구의 본래 목적에 도달할 수 있을까?
한국 영화와 미디어 텍스트에 대한 새로운 인식론적 전환, 독해의 대안적 가능성 모색, 동시대 한국영화의 정치적 경계에 대한 비평담론 형성, 한국영화 또는 시네-미디어에 대한 트랜스내셔널한 접근을 국제 학술 심포지엄, 워크숍과 더불어 포럼과 아카데미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꾸준히 생산해오고 있는 트랜스: 아시아영상문화연구소(소장 김소영)의 한국영화사총서(전 10권) 중 1차분 3권이 나왔다.
이제 한국영화는 내셔널 시네마와 트랜스내셔널 시네마의 변증법에 대한 이해를 자극ㆍ확대해주는 글로벌 시네마로서 설정된다. 위태롭기도 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글로벌한 유통성을 갖는 지금의 한국영화 지형도에서, ‘트랜스: 아시아영상문화연구소’의 한국영화사총서는 민족적이고 지역적인(인터아시아) 그리고 트랜스내셔널의 콘텍스트 내에서 세 구성인자들과 층위들과 변환자들이 미묘하게 불/연속적이고 단절되거나 얽혀진 것에 주목해 한국영화를 다루는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이번의 한국영화사총서는 일제강점기 조선영화사, 분단 이후의 냉전 시대 그리고 포스트 냉전 시대 한국영화사의 주요 참조체계가 여전히 일본과 미국에 경사되어 있는 상황에서 기존 참조체계를 수정/변경ㆍ확장한다는 데서 그 의의가 상당하다. 트랜스내셔널 비교 영화연구를 시도하는 이 책을 통해 한국영화와 세계와의 얽힘, 한국과 세계의 스크린 커넥션 그리고 그 너머의 지형도를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2. 내셔널 시네마의 프레임을 넘어 한국영화가 세계와 마주치는 여러 장과 장면들
: 세계 속의 한국영화, 글로벌 콘텍스트 속의 한국영화, 한국식 글로벌 영화, 한국영화의 글로벌 호환성 ……. 한국영화와 세계와의 얽힘, 한국과 세계의 스크린 커넥션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한국영화, 세계와 마주치다: 한국과 세계의 극단적 협상, 위협적 미래』는, 트랜스/내셔널한 프레임 속에서 한국영화사를 보고, 또한 역으로 한국영화가 글로벌 시네마의 형세를 조각해나가는 것을 역사적ㆍ이론적으로 횡단하는 시도다.
제1부 “한국과 세계의 극단적 협상, 위협적 미래”에서
[주술적 근대와 미디어: 박정희라는 컬트, 박근혜라는 오컬트](김소영)는, 정치와 영화의 얽힘을 재현(representation)과 제시(presentation)를 중심으로 해석해내는 작업이다. 문화 형식, 표현의 실체인 컬트(숭배)와 오컬트(비술, 주술, 불가사의) 현상/영화를 통해 박정희 통치 시기와 박근혜 통치 시기의 그로테스크한 중첩과 치환의 과정을 돌아본다. “이 글이 김기덕ㆍ봉준호ㆍ박찬욱 등 세계적 한국 감독의 영화적ㆍ정치적ㆍ사회적 성장의 미장센에 대한 이해와 함께 그 시기 한국영화를 감싸고 있는 정치적 형세에 대한 이해를 제공하길 희망한다.”
[인류시학으로서의 〈설국열차〉: 킬러 자본주의, 인류세, 한국식 글로벌 영화](롭 윌슨)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환태평양 상상계에서 한국영화의 세계 파편으로서 혹은 그 역으로서 〈설국열차〉(봉준호, 2013)를 선제적 시네-미디어의 산포와 폭주로 이해하게 한다. [무언가를 끊임없이 죽여 나가야만 그 체제가 유지되는] “킬러 자본주의(killer capitalism)”의 폭압적 속도를 맞받아치고 소비주의의 환각을 열락의 시적 언어로 치환하는 문학비평ㆍ문화비평을 해온 저자의 관점이 눈에 띈다. (인류세Anthropocene/人類世란 현생 인류의 영향 아래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지구의 현재 시대, 지구환경과 맞서 싸우게 된 시대를 지칭하는 용어다.)
[재앙영화의 한국적 출현: 재난 스펙터클에서 역사 판타지로](정승훈)는, 글로벌 테크노크라시로 구축된 현실이 재앙으로 파탄 날 위험 또한 증가시키는 현대에, 아직 발발하지 않은 미지의 재앙을 온갖 가상 시나리오 속에서 포착ㆍ예방하려는 “선취 매개(premediation, 리처드 그루신의 용어)”의 기술 지배 현상과 재앙영화의 내러티브 구조 발전을 지적하면서 〈연가시〉(박정우, 2102), 〈감기〉(김성수, 2013), 〈해운대〉(윤제균, 2009), 〈괴물〉(봉준호, 2006) 등 한국 재앙영화의 글로벌 호환성을 환기시킨다.
[냉전 패닉과 한국전쟁 영화: 죽창에서 신체강탈자까지](마크 모리스)는, 남한의 반공주의와 미국의 냉전 편집증의 맥락에서 자신이 “전쟁 호러(war horror)”라고 개념화한 영화들을 시각적으로 몽타주하면서 한국의 죽창에서부터 신체(고문)와 뇌의 강탈(세뇌)에 대한 미국의 공포를 다루고 있다. 〈피아골〉(이강천, 1955), 〈장마〉(유현목, 1979), 〈영호작전(Korea 또는 One Minute to Zero)〉(테이 가넷, 1952), 〈전쟁 포로(Prisoner of War)〉(앤드루 마턴, 1954), 〈중공 포로수용소(The Bamboo Prison)〉(루이스 세일러, 1955) 등 한국전쟁을 다룬 한국영화와 할리우드영화 8편이 다루어진다.
[교차하기: 남한영화와 오리엔탈 스타일 그리고 ‘한류우드’](제인 박)는, 한국과 미국의 문화적 차이로 인해 〈엽기적인 그녀〉(곽재용, 2001)에서 웃음과 동일시를 유발하는 요소들이 그 할리우드 리메이크 작 〈마이 쎄시 걸(My Sassy Girl)〉(얀 사뮤엘, 2008)에서는 젠더, 섹슈얼리티, 가족 역학의 측면에서 혼란스럽게 치환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죽음정치적 영화 장치들: 아시아 익스트림 영화와 박찬욱의 〈박쥐〉](박제철)는, 〈박쥐〉(박찬욱, 2009)를 신자유주의적 “통치 권력화(governmentalization)”라는 맥락에 놓고, 이런 장치들이 가치화될 수 없는 정서적 타자성을 재앙적인 것으로서 “전매개(premediation)”하면서, 타자성과의 조우라는 여타 잠재적 형식들을 선(先)배제 한다고 분석한다. 아시아 익스트림 영화의 글로벌한 유통은 그 영화들을 생산한 텍스트성에 기인한다기보다는 그 영화들이 가동시키는 정서의 죽음정치적 가치화 전략에서 비롯한다는 분석이다. (아시아 익스트림 영화는, 영국을 근거지로 하는 영화배급사 타탄필름스Tartan Films가 만들어낸 브랜드로서, 유혈이 낭자하고 잔혹하며 불필요할 정도로 폭력적인 일련의 아시아영화를 말한다.)
[맹목적 믿음과 ‘위협적 미래’ 사이의 긴장: 〈곡성〉](하승우)은, “2000년 이후, 한국영화에서는 통상적 인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절대악의 형상들이 만연하고 있다”며 영화 〈곡성〉(나홍진, 2016)에 대한 심층적 분석에서 “액션과 리액션의 선형적(linear) 인과성은 앞으로 발생할 위협을 선취하는 ‘선제적(preemptive)’ 행동으로 대체된다”라고 지적한다. 영화(〈곡성〉)가 후반부에 이르면 시제는 현재와 미래의 가상적 선으로 바뀌고 미래의 위협이 현재를 규정하게 되는 정동적 현실성이 지배하게 된다는 것이다. 〈추격자〉ㆍ〈악마를 보았다〉ㆍ〈아수라〉 등 동시대 한국영화들의 이러한 추세를 분석하면서 역사성의 구조적 부재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제2부 “아시아 스크린 커넥션: 파편들의 역사를 향하여”에서
[중-한 스크린 커넥션: 파편들의 역사를 향하여](크리스 베리)는 중-한 스크린 커넥션이 트랜스내셔널 영화 연구 프레임워크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그 사례를 들여다본다. 식민 시기인 1930년대 김염 등 한국 영화인들의 상하이에서의 활동과 더불어 또 다른 대항 예시로서 북한영화가 문화혁명 시기 중국에서 인기를 끈 사례를 구체적으로 살핀 후, 트랜스내셔널 영화 연구나 트랜스-시네마의 개념화에서 역사성의 누락을 고찰하고 있다. 글은, 이와 같은 경향이 글로벌주의적 이념을 강화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국경을 이동/횡단하는 스크린 커넥션의 역사적 연구가 이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한다.
[〈허삼관〉은 어떻게 [허삼관 매혈기]를 ‘한국영화’로 번역하(지 못하)는가?: 한중 비교연구의 조건들에 대하여](김정구)는 ‘한국’영화 〈허삼관〉이 ‘중국’소설 [허삼관 매혈기]에 나타난 ‘평등’이라는 문제를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의 이야기로 번역하는 과정을 분석한다. [허삼관 매혈기]가 신중국 이후, 새로운 중국 사회 건설이라는 민족적 과제를 사회주의 체제 이데올로기인 ‘평등’의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면, 〈허삼관〉은 한국전쟁 이후, 새로운 사회 건설이라는 민족적 과제를 전통과 근대의 충돌에서 발생한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의 갈등과 위기를 환상적 화해로 치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기영 영화들에서의 식민지적 차이들: 마술적 리얼리즘과 서발턴 여성 판타지?전후 일본영화들과 비교중심으로](안민화)는, 김기영의 〈현해탄은 알고 있다〉(1961)ㆍ〈육체의 약속〉(1975)과 일본영화의 비교분석을 통해, 김기영의 영화가 어떻게 일본의 파시즘 및 전후 한국 사회에서 은폐된 역사적 사실인 “다인종 제국으로서 일본”이라는 시스템을 상기시키며, 일본 독립 프로덕션 영화에 주로 사용된 반일 군국주의와 반미 군사주의라는 주제와 “사회적 리얼리즘”이라는 형식을 “수치의 정동”과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재번역하는가에 주목한다. 미군정, 미국 헤게모니 하의 일본과 한국, 다인종 제국으로서의 일본이 엉켜 있음을 가리키는 “식민지적 차이(colonial difference)”는 지속적인 분석적ㆍ진단적 이해를 기다리는 논쟁적 개념이다.
[오시마 나기사와 한국](사이토 아야코)은 영화 관객/관람에 배태되고 (재)생산되는 시간의 정치성을 다룬다. 오시마 나기사의 영화 〈일본의 밤과 안개(日本の夜と霧)〉(1960)와 〈도쿄전쟁 전후 비사(東京???後秘話)〉(1970)가 한국과 일본 관객에(게)서 어떻게 여러 차례 비동시적 도착과 동시적 비도착의 역학을 무대화하는가를 짚으면서, 오시마가 “‘한국의 문제들’과 마주치는 과정을 통해 발견한 동-시대성들 그리고 그가 영화에서 추구해나간, 그리하여 관객들 심지어 일본인들의 제한된 시각에서도 트랜스-시네마적 경험을 강렬하게 불러일으켰던 지점들을 높게 평가”할 것을 제안한다.
[아시아영화제의 등장: 1950년대 미국의 냉전기 문화정책과 일본의 아시아 영화산업으로의 재-진입](이상준)은 아시아영화제가 유엔경제사회이사회나 지역 경제단체와 유사해 보일 만큼 냉전 시기 미국의 아시아 지역 주도권 장악을 위한 장이었음을 밝히고 있다. 1962년 5월 제9회 아시아영화제에서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1961)가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면서, 아시아영화제는 신상옥 감독과 박정희 정권의 뒤엉킴이 시작된 장이기도 했다고도 지적한다.
작가정보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이론과 교수
트랜스 아시아 영상문화연구소 소장
[파국의 지도], [근대의 원초경], [근대성의 유령들: 판타스틱 한국 영화]의 저자이며 《Electronic Elsewheres: The Production of Social Space》의 공동 편집자이다.
<고려 아리랑: 천산의 디바>를 비롯한 망명 삼부작, <거류>를 비롯한 여성사 삼부작을 연출했다. 콜론 세계 예술아카데미 회원이며, 한국문화연구학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싱가포르 국립대 연구원을 지내고 UC 버클리대 등에서 가르쳤다.
저자(글) 롭 윌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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