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48년 체제 정치적 대안이 봉쇄된 보수적 패권체제의 기원과 구조-아연 민주주의총서14
2017년 06월 23일 출간
국내도서 : 2010년 10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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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88964372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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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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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한국 민주주의의 기원과 48년 체제
제2장|한국의 민주주의와 자유주의
제2부 48년 체제하 정치 대표 체제의 구조
제3장|냉전 반공 체제하 대의 민주주의의 실험과 좌절
제4장|우파 독점의 정치 대표 체제에서 노동은 어떻게 대표되었나
제5장|진보 세력의 진입과 정치 대표 체제의 변화 가능성
제3부 짧은 결론
1. 이 책에서는 민주주의적 현대 해석을 강조하고 있는데, 왜 민주주의적인 역사 해석을 개척하게 되었나?
무엇보다 민주주의 문제, 좀 더 구체적으로는 사회경제적 민주화라는 민주주의의 심화 문제가 지금 우리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현대사를 바라보는 관점은 결국 현재적 문제의식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한국 민주주의의 현재 모습과 관련하여 생각나는 하나의 이미지는 ‘출구가 막혀 있는 길’의 이미지다. 해방 이후 60여년이 넘게, 1987년 이후부터만 따져도 20년이 넘게 또한 두 번의 ‘민주 개혁 정부’를 거치면서 민주주의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왔는데, 이제 와서 보니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목표 지점이 결국은 냉전 반공 체제가 남긴 역사적ㆍ구조적 조건에 의해 한계 지워져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1987년 이후 진보 세력의 독자 세력화 또는 ‘보수-진보’로의 정치 대표 체제 개편이 한국 민주주의의 최대 과제로 제기되어 왔지만, 진보 세력의 현 위상이 보여 주듯이 그 목표는 아직 요원하기만 하다. 최근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거의 모든 후보들이 ‘진보’를 내세운 것도, 보수 헤게모니하의 한국 민주주의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세력의 부재를 역설적으로 표현해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한국의 민주주의는 48년 체제의 한계를 아직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중심 테제이고, 표지에서 보이는 시계 사진은 이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2. 왜 그렇게 되었다고 보는가?
한국 민주주의가 처해 있는 이러한 한계는 물론 민주화 운동 세력의 주체적 역량의 문제나 노동 세력이 하나의 정치 세력으로 스스로를 조직화하는 데 실패한 데에 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치적 가능성의 공간은 그 사회의 계급 구조나 이념적 헤게모니 구조에 의해 제약되기 마련이고, 특히 우리 경우에는 시민사회에 대해 압도적 규정력을 가진 국가권력이 부과하는 억압 구조에 의해 제약된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역사를 만들지만, 그것은 어떤 진공상태에서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과거로부터 물려받는 사회적ㆍ역사적 조건이 부과하는 제약하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 민주주의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한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한국 민주주의의 초기 조건을 부과한 해방3년사에 대한 연구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것이 한국 현대사를 민주주의 관점에서 해석하고자 했던 이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3. 뉴라이트적 현대사 해석을 어떻게 보는가?
민주주의 관점에서 현대사를 해석하면서 직접적인 비판의 대상으로 설정한 것은 보수적 역사 해석, 특히 뉴라이트의 현대사 해석이었다. 이들은 보수 패권의 한국 민주주의를 성공의 역사로 전면 긍정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현재 자신들이 처해 있는 정치적 입장이나 이해관계가 반영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보수 패권의 한국 민주주의를 마치 민주주의 또는 자유민주주의의 보편적 가치가 실현된 것처럼 서술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 이들은 한국 현대사를 성공의 역사로 평가하면서 그 기준을 북한과의 대비에서 찾고 있는데, 이런 역사 인식은 ‘반공이 곧 자유민주주의’라는 냉전식 사고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냉전적 역사 해석에서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해방 이후 극단적인 좌우 적대의 역사와 남한 반공 체제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던 극단적인 갈등과 폭력의 역사가 모두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것으로 정당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나는 이것이 사회적 이견이나 적대적 세력 간의 평화적 공존을 추구하는 민주주의의 가치에 전면적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현대사에 대한 인식의 문제는, 오늘의 한국 민주주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 나아가 앞으로 우리가 어떤 민주주의를 추구하느냐라는 문제와 밀접히 연관된 것이라 생각된다. 이 점에서 이 책은 한국의 민주주의는 분단과 냉전이라는 역사적으로 특수한 상황의 산물임을 강조하고 있다. 해방3년의 갈등을 거쳐 1948년 성립된 남한 체제를 승리자의 관점에서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라, 48년 체제가 특수한 비정상적 상황의 산물이며, 따라서 자유민주주의의 보편적 관점에서 볼 때 여러 가지 한계와 문제점을 안고 있음을 비판적으로 성찰함으로써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역사적 전망을 확보하려는 것이 이 책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흔히 정치학자들 사이에서는 한국이 제3세계 민주화 국가 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사례라는 비교정치학적 평가를 인용하면서, 한국 민주주의의 문제점이나 한계를 지적하는 논의를 서구를 기준으로 한 과도한 평가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지난 2008년 건국 60주년 관련 학술회의에 갔을 때, 한 학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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