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선생님 6개월 안에는 뵐 수 있을까요

니콜 드뷔롱 지음 | 박경혜 옮김

푸른길 2010년 05월 20일 출간 종이책 : 2009년 12월 16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의사 선생님 6개월 안에는 뵐 수 있을까요』.니콜 드뷔롱의 소설은 독자들이 종종 말하듯 '너무나도 우스워 의료보험공단으로부터 항우울제 명분으로 환불을 받아야 할' 소설이다. 읽는 동안 작가의 익살스러운 재치로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목차

1~ 13장
옮긴이 글

책 속으로

응급실은 텅 비어 있었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무조건 15분 동안 대기실에서 기다리게 한 다음에야 당번 의사에게 안내되었다.
“그래서, 정확히 어디가 아프신 건가요?”
약간 신경질적으로 묻는다.
“여기저기요! 온 전신이요! 안 아픈 데가 없어요!”
절망적인 목소리로 하소연하며 의사에게 온몸을 다 보인다.

출판사 서평

삶에 대한 환희와 유머로 가득한 니콜 드뷔롱의 이야기

어느 날 새벽 당신은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어느 날 새벽 당신은 서재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당신은 미쿨레트에서 프랑스로 돌아와 세브르 종합 병원의 응급실로 간다. 응급실은 텅 비어 있었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무조건 15분 동안 대기실에서 기다리게 한 다음에야 당번 의사에게 안내되었다.
“그래서, 정확히 어디가 아프신 건가요?”
약간 신경질적으로 묻는다.
“여기저기요! 온 전신이요! 안 아픈 데가 없어요!”
절망적인 목소리로 하소연하며 의사에게 온몸을 다 보인다.
- 본문 중에서

주인공인 ‘당신’은 이제 황혼기에 접어든 주부이자 작가이다. 자식들은 클 만큼 컸고, 정년퇴직한 남편은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당신은 이제 배가 좀 나오고 머리숱도 조금 없는 것 같긴 하지만, 여전히 삶이 즐겁고 남편이 사랑스럽다. 이야기는 그 ‘당신’이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는 것으로 시작한다. 어느 날 새벽, 당신은 정말 둥근 공이라도 된 것처럼 계단에서 데굴데굴 굴러 탁자에 부딪혀 간신히 멈춘다. 세상에!
이 사고를 시작으로 당신의 병원 순례가 시작된다. 응급실은 비어 있어도 기본으로 15분 이상은 앉아 있어야 하지, 기껏 기다려 받은 진단은 오진이지, 소개라도 받지 않으면 유명한 의사 선생님의 진료를 예약하기란 연예인을 보는 것보다 더 어렵다. 설상가상으로 당신이 진료받아야 할 곳은 굴러 떨어져 다친 부분뿐만이 아니었다! 병원 순례가 반복된다. 또 다시 의사 진료를 예약하려고 하니 예약자가 까마득하다. 도대체 의사 선생님, 6개월 안에는 뵐 수 있을까요?


니콜 드뷔롱, 그래도 웃는 작가
니콜 드뷔롱의 독자들은 작가의 소설에 대해서 “너무나도 우스워 의료보험공단으로부터 항우울제 명분으로 환불을 받아야 할 소설이에요!”라고 말한다. 상황만 들어봐서는 도저히 웃길 것 같지가 않은데 말이다. 만나기조차 어려운 바쁘신 의사 선생님들. 병원을 전전하며 지칠 대로 지쳐 가는 당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말한다. “웃음이 병을 낫게 도와준답니다.” 그 점이 읽는 사람을 웃게 만든다. 힘든 상황도 특유의 유머와 풍자로 풀어 놓아, 독자는 읽는 동안 ‘그래그래’ 하고 동감하면서 어느새 웃고 있을 것이다.
물론 가벼운 웃음만을 담아 놓은 것은 아니다. 가벼운 웃음과 풍자 속에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슬프고 지치고 힘들어서 고개를 숙였을 때 자신의 손을 잡아 주는 가족의 소중함, 전화기 너머로 “할머니 사랑해요.”라고 수줍게 속삭이는 어린 손자의 사랑스러움, 그리고 당신 스스로 그 사람들을 믿고 고개를 들었을 때 인생은 얼마나 아름다운가에 대해 이 책은 전하고 있다.


바로 당신의 이야기
● 저자 및 역자 소개 ●
니콜 드뷔롱(Nicole de Buron)_1960년대에 프랑스의 주부들을 사로잡았던 텔레비전 시리즈 ‘센트 셰리’의 작가이며 ‘에로티시모’ 등을 만든 영화감독이다. 『꿈같은 열흘간』, 『내 안경이 어디 있지?』, 『이 남자아이가 누구야?』, 『당신, 무슨 생각하고 있어요?』, 『당신, 내 말 듣고 있어요?』,『의사 선생님, 육 개월 안에는 뵐 수 있을까요?』 등의 소설을 발표하여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작가이다.

박경혜_프랑스 남서부 지방에 살며 통․번역과 한지 공예를 통해 한국과 프랑스 사이를 더욱 가깝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을 전공하고, 프랑스 페르피냥 주립 대학에서 관광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당신, 무슨 생각하고 있어요?』, 『당신, 내 말 듣고 있어요?』,『의사 선생님, 육 개월 안에는 뵐 수 있을까요?』『잉카 소년 아니발』이 있다.
어쩌면 낯설게 느껴질 호칭인 ‘당신’. 이 책의 주인공은 당신이라 불린다. 그로 인해 독자는 소설 내용을 마치 자신의 이야기인 것처럼 받아들이게 된다. 주인공인 당신은 살찐 허리를 걱정하지만 치즈를 듬뿍 올린 샐러드와 버터향이 향긋한 크로와상을 포기할 수는 없다. 당신은 공항에서 노인이라고 스스로 말하기 싫어서 할인혜택을 받지 않으려는 남편이 사랑스럽다. 자유분방한 막내딸이 입을 내밀고 툴툴거리는 것에는 쏘아붙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아이의 응석을 모른 척하지는 못한다. 유명한 작가이지만 의사가 전문용어로 병명을 말할 때는 당최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물어봐야 하고, 더 빨리 진료받기 위해서라면 의사의 비서에게 억지를 부리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이 책은 작가의 힘들었던 사건과 병원에서 보낸 시간들, 가족에 대한 것이지만 동시에 바로 당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작가정보

저자(글) 니콜 드뷔롱

번역 박경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