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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도시를 바꿀 수 있을까?

도시를 가꾸고 만들고 지켜낸 시민들의 이야기
최성용 지음
동아시아

2020년 04월 17일 출간

종이책 : 2020년 04월 01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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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63.53MB)
ISBN 9788962623291
쪽수 2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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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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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도시에 살고 싶을까? 어떤 도시가 좋은 도시일까?
시민이 참여한다면 도시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광장, 횡단보도, 지하철 엘리베이터, 공원, 벽화마을… 시민들이 직접 나서서 도시를 만들고 지켜낸 기록
서울광장을 만든 건 시민들이다? 도시를 바꾸고 지켜낸 시민들의 이야기 [우리가 도시를 바꿀 수 있을까?]. 박근혜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장소는 ‘광장’이었다. 지금 우리는 광장문화에 익숙해져 광장이 예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느끼지만, 서울의 상징적인 광장인 서울광장이 생긴 것은 2004년의 일이다.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광장문화를 만끽한 시민들의 요구 덕분에 서울광장이 조성되었는데, 1996년부터 서울 시청 앞에 광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시민들이 있었고 그들이 꾸준히 제안을 하고 문제를 공론화했기 때문에 서울광장이라는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광장 하나 만드는 게 무슨 큰일이냐 싶겠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난관이 있었다. 그때까지는 도심에서 차도를 없애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광장 하나 만들자고 교통 정체를 감수할 수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광장이 만들어지고 나서도, 서울시는 ‘서울광장조례’를 근거로 서울시의 입맛에 맞지 않은 광장 사용을 불허했다. 많은 이가 오세훈 시장 시절 서울광장에 세워졌던 차벽을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시민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감시하고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에 우리는 광장을 지켜낼 수 있었고, 도시는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었다.

시민들이 요구해서 만들어낸 것은 광장뿐이 아니다. 1984년 지체장애인 김순석 씨는 ‘도로의 턱을 없애 달라’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996년 12월부터 시작된 장애인 보행권 운동 덕분에 김순석 씨가 돌아가신 지 13년이 지나서 도로의 턱을 없애는 것이 법적으로 명시되었다. 얼마 전까지는 지하도나 육교 근처에는 횡단보도를 만들 수도 없어서 보행약자들은 먼 길을 돌아가야 했다. 이제는 머지않은 곳에서 횡단보도를 찾을 수 있다. 장애인 이동권 투쟁은 지하철 엘리베이터와 저상버스도 만들어냈다. 모두 지금은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이다. 지금은 당연한 것들이지만 시민들이 움직이지 않았다면 생겨나지 않았을 것들이기도 하다.

시민은 도시의 단순한 ‘거주민’으로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도시를 만들고 설계하는 ‘도시의 숨은 설계자들’이기도 하다. 시민들이 목소리를 내고 참여하는 만큼 도시는 변화했고 가능성을 꽃피웠다. 이 책은 도시를 만들고 지켜낸 시민들의 기록이다. 이 책에서 우리는 시민들이 도시를 어떻게 바꾸었는지, 도시가 어떻게 더 나은 곳이 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프롤로그_ 1997년과 2002년의 서울광장

1부 시민이 만든 도시
01 서울광장을 지켜낸 시민들
02 횡단보도가 놓이고, 보도턱이 낮아지기까지
03 그들은 왜 자동차로부터 마을을 지켜내려 했을까?
04 여기서 벼룩시장을 열면 안 되나요?
05 ‘거리’ 가꾸기에서 ‘사회’로 퍼져나간 상인운동
06 근대건축물, 철거에서 보존과 활용으로
07 장소성을 지키다
08 벽화마을의 탄생. 그려진 벽화, 지워진 벽화
09 확산되는 주민 참여
10 어느 날 도시 한복판에 땅이 생긴다면?

2부
2부 시민의 움직임을 가로막는 것들
11 주민참여의 제도화와 과노동 사회
12 때로는 독이 되는 행정의 지나친 친절
13 돈으로 해결하기
14 배제로 해결하기

에필로그_ 우리는 어떤 도시에 살고 싶을까?


참고문헌

도심의 차도를 없앤 경험이 한 번도 없었던 사람들은 차도가 사 라질 경우 발생될 교통 정체를 걱정했다. 시민교통환경센터는 여러 전문가의 자문을 얻어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자동차 에 둘러싸인 광장을 시민의 광장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협의와 자문, 논의를 반복하며 서울시청앞광장을 시민의 광장으로 바꾸기 위해 머리를 맞대었다. 성사될 것 같았던 서울시청앞광장의 보행광 장화는 1997년 10월, 교통체증을 우려한 서울시 경찰청이 공식적으 로 반대하고, 행정에 의해 새롭게 제시된 안은 애초에 사람의 공간으 로 만들려는 취지를 제대로 담지 못해 걷고싶은서울만들기운동본부 에서 거부하면서 잠정 보류로 결정이 났다. 서울시청앞광장을 시민의 광장으로 만들려던 시민들의 최초의 시도는 그렇게 무산됐다
_ 13쪽, ‘프롤로그’ 중에서

법과 인식의 변화는 횡단보도의 보도턱을 낮추었다. 덕분에 휠체어도, 자전거도, 유아차도, 퀵보드도 지나갈 수 있다. 요즘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은 횡단보도의 보도턱은 당연히 낮아져 있는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1984년 9월 19일, 휠체어를 이용하는 지체장애인 김순석 씨는 “도로의 턱을 없애 달라”라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_ 32쪽, ‘02 횡단보도가 놓이고, 보도턱이 낮아지기까지’ 중에서

내가 살았던 ‘차 없는 아파트’는 특별한 곳이 아니다. 최근 지어지는 거의 모든 아파트는 차 없는 아파트다. 사람들은 자동차 없는 거리를 편안하게 걷고 싶었다. 우리 도시의 주거지에서 그런 환경을 찾기는 힘들었지만, 누군가 그런 환경을 만들어낸다면 기꺼이 돈을 내고 그 동네를 사려 했다. 사람들의 이런 욕구를 시장은 재빨리 파악했고, 건설사들은 차 없는 아파트를 만들어 분양했다. 그런 사이 아파트 단지와 일반 주거지의 주거환경 격차는 엄청나게 벌어졌다. …
아파트 건설사가 이런 아파트를 만든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들이 그런 공간에서 살기를 원했고, 그런 공간이 팔렸고, 그런 공간에 기꺼이 돈을 지불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파트가 변화하는 사이, 단독·다가구 주거지는 여전히 주차 전쟁을 벌이고, 사람들은 차를 피해 힐끔거리며 종종걸음을 했다. 이런 동네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동네가 주거지로서 좋지 않음을 알고 있었다. 분명 이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많은 사람은 그 방법으로 지금 살고 있는 동네를 개선하는 것보다는 돈을 더 모으거나 대출을 받아 더 좋은 환경을 가진 동네를 ‘구매’하는 것을 선택했다.
_ 73~74쪽, ‘03 그들은 왜 자동차로부터 마을을 지켜내려 했을까?’ 중에서

오랫동안 집에서 떨어져 지냈던 임청하 작가가 애틋한 작별 의식을 치르는 것과 달리, 정작 수십 년을 이 집에 살았던 할머니는 ‘새집으로 가면 좋지’라며 별로 아쉬워하지 않으셨다. 할머니의 마음을 전하는 작가의 표정에는 약간의 의아함이 묻어 있었지만, 난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모두가 오래된 것에 대해 애틋함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 지긋지긋할 수도 있고, 새것이 더 좋기도 하니까. 그렇게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는 태도는 다르다.
전시가 끝난 후 만난 임청하 작가는 전시 후기라며 집이 철거되던 날의 할머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굴착기가 집을 부수는 광경을 지켜보신 할머니는 펑펑 우셨다고. 그동안 아쉬운 마음을 애써 숨기고 계셨던 것 같다고. 작가 자신도 슬픈 마음이 많이 들었지만, 좋은 이별 의식을 치러서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삶의 흔적이 쌓여 있는 건물은 철거되고, 새로운 삶이 쌓인다. 아무런 아쉬움 없이 철거되거나, 한바탕 울음으로 아쉬움을 달래거나, 이별 의식을 치르거나. 아니면 남아 있거나.
_ 112~113쪽, ‘06 근대건축물, 철거에서 보존과 활용으로’ 중에서

본질은 사라지고 관광객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 슬로시티만은 아니다.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주거지 도시재생의 목표는 당연하게도 주거민의 삶의 질 향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도시재생사업으로 얼마나 많은 관광객이 주거지를 찾느냐가 사업 성공의 기준이 되어버렸다. 전국에 100여 개가 넘는 오래된 마을은 넘쳐나는 관광객을 꿈꾸며 벽화마을이 됐다. 하지만 애초에 벽화마을이 시작된 초기에는 주된 목적이 관광객 유치가 아니었다.
_ 150~151쪽, ‘08 벽화마을의 탄생. 그려진 벽화, 지워진 벽화’ 중에서

과노동 상태에서 제도화된 주민참여의 문제는 주민들이 마을에서 실행하려는 활동의 주제가 주민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나오기 어렵다는 문제도 일으킨다. 하루하루 살아가기에 바쁜 주민들은 자신의 삶의 문제를 마을에서의 관계를 통해 해결할 생각조차 하기 힘들다. 주민들이 깨어 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일터에서 보내는 동안, 행정에서는 예산을 줄 테니 주민 스스로 마을 일을 고민하라고 요구한다. 그러다 보니 애초에 행정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일들, 주민들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일들에도 참여를 요구한다. 그래야 예산이 집행된다.
_ 214쪽, ‘11 주민참여의 제도화와 과노동 사회’ 중에서

유명 여행 프로그램에서 서울의 북촌을 다룬 적이 있다. 한 패널이 피맛골은 사라졌는데, 북촌, 서촌, 익선동과 같은 곳은 살아남아 있는 이유를 건축가에게 물었다. 건축가는 ‘반작용’이라는 말로 설명을 했다. 어렸을 적 마당과 골목이 있는 집에서 살았던 사람들에게 큰길만 존재하는 지금의 도시는 공적 외부공간만 존재한다고. 지금의 도시공간은 너무 빨라서 머물 곳이 없다고.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느린 공간, 보행 공간, 자동차가 잘 들어가지 못하는 공간, 사적 외부공간의 느낌이 있는 곳으로 사람들이 몰린다고. 물론 맞는 말이다. 사람들의 그런 욕구가 있기 때문에 장소가 살아남고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북촌이 왜 살아 남았나’라는 질문에 답할 때는 ‘그것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라는 답이 먼저 나와야 한다. 느린 공간에 대한 욕구, 현 상황에 대한 반작용과 같은 분석은 그다음이다.
_ 249~250쪽, ‘에필로그’ 중에서

우리 도시에 더 많은 도로와 주차장이 필요할까?
배다리마을을 지켜내려 한 시민들

배다리마을을 관통하는 도로가 뚫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인천 시민들은 배다리마을 지키기 운동을 전개했다. 2006년 배다리마을 지키기 운동이 시작되었는데, 시와의 협상이 난항을 겪던 2017년 10월에는 배다리관통도로 전면 취소를 요구하며 농성 천막이 세워지기도 했다. 자신들의 이해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배다리관통도로를 저지하려 했던 이유는, 배다리마을이 그만큼 소중한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역사가 있었고 시민들이 공유한 추억이 있었다. 배다리관통도로를 저지하려고 시민들의 운동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여러 단체와 예술가들이 배다리마을에 자리를 잡으면서 배다리마을은 또 다른 장소성을 획득하게 되었다. 인천시에서는 그곳에 도로를 건설하기 위한 시도를 끊임없이 해왔는데, 이 책에서는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도로가 시의 역사와 시민들의 추억보다 중요한가? 자동차가 주는 편의를 누리기 위해서 우리가 희생하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들은 자동차, 자가용을 편리하게 이용하고 그 덕에 많은 혜택을 보지만, 정작 본인이 생활하는 공간에 자동차가 많은 것을 불편해한다. 요새 지어지는 대부분의 아파트는 ‘차 없는 아파트’인데, 이런 곳에는 주차장이 지하에 있어서 보행로에는 자동차가 보이지 않는다. 그 대신 자동차가 다녔던 공간에는 공원이 들어서고 각종 편의시설이 생겨났다. 아파트가 거주민들에게 쾌적하고 편리한 생활환경을 제공할 동안, 일반 다세대 주택 주거 지역이나 빌라촌에서는 주차난으로 한바탕 난리를 겪고 전반적인 주거환경도 더 나빠졌다. 그럴수록 사람들은 더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아파트에 들어가서 살고 싶어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파트 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
자동차에 자리를 빼앗길수록 보행환경과 주거환경이 갈수록 나빠지는 상황이고, 도시에서는 더 많은 땅을 주차장과 도로에 내어주려는 쪽과 그것을 막으려는 쪽 사이에 갈등이 생겨난다. 도로나 주차장을 하나 더 짓느냐 마느냐는, 단순히 자동차를 얼마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어떤 도시를 원하고 어떤 도시에 살고 싶은가를 확인하는 문제다. 이 책에서는 자동차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그것을 위해 우리가 희생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물으며 시민들에게 우리 도시를 돌아볼 것을 권한다.

인사동과 북촌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장소성을 지켜낸 시민들

인사동과 북촌은 서울의 대표적인 명소다. 사람들이 그곳으로 몰리는 것은 그곳만이 지닌 특유의 분위기와 장소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곳의 가치를 인정했던 것은 아니다. 1990년대 후반, 인사동 열두 개의 작은 가게가 묶여 있는 필지가 건설사에 팔렸다. 건설사는 그곳을 재개발하고 대형 건물을 세울 계획이었다. 열두 개의 작은 가게는 표구상, 민속도예, 도자기, 목공예, 금속공예, 그림, 한정식, 전통차 등을 파는 곳으로, 그곳들이 사라지면 인사동은 특유의 모습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게 되면 인사동이 종로나 명동 같은 상업거리와 별다를 것 없는 곳으로 변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커졌다. 이때 인사동의 장소성을 지키기 위한 시민운동이 시작되었다. 이들은 인사동 공개념을 내세워 인사동이 지닌 건축 경관, 전통적 도시 조직, 옛길, 역사적 장소 등은 시민 모두의 공유재산이라는 논리를 전개했다. 그 결과 1만 5,131명의 시민이 서명한 ‘열두 가게 살리기를 위한 청원서’가 서울시장, 문화부장관, 대통령에게 제출되었다. 이에 따라 1999년 12월 22일 3만 7,000여 평에 이르는 인사동 지역이 전통문화 보존ㆍ육성을 위한 문화지구로 지정되면서 인사동은 인사동으로 남을 수 있게 되었다.
요새 인사동보다 핫하다는 북촌도 마찬가지다. 1991년 이후 북촌에 대한 각종 규제가 완화되자 한옥이 철거되고 다세대ㆍ다가구 주택이 지어졌다. 북촌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규제 완화가 이루어진 것이지만, 또 다른 북촌 주민들은 전통 주거지의 특성을 간직한 지역의 성격이 사라지는 것을 우려했다. 시민사회에서는 북촌의 가치를 서울시민과 북촌 거주민들에게 알리려는 노력을 했고, 그 활동 덕분에 북촌의 가치에 동의하는 시민들이 늘어났다. 서울연구원의 연구원과 서울시 공무원들은 북촌 구석구석을 발로 뛰며 주민을 만나 북촌 가꾸기 기본 계획을 만들었고 이에 따라 북촌을 좋은 한옥 주거지로 유지하기 위한 대책이 세워졌다. 북촌을 지키려 했던 주민, 시민사회, 행정가, 연구자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현재의 힙하고 핫한 북촌이 남아 있는 것이다. 그들이 없었다면 북촌은 2000년대 초반에 빌라촌이 됐을 것이다.
우리는 해외 명소에 관광을 가면서 그들이 지닌 문화적 유산에 감탄하고 그것들을 부러워한다. 하지만 우리 도시는 스스로가 지닌 유산을 파괴하면서 개발의 욕망을 충족해온 것인지 모른다. 시민들은 도시의 특성과 역사를 간직한 장소성의 가치를 알아보았으며, 그들의 노력 덕분에 서울, 인천, 군산 등 전국 여러 도시의 장소성이 보존될 수 있었다. 장소성이 보존된 덕분에 우리는 각자의 개성과 색깔을 지닌 도시에서 살 수 있다.

시민의 참여를 가로막는 것들,
왜 참여하지 못하는 시민이 많은가?

이 책에서는 시민이 도시를 바꾸거나 지켜낸 사례들이 제시하며, 시민이 참여할수록 더 나은 도시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한다. 하지만 정작 도시를 바꾸기 위해 참여해본 사람은 많지 않다. 많은 이가 더 나은 도시에서 살기를 원하고 나름의 불만 사항과 바람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어떤 활동에 참여하기는 쉽지 않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이유는 참여할 만한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시민은 너무 바쁜 나머지 도저히 다른 시간을 낼 수 없다. 그러다 보면 시간이 있거나 몇몇 적극적인 시민들의 목소리만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반영될 뿐, 대다수 시민의 목소리를 모으긴 어렵다. 때로는 행정의 지나친 친절이 시민들의 의지를 꺾기도 한다.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활동해서 이루어질 수 있는 일들이 행정이 개입으로 주민들의 손에서 벗어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특정한 구성원을 배제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도 시민들의 참여를 가로막는 요소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시민 참여의 사례들은 도시인들에게 매우 익숙하고 일상적인 것들이다. 횡단보도나 지하철 엘리베이터, 놀이터, 공원 등은 매일 동네를 오가면서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이런 것들이 시민의 관심과 참여로 변화해왔고, 알게 모르게 우리는 그 혜택을 누리고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은 그러한 활동을 위해 투사가 되라고, 열성적인 참여자가 되라고 독려하지는 않는다. 아주 작은 관심, 아주 작은 참여가 도시를 바꾸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의 마지막 구절은, 우리가 꿈꾸는 도시를 만들 수 있는 비법을 제시한다.

“시민은 도시를 바꿀 수 있다. 자신의 삶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부담 느끼지 않고 즐겁게 활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자신이 원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행동하는 시민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나도 딱 그만큼 떼어놓았다.”

작가정보

저자(글) 최성용

저자 : 최성용
어려서부터 도시를 좋아했다. 다른 어린이들이 대통령을 꿈꿀 때 인천시장이 되겠다고 해서 주위 사람들을 당황시켰다. 도시공학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막연히 진학을 꿈꾸다가 비슷한 조경학과에 갔다. 1년 반 다니다가 그림 그리는 게 싫어서 학교를 그만두고 사회학과에 진학했다.

열악한 환경잡지사에서 아주 짧게 기자 생활을 했고, 그러다가 빚이 쌓여 대기업 유통회사에 입사했다. 빚을 갚고 도시연대라는 시민단체에 들어가 10년간 활동했다. 글을 쓰겠다고 단체를 그만둔 후 첫 책 『시티 그리너리』(2017)를 썼다. 도시를 걸으며 생태를 발견하는 책이다. 이 책이 인연이 되어 국악방송에서 ‘일상에서 본 자연’이라는 코너를 맡기도 했다.

지금은 《한국일보》에서 ‘최성용의 도시연서’라는 제목의 칼럼을, 《고교독서평설》에서 ‘근대도시’에 대한 글을 연재하고 있다. 계간 《걷고싶은도시》 편집위원이고, 도시 문제를 다루는 여러 시민단체의 회원이기도 하다. 돌이켜보니 징그럽게 ‘도시, 도시’ 하며 살았다.

앞으로 당분간은 도시에 대한 글을 쓸 생각이다. 도시가 지겨워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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